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바퀴달린 노예, 화물연대의 파업

노동과정치 2012.06.26 조회 수 945 추천 수 0

 

화물연대가 25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약 12,000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을 비롯해, 비조합원들까지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화물연대 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불법행위를 자행할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요구는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전부터 요구해 왔던 사안들이었다. 심지어 2008년 정부가 ‘표준운임제 도입’ 역시 지켜지지 않으면서, 화물노동자들의 삶은 아직도 과거에 멈춰서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모든 사회구조적 악법, 악습이 응축돼 있는 제도 속에 살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다단계 하청구조속에 운임을 착취당하며, 기름 값 인상에 직격탄을 받는다. 현재 우리나라 화물 운송시장은 대형운송사부터 알선업체, 영세운송사, 화물노동자 등을 거치는 3단계 하청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의 대형 운송사들이 화주로부터 물량을 받아, 1차 알선업체, 2차 하청업체로 넘겨져서 마지막으로 화물노동자들이 물량을 받게 되는 구조다. 화물노동자 손에 쥐어지는 운임료는 화주가 지불한 운임의 63%에 불과하다. 교통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화물컨테이너 노동자의 평균 수입은 189만원이지만, 알선업체를 3군데 이상 거쳐 물량을 확보하는 노동자들의 수입은 70만원 내외에 이를 정도다.

 

 

알선 수수료를 챙기는 중간업체들은 사무비용 이외의 지출비용 없이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지만, 화물노동자는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차량비 외에도, 도로비와 기름 값을 포함한 유류세의 부담까지 안게 된다. 유가보조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재벌 운송업체에 대한 지원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비스, 대한통운 등의 재벌운송업체가 유가보조금만큼 삭감된 운임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세금도 화물노동자들의 몫이다. 기름관련 세금이 인상될 경우 화물운송시장에서 화물노동자만이 세금을 더 지불하게 된다. 현재 화물노동자 1인은 수입의 약 58%에 달하는 액수를 기름관련 세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노동자 전체가 지불한 기름 관련 세금은 2011년 기준으로 9조원으로 유류세의 34%에 달하는 액수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굴레와 노예계약,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 등도 화물노동자들의 삶을 어렵게 한다. 운송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 갱신을 위해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화물노동자 영업권을 임의로 매매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화물노동자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320시간이지만, 월급은 정부 통계로 180만원 수준이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저임금 수준도 되지 않는 4,500원 이하의 액수다.

 

 

현재 화물연대가 정부 측에 요구하는 것은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임 30% 인상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면세유 지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비롯한 화물운송관련 법제도 전면 재개정 △화물운송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이다.

 

0개의 댓글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5651 동서발전 장난 아니네 1 동서조합원 2012.02.10 5021 0
5650 “천인공노할 범죄행위가 공공기관에서 자행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쌍방울토마토 2011.01.19 9612 0
5649 "민노총 탈퇴유도 동서발전 국정조사하라" 사과 2011.01.19 9270 0
5648 구제역 비상…전력난 비상…국회는 ‘무상’ 달타냥 2011.01.19 9691 0
5647 울산지부 9개월간 1억조합비를 사용하였습니다. 3 0주 2011.01.21 8936 0
5646 김쌍수식 무한경쟁’ 한전 내부서 반기 들었다. 한전 간부노조 추진중 쌍수실어 2011.01.26 9815 0
5645 동서발전 인사발령내용 2 너무했어 2011.01.24 11684 0
5644 중부본부 중앙위 결과를 보고 1 씁쓸 2011.01.24 8960 0
5643 참으로 웃기는 발전노조 누구냐넌 2011.01.24 9190 0
5642 남동발전에 부는 민주화의 바람 10 누굴꼬넌 2011.01.27 19544 0
5641 승격의 원칙 10 승격 2012.01.26 5734 0
5640 [매일노동뉴스] '토마토·사과·배’ 동서발전, 발전노조에 공식사과 노동조합 2011.02.09 9684 0
5639 [한겨레신문] ‘노조와해 갈등’ 동서발전 노사 합의안 타결 노동조합 2011.02.10 8946 0
5638 남부강제이동소송 노동조합패소 16 전기맨 2011.02.15 18467 0
5637 [펌]‘아덴만 여명’ 작전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 2 해적 2011.02.12 9947 0
5636 (펌글)한수원으로 전적하는 젊은 인재들을 보며~ 4 퍼온글 2011.02.14 12125 0
5635 TDR = 구조조정(?), 2달간의 교육조 7 대의원 2011.02.14 8627 0
5634 올해 에너지 공공기관 정원 810명 증원 정원증원 2011.02.14 6404 0
5633 슬픈 현실을 보며 !!! 1 2011.02.14 6188 0
5632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원하겠다" 임시국회 2011.02.14 6174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