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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발전노조,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이 시급하다

노동조합 2006.08.22 조회 수 2151 추천 수 0
7월 12일 전 조합원 임시총회가 있고 나서 사측은 발전현장 곳곳에 감사장을 차리고 감사를 벌이고 있다. 사측은 7월 급여에서 임시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5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빼앗아 갔다. 그리고 징계를 한답시고 조합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발전노조에서는 감사거부 지침을 내렸고, 각 지부에서는 감사장에서 사측이 실시하려는 개별 감사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메일을 통해 문답서와 경위를 받고 있다. 그 대상은 지침을 내린 발전노조나 지부 간부가 아니라 일반 조합원들이다. 사측의 감사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7월 12일 별 다른 준비 없이도 전체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임시총회에 참석한 조직력을 와해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공짜노동’도 해주고, 5시간 임금도 삭감 당하고

발전노조는 임시총회가 정당하다고 하고, 사측은 불법, 부당한 임시총회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측은 5시간의 임금을 삭제했고, 한 술 더 떠서 징계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임시총회가 불법인지, 합법인지를 따지는 근거는 사측의 사규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측은 법원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측이 불법이라고 해서 불법이 될 수는 없다. 임시총회는 여전히 다툼의 소지가 있고, 그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본인의 동의 없이 함부로 임금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측의 논리대로 7월 12일 임시총회가 설사 불법 집회라 하더라도 사규에는 조퇴 1회에 대해서 임금을 삭감한다는 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측은 7월 12일 임시총회에 과반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석하자 발전노조의 조직력에 놀랐다. 그리고 그 조직력에 놀란 나머지 어떻게든 조직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갖가지 방법 중의 하나로 감사와 임금삭감을 택한 것이다. 사측은 합법이든 불법이든 상관없이 자신들이 규정한대로 불법으로 밀어붙인다. 5시간의 임금삭감이 부당하다면 나중에 물어주면 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사측의 논리는 “아니면 말고”라는 오직 힘의 논리다. 그러나 발전노조의 대응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대응과 감사 거부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원인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결과에 대한 수세적인 대응이다.


일 년 중 ‘공짜노동’ -- ‘유노동무임금’을 일러 어느 동지는 ‘공짜노동’이라고 표현했다 -- 이 어디에서 얼마나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발전노동자의 대응 방법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정기, 임시보수공사에서 그리고 건설현장에서 또한 잔업수당 없는 연장노동에서, 그리고 교대노동자들의 대근불인정 시간 등 발전노동자들은 곳곳에서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 사측이 삭감한 5시간의 몇 십 배 이상의 공짜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노동자들은 사측의 논리대로 하더라도 5시간을 공제하고 나서도 몇 백 시간의 임금을 더 보상 받아야 한다. 사측이 공짜노동은 공짜로 벌고, 임시총회로 인한 5시간은 임금삭감으로 버는 것은 강도가 흉기를 들고 무력으로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사측은 강도짓을 정당화하기 위해 감사를 벌이고, 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합원 스스로 불법을 인정하라는 문답서를 돌리고 있다. 발전노동자들이 사측의 이런 강도짓을 응징하지 않는다면, 사측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 되고 만다.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시급히 실전훈련을

발전노동자들은 더 이상 당하고만 살지 않겠다는 각오로 06년 임단투 요구안을 확정하고 투쟁에 나섰다. “8월 말 모든 원한을 한꺼번에 갚자”는 방법은 옳지 않다. 8월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측에 대한 대응에 따라 판가름 난다. 8월 말까지 발전노조는 임시총회보다 더 강도 높은 지침을 내려야 할 것이고, 사측은 또 이에 맞서 대응을 할 것이 뻔하다. 매번 이렇게 수세적으로만 나간다면 발전노조 조직력에 타격이 올 것이 예상된다.

하고 싶지는 않지만 축구를 예를 들어 보자. 먼저 대표선수를 뽑는다. 노조로 치면 쟁대위로 전환하는 것에 해당한다. 그 다음 전술훈련과 체력 훈련을 한다. 발전노조에서 출근선전전과 수련회, 분임조 구성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그 다음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실전훈련이다. 월드컵에서 맞붙을 상대와 유사한 전력을 가진 팀과 경기를 하면서 실전경험을 쌓는다.

실전훈련을 통해 전술과 체력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발전노조에서 실전훈련은 공짜노동을 거부하는 준법투쟁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현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공짜노동을 거부함으로써 사측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곳이 바로 정기보수공사나 발전소 건설현장이다. 정시출근, 정시퇴근, 그리고 연장노동 거부 등 준법투쟁을 통해서 공세로 전환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준법투쟁을 하면서 조직적으로 나타나는 취약점을 보강해야 한다. 그리고 사측의 도발을 꺾어야 한다.

사측은 발전현장에 감사로, 임금 삭감으로 긴장감을 높여 주고 있다.
발전노조는 조합원들의 분노를 조직화해야 한다. 발전현장에 일어나는 긴장감이 투쟁력과 단결력 강화로 나아갈지, 사측의 의도대로 위축으로 나아갈지는 오로지 발전노조의 대응에 달려 있다. 수세적으로 나아간다면 사측은 기고만장해 현장을 설치고 다닐 것이고, 공세적으로 전환한다면 조합원들의 분노를 단결력으로 조직할 수 있다. 투쟁력은 실전을 통해서 강화시키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발전노조는 감사거부라는 수세적 대응에서 공짜노동을 거부함과 동시에 정시 출퇴근, 연장노동을 거부하는 준법투쟁과 현안 문제 해결 투쟁을 통한 공세로 전환해야 한다. 준법투쟁과 현안 문제 해결은 실전훈련이다. 실전훈련을 통해 그 동안 미비했던 분임조 활동과 임시총회 참석률이 저조했던 지부에 대한 조직 강화 방안을 가동시켜야 한다. “내공도 없이 강호에 나갔다가 비명횡사 한다”라는 말이 있다. 발전노동자의 내공은 수세에서 공세로,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실전투쟁을 통해서 강화해야 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은 발전노동자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쟁 과제이다. 발전노동자의 승리를 위해서 수세에서 공세로 시급히 전환하자!


박주석 (발전노조 조합원) 2006년08월02일 22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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