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가스 산업 구조개편 논의 본격화 되나
현 공기업 독점 체제로는 에너지전환 어려워...3차 에기본 중요 의제될 듯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에너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려면 기존 공기업 주도의 에너지 독과점 시장을 개방하고, 분권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출신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현재의 한전과 가스공사의 전력·가스 독점체제에서는 에너지전환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민간주도의 시장개방과 지역과 시민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가 반영돼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전력·가스 산업의 선진화는 주요 논의사항이 되고 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해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던 한전 발전자회사들과 가스공사는 새로운 이해갈등을 겪고 있다”며 “발전자회사들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을 대체하려면 배출량이 적은 가스복합화력의 가동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는 불공정 LNG세제와 발전부문-도시가스부문 간 교차보조로 가격경쟁력이 낮은 상황이어서 가격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발전자회사들의 LNG직도입을 자유롭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전력과 가스시장의 칸막이를 제거해 발전자회사들의 가스거래를 자유화하는 동시에 가스공사의 발전사업을 허용함으로써 전력과 가스시장의 융·복합과 발전부문의 연료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전력과 가스가 하나의 결합상품이 됐고, 20여개에 달하는 전력회사, 도시가스회사, 무역상사들이 합종 연횡식 공동도입계약을 통해 예전과 동일한 수준의 도입비용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석 위원은 또 “정치권도 에너지전환에 동의한다면 립 서비스만이 아니라 에너지시장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며 “이전 정부에서 소비자와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생산과 판매를 허용하는 프로슈머 정책이 적극 추진돼 오다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되지 않는 이유도 견고한 한전의 수직독점구조에서 기인한 만큼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활성화하려면 한전의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2008년부터 추진됐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스마트그리드의 핵심도 전력-정보통신 시장의 융・복합을 통한 지능형 결합서비스 시장의 창출에 있지만, 한전의 독점구조가 전력-통신 융・복합을 제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도 “에너지전환은 기존의 에너지산업, 기존의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몇 개의 대규모 전력업체가 독과점하던 전력산업과 전력시장에 민간의 참여, 개별 시민의 참여는 에너지전환의 필요조건이자 성공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일부 민간기업이 발전사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던 것에서 재생에너지 개미 생산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소비자들이 어떤 전기를 쓸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에너지 분야에서 민주주의 확대를 의미한다”며 “공기업의 역할은 초기 투자비 담보와 전문적인 운영능력이 필요한 송배전 인프라,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에서 여전히 중요하지만, 발전시장과 판매시장의 다변화는 에너지전환시장에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3차 에기본 워킹그룹 공급분과 위원인 이소영 법률사무소 ELPS 변호사 역시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 구조는 매우 독점적인 구조이고, 그로 인해 불공정한 시장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분산형·소규모 전원인 재생에너지와 민간 가스·열병합 사업자에 불리한 경쟁 룰을 만들 가능성이 높고, 현재의 기저 편중적 믹스 역시 이러한 불공정한 룰 하에서 고착화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사회공공연구원 등 노동중심의 단체들은 에너지전환을 위해선 지역분권과 에너지자립 등 에너지민주주의가 중요하지만, 기존 공기업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송유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은 “에너지의 공적 전환을 위한 공기업 재편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믹스를 중심으로 발전공기업을 3~4개로 재편할 경우 공공성을 중심적 가치로 두면서 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현효 대구대 교수도 “전력산업을 개방한다고 해도 완전경쟁이 어려워 소수과점체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고객의 전환 비용이 매우 커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며 “공적 지배구조와 통합적 산업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일정하게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