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분노의 함성 06-4호 [4면 ②] <가족의 글>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해복투 2006.12.04 조회 수 1521 추천 수 0
<가족의 글>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요즘 남편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밥 먹고 나면 텔레비젼 리모콘 먼저 찾거나 아이들을 끼고 누워, 집안일이라고는 안하던 이가 밥 먹고 설겆이를 다 한다. 맨날 집안일에 신경 안 쓴다며 주부의 가사일이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투덜대던 나였지만 괜히 미안한 맘이 들어 냅두라고 내가 한다고 했다. 근데도 남편은 됐다며 설겆이를 해치운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인가? 암만해도 뭔가 일이 있지 싶어 편안함 보다 찜찜함이 앞선다.
“뭔 일 있어?” “일은 무슨 일~”이라며 말끝을 흐린다. “뭔 일 있지!” “사고 쳤어?” 다그치는 나의 말에 “사고는 무슨 내가 사고 칠사람 같어?” 하기야 신랑은 사고 칠 사람은 아니지 생각하면서도 “왜 그래? 일 있으면 말해봐” 하니까 망설이다가 남편하는 말 “나 감봉 받았어”
“으이구~”

남편이 출근한 뒤, 노조 홈페이지를 봤다.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사진에 해고가 부당하다는 사진을 여러 개 봤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해고도 여러 명 됐다고 한다. 문득 2002년도 파업 때가 생각난다. 남편은 파업한다고 집에 들어오지 않고 사택 아주머니들과 함께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시위라는 것도 해봤는데 그때는 여러 명이 뭉쳐 다녀서 그런지 하나도 힘든지 몰랐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항시 제일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려웠던 때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남편에게 한마디 했다. “징계를 받았으면 싸워야지 당하고만 있을꺼야?” 내말에 남편은 웃고 만다. 나 또한 그렇게 말해놓고서도 파업에 참가한 사람보다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더 이상 얘기하기도 그렇다.

요즘은 사회가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살면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어떤 일이 부당하다고 하면 주부들도 모여서 서로 공감하고 뭐라도 해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하나 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열이 힘을 합쳐서 얘기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하나 쯤 빠져도 이 많은 숫자에서 티가 안 나겠지 하겠지만 그런 사람 한둘씩 빠진다면 금세 무너진다는 것을 살면서 경험상 알 수 있다. 사람은 서로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옆집 ○○ 엄마에게 오늘 이런 생각들을 이야기 했다. 그 남편은 이번에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서 징계를 받지 않았단다. 주로 내가 말이 많았고 얘기하는 내내 ○○엄마는 기죽어 있었지만, 나는 마지막에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담에 잘해보자며...

형부는 한국통신에 있다가 3년 전엔가 회사의 압력으로 명예퇴직했다. 노조가 힘이 없어 명예퇴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후 형부는 갑자기 폭삭 늙어버렸고, 언니 네의 요즘 형편은 말이 아니다. 직장 생활만 한 남자들에게 사회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한다. 언제나 열심히 일하고, 누구 앞에서나 당당한 내 남편만큼은 그런 형부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싶다. 이제부터라도 노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내일부터는 다른 애 엄마들도 만나 얘기를 해봐야겠다.

자랑스런 우리 남편 파이팅! 발전노조 힘내세요~~. 끝.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5 4/5(목) 대구지하철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대구지역 집중 결의대회 해복투 2012.04.05 16446
594 3/15(목) 공공부문 해고자들 민주당사 앞에서 철야 농성 1 해복투 2012.04.05 10761
593 분노의 함성 06-4호 [2면, 3면] 9.4 파업 관련 징계자 현황('06. ... 해복투 2006.12.04 8110
592 SJM 문제해결과 용역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문화제 해복투 2012.09.07 6101
591 원직복직요구 1인 시위(09/18) 해복투 2012.09.19 5380
590 (공고) 2012년도 해복투 정기총회 해복투 2012.03.02 5262
589 원직복직요구 1인 시위(09/11) 해복투 2012.09.19 5010
588 민주노조 사수! 여수화력지부 출근선전전 해복투 2011.11.02 4961
587 양대노총 총력투쟁대회 해복투 2011.10.26 4697
586 [7/21] 정리해고/비정규직/국가폭력 없는 세상을 향한 범국민행동... 해복투 2012.08.07 4552
585 발전해복투 3차 임시총회 회의 결과(1.30) 해복투 2012.01.30 4474
584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발걸음 뚜벅이 결합(02/06) 해복투 2012.02.08 4433
583 원직복직요구 1인 시위(09/04) 해복투 2012.09.19 4414
582 공공부문 해고자 원직복직 공동투쟁 선포식 - 10.10(월) 3 해복투 2011.10.10 4389
581 2012년 발전해복투 정기총회 회의결과(3.6) 2 해복투 2012.03.06 4359
580 (성명서) 우리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 해복투 2011.11.15 4342
579 부당징계 철회 ` 발전노조 사수! 현장순회단 일정(1차) 1 해복투 2011.11.25 4297
578 (공지) 3차 순회투쟁 일정을 무기한 연기합니다. 해복투 2011.12.09 4287
577 현장순회단 투쟁일정(2차)-부당징계 철회, 발전노조`학자금제도 ... 해복투 2011.12.02 4236
576 부당징계 철회`민주노조 사수`임금협약 쟁취 현장순회단 (3차) 일정 해복투 2011.12.08 4074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