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 “대처 장례식 민영화하자…가장 싼 업체로”
디지털뉴스팀
- 영국의 좌파 영화감독 켄 로치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두고 한 발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했던 대처 전 총리의 죽음을 두고 세간에서는 대처의 삶에 대한 상이한 평이 나온다. 켄 로치는 9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마거릿 대처는 현대 영국 총리들 중 가장 분열적이고 파괴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량해고, 공장폐쇄, 공동체파괴 이것이 그가 남긴 유산”이라며 “우리 사회가 엉망인 이유는 그가 시작한 정책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켄 로치는 인터뷰 끝무렵 대처 전 총리를 어떻게 기려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경쟁 입찰에 맡겨 가장 싼 업체를 받아들입시다. 그는 그런 걸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는 가디언에 실린 켄 로치의 이 발언이 ‘#(해시태그)NoStateFuneral’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등장해 순식간에 3만명 넘는 인원이 서명했다.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켄 로치의 발언을 소개하며 “장례식 민영화 이야기는 대처가 살아있을 때부터 나왔다. 켄 로치는 확성기 역할을 한 것”이라며 밝혔다. ‘장례식 민영화’ 농담은 켄 로치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대처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대한 영국 사회 전반의 분노가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국내 누리꾼들도 “(켄 로치의 발언에) 한국에도 뜨끔한 사람들 많을 것”이라며 재전송(RT·리트윗) 행렬에 동참했다.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은 국장에 준하는 예우에 따라 세인트폴 성당에서 17일 거행된다. 국장은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한 단계 아래인 공식장례는 왕실의 동의만 있으면 된다. 대처 총리는 생전에 화려한 장례식으로 낭비하지 않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장례식에 참석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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