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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블랙아웃이나 와라

꺽은붓 2013.06.12 조회 수 2876 추천 수 0

차라리 블랙아웃Black-Out이나 와라

 

        차라리 블랙아웃(Black-Out)이나 와라!


  블랙아웃!

  전국이 동시에 일제히 정전이 되는 재앙을 일컫는 말입니다.


  필자의 글을 읽어 보셨던 분들은 필자가 전력회사(한전)에서 젊음을 보내고 은퇴한 3류 전기기술자라는 것은 알고계실 것입니다.

  중복되는 설명이지만 전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블랙아웃을 다시 요약하여 설명하겠습니다.


  1980년대 이후 정전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은 경우는 그렇게 많지를 않습니다.

  86아시안과 88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기간설비의 확충과 현대화에 발 맞춰 한전에서도 전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수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 결과로 한국의 전기품질이 세계 최 상위권으로 도약을 하였습니다.

  전기의 품질을 평가하는 3대 요소는 정전시간, 정격전압유지율, 정격주파수 유지율입니다.

  정격전압과 정격주파수는 전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상대로 깊이 있게 설명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져 생략하고, 1970년 대 말부터 이미 전압과 주파수는 안정적인 수준에 들어섰고, 정전시간은 년 단위로 평가를 합니다.

  참고로 세계 최고는 일본으로 전기를 받아쓰는 모든 수용가의 년 간 누적평균 정전시간이 10분이고, 그 뒤를 한국이 13분으로 세계 2위이고 미국을 포함 구미선진국들은 일본이나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년 간 100분이상입니다.

  한국의 전기품질이 어느 수준인지는 위 통계로 대충은 이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정전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공사를 하기위한 불가피한 작업정전과 돌발사고로 인한 사고정전을 합한 값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1990년대부터 거의 모든 전기공사를 수용가에 전기를 보내주면서 하는 무정전활선작업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작업정전이라는 것이 거의 발생하지를 않습니다.

  물론 전기를 끊어 놓고서 하는 공사(사선작업)보다 공사비는 눈덩이 불어나듯 늘어  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2011. 9. 15일 돌발사고도 아니고, 전기공사를 하기위한 작업정전도 아닌 절대발전량의 부족(전력예비율 고갈)으로 전국적으로 돌아가면서 무작위로 곳곳에 1-2시간 동안 대규모 강제단전을 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걸 전력회사에서는 제한송전(강제단전)이라 부릅니다.

  전력산업이 안정기에 들어선 1970년대 이후로 최초로 단행된 제한송전이었습니다.

  그 때도 피해는 엄청나게 발생했습니다.


  일반가정에서는 한 두 시간 정전이 되어도 그 시간 동안 불편만 하고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블랙아웃이 되어도 전 국민이 잠시 그런 불편을 겪고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천만 만만의 말씀입니다.

  지금 전국에서는 200~400대의 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해서 전국을 하나로 묶은 전력망에 전기를 보내주고 이 전기를 각 산업체, 건물, 사무실, 가정에서 받아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에너지는 원자력이 1/3정도이고,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 가스가 2/3정도입니다.

  수력, 풍력, 태양열 등 소위 무 탄소 청정 순환 재생에너지는 채 2%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200대 이상의 발전기가 돌아가다 몇 대가 고장으로 발전을 멈추어도 그 발전기의 보일러(석탄, 석유를 태우기 위한)는 다른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받아 고장을 수리하고 나면 즉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발전기는 멈추었어도 보일러는 일정수준으로 연소를 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동시에 정전이 되면 보일러를 가동시킬 전기마저 없는 것입니다.

  한번 연소를 시작하다 멈춘 보일러는 다시 가동을 하려면 완전 냉각을 시킨 다음에 그 안에 수많은 사람과 장비가 들어가서 타다만 연료찌꺼기와 재 등을 청소하고 완벽한 점검을 한 후에 다시 보일러를 가동시켜야 합니다.

  블랙아웃이 되면 우리가 평소에 짧으면 눈 깜짝할 사이, 길어도 몇 십분 지나서 전기가 들어오던 것 같이 빠른 시간 내에 재송전이 안 됩니다.


