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발전사, 노조 극한 대립으로 치닫나
노조의 전면파업 예고에 회사측 단체협약 해지로 대응
[폴리뉴스 정찬 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09-11-04 18:46:19
한국전력 5개 발전자회사 노조들로 구성된 한국발전산업노조가 6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등 5개 발전회사 사장단은 4일 “발전산업 노조의 파업은 공기업 종사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집단 이기주의적 일탈행위”라며 비판하며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라는 강경대응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발전사 노사대립이 전면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지난 2일부터 노조는 발전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효율화 방안을 저지하기 위해 노조간부 100여명이 들어간 상태이다.
이처럼 발전사 노사는 대립하게 된 데 대해 노조측은 올들어 진행된 발전사측의 일방적인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 3월 발전 5개사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전체인원의 15%에 해당하는 1570명에 이르는 정원감축안을 추진 결정, 이후에도 기습적인 신입사원 임금 16.4% 삭감안 처리, 올 6월엔 성과급 100% 삭감안 추진 등으로 노사간의 대립이 격화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발전 5개사가 공공성을 높이기 보다는, 소사장제와 조기퇴출시스템, 다면평가에 따른 무보직 발령 등 각종 성과경쟁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쪽 판단이다.
발전사 측은 노조측의 파업에 대해 ‘유니온숍(입사시 노동조합 자동가입 제도)’ 문제를 들고 나오며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발전사 사장단은 "반복되는 노사분규로 합리적이고 선진적 노사관계 구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고유 경영권의 과도한 침애와 더욱 강화된 조합활동 보장을 계속 요구해 교섭과 협상을 통한 합리적 단협으로 개선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발전사 사장단이 기존 단체 협약에 포함돼 있는 ‘유니온숍’을 문제 삼은데 대해 “유니온숍 폐지는 한국전력에서 발전사가 분리될 때부터 지속적으로 개선이 논의되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다수 공공기관 노사 단체협약에 ‘유니온숍’이 명기돼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발전사 노조에 사장단이 `유니온숍` 폐지를 거론하며 노조를 압박한 이후 단체협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사측의 성실한 교섭의 태도가 아니라는 비판이다.
한편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발전사 노사의 단체협약은 지난 9월18일 유효기간이 만료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중재를 신청했지만 노사는 5개 조항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발전사 사장단이 거부한 주요 사항은 ▲노조활동 관련 해고자 즉각 복직 ▲조합원 범위를 과장급(5~4직급)까지 확대 ▲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을 노조 임시대회까지 유급 인정 ▲경영개선을 위한 신기술 도입시 노조 합의 ▲노조활동 전임자 인원 증원(13명→15명) 등이다.
노조는 지난 9월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을 거쳐 조합간부 선도 파업, 공공운수연맹 공투본 총파업을 벌였고, 지난달 19일 이후부터 순환파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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