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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함성 06-4호 [4면 ②] <가족의 글>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해복투 2006.12.04 조회 수 1520 추천 수 0
<가족의 글>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요즘 남편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밥 먹고 나면 텔레비젼 리모콘 먼저 찾거나 아이들을 끼고 누워, 집안일이라고는 안하던 이가 밥 먹고 설겆이를 다 한다. 맨날 집안일에 신경 안 쓴다며 주부의 가사일이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투덜대던 나였지만 괜히 미안한 맘이 들어 냅두라고 내가 한다고 했다. 근데도 남편은 됐다며 설겆이를 해치운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인가? 암만해도 뭔가 일이 있지 싶어 편안함 보다 찜찜함이 앞선다.
“뭔 일 있어?” “일은 무슨 일~”이라며 말끝을 흐린다. “뭔 일 있지!” “사고 쳤어?” 다그치는 나의 말에 “사고는 무슨 내가 사고 칠사람 같어?” 하기야 신랑은 사고 칠 사람은 아니지 생각하면서도 “왜 그래? 일 있으면 말해봐” 하니까 망설이다가 남편하는 말 “나 감봉 받았어”
“으이구~”

남편이 출근한 뒤, 노조 홈페이지를 봤다.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사진에 해고가 부당하다는 사진을 여러 개 봤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해고도 여러 명 됐다고 한다. 문득 2002년도 파업 때가 생각난다. 남편은 파업한다고 집에 들어오지 않고 사택 아주머니들과 함께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시위라는 것도 해봤는데 그때는 여러 명이 뭉쳐 다녀서 그런지 하나도 힘든지 몰랐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항시 제일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려웠던 때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남편에게 한마디 했다. “징계를 받았으면 싸워야지 당하고만 있을꺼야?” 내말에 남편은 웃고 만다. 나 또한 그렇게 말해놓고서도 파업에 참가한 사람보다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더 이상 얘기하기도 그렇다.

요즘은 사회가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살면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어떤 일이 부당하다고 하면 주부들도 모여서 서로 공감하고 뭐라도 해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하나 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열이 힘을 합쳐서 얘기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하나 쯤 빠져도 이 많은 숫자에서 티가 안 나겠지 하겠지만 그런 사람 한둘씩 빠진다면 금세 무너진다는 것을 살면서 경험상 알 수 있다. 사람은 서로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옆집 ○○ 엄마에게 오늘 이런 생각들을 이야기 했다. 그 남편은 이번에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서 징계를 받지 않았단다. 주로 내가 말이 많았고 얘기하는 내내 ○○엄마는 기죽어 있었지만, 나는 마지막에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담에 잘해보자며...

형부는 한국통신에 있다가 3년 전엔가 회사의 압력으로 명예퇴직했다. 노조가 힘이 없어 명예퇴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후 형부는 갑자기 폭삭 늙어버렸고, 언니 네의 요즘 형편은 말이 아니다. 직장 생활만 한 남자들에게 사회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한다. 언제나 열심히 일하고, 누구 앞에서나 당당한 내 남편만큼은 그런 형부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싶다. 이제부터라도 노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내일부터는 다른 애 엄마들도 만나 얘기를 해봐야겠다.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발전노조 힘내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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