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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복수노조 제도, 회사 ‘눈엣가시’ 기존노조 무력화에 악용되나

노동조합 2011.07.20 조회 수 1217 추천 수 0

복수노조 제도, 회사 ‘눈엣가시’ 기존노조 무력화에 악용되나 
 
KT네트웍스·한국서부발전, 회사측 노조탈퇴 종용 의혹 제기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단결권 행사에 활용돼야 할 복수노조 제도가 회사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존노조를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 회사측이 노조를 설립한 후 기존노조 조합원들에게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이달 1일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개 발전회사 중 하나인 한국서부발전에서는 최근 팀장급 간부들이 직원들을 한 명씩 불러 "발전노조 서부발전본부를 탈퇴하고 최근 설립된 기업별 노조인 한국서부발전노조에 가입하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발전노조(위원장 박종옥)는 “서부발전 현장에서 직원들이 팀장들에게 불려가 노조를 탈퇴하지 않을 경우 ‘근거지와 떨어진 곳으로 발령을 내겠다’, ‘승진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19일 밝혔다.

 

서부발전, 팀장이 직원 불러 노조탈퇴 종용

 

실제 서부발전본부 일부 지부에서는 조직형태를 기업별노조 산하 지부로 변경하는 내용의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지난 13~14일 실시된 찬반투표에서 조직변경 안건에 대해 태안화력지부는 29.67%, 서인천복합화력지부는 46.9%, 군산복합화력지부는 72.97%가 찬성했다.

두 지부에서는 기업별노조 산하 지부로의 변경을 반대하고, 1곳에서 찬성한 것이다.

같은날 발전노조 서부발전본부가 실시한 같은 내용의 투표에서는 77.3%가 기업별 노조로의 전환에 반대했다.

 

태안화력지부의 경우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이날 현재 기존노조 조합원의 70% 가까이가 노조 탈퇴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한 조합원은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금요일(15일)부터 주말 동안 팀장들이 퇴근도 안 하고 조합원을 일대일로 불러 탈퇴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며 “네댓 번씩 면담에 불려간 조합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는 “지부 총회에서 70% 가까운 조합원이 기업별 노조 전환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사나흘 사이에 70% 가까이가 탈퇴서에 서명했다”며 “그 사이 회사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추측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조 “전력공급 차질 빚어질 지경”

노조는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이 18일 오후 5시까지 각 사업소 팀장들이 책임을 지고 발전노조를 탈퇴시키고, 기업별 노조 가입률을 80% 이상으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조호기 서부발전 노무복지팀장은 “복수노조 시대에 간부들이 노조 탈퇴를 권유하는 자체가 부당노동행위”라며 “팀장은 물론 차장급 간부들에게도 개입하지 않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반박했다.

 

발전 현장에서 잇단 기업별노조 설립은 예견된 일이었다.

발전회사 노사업무본부(현 업무협력본부)는 2009년 당시 한 노무법인에 ‘노사관계 환경변화와 선진 노사관계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보고서에서 제안된 ‘복수노조 시대 전략’은 기업별 노조 설립이었다.

이후 지난해 동서발전을 시작으로 올해 남부발전·서부발전·남동발전에서 잇따라 기업별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종훈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서부발전은 조합원들의 가장 약한 고리인 인사고과·승진상의 불이익·사업소 이동 등을 거론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며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발전회사 사장이 노조탄압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회사측 협박과 회유에 시달리면서 본연의 임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18일 지식경제부에 “회사측 부당노동행위로 전력대란이 우려된다”며 김정관 지경부 제2차관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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