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행부는 7문7답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 퇴직연금제 도입하기로 판단했다. 그것도 5.15 이전에 도입하면 여러모로 유리하며 DC형 보다는 DB형 또는 기존퇴직금제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였다"

정권은 경영평가라는 미명 하에 공기업별, 발전회사별로 서열을 정하고 그에 따라 우리 임금의 일부을 떼내어서 성과급으로 포장하고 시혜를 베풀 듯 던져줍니다.

회사는 다시 우리의 임금의 일부인 성과급의 일부로 사업소별로 인위적인 차이를 만들어 서열을 정하고 그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합니다.

마치 공기업별로 사업소별로 무슨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우리를 착각하게 만들고 그들이 지급하는 성과급이 정당한 것처럼 호들갑을 떱니다. 또한 그 차이를 최대한 확대해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정권과 회사는 이런 인위적인 차이와 성과급 확대를  통해 노동자들을 지배하고 통제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많은 노동조합들이 성과급 분배투쟁을 해왔던 것입니다. 너희들이 갈라서 준 우리의 임금을 노동조합이 모아서 똑같이 나누어 갖겠다는 것이죠. 물론 이후에는 성과급 자체를 투쟁으로 폐기해야겠지요.

그래서 노동자들은 동일노동에 노동임금을 지급하라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고 투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자동차 조합라인에서 왼쪽 바퀴는 비정규노동자가 달았다고 150만원 받고, 오른쪽 바퀴는 정규직노동자가 달았다고 300만원 받고 있다는 현실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같은 노동자라도 임금이 다르고 노동조건이 다르고 복지가 다르면 이해관계가 달라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본가들에 의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할입니다. 이런 분할로 인한 이해관계의 차이는 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크게 나아지지도 않는데도 정규직노동자들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전체 노동자가 자신들의 생존권과 이해관철을 위해 자본에 대항한 단결을 어렵게 만듭니다. 즉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동시에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노동자는 혼자 살 수 없습니다. 같이 살아야 합니다. 회사와 자본이 노동자들의 개별조건을 자꾸 달리 만들려고 음모를 꾸밀 때 우리는 그 음모를 분쇄하고 같은 노동조건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임무입니다.

퇴직연금제가 도입되었을 때를 한 번 가정해봅시다.

벌써 조합원들은 퇴직금에 대해서는 이해를 달리하는 3부류가 생깁니다.

기존퇴직금을 유지한 조합원들은 퇴직할 때 일시불로 받거나, 자기의 선택에 따라 중간정산 받으며, 그 돈이 회사에 적립되기 때문에 퇴직금 뜯길 일은 없습니다.

DB형퇴직연금제에 말려든 조합원들은 연금이나 일시불로 받고, 제한된 조건에서만 중간정산 받으며, 그 돈의 60%가 투자로 전환되기 때문에 운용사의 실적에 따라 배당을 받습니다. 물론 책임도 같이 져야 겠지요. 투자한 돈만큼은 운용사의 흥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죠.

DC형 퇴직연금제는 퇴직금으로 그냥 주식투자한다고 보면 맞습니다.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겠죠?

이로 인해 회사와 자본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사는 퇴직금 관리비용이 줄어들고 노동자에 대한 회사의 부담이 줄어들어 노동을 유연화하는 좀 더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노동자를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회사와 걸려있는 것들이 많으면 회사도 노동자들에게 손 대기가 어려워집니다.

자본(운용사)은 어떻습니까?

굴러 들어온 떡이죠, 노동자들 퇴직금 거둬서 마치 자기 돈인양 여기저기 투자해서 돈을 벌면 꽁고물 조금 던져주고, 망하면 같이 망하는 것이죠. 삼성생명 등 퇴직금운용사들만 대박난 겁니다.

노동자들은 어떻게 됩니까?

자기 퇴직금을 자본가들에게 맡기면 자본가들은 그 돈으로 더 많은 구조조정, 더 많은 착취를 통해서 자신들의 이윤만 최대화하고 그것으로 또 투자해서 구조조정과 노동자 착취를 강화할 것입니다.

결국 노동자 스스로 자본에게 자기 퇴직금 맡겨서 구조조정과 착취를 더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뭐 5.15 전에 안하면 200만원 손해볼 수 있다고요?

노동조합이 퇴직금 운용사 직원이 영업할 때나 쓰는 방식을 써도 되나요?

이런 말을 노동조합의 교육자료인 7문7답에 버젓이 써도 되나요?

이 해설자료를 만드신 분이 자기가 퇴직연금 운용사 대변자인 것처럼 착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7문 7답에서 몇가지만 빼면 삼성생명의 홍보용 책자로 만들어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

퇴직연금제가 가결되면

이어서 현장에서의 요구도 있고 조합원들의 선택의 폭을 확 열어주기 위해서

호봉제도 연봉제도 조합원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임금제도 도입도 가능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