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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임당한 발전노조 5기 중앙집행부의 공과

전기 2012.01.20 조회 수 1935 추천 수 0
불신임당한 발전노조 5기 중앙집행부의 공과
발전노조 5기 중앙집행부(위원장 박종옥)가 중도하차했다. 임기를 불과 2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다.
5기 중앙집행부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진행된 불신임투표에서 76.3%의 찬성으로 해임됐다.
◆빈약한 기반〓 5기 박종옥 집행부는 정파로 굳이 구분하면 ‘정추위(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 소속이다. 1980~90년대 대학가 운동권의 주류를 이루던 NL(민족해방파)계열이다. ‘정추위’는 2001년 탄생한 발전노조가 1년 뒤인 2002년 전력산업 민영화 반대를 기치로 38일간 벌인 파업의 여파로 조직력이 흐트러지자, 노조정상화를 부르짖고 나선 내부 운동세력이다.
그러나 적어도 발전노조에서는 ‘비주류’였다.
발전노조는 소위 ‘노민추(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가 주류다. 어용에 가깝던 과거 전력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노조를 세우겠다는 뜻에서 ‘노민추’다. 노민추는 노동해방을 주창하는 PD(민중민주파)계열이다. 상대적으로 강성이다. 초대 이호동, 2대 신종승, 4대 박노균 위원장을 배출했다.(3대 이준상, 5대 박종옥 위원장은 정추위)
정추위가 발전노조에서 비주류란 사실은 2년 전 5대 집행부 선거결과에서도 일부 드러난다.
지난 2010년 3월 5대 집행부 선거에서 후보별 득표율을 보면, ▲노민추 소속인 기호1번 신현규 후보는 약 45%를 ▲비운동권인 기호2번 전경세 후보는 약 24%를 ▲정추위 계열인 기호3번 박종옥 후보는 약 30%를 각각 얻었다.
발전노조 선관위는 과반수 득표자가 안 나오자, 곧바로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이 때 이변이 발생했다. 박종옥 후보가 50.3%(3062표)를 획득, 48.7%(2966표)를 얻은 노민추 후보를 근소한 차로 따돌리고 역전승한 것. 비운동권을 밀었던 유권자들이 결선투표에서 비교적 온건파인 박종옥 후보측을 대거 지지하고 나선 결과다.
박종옥 후보측은 중앙집행부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지지기반은 애초부터 빈약했다.
◆5대 집행부의 공과〓 5대 집행부의 첫 임무는 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기된 단체협약을 복원하는 일이었다. 사측은 4대 집행부를 인정하지 않았고, 급기야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5대 집행부를 압박했다.
문제의 중심에는 발전회사노무업무본부가 있었다. 당시 본부장과 실장은 임기연장을 위해 노사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노사갈등이 있어야 노무업무본부의 존재가치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5대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당시 본부장과 실장의 잘잘못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이들은 임기연장에 실패했고, 파기됐던 단체협약은 노사합의로 체결됐다. 투쟁에 따른 노조원들의 피로를 최소화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효율적으로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1개 회사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 설립·운영을 법적으로 보장한 복수(複數)노조 제도가 지난해 7월부터 발효되면서 발전노조는 그야말로 격랑에 휩싸였다. 내부적으론 발전5사를 아우르던 산별조직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5대 집행부는 방향타를 발전노조 사수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어정쩡한 운동권 세력’들이 발전노조를 잇달아 탈퇴, 기업별 노조에 가입했다. 박종옥 위원장측을 지난 선거에서 지지했던 세력들이었다.
박종옥 5대 집행부로선 손발이 다 잘려나간 꼴이었다. 자체 대응도 무기력했다. 한마디로 속수무책이었다.
사측의 개입의혹이 있었던 걸 감안해도, 결과는 참담했다. 6500명 정도였던 발전노조 조합원은 이제 약 1500명만 남았다. 임금협상권 등은 이제 발전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쪽으로 넘어갔다. 이런 가운데 발전노조에 남아있던 주류 운동권인 노민추 세력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5대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결국 5대 집행부는 잔여임기를 2달 남짓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일부 노민추 인사들은 5대 집행부 사퇴를 계기로 발전노조를 재건할 토대가 구축됐다고 보고 있다. 기업별 노조에 가입했던 조합원들이 발전노조에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도 기대한다.
군소(群小)노조로 전락한 발전노조의 ‘찢겨진 깃발’이 발전5사 6500여 노조원들의 가슴에 어떤 모습으로 펄럭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3개의 댓글

Profile
기업노조
2012.01.20

발전노조 조합원 ⇒ 기업별 노조쪽으로 넘어갔다.

Profile
추가요
2012.01.21

추가

공식 회의체를 집행부가 고의로 무산 시킨것

부끄럽고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Profile
추가2
2012.01.21

선거에서 회사의 지배 개입을 빼놓았군요. 회사가 선거에 집요하게 개입해서 소위 노민추 계열을 못찍게 했지요

박종옥 당선의 일등 공신이 회사라고 보아도 무방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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