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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함성 07-2호 [2면] 어용으로 가서는 안된다. 민주노조 건설의 정신을 되새기자!

해복투 2007.05.23 조회 수 2459 추천 수 0
■■ 어용으로 가서는 안된다. 민주노조 건설의 정신을 되새기자! ■■


최근 증시호황의 기회를 틈타 헐값매각 논란으로 잠시 주춤했던 발전소 지분 매각(상장)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발전소 매각은 발전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일상적인 고통을 증대시킬 것이다. 발전노동자들은 필사적으로 발전소 매각을 저지해야 하며, 그것은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으로만 가능하다. 당연히 사측은 발전소 매각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단결을 깨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다. 많은 조합간부들이 발전 현장에서 열심히 투쟁을 조직하고 있지만, 최근 심각한 일들이 몇 몇 지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① 본부장 재직시 사측의 사주를 받고 발전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기업별노조를 설립하려했을 뿐만 아니라 1,900만원이 넘는 생계비도 수년째 반납하지 않던 사람이 버젓이 지부장에 출마하여 당선된 사례

②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목숨을 버려야 했던 노동자들의 투쟁정신을 기리는 날인 세계노동절 행사에 참가하라는 노동조합 지침을 무시하고 사측과 낚시질하러 간 사례

③ 체육행사를 노사한마음행사처럼 진행하고, 노사협조주의를 선동한 본부와 지부들의 사례

④ 94파업시 사측의 징계가 두려워 조합원들을 버리고 조직적으로 복귀한 조합간부가 버젓이 지부장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사례

⑤ 쟁대위원이었던 본부장이 회사 고위간부에게 승진축하 화환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징계탄압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본부대의원대회에 사측간부가 참가하여 축사를 한 사례

등의 반조직적 행태가 거리낌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발전노조 현실이다. 위의 상황을 짚어보며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이런 행태들의 본질이 대중들에게 적나라하게 폭로 되거나 비판되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앙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거나 제동을 걸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발전노조를 둘러싼 정세는 체육행사를 핑계 삼아 사측과 한마당에서 축제를 벌이거나, 한가롭게 사측과 손잡고 낚시나 갈 시기가 아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노동자의 단결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측의 이데올로기에 동조하고,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투쟁하는 반면, 사측은 조합원들의 임금 인하를 획책한다. 노동조합은 고용안정을 위해 투쟁하는 반면, 사측은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자 한다. 노동조합이 인원 충원을 위해 투쟁할때 사측은 가급적 인원을 줄이고자 애쓴다. 노동조합은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 투쟁하는 반면, 사측은 같은 노동으로 더 많은 이윤을 만들어내기 위해 안달한다. 이렇듯 노동조합의 활동과 사측의 활동 사이에는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는 적대적 차이들이 존재한다.  

자본가들의 이윤확대를 위한 착취와 차별, 그리고 그러한 행위와 논리에 동의하는 한, 그는 사람은 사람이되, 노예로 전락한다. 그와 동시에 그는 노동하는 사람이되, 영혼을 자본가에게 저당 잡힌 넋 나간 노동자이다. 이를 일컬어 우리는 ‘노동자’가 아닌 ‘근로자’라 부른다. 근로자는 근면히 일하되, 그 일한 대가에 대한 모든 권리를 자본가에게 양도한 사람이다. 쉽게 말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는 사람”인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의식의 밑바닥에는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자본가들의 착취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다.

노동자는 회사의 발전이 먼저가 아니라 “인간은 먹어야 산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생각한다. 자본가는 당연히 노동자가 굶어 죽든, 다쳐 죽든 간에 이윤을 먼저 생각한다.  평소 “사원를 가족처럼 여긴다”던 자본가는 이윤 창출에 방해가 된다면 “너, 나가!”라며 하루아침에 노동자를 잘라 버린다. 또한 사회적 평균 임금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이윤을 확대시키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더 많이 양산하려고 한다. 이윤을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뜯어고친다. 이렇듯 노동자들이 고통스러운 것은 자본가에게 즐거운 것이 된다.

노사 상생이 실현 가능한 경우는 단 한 가지 상황뿐이다. 이윤이 배제된 경우, 즉 창출된 이윤을 놓고 노사가 서로 따지지 않을 경우에만 노사 상생이라는 이루어 질 수 없는 허구 논리가 성립된다. 자신이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를 놓고, 그 대가가 올바른지 따짐없이 “주시니 고맙습니다!” 하는 경우에만 노사 상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 경우에도 노동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좀 유치한 비교이긴 하지만, 두 사람이 돈을 걸고 맞고를 친다고 가정해 보자. 고스톱 판에서 비기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잃고, 한 사람은 딴다. 결코 둘 다 딸 수는 없다. “두 사람 다 딸 수 있다”고 우기는 게 바로 노사 상생이다. 이윤을 놓고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서 투쟁을 벌이는 것도 맞고를 치는 경우와 같다. 노동자들이 많이 가지게 되면, 자본가들의 이윤이 줄어든다.  바로 이렇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노자관계)는 대립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누구든 입사를 할 경우에 개별적으로 노동계약(근로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입사 후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면,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을 통해서 노동조건을 결정하게 된다. 개개 노동자들의 임금결정 권한이 노동조합으로 집중된다. 자본가들은 바로 이러한 장면에서 잔대가리를 굴린다. 노동조합 간부만 매수한다면, 전체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몫을 줄이고 사측의 이윤을 늘릴 수 있다는 주판알을 튕긴다. 그 주판알 속에서 몇 몇 노조간부에게 술 먹이고, 특혜를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굽실거리기까지 해 가면서 혼을 빼 놓는다. 소금 먹은 놈은 물이 당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체 조합원들의 이해보다도 자신들의 이해를 먼저 생각하며, 노동자들의 요구보다 자본가의 요구에 민감하고, 자본가들의 이해를 위해 앞장서게 된다. 이런 조합간부들이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조합원 개개인은 더 많은 착취를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가서는 안된다. 일부 조합간부들의 생각없는 행동들이 당연시되고 일상화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잘못된 행태의 횟수가 늘어나고, 비행의 정도가 심할수록 조합간부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걸음만 더 가면 어용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투쟁을 조직하자. 과거 어용전력노조 시절의 행태들과 분사 이후 민주노조를 건설했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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