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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신의 직장’… 무자격자도 알음알음 뒷문 입사

spc 2014.07.10 조회 수 1137 추천 수 0
뻥 뚫린 ‘신의 직장’… 무자격자도 알음알음 뒷문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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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에 입사하기가 누군가에겐 너무 쉬웠다.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의 자회사들은 채용 공고도 하지 않은 채 알음알음으로 수십명을 채용했고, 이런 뒷문으로 무자격·무경력자까지 들여오고 있었다. 공개채용을 한다면서 뽑을 사람을 미리 점찍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이들 공기업은 용역 발주나 물품 구매 시 정당한 이유 없이 수의계약을 하거나 시세보다 최대 12억원 비싸게 장비를 사들이며 혈세를 낭비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온 것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9개 에너지공기업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감사를 벌여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한전과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의 자회사 3곳은 뚜렷한 명분 없이 수시로 비공개 특별채용을 하면서 이를 위한 채용자격 기준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발전이 2011년 2월 설립한 발전설비 운영·유지보수 업체는 최근까지 채용 공고 없이 부서장 추천과 면접만으로 75명을 입사시켰다. 공개채용을 하면 시간과 돈이 든다는 게 이유였다. 이렇게 뽑은 직원 중 25명은 모회사 남동발전에서 퇴직한 사람이었다. 자회사가 재취업 창구 노릇을 한 셈이다.

남부발전이 출자한 발전소 운영·정비업체는 지난해 2월 경력직 공개채용 공고를 올려놓고 실제로는 미리 내정한 3명을 과장급으로 채용했다. 응시자들을 농락한 ‘무늬만 공개채용’이었던 것이다. 정상적으로 응시한 7명 중 채용된 사람은 1명뿐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경력과 자격증이 전혀 없는 일용직 직원을 추천받아 기술인력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원래는 공동 출자회사로부터 간부급 인력을 전출·파견받아야 했다.

남부발전의 또 다른 자회사는 2010년 채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 1명을 서류전형에서 합격시킨 뒤 면접을 실시하고 기계 분야 신입직원으로 뽑았다. 자격기준상 600점 이상으로 제한된 토익 점수와 관련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었다.

한전의 한 자회사는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일용직 직원 3명을 비공개로 채용했다. 한수원과 동서·서부·중부발전은 채용 관련 규정이 부실했다.

에너지공기업 채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된 건 모기업인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이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은 탓이 크다. 감사원은 “발전공기업이 만든 특수목적법인은 공개채용을 통해 구직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되 부득이 특별채용을 하더라도 별도 기준을 만들고 기준이 없으면 공기업의 채용 절차에 따르도록 관리·감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공기업은 거래하기에도 만만한 회사였다. 한수원의 한 자회사는 2012년 6월 변압기와 가스절연 개폐기를 한전보다 각각 4억6300만원, 9억400만원 비싸게 사들였다. 남부발전의 자회사는 같은 해 11월 가스절연 개폐기를 한전보다 9억1800만∼12억4200만원 비싸게 구매했다. 적절한 가격이 얼마인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계약한 탓이었다. 서부발전 등도 마찬가지였다.

한전과 6개 발전공기업이 출자한 업체가 지난해 2억9700만원 규모의 설계 용역을 발주하면서 입찰 경쟁을 붙이지 않고 임의로 수의계약을 했다. 정부가 공기업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돈은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한전과 6개 발전공기업이 설립·운영 중인 국내 특수목적법인 50곳 중 자체 계약규정을 마련한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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