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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노동조합 6 ( 그람시 2 )

제2발 2012.03.22 조회 수 906 추천 수 0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전략 그람시 (2)

 

 

그람시는 물적 토대인 하부구조 분석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 의식, 국가와 같은 상부구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역사와 사회는 인간들의 투쟁, 의지, 참여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였다. 즉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가 필연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람시는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낙관과 비관을 보두 비판하였다. 고전적 맑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장기간 안정화되고 내구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분석을 한 것이 바로 그람시의 업적이다. 즉 그는 정치학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지속성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고전 맑스주의자들은 1871년 파리코뮌을 보면서 자본주의가 몰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레닌은 제1차 세계대전을 보면서 자본주의 몰락의 징조를 본 것에 비해 그람시는 혼란 속에서도 자본주의는 안정화되고 확산되어 가는 국면에 있다고 보았다. 그는 상부구조인 이데올로기와 국가가 어떻게 대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맑스가 관념보다는 물질, 상부구조보다는 하부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헤겔을 전도시켰다면 그람시는 상부구조를 강조하고 자율성을 인정하지만 궁극적으로 물적 토대를 떠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상부구조는 하부구조에 상대적 자율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점에서 그람시의 이론은 전통 맑스주의를 보완·확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람시는 정치와 지배에는 강제와 동의 두 측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였다. 전통 맑스주의에서 국가는 자본가 계급의 지배와 착취를 위한 수단·도구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그람시는 국가는 강제와 동의라는 두 측면을 모두 가진다고 보았다. 즉 국가가 지닌 기능의 복합성에 주목하였는데 이것은 그람시가 현실주의 정치이론을 최초로 정리한 마키아벨리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국가의 역할과 기능도 확대된다. 국가는 경찰국가를 넘어서 경제에 적극 개입하여 자본주의를 보호하고 자본주의 기본질서를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적 재생산을 주도하면서 복지국가로까지 발전하였다. 국가는 시민사회를 통해 모든 영역에서 헤게모니적 지배를 확장시켰다.

 

국가가 공적영역의 대표라면 시민사회는 사적인 영역의 대표이다. 국가의 기능이 확대되면서 시민사회는 국가의 사적네트워크가 된다. 즉 국가는 시민사회를 통해서 모든 의식과 조직에 침투할 통로를 확보하기 때문에 국가는 통합국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강제력을 발휘하는 정치사회와 동의를 확보하는 시민사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람시는 헤게모니를 새롭게 해석했는데 이데올로기를 매개로 기본집단과 추종집단이 융합되고 지적·도덕적 수준까지 통합을 이루어내 추종집단의 자발적 동의와 지지를 창출해내는 것이 헤게모니라고 하였다. 진정한 헤게모니는 기본계급의 근본적인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종·동맹 세력의 이익을 수용·융합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공통의 집단의지를 창출할 때 역사적 지배블럭이 형성될 수 있다. 그람시는 기본집단(기본계급)만이 헤게모니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기본집단이 헤게모니계급이 되기 휘해서는 추종집단에 대한 확실한 지도력을 행사해야 가능하다.

 

그람시는 러시아의 경우 시민사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본가계급의 기구인 국가를 기동전으로 파괴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구사회의 경우 핵심에는 국가가 있지만 주변에는 시민사회라는 참호가 둘러싸여져 있어 기동전으로 참호를 돌파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하나 참호를 점령하는 장구한 진지전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러시아와 같은 기동전이 왜 서구사회에서는 가능하지 않은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장구한 진지전에서 주동적 역할을 할 사람들을 유기적 지식인이라고 보았다. 그람시도 레닌처럼 사회주의 혁명에 있어서 혁명적 지식인을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식인이란 인간의식, 관념, 사상 등의 상부구조를 담당하는 집단이다. 새로운 하부구조가 형성될 때 그것을 옹호하고 전파하는 새로운 계급의 지식인이 타나 나는데 그것이 바로 혁명을 주도할 유기적 지식인들이다. 모든 질서는 지도집단이 나오면 유기적 집단이 없이는 헤게모니적 질서는 창출될 수 없다. 부르주아적 세계관에 대항한 저항이데올로기를 만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지식인의 중요한 역할이다.

 

노동자계급은 자신들의 이익과 세계관을 대변할 유기적 지식인 집단을 창출해야 한다. 유기적 지식인은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다른 계급의 이익을 포괄할 세계관과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자본가 계급의 이데올로기를 파괴하면서 정치적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이 유기적 지식인 집단의 총체가 바로 당이라고 생각하고 당의 지도적 역할을 인정하였다. 그람시는 레닌주의 전통 속에서 서구사회의 독자성을 추구하였다.

 

이렇게 해서 그람시는 전통 맑스주의의 경제주의적 해석인 모든 것을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환원주의와 국가는 부르주아 계급의 도구적 기구일 뿐이라는 반영주의를 극복하려 했다. 맑스는 이데올로기를 허위의식이고 그 자체가 물질성을 갖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람시는 이데올로기가 토대를 피동적·비물질적으로 반영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자율성도 갖는다고 보았다.

 

그람시에게 사회주의 혁명은 필연적이고 불가피한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투쟁과 노력 그리고 승리와 패배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람시는 자본주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 승리를 부인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한 기간의 노력을 통해야 사회주의적 질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람시의 저작들

 

[1935년 옥중수고1, 2권]

[1994년 옥중수고 이전, 리처드 벨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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