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한종수 기자] 우근민 지사는 28일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주관한 ‘7대경관’ 선정 이벤트에 쓰인 공공전화료가 200억원이 넘는다는 지적이 일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벤트 진행 주체인 NOWC(N7W재단 상업담당 자회사)와 맺은 계약서 공개 요구에 대해선 “기업 간에 맺은 계약서가 비밀이듯이 공개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으며 “FIFA 랭킹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공개하는 것 봤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제주관광공사)으로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FIFA 랭킹 산출 방식은 이미 대내외적으로 완전 공개되는 상황이어서 왜곡된 도백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박주희 의원(국민참여당)은 이날 우 지사가 출석해 진행된 제288회 2차정례회 도정질문에서 7대경관 선정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와 계약서 공개 요구, 선정과정에 투입된 사업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 의원은 “도민들은 여전히 NOWC와 제주관광공사가 맺은 7대경관 후보 참가계약서를 궁금해하며 의문을 제기, 각종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여러 의혹 속에서 제주가 7대경관에 선정됐는데도 도민들의 마음속에 전달되는 감동이 부족했다는 평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우 지사는 “7대경관 선정에 따른 홍보비·행사비 등 36억3000만원이 전부”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전화료 200억원 미납에 대해선 “KT 영업비밀보장 차원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어 “NOWC와 제주관광공사와 맺은 계약서는 (10개 조항 중) 1항과 5항만을 봤을 뿐 그 외에는 모른다”며 “(7대경관 이벤트는) 전 도정에서 진행했던 일이고, 환경부지사가 책임지고 진행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중동 지역 일부 유력매체에서 N7W재단의 상술을 비판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제주지역 및 중앙언론이 불분명한 재단 실체와 사기설 등을 제기하면서 우 지사의 이러한 발언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다.

김부일 환경부지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날 “(7대경관 후보지 참가에 대한 계약서는) 몰디브가 다 공개를 해 버렸는데 의혹이 증폭될 이유가 없다”며 “제주도 입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도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은 N7W재단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며 무제한 중복투표로 선정된 이벤트 과정을 비판, 자체적으로 7대경관지를 선정해 주목받고 있다.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세계7대 경관은 △이과수폭포(아르헨티나) △그랜드캐니언(미국) △코모도 공원(인도네시아) △아마존강(브라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호주) △푸에르토프린세사(필리핀) △울루루(호주) 등이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공무원이 동원되고 듣보잡(신조어로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는 뜻) 재단이 선정한 7대경관보다는 론리플래닛이 선정한 7대경관이 훨씬 더 의미 있고 공정하다”면서 “제주도는 오로지 세계7대경관이라는 간판 하나에 혈안이 됐던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반면 우근민 지사는 이날 도정질문에서 “이번에 선정되기까지 정말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고, 남모르게 자발적으로 전체 투표수를 높이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얘기를 들었다.. 도의원님들도 한라산 정상에서 선정기원제를 지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등 울먹거리는 모습을 연출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