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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02 울산노동] 투고 : 연대투쟁의 힘

노동조합 2009.08.31 조회 수 1329 추천 수 0
투고] 연대투쟁의 힘 [고공농성 9일째]현대미포조선 투쟁 승리를 위한 상경투쟁 1일차

낯설고 팍팍한 도시, 정몽준 타격투쟁이 아니면 오고 싶지 않는 서울 상경투쟁

지금 시기에 상경투쟁이 맞는지, 갈까 말까 고민하며 어렵게 결정한 상경투쟁이다. 사전에 계획했던 인원보다 더 적게 상경투쟁단을 구성해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시작됐다.

서울에 도착하자 우리를 다정히 맞이한 서울 동지들이 있었다. 노동자투쟁연대, 이화여대 학생 동지들이 정몽준 사무소와 태평백화점 쪽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4명의 동지들이 1월1일 귀중한 시간을 내어 우리 투쟁을 지지해 주고 있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동지는 사진기를 놓고 온 우리들을 위해 사진기를 구해 와 우리 투쟁을 알릴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직원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미포조선의 실질적 주인인 정몽준의 사무소는 이홍우가 어떻게 돼 있든, 두명의 굴뚝 농성자가 죽든 상관없이 굳게 문 닫고 쉬러 간 것과 비교하면 일면식도 없는 동지들이 더 가족 같다.

상경한 현장지원대책위는 바로 짐을 풀고 그 동지들과 함께 정몽준 사무소, 사당역, 태평백화점에서 일인시위를 연장했다. 사당역에서 관리자와 질서 유지대, 경찰의 저지가 있었다.

역사 안에서 일인시위는 처음이라며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받았지만 완강히 거절했고, 지하철노조 대의원 동지의 도움으로 내려갈 때까지 할 수 있도록 조치 받을 수 있었다. 어려운 와중에 빠르게 연대해준 지하철 전 집행부와 대의원 동지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맘을 전하고 싶다.

일인 시위를 끝내고 바로 연대투쟁에 나섰다

서울 동지들의 보고대로 서울은 곳곳이 투쟁하는 텐트로 넘쳐났다. 바로 서울역에 텐트농성을 시작한 철도 비정규직 동지들을 방문했다. 이명박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공기업 어디를 막론하고 계약직을 외주화하고,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정규직조차 10~15% 구조조정하고 있었다.

철도 역시 마찬가지다. 현 직무대행은 비정규직 당사자들조차 모르게 17개 부문 250여명의 비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합의했다. 농성을 시작한 여성 동지는 "자기도 모르게 외주업체로 가라고 합의해 주는 노조가 어딨냐"며 끝내 서러운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구조조정 당한 당사자들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이라 조직하기 어렵지만 이제 투쟁의 시작"이라며 결의를 밝힌 여성 동지도 있었다.

투쟁하는 동지들이라 미포투쟁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현대미포조선 '현장의소리' 김건태 동지가 용인기업 대법원 승소, 행정법원의 부당해고 승소 이후 현장활동가들의 즉각 복직 요구투쟁부터 이로 인한 김순진 의장의 부당징계, 이홍우 동지의 투신과 굴뚝 농성까지 설명하고 미포노조의 기만적인 형태와 현장상황, 지역 상황까지 내실 있게 보고한 뒤 정몽준 타격투쟁을 꾸준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철도 동지들은 투쟁하는 노동자 중 정몽준 좋아하는 놈은 하나도 없을 거라며 웃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라도 어용 짓거리를 하는 데도 많지만 비정규직 투쟁을 자기 투쟁으로 여기고 투쟁하는 정규직 활동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우리의 작은 투쟁을 승리로 장식해 더 큰 투쟁을 일궈내자며 결의를 다지고 다음날 공동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헤어졌다.

다음 투쟁사업장은 376일간의 천막농성투쟁 학습지노조였다.

도착한 농성장은 매우 비좁았다. 권한대행, 해고된 재능지부장, 조합원 몇 명, 학생사회주의정치연대 학생이 전기도 끊긴 채 촛불로 불 밝힌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었다.

유명자 재능지부장은 "12월31일 사측의 한해 마무리를 위한 침탈이 벌써 9차례에 걸친 파괴공작 있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농성물품을 빼앗기지 않았다. 2009년 새해 벽두에 작지만 튼튼한 농성장을 다시 만들었다"고 말하며 따뜻한 웃음 지으며 커피, 쌍화차를 타주었다.

학습지노조 특성상 여성 조합원들만 있을 때에 사측의 도발이 많고, 여성 동지들은 매우 힘들게 민주노조를 지키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본의 비열함과 더불어 노조의 힘든 처지를 은연중 드러내기도 했다.

김건태 동지가 미포투쟁 상황을 보고하자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도중 한솔 해고자 김진찬 동지가 잠시 들렀다. 유명자 지부장은 내일 11시 집회 후 2시 한솔집회인데 미포투쟁 집중을 위해 연기하고 결합하겠다며 우리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이어 자기들은 임금삭감을 합의한 집행부에 맞서 3명의 중앙위원이 시작한 투쟁이 집행부를 사퇴시키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조합원들이 결합하면서 힘을 얻고 투쟁의 길을 왔다지만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까. 얼마나 많은 난관을 눈물과 한숨으로, 져서 안 된다는 투쟁의 의지로 이겨왔을까. 그런 동지들이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당장 중요한 정몽준 타격투쟁에 결합한단다. 가슴이 미어지면서 우리 투쟁을 꼭 승리하겠다는 붉은 심지가 돋았다.

노동자의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명 특수고용직노동자.

특수가 들어가는 모든 말들이 신분을 높여주지만 유독 특수고용직노동자-학습지노동자, 화물연대노동자, 골프경기보조원, 보험모집원-등은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지금은 용인기업 동지들의 대법원 승소 후 즉각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했지만 내일은 더 어려운 비정규직노동자, 더더욱 어려운 민중들의 고통까지 연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동지들과 내일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눴다.

세 번째로 찾아간 농성장은 지지방문이라기보다는 침낭이 없어 도움을 받으러 간 발전노조 텐트다. 소위 자본가언론이 매도하는 귀족노조다. 그러나 발전노조는 연대투쟁의 모범이다.

아주 작은 노조의 투쟁이라도 빠지지 않고 연대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들의 연대투쟁은 2002년 발전파업 당시 전국적으로 벌어진 연대투쟁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그 때 배운 연대의 교훈을 잊지 않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노조다. 어쩌면 지금까지 발전노조는 울산지역에서도 확인됐듯이 받은 것보다 더 많은 연대투쟁을 해 왔다. 이후 끊임없이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노균 위원장과 박정선 서부본부 사무국장은 반갑게 맞이하면서 발전노조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줬다. 활동가들이 알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거짓보다 더 구체적으로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비판, 설명해 주었다. 위원장은 2일 집회에 집행부 동지들이 참여할 거라며 힘내서 투쟁하자고 했다. 

▲ 2009년 1월1일, 상경투쟁중인 현대미포조선 투쟁 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와 서울에서 연대투쟁으로 결합한 학생, 노동자들이 태평백화점 앞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 사무소 앞.
 

▲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 사무소 근처 서울지하철 사당역.
 

▲ 천막농성 376일, 학습지노조 천막농성장 연대지지방문.
 

▲ 발전노조 천막농성장 지지방문.
 

최병승(이홍우투쟁 지원대책위 집행위원장) / 사진=사회주의노동자연합 / 2009-01-02 오전 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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