  지금 관계당국과 한전의 추산으로는 블랙아웃이 일어나면 최소한도 5~7일이 지나야 전국의 발전기를 재가동시켜 재송전을 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모든 것이 매뉴얼대로 착착 톱니바퀴 돌아가듯 진행될 경우입니다.


  그러면 블랙아웃이 되어 5~7일 동안 전국정전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

  가정의 냉장고에 그득 들은 음식물이 썩고, 생선회집 수족관의 물고기가 배를 허옇게 위로 내놓고 둥둥 떠다나는 것은 피해의 축에도 들지 못합니다.


  포항제철을 포함 전국에는 수많은 철강회사들이 있습니다.

  그 철강회사의 용광로는 한번 화입(불을 붙이는 것)을 하면 용광로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365일 24시간 가동을 합니다.

  포철은 워낙 규모가 크고 자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많다보니 폐열로 전기를 생산해서 일정비율 이상은 한전의 전기를 쓰지 않고 자체 생산한 전기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철도 한전의 전기가 멈추면 얼마 못 버티고 가동이 중단될 것입니다.

  한번 불이 꺼져 쇳물이 응고된 용광로는 다시 불을 붙여 철을 녹이는 게 아니라 용광로를 완전 파쇠하고 새로이 용광로를 설치해야 됩니다.

  철강회사에서 용광로를 파쇄 한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가슴을 째고 심장을 들어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전기가 들어 왔어도 수많은 철강회사들이 줄줄이 도산을 할 것입니다.

  합성수지를 녹여 사출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화학공장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첨단전자회사들은 아마 그냥 주저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화학공단 같은 곳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폭발과 화재사고가 속출할 것입니다.

  그 때 소방차는 붉은 색 칠한 고철덩어리에 불과합니다.


  필자도 전력회사에서만 근무해서 산업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다 알 수는 없어 이정도로 줄이고, 일반인들도 이해가 쉬운 우리의 일상생활과 과 관련된 피해를 살펴보겠습니다.

  수돗물이 바로 전기입니다.

  강물을 전기로 퍼 올려 정수장에서 정수를 해서 수돗물을 만들고 그 수돗물을 해발 100미터 정도의 야산에 있는 배수지로 퍼 올려 저장을 하고 각 가정과 건물에는 자연낙차를 이용해서 수돗물을 공급합니다.

  그 배수지에는 그 배수지에서 공급하는 수용가들이 2일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돗물이 항상 차 있습니다.

  정전과 동시에 수돗물을 생산할 수 없고, 수돗물을 생산했어도 배수지로 퍼 올릴 수가 없습니다.

  배수지에 저장되었던 수돗물이 바닥이 나면 수도꼭지를 아무리 잡아 돌려도 수돗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전기에 이어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도시는 바로 죽음의 도시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정전과 동시에 불자동차는 고철이나 다름없다고 한 것입니다.


  불자동차 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가 고철덩어리로 변모됩니다.

  주유소에서는 화재나 폭발 등에 대비해서 지하탱크에 기름을 저장하고 전기펌프로 그 기름을 퍼 올려 차에 주유를 합니다.

  정전이 되면 모든 주유소도 올 스톱이고 차의 기름 탱크에 있는 기름을 다 쓰고 나면 자동차도 고철덩어리가 됩니다.


  더 끔찍한 경우가 도시리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첨단빌딩들 위로 솟은 높이에 비례해서 그 뿌리인 지하실이 땅 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첨단 빌딩들 대개가 지하 6층 까지 내려갑니다.

  그 지하실에는 컴퓨터실, 중앙제어실, 보일러실, 공조실 등 그 건물의 심장이 그 안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블랙아웃이 되면 대도시 저지대의 물을 모아 강으로 퍼 올리는 배수지 펌프장의 펌프가 멈추고, 이게 한 여름에 발생하면 도시의 저지대는 대부분 침수가 됩니다.

  그 첨단빌딩들의 지하실에 물이 들어가면 건물의 심장이 죽어버립니다.

  다시 전기가 들어와도 그 건물들은 새로 짓는 것에 버금가는 수리비가 들어가고 수개월 동안 건물은 기능이 멈춘 콘크리트 덩이가 됩니다.


  대도시에는 수많은 지하철이 승객을 가득 싣고 달리다 블랙아웃이 되면 그 자리에 멈춥니다.

