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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한 프랑스 사회당에 던져진 숙제

목수정 2012.06.20 조회 수 824 추천 수 0
목수정의 파리통신]분홍빛 프랑스에 던져진 숙제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프랑스 사회당의 상징은 붉은 장미이지만, 실제로 그들의 정치적 색깔은 연분홍이다. 어제, 프랑스 조간들의 표지는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343 대 229. 지난 일요일 끝난 총선에서 좌와 우가 나눠가진 의석이다. 1차 투표에서도 사회당이 과반을 차지할 거라는 사실은 예측되었지만, 그 누구도 이 정도까지의 압도적 지지를 상상하진 못했다. 사회당이 얻은 302석 가운데 여성의원수가 110명에 달해, 내각 구성에서 이룬 완벽한 성평등에는 못 미치지만, 상당한 수준에 이른 성평등 의회로 좋은 인상을 유지했으며, 총리의 격려에 힘입어 출마했던 장관들은 전원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기염을 토하면서 이들에 대한 완벽한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5%의 득표차로 대선을 거머쥔 프랑수아 올랑드는 정부와 손발을 맞춰줄 호의적 의회가 구축되면서 한 달 만에 절대적인 권력의 틀을 구축한 셈이다. 갈수록 사람을 놀라게 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30년 전, 그의 정치적 멘토, 프랑수아 미테랑이 거둔 성적을 능가한다. 안방에서의 신선하고도 단단한 권력을 얻은 이 새 대통령은 상처투성이의 프랑스를 시급히 치유하는 것뿐 아니라, 움푹 파인 웅덩이가 듬성듬성 생겨나는 유로존을 위기에서 구할, 새로운 활력의 구심점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막강한 뒷심으로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프랑수아 올랑드의 저력에 모두의 눈이 쏠리는 중이다.

세골렌 루아얄의 패배. 사회당의 지난 대선 후보였던 정치인으로서 이번엔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던 루아얄은 당선에 실패했다. 올랑드의 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가 트위터를 통해 루아얄의 라이벌 올리비에 팔로니를 지지한다고 표명한 것이, 올랑드의 전 부인인 루아얄에 대한 노골적인 질투심과 견제심리를 드러낸 걸로 해석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리에르바일레의 저주가 효력을 발휘하기라도 한 걸까. 루아얄은 상대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참패한다. 평범하다 못해 다소 지루한 인상을 주는 프랑수아 올랑드는 의외로 전 부인과 현재의 부인 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을 통해 긴장감 있는 멜로드라마를 만들어 내면서 분홍빛 사회당을 순식간에 발그레하게 달구기도 했다.

대선에서 13%를 얻고 총선에서 10석밖에 얻지 못한 좌파전선의 성적은 완전한 실패로 간주되지만, 대선에서 18%를 얻고 총선에서 간신히 2석을 차지한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여전히 모두를 긴장시킨다. 24년 만에 극우 세력이 다시 국회에 진출한 것이다. 프랑스 전역에 골고루 극우 세력이 성장하고 있는 현상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목격되는 사실이지만, 한 지역의 유권자 과반이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일은 극히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 두 석 중 한 석은 국민전선의 창시자인 장마리 르펜의 손녀이자 현 대표인 마린 르펜의 조카, 22살 마리옹 르펜이 차지한 것이다. 아직 법대에 재학 중인 그녀의 정치입문은 전적으로 이모와 할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은 것이기에 국민전선은 ‘3대 세습’되는 정치권력이라는 조롱을 더하게 되었다. 자유와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도 프랑스의 삼색기를 자신들의 정치적 색깔로 내세우는 이 국수주의 정당이 주는 거부감은 모두의 만류에도 국회에 기어이 입성한 주사파 의원 두 사람이 주는 거부감과 비슷한 종류의 것이다. 단 두 개의 작은 점이지만 그 존재 자체가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고 훼손하며 선동에 능한 특유의 방식으로 가장 약한 자들을 포섭한다. 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일. 분홍색 장미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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