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인물과 노동조합 ( 맺음말 2 )

제2발 2012.03.29 조회 수 772 추천 수 0

인물과 노동조합  맺음말 2

 

 

그렇다면 노동자의 조직인 노동조합은 우리의 기억과 역사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자본가로부터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스스로 인식하고, 실천을 통해 그 고통을 완화하거나 궁극적으로 그 구조 자체를 없애는 것이 노동자 자신이 노동조합과 노동자 정당을 통해서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 자본가계급이 가하는 현실의 고통은 각종 투쟁과 파업을 통해서 완화할 수 있겠지만 지속하기는 어렵다. 어느새 돌아보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해져 있는 것이 노동자 계급의 처지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들을 제도화하는 것도 자본가들이 의회정치를 지배하고 있어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그런 시도를 게을리 하거나 무시할 이유는 없다. 개선과 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투쟁을 해나가되 개선과 개혁을 노동자 혁명이라는 사회변혁의 발판과 기회로 키워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의 현실개선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는 노동조합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까지 시지프스적 노동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파르타쿠스는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노예주의 육체적 지배와 억압 그리고 착취에 대항해서 노예들을 이끌고 로마제국에 맞섰다. 토마스 뮌쩌는 종교가 지배하는 중세 봉건제 사회에서 종교를 사회혁명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억압과 착취를 당하던 농민을 조직하여 농민전쟁을 일으켰다. 사회가 산업사회로 넘어오자 과거의 상인들이 자본가로 변신해 나가고 농촌에서 쫓겨난 농민들은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노동자가 되었으며 도시의 직인들도 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에 팔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노동자계급이 되어 갔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계급은 자신들의 발전을 방해하는 거추장스런 왕정을 폐지하고자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부르주아혁명이었다. 부르주아 혁명은 왕과 봉건영주를 타도하고 산업자본가들이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고자 한 자본가계급의 혁명이었다. 그러나 자본가계급의 발생은 내부에 또 다른 적대세력인 노동자계급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바뵈프는 최초의 부르주아민주주의혁명인 프랑스혁명에서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노동자 계급의 요구와 이상을 대표하였다. 노동자 계급투쟁은 바로 자본가계급이 중세 봉건사회에 반기를 들면서 시작한 부르주아 혁명 속에서 잉태되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해가면서 농민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노동자 계급은 빠르게 확대되었다. 착취와 억압을 없애려는 투쟁은 이제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임무가 되었다. 자본주의를 철저하게 해부하고 노동자 계급이 역사의 주인으로서 해야 할 임무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 맑스다. 자본론은 바로 자본주의 사회의 작동원리를 밝혀낸 책이다. 이것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거의 해부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노동자 계급은 자본론을 손에 쥐고 어떻게 자본주의를 철폐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때마침 레닌이 등장하여 어떻게 자본주의 국가를 분쇄할 수 있었는지 러시아혁명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러시아 혁명은 노동자 혁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영감을 노동자계급에게 최초로 불어넣어 주었다. 자본가들은 러시아 혁명을 보면서 자본주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복지국가를 만들었는데 자본가계급의 정치가 비스마르크가 독일에서 시작하였다. 이와 같이 자본가계급도 노동자들의 혁명 앞에선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노동자 지배방식을 바꾸어야 했다.

 

자본가 계급은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에 노동자계급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상쇄해 줄 조직과 수단들을 개발하여 배치시켜 왔다. 그람시는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을 보았는데 이것이 바로 시민사회였다. 시민사회는 양 측면이 있었다. 자본가 계급은 시민사회를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이바지하는 집단으로 조직하였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이 혁명을 하더라도 먼저 시민사회에 부딪히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여 자본가계급과 그 국가는 시민사회라는 충격흡수장치로 노동자 계급의 저항을 완화시켰다. 노동자계급은 시민사회를 그들의 지휘아래 두려고 한다. 즉 시민사회를 두고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헤게모니 싸움을 벌인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계급이 국가와 사회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노동자 계급이 다른 계급 (농어민, 자영업자 등)에 헤게모니를 행사하려면 자기 계급의 주장을 기본으로 하되 이들 여타 계급을 노동자계급 투쟁아래 조직할 수 있는 정치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람시는 마치 진지를 빼앗아 가듯이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발전된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 전략이라고 말한다. 시민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헤게모니를 행사해 나가는 것을 진지전이라고 하고 시민사회가 없었던 러시아혁명을 기동전이라고 칭한다면 발전된 자본주의 서구사회에서의 혁명 전략은 진지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러시아 혁명을 보면서 찬사를 보내면서도 우려를 표명하였다. 레닌은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서는 노동자혁명이 필요하고 그 노동자 혁명은 노동자계급을 대표하는 혁명가 집단인 혁명정당이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혁명 후에는 반동세력의 저항과 자본가계급의 반발의 제어하고 그들을 뿌리뽑기 위해 얼마 동안은 노동자계급의 독재정치가 필요한데 그것을 프롤레타리아 독재라고 불렀다. 그러나 로자는 노동자 혁명과정 그 자체를 레닌과는 달리 보았다. 노동자 혁명은 노동자 자신들의 투쟁 속에서 노동자 자신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즉 노동자로부터 혁명을 위임받은 소수 혁명가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투쟁에서 각성된 노동자 계급이 자신의 해방을 위해 스스로 투쟁하는 것이 혁명이라고 보았다.

