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
지난달 정전사고가 난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30년의 수명이 끝났지만 연장해서 35년째 가동 중이다. 월성 1호기는 올 11월에 수명이 끝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수명연장 가동을 신청한 상태다.
핵에너지를 쓰는 원자력발전소는 설계에서부터 수명이 결정된다. 원자로에는 핵분열 중인 핵연료봉이 들어 있으며 두께 20㎝의 강철로 만들어져 가압경수로형의 경우 150기압의 300도 열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고방사선과 중성자선은 이 강철을 유리처럼 약하게 만든다. 바로 ‘금속의 취성화’ 작용 때문이다. 뜨거운 온도에서 쇠는 연성화되기 때문에 깨지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날 엿가락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강력한 에너지인 고방사선과 중성자선을 쬔 강철은 연성화되지 않고 취성화가 된다. 뜨거운 유리컵을 갑작스레 찬물에 넣었을 때 부서지듯 깨지는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원자로는 정전이나 고장으로 인한 냉각장치 손상이든,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배관 손상이든 냉각기능이 정지되면 상황에 따라 핵연료봉이 수천도까지 올라가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최악의 노심용융 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최후의 비상안전장치’를 가동시켜 물을 원자로 위에 쏟아붓는다. 하지만 고리 1호기는 이 비상노심냉각장치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100도 이하의 물을 부으면 원자로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심용융이든 원자로 파괴든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게다가 고리 1호기 원자로는 수명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 당시 68J의 에너지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8J는 7㎏의 물체가 1m 높이에서 떨어질 때 갖게 되는 에너지다. 하지만 원자력안전규제 당국은 수명연장을 허가했다. 미국의 기준을 도용했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그러나 미국과 우리나라는 원전 가동 환경이 다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가동률 90% 이상을 자랑한다. 전 세계 평균 가동률 78.9%보다 크게 높다. 그만큼 더 많은 고방사선과 중성자선을 쬐어 취약해지고 위험해졌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폐쇄된 130여개 원전의 평균 가동 연한은 25년 정도다. 큰 사고 없이 설계수명까지 가동한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된다.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원전 수명연장은 벼랑 끝을 걷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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