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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가 떠난 프랑스의 분위기

목수정 2012.05.24 조회 수 6755 추천 수 0
[목수정의 파리통신]바로잡고 되돌리는 올랑드 내각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5월17일 프랑수아 올랑드를 대통령으로, 장마르크 에로를 총리로 하는 새 내각이 출범했다. 공약대로 34명의 장관 중 17명이 여성장관이다. 사르코지가 갑자기 30% 인상시켜 놓은 대통령 급여와 장관 급여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5년간,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밀어붙이기만 하던 정권이 사라진 후, 그간 곪아 터진 불만과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새 정부의 개혁방향은? 너무 간단하다. 갈등의 현장들에 시민들이 쌓아둔 여론을 수렴하는 것. 오직 그것뿐. 새 장관들은 빠른 속도로 각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들의 해법을 제시하고, 그동안 먹통 정부를 모시고 살아 오느라 상처투성이가 된 프랑스 사람들 얼굴엔 조용한 안도감이 찾아든다.

 
 
수개월간의 격렬한 총파업과 집회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가 밀어붙였던 연금개혁으로 늘어난 정년시기가 62세에서 60세로 되돌아온다. 새로 임명된 마리졸 투렌 사회보건부 장관은 퇴직연령을 60세로 되돌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금제도 7월 초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미국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올랑드 대통령은 공약대로 올 연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병력의 완전 철수 계획을 천명했다. 그동안 프랑스는 82명의 프랑스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잃었다.

2009년부터 학부모 단체와 교원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시되어 온 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에 대한 전국 초등학생학력평가(결국 어제 치러졌지만)에 대해 새 교육부 장관 뱅상 페용은 (취소하기에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기에) 일단 이번까지만 실시하되, 이에 대한 전국적인 결과 집계는 하지 않으며, 각 학교가 학업에 어려움이 따르는 학생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학생들과 학교들 간에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고, 학력평가에 동조하는 교원에 대해서만 상여를 지급하는 등, 이 시험을 정부가 ‘교사 길들이기’의 한 방편으로 써 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해왔다.

사르코지 정권이 종말을 맞이하기 이틀 전, 지난 정권의 마지막 광기였다고밖엔 말할 수 없는 일이 헌법재판소에서 자행되었다. 성희롱 관련 형법 문안 가운데 모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 법 자체를 폐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진행 중이던 재판들은 즉각 중단되었고, 성희롱을 고발하려던 피해자들은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새 법무부 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이 결정을 “참을 수 없는 사법적 폭거”라 규정하며, 관련 법안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정비될 수 있도록 국회에 제출할 새 법안 작성에 착수했다.

그리고 우연인지 극좌운동 조직 ‘직접 행동
사르코지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프랑수아 올랑드를 뽑긴 하였으나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희망이 번져가는 걸 느낀다. 왼쪽으로 한 발자국만 이동해도, 정부가 국민의 뜻에 귀를 살짝만 기울여도, 이렇게 살기가 수월하다는 걸 17년 만에 다시 체험하는 프랑스. 좀 더 기대해도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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