 

자본주의는 자기유지를 유해 끊임없이 변해왔다. 그렇다고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다만 착취하는 방식이 변해왔다. 이에 맞추어 노동자 계급의 혁명 전략도 그에 맞게 변화되어 왔다. 노동자 계급투쟁의 출발점 맑스, 러시아 노동자혁명을 성공시킨 레닌,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혁명 전략을 제출한 그람시, 노동자 자신의 투쟁으로 자신을 해방하라는 로자 룩셈부르크 등. 노동조합은 노동자 대중의 조직이다. 현실에서 자본가계급이 가하는 각종 착취, 억압에 대항하여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삶을 위해 노동조합을 통해서 투쟁하고 있지만 10년이 가도 100년이 가도 별로 달라질 게 없다. 지금도 자본주의의 역사 가 시작된 300년 전과 같은 모습의 노동조건에 놓여있는 사업장이 수두룩하다. 공장에서 쫓겨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자살행진을 이루고, 노동조합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재능교육 노동자들은 4년 동안 거리에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은 일하다가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암으로 죽어나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용돈 같은 임금으로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자체가 아수라장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투쟁은 노동조건 및 경제투쟁을 통해서 자신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기 위한 현재를 위한 투쟁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미래를 위한 투쟁도 병행해야 하는 데 그것이 바로 노동자 정치투쟁이다. 이것은 바로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위한 투쟁이다. 노동조합 활동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하루살이 활동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염두에 두는 활동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자본가들의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는 미래를 그리면서 노동조합 현재의 투쟁에 악착같이 임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민주노조가 해야 할 노동조합의 일상 활동일 것이다.

 

0개의 댓글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048 고리원전, 보령화력 사고는 공기업선진화의 결과 간나구 2012.03.29 859 0
2047 성장과 경제, 핵과 화석연료를 넘어라 411브리핑 2012.03.29 802 0
인물과 노동조합 ( 맺음말 2 ) 제2발 2012.03.29 772 0
2045 고리월성 원전 1호기 폐쇄고려, 일본 54기 원전 모두 정지한다 노동자 2012.03.28 928 0
2044 학력기재 NO, 노동자'민중 후보 OK 411브리핑 2012.03.28 920 0
2043 인물과 노동조합 ( 맺음말 1 ) 제2발 2012.03.28 815 0
2042 터빈이 하늘을 날아다는 곳 ..... 발전소~~~~ *** 2012.03.28 1201 0
2041 어제 보령화력뿐이 아니고 여수화력에도 산재사고 발생 2명 중상.... 현장의 소리 2012.03.28 1350 0
2040 보령화력 긴박한 구조현장 1 보령 2012.03.27 1435 0
2039 [1보]충남 보령화력 5호기 보일러 탱크안 15명 매몰 이게 무슨소리? 내용무 굴금 2012.03.27 2326 0
2038 특정 정파의 정치적 입장을 정치방침으로 강요하는 민주노총 집행부 노동자 2012.03.26 812 0
2037 인물과 노동조합 7 ( 로자 룩셈부르크 ) 제2발 2012.03.26 1009 0
2036 청소노동자 김순자의 빵과 장미 청소노동자 2012.03.24 943 0
2035 초간합격자 1 초간 2012.03.24 1996 0
2034 다시 정몽준에게 승리할 것인가 ? 김순자 2012.03.23 917 0
2033 고리, 보령발전 사고는 공기업선진화의 결과 노동자 2012.03.23 1437 0
2032 고리원전 운영일지도 조작, 사고은폐도 체질화 노동자 2012.03.22 864 0
2031 인물과 노동조합 6 ( 그람시 2 ) 제2발 2012.03.22 906 0
2030 통합진보당 이정희, 윤원석, 정진후 사퇴해야 진보신당 2012.03.21 1040 0
2029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력정책을 바꿔야 1 노동자 2012.03.21 714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