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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이준상 발전산업노조 위원장 인터뷰

노동조합 2006.09.03 조회 수 1509 추천 수 0
"사유화 저지.. 이제 싸워야 할 때"
[인터뷰]총파업 D-1, 이준상 발전산업노조 위원장


몇 년전부터 정규직 그것도 대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말로 어려운 것이 되었다. 언제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행사가 쉬었던 적이 있었냐는 말도 맞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 "고임금-귀족노조" "경제를 망치는 파업" 이데올로기가 줄기차게 먹혀왔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여론(언론)의 뭇매가 두려워선지, 어떤 상급단체 간부가 "지금은 아니다"라며 정규직노조의 파업철회를 설득했다는 얘기들도, 큰 싸움이 끝날 때마다 들리곤 한다.
  
이런 사정들 때문에 발전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보수언론에서 그것을 적절하게 악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얼마받는다. 고액이다. 노동의 조건이나 가치라는 것, 노동강도의 강화, 숙련도 이런 것들보다 단순수치상으로 얼마받으면 많다라는.. 이런 식의 접근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전체 노동자들의 공통된 권익을 위해 당연히 요구해야 하지만.."
  
임금인상 요구를 철회한 것이 저들의 논리구조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의 고민이 묻어난다. 발전노조 파업을 이틀 앞두고 이준상 위원장을 만났다.
  

△이준상 발전노조 위원장

발전노조의 아주 정치적인 요구

산개투쟁이라는 파업방식을 만들어내면서 2002년 전국을 강타했던 발전노조파업. 전력 사유화 저지라는 4년 전과 같은 요구의, 올해 발전파업 역시 조합원들의 의지에 따라서는 노정관계에 메가톤급 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발전노조는 단 한가지만 요구하기로 했다.
  
"분할 매각정책을 재검토 한달지, 발전통합을 신중히 검토한달지 정부에서 의지를 밝히면 우리는 파업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우리의 요구 사항들은 전향적으로 철회나 양보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랬어도 교섭이 될 리가 없다. 노조가 '노사자율교섭 보장'을 요구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발전회사들은 단순히 임금협상을 할 때도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넘지 않는다. 전력산업 사유화중단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는 처지가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그래서 이번 발전노조 파업은 매우 정치적이다.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법' 폐지 요구는 국회에 닿아있고, 사유화 반대는 IMF 이후로 추진되어 온 정부정책에 부딪히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을 보는 시각의 문제에서 외국자본의 문제, 한미FTA까지 고민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발전회사들이나 정부가 가만 있어도 한미FTA가 밖으로부터 조여오고 있다는 게 노조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그의 말대로 "한미FTA에서 공공부문이 개방된다면 이미 분할된 발전회사들의 매각을 막을 방법이 있겠냐"는 것.
  
그래서 위원장을 맡은 지 5개월밖에 안 된 집행부는, "한가로이 투쟁을 준비할 정도로 외부 조건이 여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그것을 뭐 준비가 안됐다고 다음 해로 넘긴다든지 할 수가 없는 겁니다. FTA가 아니라도, 전력산업구조개편법에 2009년까지 매각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건 언제 어느 때 누구에 의해서 시도될 지 모르는 거죠. 정권이 바뀌거나 재벌이 요구하거나 보수언론이 누가 제기하면 전혀 공익과 관련없이 추진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위기가 닥쳐오는데 준비가 부족하다고 투쟁하지 않을 수 있나요?"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늘, 전투 중인 것 같다"
  
이준상 위원장은, 미국의 투기자본과 국내 재벌들의 시선을 항상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발전노조는 '늘 전투중인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준비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어떤.. 집행부의 강한 의지. 그리고 조합원들의 기대감. 이런것들이 준비 기간보다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우리가 하는 싸움은 한 해로 끝나는 게 아니고, 위기가 닥쳐오는데 준비가 부족하다고 투쟁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2002년 파업 이후 발전노조에도 300명 이상의 해고와 20여명의 구속, 200억 이상의 손배청구, 파업참가자 등급분류 같은 광풍이 몰아쳤었다. 그러나 파업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맨발로 뛰는 간부들과 발전노조의 조합원들 사이에 노사협조주의가 들어설 틈은 없었다고 한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얘긴데, 우리 발전 노동자들 참 건강하고 순박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피해를 입는다 해도 전체를 위한 정의로운 싸움이라면 두려워하지 않고. 집행부가 진솔하고 가열찬 의지로 나서면 우리 조합원들은 하나로 뭉칩니다. 우리 6천 5백이 어떠한 고난과 시련이 올지라도 분열하지 말고 하나로 단결한다면, 반드시 이겨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형구 기자   2006년09월03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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