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촛불,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주의로

숲나무 2016.12.07 조회 수 1013 추천 수 0
국민촛불,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주의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점화된 국민촛불의 저변에는 국민경제의 거대한 모순이 놓여있다. ‘87년 민주항쟁은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1인1표의 정치 민주화를 실현하였지만, 지난 30년간 1원1표의 자본독재로 재벌이 독점하고 있던 국민경제를 민주화하는데 실패함으로써 항쟁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그간에 들어선 정권마다 민영화로 재벌의 독점시장을 넓혀주고 노동유연화로 노동착취를 강화하였으며 규제완화로 산업현장을 총성 없는 전쟁터로 만들었다. 국내농업은 오직 더 값싼 노동력을 재생산하려고 수입농산물의 제물로 바쳐졌다.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자영업자가 되었지만, 재벌의 골목상권 점령으로 재벌의 저임금 판매원으로 전락하였다. 이것이 재벌중심의 자본독재가 초래한 국민경제의 폐허다.

광화문 광장에는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을 구속하라’라는 외침도 들려온다. 박근혜-최순실 일당은 권력기관을 동원해서 재벌에게 사적기금을 강요했고, 재벌은 기금을 내고 노동개악, 회사합병, 특별사면 등 자신들의 민원을 해결함으로서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박근혜-최순실 일당은 국가사업 곳곳에 손을 대면서 사익을 취하기 바빴는데, 재벌들도 그들의 사리사욕에 편승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그렇게 해서 박근혜-최순실-재벌의 국정농단이 가능했던 것이다. 경제를 재벌들이 독점하는 재벌경제는 국민 모두를 위한 국민경제가 될 수 없고, 국민은 개·돼지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국민촛불은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혁명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정규직을 감당할 수 없다. 비정규직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을 국민촛불의 힘으로 제정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청년실업을 방관할 수 없다. 청년실업을 해소할 때까지 법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강도를 완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전쟁터나 다름없는 노동현장에서 연간 2,000여명의 노동자가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노동현장에서 안전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제정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땅을 갈아 업고 농산물을 불태우는 농민들의 처참한 모습을 묵인할 수 없다. 수입농산물을 규제하여 농업과 농민을 살리고 환경도 보전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자영업자들이 재벌의 저임금 판매원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재벌의 골목상권 진출을 엄격히 규제하여 균형 있는 국민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공기를 오염시키는 화석연료와 땅을 오염시키는 핵발전을 두고 볼 수 없다. 사람이 숨 쉴 수 있는 공기,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땅을 위해 친환경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 국민촛불은 재벌경제를 국민경제로 전환하고 경제민주주의로 나아감으로써 민주주의와 역사의 퇴행을 막고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0개의 댓글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227 중부본부가 이랬구먼 15 너무했네 2017.02.07 2540 0
4226 해고자 생계비 2.5%인상? 11 중집회의 2017.02.01 2226 0
4225 세계적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의 『계급 이해하기』를 소개합니다. 산지니 2017.01.25 1720 0
4224 중앙 바쁘신가요? 5 중부 2017.01.24 1829 0
4223 한국갈등관리연구소 제18차 갈등관리상담사/협상전문가 자격과정안내 한국갈등관리연구소 2017.01.18 2260 0
4222 서부발전 별 지랄을 다하네 서부사장은 순실이랑 친구나 2 서부 2017.01.13 2196 0
4221 - 제15기 청년인권학교 -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 인권연대 2017.01.12 1389 0
4220 태안 사장은 누가? 서부 2017.01.07 1673 0
4219 1/7 개강!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읽기 : 촛불혁명 시대의 정치와 전쟁 (강의 김만수) 다중지성의 정원 2017.01.06 1996 0
4218 이게 회사냐! 2016년 중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고 재교섭하자 10 재교섭 2017.01.06 1803 0
4217 남부본부는 해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6 발노사랑 2016.12.30 2101 0
4216 성과연봉제 합의!!!!!!! 3 민이 2016.12.28 1844 0
4215 1/2 개강! 노동과 건강에 대한 세미나 (강의 장훈교) 다중지성의 정원 2016.12.27 2386 0
4214 남부발전 성과연봉제 도입되나? 남부하동 2016.12.27 1271 0
4213 성과연봉제는 "빛 좋은 개살구"라네 1 성과연봉제 2016.12.27 1228 0
4212 다중지성의 정원 2017년 1분학기가 1월 2일(월) 개강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6.12.20 4410 0
4211 [새책] 『잉여로서의 생명 ― 신자유주의 시대의 생명기술과 자본주의』(멜린다 쿠퍼 지음, 안성우 옮김) 출간되었습니다! 갈무리 2016.12.20 2497 0
4210 촛불혁명으로 87년 체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자 숲나무 2016.12.13 915 0
국민촛불,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주의로 숲나무 2016.12.07 1013 0
4208 기존의 모든 것들이 하루하루 스러지고 낡아지고 있다 숲나무 2016.12.05 968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