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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말한 ‘노사상생 기업’ 얘기는 ‘허구’다

현실을 잘보자 2011.05.30 조회 수 1503 추천 수 0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라디오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봉 7000만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파업을 벌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균 200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 세 배 이상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 것입니다.” 지난 5월24일 회사 쪽이 파업도 하기 전에 단행한 직장폐쇄로 합법파업을 벌이다 줄줄이 연행된 유성기업 이야기다.

 

  대통령이 언급한 이들의 ‘연봉 7000만원’은 가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성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2월 말 현재 재직중인 유성기업 직원 744명의 1인당 평균 급여는 5710만원(평균 근속연수 15.7년)이다. 실제로 유성기업에서 30년 일한 한 노동자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주간근무에 한달 80시간 잔업을 꽉 채워서 받은 연봉이 6200만원(세전)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말하는 이른바 ‘연봉 7000만원’은 월 80시간의 잔업·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일하는 야간근무와 주간근무를 격주로 번갈아하는 ‘가혹한 노동’의 결과이지만 대통령은 이 대목을 외면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노사상생’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 회사의 예를 들었다.

 발레오전장 경주공장이다.

이 대통령은 “작년 발레오전장 경주 공장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기업의 평균 연봉이 7000만원이 넘었지만 회사는 적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상습 파업이 계속되자 해외 투자자는 국내공장 문을 닫고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문닫기 직전 노조는 극적 상생의 방향을 택했습니다. 작년 매출이 이전 3년 평균보다 36%나 늘었다고 합니다. 당기 순이익도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창사 이래 최대인 400억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허구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발레오전장 경주 공장 앞에서는 현재 28명의 노동자들이 천막을 짓고 1년3개월째 농성중이다. 지난해 2월16일 회사가 일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뒤 시작된 천막농성은 500여명에서 시작해 아직까지 28명이 진행중이다. 이들 28명은 ‘금속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내걸고 회사 복귀를 회유하는 회사 방침에 불복당하다 해고(15명) 또는 정직(13명) 당했다. 정직 노동자들에게는 ‘3개월 정직’ 처분을 무한 반복 중이다. 3개월 정직시키고 3개월이 지나면 1주일 뒤 다시 같은 ‘3개월 정직’을 내리고 있다.

 

 

 

애초 시작은 간단했다. 프랑스 자본인 발레오는 지난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한국에 있는 4개 지사에 15% 인력 감축계획을 세웠다. 노동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회사는 경비노동자 5명을 우선 용역전환하는 안을 세웠다. 노동조합은 ‘경비·노동자와 일반 노동자는 다름없다’며 ‘경비노동자의 용역전환은 결국 인력감축과 외주화의 시초’라며 이를 반대하며 태업을 벌이다 사측이 기습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노조는 파업을 벌였지만 용역경비가 회사 전체를 점령한 상태에서 사측이 협박·회유를 통해 노조원들을 ‘금속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복귀시켰고 회사의 영향력 아래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7월26일 해고된 정연재 발레오전장 경주지회장은 “새로 만들어진 노동조합은 이전 노조가 2009년 사측과 임금협상을 통해 이룬 기본급 인상분, 호봉승급분을 고스란히 반납해 1인당 평균 1500만원 가량의 수당을 반납했고, 정년을 60살에서 58살로 낮추고, 55살부터 58살까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데 동의해 70여명이 추가로 회사를 그만뒀다”며 “현재 28명의 노동자가 여전히 농성중이며, 노동조합이 힘을 잃은 발레오전장 경주지부는 ‘노사상생’의 사례가 아니라 ‘사장 독재’의 사례”라고 말했다.

 

 

 

 노동조건은 말할 수 없이 팍팍해졌다. 정연재 지회장은 “회사 안에는 지금 106명의 유휴인력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보일러 관리 등을 자동화하면서 남는 인력들을 교육·풀뽑기·청소 등을 시키며 놀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 지회장은 “회사가 정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남아서 물량을 채우고 집에 가야하고,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지난해 400억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 임금협상안은 백지로 회사쪽에 위임하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됐지만 노동자들이 불만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며 “불만 세력은 ‘유휴인력’ 즉 ‘대기조로 보낸다’고 사용자 쪽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진홍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 미조직비정규부장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은 불법성을 찾기 힘든 파업인데 ‘불법파업’으로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발레오공조는 현재 회사가 최악의 노동조건을 향해 치닫는 기차인데 역시 이를 ‘모범사례’로 언급했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한쪽만 바라보고 왜곡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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