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노조 죽이기’에 청와대·지경부·경찰 개입
한겨레 입력2012.10.09 08:30기사 내용
[한겨레]민주노조 무력화 담은 '동서발전 문건' 공개
새 노조 설립 "청와대 통해 압력" 적혀 있어
경찰청·지경부엔 이메일로 노조 동향 보고
한국전력 자회사인 5개 발전회사의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데 청와대와 지식경제부, 경찰청, 한국전력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의원(민주통합당)은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 소속 한국발전노조의 무력화 과정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발전노조는 5개 발전회사 노동자들로 이뤄진 산업별 노조로 민주노총 공공부문의 핵심 사업장이었으나, 회사 쪽에 가까운 기업별 노조들이 생기면서 힘을 잃었다.
홍영표 의원은 "동서발전이 대놓고 청와대에 압력 행사를 요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발전노조 죽이기'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주재 노사관계 회의 문건(2009년 9월17일)을 보면, 당시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철도공사는 적극적으로 노조 대응을 하고 있으나, 가스와 발전은 계획만 있지 실천은 없음"이라고 질책하고 있다. 2009년 9월24일 문건에는 이영호 비서관 주재로 청와대 회의가 열려 발전노조 대응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적혀 있다.
정부의 의지가 실린 탓인지 동서발전은 경찰청·지식경제부와 긴밀한 협조를 한 것으로 문건에 나와 있다. 동서발전 노무담당자는 2010년 11월30일 경찰청 정보과 직원에게 보낸 전자우편에 "죄송합니다. (민주노총 탈퇴) 투표를 가결시켰어야 했는데…. 플랜비(Plan B) 추진일정을 보내드립니다"라고 썼다. 동서발전이 지식경제부에 보낸 '동서발전 기업별 노조 동향'(2010년 12월30일) 문건에는 조합원들의 발전노조 탈퇴 및 기업별 노조 가입 현황이 상세히 담겨 있다.
모기업인 한국전력도 발전노조 문제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경영평가(2010년) 문건을 보면, 발전회사 노무관리 평가에 발전노조 선거 결과를 주요하게 반영한 정황이 드러난다. '민주노총 탈퇴'를 내건 '제3세력'의 득표율이 높아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결국 5개 발전회사에서는 회사 쪽에 협조적인 기업별 노조가 각각 생겼고, 발전노조는 조합원이 6500여명에서 1200여명으로 급감해 교섭권을 빼앗겼다. 홍 의원은 "기업들이 창조컨설팅과 같은 '노조 파괴' 노무법인과 결탁해 노조 무력화에 나섰다면, 공공부문에서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 노조 죽이기를 한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동서발전 관계자는 "이미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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