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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이제 가방싸는 일만 남았다"

노동조합 2006.08.24 조회 수 2362 추천 수 0
"이제 가방싸는 일만 남았다"
파업찬반투표중인 서울화력발전을 찾아서


발전 노사가 지난 10일 교섭이 결렬된 이후 단 한 차례도 본교섭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실무교섭마저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22일과 23일, 양 일간 진행되었다.
  
23일 오후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진행 중인 서울화력발전소를 찾았다.
  
이미 투표 첫 날 80%가 넘는 조합원들이 투표를 마무리한 탓에 23일 투표소가 설치된 노조 사무실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근무 교대시간인 오후 3시 경 오후 근무 출근자들이 파란 투쟁조끼를 입거나 작업복을 입은 채 간간히 투표장을 찾았다.
  
아직 투표를 하지 않은 조합원은 한 손으로 충분히 꼽을 정도가 되자 선관위 임원들과 노조 간부들은 아직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전화를 걸며 “4시 전에 다 마무리 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높은 투표율에 놀라 조합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 같다고 전하자 민삼식 서울화력지부장은 “사측이 들고 나온 협정근로자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합원들의 참여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전했다.
  
자신들의 요구에 대해 ‘순박하다’고 표현하는 민 지부장은 국가기간산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구조조정에 맞서게 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우리 발전노조 조합원들은 순박한 사람들입니다. 일부 언론이나 정부가 호도하는 것처럼 우리 요구가 그렇게 무리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발전 산업은 국민을 대표하고 국가기관을 대표하는 산업인데 정부가 끊임없이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매년 단협에서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우리의 요구에 대해서 정부와 사측이 민영화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우리 발전 조합원들을 뭉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7월 12일 총회 당시에도 서울화력 지부 조합원들은 70%가 넘게 참여했다. 그 중 일근자 전부라고 할 수 있는 58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24일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쟁대위’의 지침에 따라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입을 모았다.
  
“임시총회가 정당하다는 것을 사측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조합원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감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질질 끌고 있는 걸 보면 이 걸 최대한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번 투표에서 높은 찬성율을 보인다면 사측과 정부도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투표 결과에 대해서 묻자 민 지부장은 “당연히 찬성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80%이상의 가결율을 보일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투표 종료시각인 23일 오후 6시, 단 두 명의 조합원을 제외한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였다. 선관위원장과 참관인 두 명만이 참여한 가운데 개표가 시작되었다.
  
개표가 끝난 이후 결과를 묻자 민 지부장은 선관위원 선정 기준이 ‘입이 얼마나 무겁나’였다며 자신도 알 수 없으니 9시 이후 발전노조의 개표결과를 기다리라고 한다. 각 지부별 결과를 발표하게 되거나 알게 될 경우 사측의 탄압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오후 7시 노조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농성이 시작되었다. 지난 14일부터 매일 저녁 돌아가면서 노조 사무실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일정을 묻자 누군가 “이제 가방 싸는 일만 남았”다고 답한다.
이미 그들은 정부와 사측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이상 총파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파업을 비켜가지 않겠다는 결의가 흐른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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