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2년차 직원 김철수(가명)씨는 최근 자신의 연봉을 계산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월급이 신입사원 시절보다 적었기 때문. 연봉으로 따져보니 3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입사 때 동기를 포함한 타 직원들에게 자신의 연봉을 알리지 못하도록 서약서를 써 정확히는 파악할 수 없지만 성과금 1000만원을 포함한 3600만원 가량을 받았던 김 씨였다.
하지만 2년차부터 시행된 성과 연봉제는 오히려 김 씨의 월급을 줄였다. 그는 "수소문해보니 성과금 1000만원은 최대치였다"며 "2년차 직원부터 이 성과금을 다 받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010년말부터 이랜드는 신입 연봉 차등제를 적용했다. 평가 기준이 없는 신입사원 연봉 차등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준비된 인재를 우대해 사기를 높인다는 것이 이랜드 측 설명이었다.
그러나 2년차부터 시행되는 이랜드의 성과연봉제는 다수의 직원들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본 1000만원+α가 아닌 0원에서 평가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라 연봉 삭감을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입사 2년차가 되기 전까지는 신입사원 연봉을 최소 연봉으로 알고 있는 직원들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랜드는 입사 후 1년6개월이 지나면 주임승진심사를 진행하며 사원에서 주임급 기본 연봉은 2600만에서 3000만원으로 책정된다. 나머지 부분은 개인성과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성과금은 200~4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첫 해 연봉보다 2년차 연봉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수십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이랜드 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브랜드는 애슐리, 뉴발란스 등 손가락에 꼽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사업부문(BU)이나 부서에 따라 높은 연차라도 낮은 연차보다 연봉이 낮을 수 있는 구조다.
김 씨는 "회사 내에서는 핵심브랜드에서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브랜드 담당 직원 간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과연봉제는 근면·성실을 특히 중요시하는 이랜드의 기업 정신과 맞아져 떨어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지만 조삼모사 형태의 연봉지급 방식으로 줄어든 월급봉투는 직원들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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