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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방침과 노동조합 1

제2발 2012.03.30 조회 수 762 추천 수 0

 

정치방침과 노동조합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대중조직이고 노동자 대중의 경제적·정치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조직이다. 임금이라는 경제적 이해의 향상은 노동조건을 사회적으로 결정하는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관심을 두고 노동조합의 경제투쟁만큼이나 조합의 역량을 노동자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투여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다 줄 것이다. 대체적으로 노동조합이 정치에 직접 주체적으로 참여하지거나 못할 경우 노동자들의 경제적 이해와 노동조건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는 역사적 실례들은 많이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하여 두 개의 대별되는 사례를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미국의 경우다. 미국의 정치는 자본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는 양당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미국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독자적인 당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시도했지만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당(1912), 미국 공산당 (1919), 미국 노동당(1936) 등 진보정당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이후 노동조합들이 우경화하면서 노동자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좀 더 개혁적인 부르주아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에 기대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마치 지금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시도하는 하는 것처럼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은 반노동자 정당인 이명박의 한나라당과 정책연합을 한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의 정치세력화는 미국의 노동자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지 못하였다. 미국에서 노동자의 정치적 힘은 거의 무시해도 좋을 만큼 약해 보인다. 그 후과로 노동조합의 활동도 거의 비즈니스화 되면서 전반적으로 노동운동이 침체되어 있다.

 

반면에 유럽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노동자 정치활동과 조합활동이 활발하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 사회민주노동당이 노동조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정당인데, 이 당은 사회주의적 사회개혁을 선거를 통한 추구하면서 여러 번의 집권 경험을 통해서 개혁을 실현하고 있다. 특이 이 당은 노동자의 80%를 조직하고 있는 스웨덴노총 LO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경기가 침체되거나 위기를 맞을 때 사민당이나 노총이 대타협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구실을 하지만 평시에는 높은 복지를 노동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체제변혁의 욕구를 자본주의 개혁으로 돌리고 있다. 결국 노동자들의 높은 노동조합 조직율과 그들의 정치적 역량이 국가의 중재를 통해서 노자간의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국가로 프랑스를 들 수 있다. 프랑스는 프랑스대혁명 이후 노동자의 체제 변혁 투쟁이 100년 넘게 일어났던 노동자 혁명전통을 가진 나라다. 따라서 비록 노동조합 조직률은 10%밖에 안되지만 노동조합의 사회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것은 프랑스의 노동조합들이 강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활동하기 있기 때문이다. 최대노총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는 사회당과, CGTU는 공산당과, SUD는 비합법 정당들과 연계가 되어 있어 사회에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조합활동과 정치활동을 하는 곳은 아마 프랑스 노동조합들일 것이다. 이런 노동조합의 정치의식과 투쟁이 프랑스 노동자들의 삶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본주의 국가에서라도 노동자들의 경제적 이해는 노동조합 조직률과 그에 상응한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좌우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해 나가야 조합원의 경제적 이해와 권리를 더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임·단협 만큼이나 조합원의 정치의식화에 팔 걷어 부치고 나서야 노동조건이 향상될 수 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단지 노동자의 미래 사회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을 항상 규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조합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노동조합은 일상투쟁을 통해서 조합원들이 노자간의 경제적이해가 다름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체험을 통하여 조합원 개개인이 노동자 정치의식을 갖도록 해야 계급으로서 자본가에 대항할 수 있다. 소위 일부에서 마구 떠들어 대는 계급투표는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에서 부딪치는 투쟁과 의식을 통해서 형성되어 선거공간에서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다수인데도 노동자가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잡지 못하는 것은 자본가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선전이 우리의 몸과 의식을 일상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가 거짓 의식을 깨 나가는 것이 조합의 일상투쟁이자 노동자 정치활동의 근간이다.

 

1.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경과

 

민주노총은 ‘97, ’98년 노동자 대투쟁에 힘입어 2001년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시작하였다. 당대표로는 권영길 제1대 민주노총 위원장이 선출되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에 배타적지지를 정치방침으로 정하였다. 일부에서는 노동자 정당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다양한 노선에 따라 전개될 수 있으므로 특정 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는 조합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노동자 정치를 협소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다수결에 의해 통과되었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13.1%, 지역구 의원 2명, 비례대표 의원 8명으로 모두 10석을 차지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또 하나의 진보정당인 사회당은 8,000표를 획득하였다.

 

그러나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노선을 달리하는 비당권파가 탈퇴하여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당시 민족주의 우파계열 (NL민족해방계)이 당권을 잡고 있었는데 비당권파인 PD민중민주계열이 당권파의 종북주의를 이유로 탈당하였다. 그러나 실상은 당권파가 보인 독점적이고 패권적 당 운영 행태에 반발해서 비당권파들이 분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노회찬, 심상정이 공동대표로 진보신당을 이끌어 갔다.

 

분당이후 2008년 총선에서는 정당득표율 민주노동당이 5.68%, 비례대표 의원 3석, 지역구 의원 2명으로 총 5명의 국회의원, 진보신당은 정당득표율 2.94%로 의석을 갖지 못하여 분당 전보다 지지와 의석수가 반이나 줄었다. 한국사회당은 0.2%를 획득하였다. 이렇게 진보정당 정치운동에 일대 위기가 찾아 온 것이다.

 

제도권 정치권에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끌었던 반면 자본주의 체제를 엎고자 하는 노동자 혁명을 지향하는 비합법 노동자 정치조직들의 활동도 있었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노혁추), 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노건투) 등의 노동자 혁명운동도 또 한편으로 진행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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