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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기구인가?

숲나무 2011.08.19 조회 수 3229 추천 수 0

중부 회사노조의 조합활동의 대강과 공약이 나왔다. 남부 회사노조가 써먹은 내용을 옮겼다는 점에서 가치도 없으나, 문제점은 짚어볼 필요는 있다.

 

우선 노동조합이라면 제시해야 할 조합활동의 기본방향과 그에 따른 목표를 나열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고용관련

 

현장 노동인력의 증감은 노동조합이 제일 큰 관심을 두고 인력을 요구하거나 대응해야 할 사항이다. 그것은 조합원들의 생존의 문제, 노동 강도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부 회사노조는 “보직축소를 비롯한 구조조정 저지”와 “교대근무 보직축소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대부분은 인원감축이다. 구조조정을 저지하겠다고 하면서 보직축소를 “저지”하겠다가 아니고 “해결”하겠다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보직축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있지 않다.

 

현장 노동인력과 관련한 노동조합의 목표는 부족인원 있다면 충원을 요구하고, 신규설비가 들어선다면 그에 걸 맞는 인력증원을 요구해야 조합원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업무량 증가로 시간외근무가 늘어난다면 그에 따른 인원보충도 요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확대로 모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발전노동자와 관련해서 고용관련 방향과 목표를 설정한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교대근무 정원(보직)축소 저지, 부족인력 충원, 신규설비 및 사업에 대한 인력증원, 교대근무자 주5일제 실시(현재 주42시간 초과노동을 강제당하고 있음), 인턴 신입직원 무조건 고용. 장기적인 계획으로 발전현장 근무인력 발전회사 직접고용 등.

 

2) 임금관련

 

중부 회사노조가 제시하는 임금관련 정책은 “신입직원 초임삭감 대책 마련”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것도 초임삭감 “원상회복”도 아니고 “대책 마련”이다. 혹시 신입직원의 임금 16%를 강탈했던 이명박 정권이 이제 와서 기성직원 임금을 줄여서 신입사원 임금삭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과 같은 방법은 아닌지?. 정작 발전회사가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에 대한 입장은 아예 빠져 있다. 직원복지의 하나인 학자금 사수보다 성과연봉제가 현재 발전노동자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사활이 걸린 문제가 아니던가!

 

먼저 정부가이드라인을 철폐해서 실질임금을 확보해야 한다. 임금협상 때마다 가이드라인을 깨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또한 사회발전과 노동생산성 향상에 따른 노동자의 사회적 소외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 직접임금으로 안되면 사회복지라는 간접임금의 형식으로라도 받아내야 한다.

 

3) 기타 노동조건과 복지관련

 

사실 복지관련 요구들은 근무환경, 주거환경, 생활환경에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대체적으로 이런 것들은 노사의 단체협상이 아니라 사업장별 노사협의회를 통해서 충분히 요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노사협의회 협의내용을 보라! 중부 회사노조가 제시한 복지관련 공약 거의 대부분을 볼 수 있다. 이런 사항들은 지금도 요구하고 있고 노사협의회 차원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합비가 1%로 책정되어 있는데, 조합비 경중에 따라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 조합비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노동조합을 판단한다. 세금을 가지고도 국민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하는 정권에 대한 불만은 바로 그렇게 나온다. 조합비 줄여도 조합 활동 못하면 0.5%로 낮춰도 마찬가지다. 조합비 2~3%로 올려도 조합이 활동 잘하면 조합원은 조합비를 문제 삼지 않는다.

 

중요의사 결정을 전자투표시스템을 도입해서 하겠다는데, 이 시스템 한 두 번 쓰다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 같다. 애초에 중부 회사노조가 조합원의 직접민주주의를 원했다면 이렇게 회사의 힘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말 가관 덩어리다.

 

 

중부 회사노조의 공약 중에 새로운 것은 사실상 없다. 과거 발전노조가 회사에 요구한 수많은 요구사항 중에서 그것도 노사협의회 안건정도 밖에 안 되는 것들이다. 정작 중요한 발전노동자의 고용, 임금관련 내용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직원 통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강제발령을 폐기하겠다는 공약도 없다. 이것들로 판단해보면 중부 회사노조는 중부 노사협의회 대표기구라고 해도 무방하다.

 

밥상에 정작 밥과 국은 빠지고 안 먹어도 그만인 반찬들만 즐비하다. 한 번 정도 먹을 밥상이다. 내용을 배껴도 이 모양이고, 공약의 내용도 거의가 노사협의회 사안 수준이다. 중부 회사노조의 위원장, 지부장들은 새로운 임기시작의 희망으로 그 마음이 설렐만도 하겠다. 특히 중부회사 사장은 그들보다 더 설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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