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금 매길 때 '상업적 고려'…어떻게 안 오르나?"

한미 FTA 협정문에는 민영 지정독점기업은 물론 공기업도 요금을 매길 때 '상업적 고려'를 해야 한다. 즉 시장가격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공공요금을 정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관련 기사 : 한미FTA는 어떻게 공공을 파괴하는가) 지금 가스요금은 지방자치조례로 결정한다. 한미 FTA 협정이후 만일 박원순 시장이 가스요금을 서민생활을 위해 요금인상을 억제하려 한다면 칼텍스가 가만히 있을까? 당장 한미 FTA 위반이고 투자자 국가 중재(ISD) 회부대상이다. 오히려 어떻게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다.

가스뿐만이 아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외국자본의 발전부문에 대한 지분을 제한해놓았으므로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발전부문은 '전체의 30%'를 개방한다고 협정문에 적혀있다. 30%라고 하면 외국기업이 주도권은 없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니다. IMF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발전부문을 5개 회사로 나누어놓았기 때문이다. 지역적 분할이나 운영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한꺼번에 팔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서, 팔기에 적당한 규모로 나누어놓았을 뿐이다. 즉 30%라고 해도 5개 중 1~2개는 외국기업이나 한미 합자기업이 소유할 수 있다.

설사 공기업으로 남는다 하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30%의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저렴한 요금정책을 취하게 되면 이는 한미 FTA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 전기 값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공공분야 한번 민영화되면 되돌릴 수 없다"

정부는 공공부문은 한미 FTA 예외라고 계속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여러 필자가 밝혀듯이 예외라고 주장하는 정부 주장 즉 '미래유보'조항에는 두 가지가 빠져있다. 즉 '수용보상'과 '최소기준대우'다. (☞관련 기사 : '통상 관료'에게 우리 미래를 맡기자고?)

예를 들어 인천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 수도 민영화를 했다고 치자, 대개 이런 계약은 30년이나 40년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가 수돗물 가격이 너무 올랐다든지, 아니면 미국의 애틀랜타 시처럼 민영기업이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 수압을 너무 낮추어 화재소방전의 수압이 낮아져서 빌딩의 화재진압이 불가능해 졌다든지 하는 이유로(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한국정부가 5년쯤 후에 '이거 문제가 많으니 국유화 해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물론 수도나 가스는 '미래유보'이므로 다시 국유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부가 보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25년이나 35년의 남은 계약기간에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주장하는 대로 보상했다가는 민영화로 놓아두는 쪽이 공기업화(이를 '수용'이라고 부른다)해서 '보상'을 하는 것보다 돈이 더 들 수도 있다. 그래서 보상을 거부한다? 그러면 투자자 정부 중재(ISD)로 가는 것이다. 물론 전기처럼 '현재유보'로 되어있으면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아예 되돌릴 수도 없다.

공기업이 민영화되지 않고 가스, 전기, 수도요금이 오르지 않는다고? 이미 한국정부는 이미 많은 공공부문을 민영화했고 또 추진 중이다, 런던 히드루 공항은 민영화한 이후 공항이용료가 5배나 올랐지만 정부는 여전히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한미 FTA가 비준되면 이렇게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공공부문은 '미래유보'조항에 해당되면 '수용보상' 때문에, '현재유보'에 해당되는 부문은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이를 되돌릴 수가 없다.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과 같은 요금 인상억제 정책도 민영화된 기업의 투자이익을 침해하면 한미 FTA 위반이다(이것을 간접수용이라고 부른다). 이를 거부하면 그때는 투자자 국가 중재(ISD)에 회부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민영화, 상업화로 가는 편도차편'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 FTA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한번 민영화를 해놓으면, 그 다음 정부가 이를 되돌리려 해도 이를 되돌릴 수가 없거나 매우 힘들어진다. 그리고 민영화된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공공요금은 대폭 인상, 즉 '폭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