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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더 이상 투자 목적으로 사지 마

부동산 2014.12.31 조회 수 1267 추천 수 0

집, 더 이상 투자 목적으로 사지 마

집을 소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그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나는 아파트 한 채를 팔고 다른 한 채를 샀다. 이는 ‘집’이라는 단어와 ‘투자’라는 단어를 같은 문장에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오해는 마시라. 나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일단 세금 우대 혜택이 상당하다. 게다가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 주택 담보 대출을 상환해나가면 결국 귀중한 자산이 내 것이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집이 있으면 살 공간이 생긴다.

그렇다면 ‘집값 상승’이라는 부분은 어떨까? 미국 연방주택대출모기지공사(FHLMC: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연간 집값 상승률은 겨우 3.7%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물가상승률(2.8%)에 비해 그렇게 많이 높지 않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수치에는 집을 구입하고 소유하고 매각하는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 비용까지 다 포함한다면? 어느 칼럼니스트의 애잔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한다.


집을 소유하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갈까?

나는 예전에도 이 주제를 다뤘던 적이 있다. 2005년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 일요일판에 게재한 ‘집은 얼마나 돈을 잡아먹는가(How Houses Eat Money)’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거품이 정점에 달하기 1년 전에 썼던 그 칼럼에, 내가 당시 소유했던 뉴저지 집 때문에 재정적으로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자세히 담았다.

그 기사에서 나는 1992년에 16만5,000달러(1억8,000만 원)에 구입한 그 집으로 50만 달러(5억5,000만 원)의 수익을 남길 수도 있다고 썼다. 물론 수익이 남기까지 이런저런 비용도 만만찮게 발생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고 밝혔다.

어떤 비용이냐고? 12년 동안 주택 담보 대출을 상환하느라 토해낸 금리 10만6,000달러(1억1,600만 원)는 일단 제외하고 보자. 이론의 여지는 있겠으나, 어쨌든 집을 임대하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대출 금리와 상쇄된 것으로 치자. 게다가 주택 소유주가 대출금을 상환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집값 상승’ 부분을 살펴보려는 것이 이 칼럼의 목표다.

정기적인 유지보수 비용과 연간 500달러(약 55만 원)에 달하는 보험료, 집을 살 때 냈던 부동산 매매 수수료 9,000달러(약 1,000만 원)도 제하자. 내가 그 집에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시간의 가치도 고려하지 말자.


집을 살 때 들어간 비용에 리모델링 비용과 재산세, 이렇게 딱 두 가지 비용만 추가해보자. 나는 낡은 집을 수리하느라 상당한 돈을 들였다. 또한 내가 살았던 곳은 재산세를 높게 매기기로 악명 높은 뉴저지주였다.

뉴저지 집을 소유한 20년 동안 나는 집 수리비로 18만3,000달러(약 2억원)를 썼고 재산세로 9만 달러(약 9,900만 원)를 냈다. (사실 재산세로 낸 돈은 저 금액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연방정부로부터 연말 세금 정산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로 낸 세액에서 25%를 공제했다.) 내가 주택을 구입한 금액에 수리비와 재산세를 합산하면 총 비용은 43만8,000달러(약 4억8,000만 원)다.

2012년 집을 내놓을 무렵, 부동산 시장 침체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는 결국 40만9,000달러(약 4억5,000만 원)에 집을 팔기로 합의했다. 암울한 스토리로 들리는가? 아직 암울하려면 멀었다. 부동산 중개인에게 5% 수수료를 물고 양도세 등을 내고 나니 내 수중에 떨어진 돈은 37만7,000달러(약 4억1,000만 원)였다.

물론 당시는 집을 파는 사람에게는 최악의 시기이고, 집을 사는 사람에게는 호시절이었다. 1년 전, 나는 뉴욕시에 있는 아파트를 57만 달러(약 6억3,000만 원)에 구입했다. 부동산 물권 보험과 변호사 수임료 등으로 7,000달러(약 800만 원)가 더 들어갔다. 나는 이 아파트를 지난달에 80만 달러(약 8억7,880만 원)에 팔았다. 이 돈으로 교외에 있는 좀 더 널찍한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이 수익은 뉴저지 집으로 입은 손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남는 장사는 아니다. 왜일까? 부동산 중개 수수료 4%를 떼고 양도세 등을 내고 나니 내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75만 달러(약 8억2,387만 원)가 조금 넘는 정도였다.


내가 22년 동안 집을 소유하면서 얻은 교훈 세 가지

뉴욕 아파트로 남긴 이익에서 뉴저지 집으로 입은 손실을 빼고 나면, 지난 22년 동안 집을 소유하면서 얻은 연간 소득은 5,000달러(약 550만 원)다. 이런저런 비용을 다 제하고 나면 이 금액은 훨씬 더 적어질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세 가지 교훈이 두드러진다.

첫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값 상승으로 엄청난 이익을 남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반 비용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집이 엄청난 투자 수단이라고 자랑하는 친구가 주위에 있는가? 부동산 매매 수수료, 보험료, 재산세, 수리비 등으로 얼마를 내고 있는지 물어보라.

둘째, 부동산은 사기에도, 팔기에도 대단히 돈이 많이 드는 자산이다. 뉴저지 주택으로 얻은 수익의 8%가 비용으로 들어갔다. 뉴욕 아파트의 경우는 6%였다.

셋째, 집을 소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그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집을 세를 줬다면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라. 집값의 6%에서 7%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벌어들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집값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연간 소득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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