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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 "노조 가입·탈퇴는 조합원 자유의지에 맡겨야"

노동조합 2011.08.05 조회 수 1564 추천 수 0

[인터뷰] 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   
"노조 가입·탈퇴는 조합원 자유의지에 맡겨야" 
 

발전노조가 바야흐로 '복수노조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산별노조인 발전노조 외에 5개 발전회사(동서·서부·남동·남부·중부발전)에서 모두 기업별노조가 설립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회사측이 기업별노조 설립과 기존 산별노조 조합원 탈퇴에 지배·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대치동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박종옥(49·사진) 위원장은 "발전노조냐 기업별노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노조활동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의 의지와 생각에 따라 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노조로 간다면 그것은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발전회사들이 지배·개입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어요."

 

박 위원장이 현장을 돌면서 조합원들에게 들은 지배·개입 사례는 다양했다.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노조탈퇴서가 책상 위에 놓여 있거나, 부서장에게 결재를 받으러 가면 '발전노조 탈퇴하고 기업별노조 좀 가입해 줘라'고 언급하는 식이다.

초급관리자 시험을 앞두고 있는 직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발전회사의 경우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초급관리자 시험을 거쳐야 한다.

1차 시험을 통과한 직원에게 노조탈퇴서를 받아 오라고 지시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한 발전소에서는 초급관리자 시험 대상자가 신입조합원에게 노조탈퇴서를 받으려다 '후배를 이용해서 출세하면 뭐하냐'는 질책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사장들 연임에 눈멀었다"

 

박 위원장은 공기업 중 유독 발전회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를 묻자 "2009년 회사 노사업무본부에서 8천만원짜리 용역보고서를 발주했는데, 보고서를 보면 복수노조에 대비하고 정부의 노사관계 선진화에 부응하기 위해 기어별노조로 가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며 "사장들이 기업별노조 설립에 성공하면 연임을 보장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5개 발전회사 가운데 3개 회사 사장이 오는 10월 임기가 끝난다.

"노조 탈퇴와 기업별노조 설립을 추진한 전현직 간부들은 발전노조가 10년간 조합원들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냐고 선전합니다. 투쟁 일변도로 희생만 강요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투쟁하지 않는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실제 지난 6월 동서발전노조는 회사측과 파업시 필수유지업무 근무자를 조합원 100%로 지정하는 필수유지업무협정을 체결했다.

사실상 무파업 선언을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현재 조합원들은 발전노조 탈퇴서와 새 노조 가입서·발전노조 조합비 불공제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비 불공제 동의서에는 '자발적 의지에 의해 발전노조 조합비 불공제에 동의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심지어 조합원 중에는 '자발적'이라는 말을 빼 주면 서명하겠다는 조합원도 있습니다. 회사가 조합원들에게 치욕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 위원장은 "단협이 체결되면 복수노조가 들어서도 조합원들이 기업별노조를 만드는 데 크게 호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회사가 개입하고 현장 지부장들까지 나서는 바람에 조합원 탈퇴를 막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최근 위원장과 본부장 등 노조 간부들은 사업장에도 출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조합원 돌아올 것, 희망 놓지 않아"

 

"지금은 발전노조가 쪼개지더라도 나중에 기업별노조로 갔던 조합원들이 '이게 아니구나' 하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발전노조는 민영화와 성과연봉제를 막고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자녀학자금을 지켜 왔습니다.

이것은 위원장이나 몇몇 노조 간부가 만든 게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투쟁을 통해 쟁취한 겁니다."

 

박 위원장은 "기업별노조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진정 조합원들을 편하게 해 주는 노조를 만들고 싶다면 회사가 조합원들을 탄압하게 놔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보령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동서발전에서는 조합원 성향을 배·사과·토마토로 분류했죠. 다른 사업장에서는 조합원 성향을 빨간색·회색·하얀색으로 분석해 보고한다고 합니다. 어차피 기업별노조 설립을 막을 수 없다면 나중에는 다시 합치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박 위원장들은 복수노조 시대에 투쟁력을 담보하는 방안으로 '전력산별'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전력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력 관련 9개 회사 노조들과 더 큰 산별노조를 만들어 대정부 교섭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는 "전력산별이 성사되면 나머지 가스나 지역난방까지 포함해 에너지 산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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