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적자인데…재벌 민간 화력발전업체는 수천억 '떼돈'
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13-01-21 22:14 최종수정 2013-01-21 23:44
ㆍ한전, 비싸게 사 싸게 공급… 영업이익률 65% 넘는 곳도
ㆍ“정부, 이익 보장 정책 탓” 재벌그룹 대기업들이 발전소 사업으로 매년 수천억원대의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전기를 비싸게 사서 싸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민간 발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해 재벌 발전소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민간 화력발전 업체들은 지난해 1~3분기에 1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 5.7%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이다. 전남 광양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운영 중인 SK그룹의 SK E&S는 영업이익률이 무려 65.2%나 됐다. 1~3분기 영업이익은 6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830억원에 비해 3.6배가량 치솟았다. 이 회사는 도시가스 사업을 주력으로 해오다 2011년 같은 그룹 내 전력 회사 케이파워를 인수 합병하면서 이익이 수직상승했다. 6기의 액화천연가스 복합발전소를 갖고 있는 포스코에너지도 영업이익률 9.5%에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기의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한 GS파워와 LNG 복합발전소 2기를 운영 중인 GS EPS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0.6%와 12.6%를 기록했다. 전력 산업이 이처럼 고수익이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인 200만㎾급 강원 삼척 화력발전소 입찰에 동양, 동부, 포스코, 삼성, STX 등 5개 대기업 계열사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식경제부는 이 가운데 동양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산업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삼척 발전소를 포함해 화력 발전 공급 용량을 1500만㎾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민간 대기업 계열사 등 8개사가 참여하게 되며, 이들이 담당할 용량은 1176만㎾ 규모다. 이럴 경우 민간기업이 국내 화력발전 용량의 75%가량을 차지하게 돼 전체 발전 설비 용량 가운데 민간 비중은 15%대에서 22%대로 치솟게 된다. 2001년부터 국내 전력 산업의 소매 판매는 한국전력이 전담하되 생산 부문은 경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결과적으로 재벌그룹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3분기 한전은 8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총부채는 91조원을 기록했다. 전력을 비싸게 사서 제 값을 못 받고 파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격이 낮으면 민간 업체들이 전력 공급을 회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면서 “산업용 전력 요금은 원가 이하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계열사를 두고 있는 재벌 입장에서는 비싸게 팔고, 싸게 공급받는 이중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민간 발전소들의 이익이 늘어난 것은 전력 공급이 부족해 각 발전소들이 풀가동됐기 때문”이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수급이 안정되면 이익 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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