  정전이 되었어도 지하터널 중간 중간에 충전식에 의한 조명등이 있어 차량의 문을 열고 역사로 빠져나올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뒤엉켜 필사의 탈출을 하는 데 군데군데 설치된 환풍기는 멈추어 서 있고, 만약에 지하터널 내에서 산소결핍이라도 일어난 다면 그 참상은 너무 끔찍해서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필자가 전기기술자이지만 원자력발전에 대하여는 깊이 있게 알지를 못합니다. 전국 동시정전이 되었을 때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은 어찌되는 지는 감히 말을 못 하겠습니다.

  그냥 안전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블랙아웃과 동시에 지금까지 우리가 키워온 경제 한 순간에 반 토막이 아니라 박살이 납니다.

  끔찍할 것입니다.

  일본 후쿠시마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참상이 전국에서 벌어질 것 같습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블랙아웃만은 막아야 합니다.


  김영삼 정권 말기에 IMF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전국이 눈물바다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국가와 기업을 돌릴 회전자금이 고갈되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지혜로운 지도자가 앞길을 인도하고 외국에서 그 지도자를 믿고 돈을 꾸어주어 우리는 단시간 내에 IMF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회전자금만 없었지 산업시설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랙아웃 뒤에는 회전자금을 산 같이 쌓아놓고 있어도 산업시설이 초토화 되어 IMF같이 짧은 시간에 쉽게 극복할 수가 없습니다.


  지지난해 9월 15일 대규모 단전사태를 겪으면서 이명박 독재에 온 몸으로 맞섰던 필자는 기왕이면 블랙아웃이나 일어나서 이명박 정권이 무너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짧았었습니다.

  블랙아웃이 되면 이명박 정권이 아니라 한국이 주저앉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블랙아웃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초절전을 당부하는 호소문을 여러 차례 수많은 사이트와 카페에 올렸었습니다.


  왜 지지난해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던가?

  현대산업사회를 돌리는 혈액이 전기이고, 그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심장입니다.

  박정희나 전두환이 독재는 했어도 항상 국가의 앞날을 생각해 발전소 건설을 꾸준히 했습니다.

  박정희가 추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6차례인가 있었는데, 항상 그 보다 조금 앞서 전원개발5개년 계획을 선행으로 추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국가의 앞날이야 어찌되었던 생각지 않고, 아니 생각할 수도 없는 머리지만 모든 국가의 예산을 싹싹 긁어다 4대강에 쏟아 붓다 보니 발전소건설은 뒤로 제쳐놨고 그래서 절대발전량이 부족하여 전력예비율이 “0%”에 접근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발전소 건설은 삽질을 시작해서 빨라도 10년이 가야 전기가 생산되어 나오는 장기 국책사업입니다.

  이명박이 그것을 내 팽개쳐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이고, 이것은 단기간에 극복할 수가 없는 것이고 앞으로 수년간은 전력고갈의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그렇고!

  지난 12월 19일 국민의 선택인지? 개표기의 선택인지? 박근혜가 집권을 하게 생겼습니다.

  허탈과 분노를 넘어 자포자기이고 세상 모든 일에 대한 체념입니다.

  차라리 블랙아웃이나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전기들 마음대로 물 쓰듯 하십시오!


  왜놈들에게 빼앗겼던 나라도 다시 되찾아 일으켜 세웠습니다.

  매국노의 딸에게 나라의 운명을 5년 간 맡기느니  차라리 쫄딱 망하고 나서 다시 시작합시다.

  이대로 가면 5년 후 10년 후 대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라리 쫄딱 망하고 나서 다시 빈손으로 시작합시다.


  전기들 물 쓰듯 마음껏 쓰십시오!

  그게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일입니다.

2개의 댓글

Profile
정은좋아
2013.06.12

지룰을 하라~ 작금의 전력부족이 전력분할로 인한  민영화로 투자할 의욕이 없고, 정부의 수요예측실패 아니던가,

전력계통에 있었던 넘이 맞는가? 정치적으로 패배한것을 인정하기 싫은 아집쟁이 아니던가? 떠나라 이땅을... 29살 정은이 품으로~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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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2013.06.17

 대한민국이 쫄딱망하는게 평화통일을 앞당긴다는   논리네 요거 관계기관에 신고가 필요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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