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노동탄압

민주 2013.12.22 조회 수 3921 추천 수 0
18대 대선이 치러진 지 1년이 지났다. 부정하게 얻은 권력은 부정한 역사만을 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입증한 한 해였다. 국민들의 사퇴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는 공모자들은 공안몰이와 노동탄압이라는 무기를 들고 날뛰었다. 한 나라에서 치러진 부정선거. 그것을 직접적으로 다른 나라가 비난하는 것은 다소 껄끄러운 일임을 프랑스에서 만나본 정치인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통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력이 독재의 전력을 지닌 과거로 한국사회를 단숨에 되돌리며 인권과 노동권 탄압을 자행한다면, 그때부턴 국제공조가 발휘되기 시작한다. 급작스러운 철도 민영화 시도와 8500여명의 철도노동자들을 직위해제한 대대적인 노동탄압은 현정권의 부정한 뿌리를 뒤흔들 최대의 패착일 수 있다. 국제기구로부터 국제노조연대, 그리고 해외교포들까지. 한국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파괴에 경악하고, 연대를 선언하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강하게 술렁인다. 그 시발점은 뜻밖에도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였다.





목수정의 파리통신

OECD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기 라이더와 공동서명한 서신을 11월2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 한국정부가 행하고 있는 심각한 노동탄압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한국정부가 최근 공무원노조와 교직원노조에 행한 심각한 위반사항을 긴급히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한국정부가 이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법내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등의 행위에 대해 맹비난했다. 한국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고 전공노와 전교조의 합법성을 보장하며, 정부 간섭으로부터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OECD, ILO는 물론 한국과 교역하는 다른 국가들을 통한 국제 커뮤니티의 압력을 통해 한국정부에 감시의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서신은 "한국정부는 노동기본권 준수라는 차원에서 역사의 시계를 반대방향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노동기본권의 후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맺고 있다. 한국 정부의 도를 넘어서는 노동탄압을 보고받은 일부 회원국들은 한국의 OECD 제명을 거론할 만큼,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또한 유럽과 아프리카 철도노조들 연합체인 '국경 없는 철도네트워크'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을 모두 포괄하는 노조연대인 '국제노조연대투쟁 네트워크'는 한국정부가 파업에 나선 철도노동자들을 상대로 저지른 야만과 인권탄압을 고발하며, 만국의 노동자들을 향해 한국 철도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행동에 동참할 것을 12월18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호소했다.

이들은 "공기업인 한국 철도를 민영화로부터 사수하려는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며, 한국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곧 우리의 투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12월6일에도 프랑스 최대 노조연합인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며, "한국정부가 벌이고 있는 노동탄압은 민주주의에서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정치적 행위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것"이라며 한국정부를 비난했다.

그리고 18대 대선 1년이 되는 19일을 전후해 전 세계 10개 도시의 교포들은 '부정당선 1년, 박근혜 사퇴촉구 연속 시국집회'를 벌인다. 18일 메릴랜드에서 시작된 이 집회는 19일 LA, 시카고, 20일 베를린, 파리, 뉴욕으로 이어지며, 21일에는 런던, 워싱턴, 토론토, 그리고 22일 일요일 필라델피아로 끝을 맺는다. 이들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18대 대선무효', '재선거 실시', '이명박 구속수사', '특검 실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일베의원' 김진태의 피를 끓어오르게 했던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라는 현수막은 "그러므로 박근혜는 사퇴해야 합니다"라는 추가된 현수막과 함께 20일 저녁 다시 한번 에펠탑 앞에서 나부낄 것이다.

<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

0개의 댓글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5328 [11대 발전노조 동서본부장 후보 1차메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발전노동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1대발전노조동서본부장후보 2022.03.04 75 0
5327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릴 필요 없어요 숲나무 2022.08.08 77 0
5326 수도 전기 가스 철도 민영화 신호탄 쏘다..... 민영화 귀신 2022.04.29 81 0
5325 실제로 달라진 것이 없다..... 숲나무 2023.04.17 81 0
5324 [11대 동서본부장 후보 3차메일 ]노동조합을 지키고 조합원과 함께하는 노동조합을 만들겠습니다. 11대발전노조동서본부장후보 2022.03.14 83 0
5323 ★강남성모원안과 병원할인(라식/라섹/렌즈삽입술/노안/백내장 등) 의료혜택 2023.07.14 83 0
5322 드디어 발전소 민영화 위한 밑작업... 시작 날씨 2022.06.27 84 0
5321 "문재인 정부에는 정의로운 전환이 없다" 정의로운 전환 2021.10.12 85 0
5320 [이호동]을 기억하시요! 다시 싸워야 할 때가 되는 듯..... 무더운 여름이 될듯 합니다.... 1 발전인 2022.04.29 90 0
5319 조직실장 할일 많아 지겠는걸 대통령이 석렬이라니 2022.03.10 95 0
5318 한전 및 발전민영화 방법 예상 시나리오 싫어싫어 2022.06.29 95 0
5317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승소 글쟁이 2021.12.16 101 0
5316 석탄발전소 굴뚝 연기 완전잡고 열효율20-30% 높이는 특허기술입니다. 최영환 2021.10.19 102 0
5315 [당선인사]조합원과의 약속을 꼭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11대위원장사무처장후보 2022.03.17 110 0
5314 왜 탈원전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하는가? [자료 1] 이정태 2022.03.14 116 0
5313 이번 대의원대회는 대전근처에서 하면 좋겠습니다. 2 대의원 2022.04.14 117 0
5312 2019년초 초미세먼지 급증현상의 국내주원인을 밝혀 미래의 국가재난을 막는 정책(안) [ 자료3 ] 이정태 2022.03.14 121 0
5311 지부장 등록현황 공유 합시다! 3 나는 선출직이다. 2022.03.02 122 0
5310 임원선거에 대한 제안! 선거바람 2022.02.08 190 0
5309 새 책!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지성, 의지, 생명, 지속의 파노라마』 황수영 지음 갈무리 2021.03.28 214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