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무원부터 민영화하라! -한겨레신문-

이동걸 2014.02.03 조회 수 4389 추천 수 0
높은 분들은 매년 설 연휴만 되면 어디 조용한 데 가셔서 무슨 굉장히 중요한 구상들을 하고 오시는 모양이던데,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민초들을 위해 과연 무슨 구상을 하셨을까.

우리 청년들은 앞으로 취직이 잘될까. 대학생들은 이제 안녕 대자보 같은 것을 안 써도 될까. 우리 노인분들은 앞으로 조금 더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50%에 가까운 노인 빈곤율은 좀 개선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자랑하는 노인 자살률은 좀 낮아질까. 그분들은 박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층인데 또 표를 달라고 하려면 그래도 양심이 있지 그분들에게만이라도 뭔가 좀 해드려야 되지 않겠나.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던 노인연금 약속, 4대 중증질환 전액 지원 약속 등 벌써 어긴 약속이 한두 개가 아닌데. 어쨌든 새해에는 우리 모두 조금 더 잘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박 대통령의 보따리에는 무슨 정책들이 들어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우리 서민·중산층들을 위해서라도 새해에는 경제가 꼭 살아나야 하는데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박 대통령이 선거 땐 “하늘이 무너져도 약속을 지킨다”고 했던가. 그랬던 경제민주화, 복지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창조경제에 ‘올인’했는데 불행히도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혁신경제에는 창조도 혁신도 없으니 어찌 성공할 수 있겠나. 속된 말로 붕어빵에 붕어 없고 국화빵에 국화 없어도 그것들은 값싸고 맛이나 있지, 경제야 어디 그런가. 박 대통령이 아는 것이라고는 규제 완화, 민영화, 부동산 활성화밖에 없고 그것마저도 공무원들 등에 업혀서 ‘유신 공무원들’의 군사작전 하듯이 한다니 그렇게 해서 과연 이 시대에 창조경제가 창조되겠는가. 암울하다.

정녕 창조경제·혁신경제를 성공시키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규제 완화와 민영화를 말하기 전에 창조와 혁신의 경제 생태계를 짓밟아대는 공무원부터 규제하라. 국민들을 죽이고 우리 경제를 파탄낼 의료 민영화를 중단하고 그 대신 공무원부터 민영화하라.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에서 경쟁을 시킨다며 허황된 논리로 위장한 철도 민영화를 말하기 전에 공무원부터 경쟁시켜라. 우리 미래를 갉아먹을 교육 민영화를 꿈꾸기 전에 공무원부터 혁신하라.

공무원들이 매월 200만원, 300만원이 넘는 풍족한 연금을 받으며 안정된 노후를 즐길 때 대다수 국민들은 공무원연금의 3분의 1, 4분의 1도 안 되는 팍팍한 국민연금에 만족해야 한다. 또 적지 않은 노인들은 그나마도 없어 월 20만원의 노인연금에 의존해서 겨우 생명을 부지해야 한다. 이런 사회가 정상이고 건강한 사회인가.

많은 은퇴자들이 퇴직 후 생계를 유지할 길이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빚을 내 편의점, 치킨점 등 자영업 구렁텅에 빠져들어 과잉 경쟁과 갑의 착취로 파멸되어 간다. 그러나 다수 공무원들은 풍족한 연금도 부족하여 퇴직 후 공기업, 산하기관, 관련 기업들에 ‘낙하’하여 공무원 때의 몇 배나 되는 거액의 월급을 받으며 아름다운 인생 2라운드를 즐긴다. 이런 사회가 정상이고 건강한 사회인가.

능력들이 출중해서 그런 대우를 받을까? 대부분은 그들이 현직에 있을 때 이권 편의를 봐준 데 대한 보상(후불제 뇌물)이거나 또는 과거 자신의 업무를 대상으로 로비스트 짓을 하는 데 대한 보상(현직 공무원 후배들과 짜고 하는 합법으로 위장된 뇌물)과 다름없다. 그러니 법무법인에 고문으로 취직해 말 몇 마디 해주고 연봉을 몇억원씩이나 받지.

국민들은 과잉 경쟁으로 배곯아 죽고 공무원들은 독점 이윤으로 배 터져 죽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박 대통령의 눈에는 그것이 안 보이는가. 선거 때 써먹던 경제민주화처럼 입으로만 ‘비정상의 정상화’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지엽적인 문제만 건드릴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가장 심각한 비정상부터 수술해야 하지 않겠나. 그것은 바로 권력을 독점하면서 자신의 영리를 위해 이익집단화한 공무원 조직이다. 공무원 조직을 개혁하라. 민영화하라. 권력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공무원들이 국민들을 위해 경쟁하도록 하라.

방법은 있다. 실천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이동걸 동국대 경영대 초빙교수

2개의 댓글

Profile
국회
2014.02.04

국회를 민영화 하라

 

Profile
공무원
2014.02.18

공무원중에 가장 친절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67 발전노조 현장투쟁위원회 란......... 3 안투쟁 2011.02.18 4346 0
266 여성 차장들은 지방 발령 왜 안내는지요? 3 불만차장 2011.03.05 4348 0
265 2013 대학생 노동해방선봉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 학생변혁모임 2013.07.05 4355 0
264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다른 배수밸브를 통해서도 누출, 토쿄전력 숨겨 3 경향 2013.08.28 4357 0
263 발령을 기다리기 너무 힘들다. 2 남해 2011.02.22 4382 0
262 한수원도 자회사 정규직 전환 정규직 전환 2018.10.16 4382 0
공무원부터 민영화하라! -한겨레신문- 2 이동걸 2014.02.03 4389 0
260 남부는 이런 사람 없죠? 4 돈돈돈 2013.08.02 4392 0
259 한국발전교육원 대전 이전에~~ 2 교육생 2015.03.29 4394 0
258 복수노조, 달라지는 노동조합 활동 1 비번자 2011.06.29 4405 0
257 [남부]조합원 강제 이동일 3월 26일 1 섬진강 2013.03.12 4409 0
256 다중지성의 정원 2017년 1분학기가 1월 2일(월) 개강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6.12.20 4410 0
255 한전 통합이냐? 분할 경쟁이냐? 1 전기신문 2013.04.01 4415 0
254 연봉제의 장점 20 젊은피 2015.01.24 4446 0
253 다가오는 전력난... 인턴에게 발전소 맡긴 남부발전 2 민중의 소리 2013.04.17 4449 0
252 민주노총, 225국민총파업으로 달려간다 ! 참세상 2014.01.10 4450 0
251 한국중부발전 사택에서 간부급 직원 투신자살…남긴 메모에 억울함 토로 2 기자 2017.08.26 4450 0
250 동서노조 공약은 사내기금확충이었다. 5 당진토마토 2011.12.01 4469 0
249 한국발전산업노조? 무늬만 발전노조 2018.04.28 4474 0
248 통상임금 관련 궁금 3 조합원 2013.12.26 4484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