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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단했다. 200만이 거리로

숲나무 2023.01.21 조회 수 22 추천 수 0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명 넘는 인원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퇴직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전력공사(EDF)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해 이날 하루 전력 생산량도 감소했다."


 https://m.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1201507001#c2b 


 펌. 목수정.


 어제, 대단했다. 파리 지하철 (기관사없이 작동하는 1번, 14번만 빼고) 운행 안했다. 파업이다. 고등학생들도 교문 막고 파업했다. 은행원인 옆집 남자도 회사 안갔다. 마크롱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애들부터 어른들, 연금수령하는 노인들까지 동참했다. 전국적으로 200만, (경찰 집계는 110만) 파리에서만 40만이 시위에 동참했다. 마크롱의 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정년을 62세에서 64세까지로 늘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게 뭐 그리 나쁜 건가 싶을 수 있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 이건 42년 동안 1년도 쉬지 않고, 연금을 부어야 64세부터 연금을 타며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25세부터 연금 부으며 일하기 시작했다면, 연금을 탈 수 있는 시기는 67세가 된다. 중간에 실업 기간이 3년 있었다면 70세가 된다. 그 나이에도 일할 수도, 일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나이의 임금 노동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일을 하고 싶어도, 써주지 않는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50대 후반이면 직장에서 밀려난다. 그 때부터 연금을 탈 수 있는 연령에 이르기까지 고통스런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임금을 받을 수 없어, 연금 생활에 일찍 들어가면, 깎인 연금을 받게 된다. 1500유로 받는 대신, 900유로, 700유로를 받게 되면, 존엄한 노년을 보장 받기 힘들다. 이번 개악이 담고 있는 최악의 사악함은 BlackRock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세계 최고의 자산관리 회사인 그들은 프랑스 연금 개악을 설계하는 정부의 파트너였다. 프랑스 40대 기업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이 괴물스런 자산관리회사는, 이번 연금 개악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최상위 소득층은 연금제도에서 제외시키고, 그들의 노년은 자산관리 시장에 맡기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의 연금제도는 적게 버는 사람도 성실하게 자신의 분담금을 내왔다면, 존엄한 노년을 보장받는 연금을 받는다. 즉 자신이 낸 것보다 더 받고, 반면, 많이 버는 사람은 자신이 내온 분담금에 비해 덜 받는다. 마크롱의 연금개혁을 개악으로 불러야 할 마땅한 이유는, 상호부조, 연대 정신에 기반해 설계된 연금 시스템을 파괴하고, 1%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덜 받고, 더 오래 일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생존이 위태해지면, 사람들은 노예의 마인드를 쉽게 장착하게 된다. 그들이 노리는 것이다. 이걸 막고자 2019년 겨울 내내 3개월 동안 프랑스는 대중 교통이 안 굴러다니는 고통을 감수하며 파업했었고, 그러다 코로나의 도래로 개악도 투쟁도 중단된 바 있다. 수퍼리치들의 꼭두각시인 마크롱은 기어이 이걸 또 해야겠다고 만인을 향한 전쟁을 선포했다.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마크롱의 전쟁을 응원하는 듯한 기사를 내보냈다. 지들 월급 내려 주시는 광고주들, 재벌, 정부의 하수인들이니, 마크롱을 응원하고 노조를 악마화 한다. 시위에 참여한 고교생이 이렇게 외쳤다. "우린 아직 일도 시작 안했는데, 은퇴후에도 생존할 수 있는지 걱정하게 만드나?" 맞는 말이다. 미래가 어두운데, 생명이 꽃피어날 수 없다. 전국에 폐지줍는 노인들이 천지인 나라에서, 아이들이 점점 안 태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기에, 노인들이 비참한 조건에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투쟁은, 어린 학생들의 투쟁이기도 한 것이다. 프랑스는 1864년 파업권 쟁취 1884년 노조 설립권 쟁취 1919년 주 48시간 노동 쟁취 1936년 연 2주 유급휴가 쟁취 1950년 최저임금제 쟁취 1958년 실업급여 쟁취 1975년 전국민 연금제 쟁취 1982년 연 5주 유급 휴가 쟁취 1983년 60세 정년 쟁취 1998년 주 35시간 노동을 쟁취해왔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은 깃발든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투쟁에 학생 시민들이 함께 하면서 이뤄졌다. 21세기 이후론 오직 후퇴만 해왔다. 더 이상 후퇴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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