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매일노동뉴스] 노사관계 선진화의 이면

노동조합 2011.09.14 조회 수 1095 추천 수 0

[취재수첩] 노사관계 선진화의 이면

 

이길구 한국동서발전 사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7일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과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에 대해 업무의 전문성 및 사업의 계속성 등을 고려해 연임을 건의키로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후 주주총회를 거친 후 대통령이 임명하면 연임 절차는 마무리된다.

문제는 지경부가 밝힌 연임 이유다. 지경부는 이 사장을 연임시키는 첫 번째 이유로 “취임 이후 공공기관 선진화 및 노사관계 안정화에 적극 부응하면서 경영성과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실천해 왔다”고 밝혔다. 동서발전을 ‘노사관계가 안정화된 사업장’으로 표현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올해 초 노동계에 ‘블랙리스트’ 논란을 불러온 '조합원 배·사과·토마토 분류 사건'은 민간 사업장이 아닌 공기업 동서발전에서 발생했다. 동서발전 일산열병합발전처에서 작성한 ‘발전노조 탈퇴 투표결과에 대한 원인과 대책’ 문건에서 이 회사는 발전노조 조합원들을 성향에 따라 배·사과·토마토로 분류했다. 투표 종료 후에는 조합원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분석해 관리하겠다며 노무차장이 노조 선거관리위원들을 설득해 투표함 개봉을 시도하는 불법행위까지 저질렀다.

'발전노조 탈퇴를 통한 기업별노조 설립(Plan B)'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동서발전이 복수노조 형태의 기업별노조 설립을 추진해 올해 3월까지 과반수 이상의 반민주노총 조합원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회사가 기업별노조 설립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길구 사장은 발전노조(민주노총) 탈퇴 투표가 부결되자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공기업은 기관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노총 탈퇴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산된 점에 대한 실망이 크다"('사장님 말씀자료' 문건)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동서발전의 메일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공기업 메일 서버를 압수수색한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공기업 노사관계에서 이 정도의 물의를 일으켰다면 이 사장은 이미 사퇴했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연임을 결정했다.

 

결국 이 사장에 대한 연임은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기관장 평가에서 민주노조 말살에 높은 배점을 줘 노조를 와해시키도록 개입하고 있다”는 노동계의 의혹을 정부 스스로 입증한 셈이 됐다. 정부가 말하는 '공기업 노사관계 선진화'의 이면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기사 바로보기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7 [전기신문] 무리한 해외사업 부작용 속출 노동조합 2011.09.26 2987
326 [에너지코리아]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 연임자격 있나? 노동조합 2011.09.26 3277
325 [연합뉴스] 동서발전 인원감축 정전사태 원인 노동조합 2011.09.26 2361
324 [머니투데이] 동서발전, 美발전소 5배나 비싸게 인수 노동조합 2011.09.23 3158
323 [아시아투데이][국감] 정영희 ″동서발전 사장, 감찰 적발 후 고발자 색출 지시″ 노동조합 2011.09.23 1840
322 [스포츠서울] '감 못 잡는' 서부발전, 정전사태 불구 초호화 체육대회 노동조합 2011.09.23 1586
321 [뉴시스] "동서발전, 직원협박해 입막음 시도" 노동조합 2011.09.19 2149
320 [민중의소리] 기고문-노조는 지난 여름 다섯 차례나 전력대란 경고했다 노동조합 2011.09.19 1529
319 [YTN 외] 발전노조 "정전사태는 예고된 인재" 노동조합 2011.09.17 3869
318 [민중의소리] 서부발전, 지경부에 고가 도자기 '선물' 노동조합 2011.09.16 2203
317 [보도자료] 대규모 정전사태는 예견된 인재였다! 노동조합 2011.09.15 2041
316 [헤럴드경제] 위원회 홍수 속 하늘 덮는 ‘낙하산’ 노동조합 2011.09.15 1120
315 [노컷뉴스] 자퇴원서 받을 판에 반장을 시켜? 노동조합 2011.09.15 1416
314 [한국일보] 정권 말기 공기업 낙하산 극성 노동조합 2011.09.14 1155
[매일노동뉴스] 노사관계 선진화의 이면 노동조합 2011.09.14 1095
312 [언론보도자료]낙하산인사,비리인사 연임건의 최중경지경부장관사퇴! 노동조합 2011.09.09 1886
311 [매일노동뉴스] 공공운수연맹,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 고발 노동조합 2011.09.09 1275
310 [민중의소리]에너지관련 공기업에는 영남대 출신 사장만? 노동조합 2011.09.08 1280
309 [한겨레신문] 공공기관 임원들, 단임원칙 어긴채 ‘낙하산 연임’ 노동조합 2011.09.08 1036
308 [민중의 소리] 에너지 관련 공기업에는 영남대 출신 사장만? 노동조합 2011.09.08 1334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