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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독자적인 정치만이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혁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숲나무 2017.02.25 조회 수 1372 추천 수 0

촛불의 독자적인 정치만이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혁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


1987년 우리는 군부독재를 종식하고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는 직선제 헌법으로 정치적(형식적) 민주주의를 쟁취하였다. 그러나 보수야권의 분열로 군부를 잇는 노태우가 군복을 벗고 대통령이 되었다. 5년 후에도 개혁보수 김영삼이 대연정이라는 미명 하에 수구보수와 야합하여 대통령이 되었다. 또 5년 후에도 개혁보수 김대중은 지역적 수구보수 김종필과 손잡고 국가를 신자유주의체제로 재편하였다. 또 5년 후 개혁보수 노무현은 재벌수구보수 정몽준과의 막판 단일화 해프닝으로 참여정부를 출범시키고 권력을 시장으로 넘겼다. 이는 역사의 반동을 초래하여 이명박 토건정권과 군부독재 적통 박근혜 수구보수정권을 낳았다. 87년 민중항쟁으로 쟁취한 정치적 민주주의는 친일·독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광풍 앞에서 권력을 시장으로 넘겼다. 시장에서 재벌로 살아난 친일·독재세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87년 체제는 우리에게 정치적 민주주의를 부여했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친일·독재도 청산하지 못하고 자본도 규제하지 못했다. 헬조선은 일본군위안부합의·국정교과서·비정규직이라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고, 박근혜·최순실·재벌이 공모한 국정농단은 국가운영체제마저 붕괴시켰다.


87년 이래 대한민국은 수구보수(노태우) → 개혁보수(김영삼) → 개혁보수(김대중 노무현) → 수구보수(이명박 박근혜)의 역사였다. 수구보수정권은 자본을 배경으로 친일·독재를 부활시켰고, 개혁보수정권 또한 자본을 배경으로 새로운 기득권으로 편입되었다. 친일·독재·자본에 대항한 민주노동당이 있었지만 야권연대·연립정부 등으로 진보 정체성 혼란만 가중시켜 보수야당을 잠식해나가고 대체할 대안정치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자멸하였다. 5개월 째 광장에서 타오르는 촛불은 바로 이 지점에 놓여있다. 87년 체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민중항쟁이 준 민주주의라는 도구로 친일·독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자본(재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득권으로 편입된 보수야당을 이제는 정치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말과 동격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촛불은 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촛불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불가피한 것이다. 누가 친일·독재를 청산할 것인가? 누가 민생을 파괴하는 자본을 민주주의로 규제할 것인가? 아직도 보수야당에 대한 비판적지지나 야권연대로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서 민주주의가 자본을 규제하지 못할 때 유럽연합은 유럽자본연합에 불과하고 그것은 브렉시트로 나타나고, 유럽은 극우보수가 준동하고, 미국은 트럼프 같은 파시즘적 괴물도 출현한다. 촛불이 혁명이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기관차라면, 정치적 악순환의 고리를 연장시키는 비판적지지(또는 야권연대)라는 자기파괴적인 정치를 청산하고 보수야당을 극복하는 독자적인 정치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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