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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미화노동자들이 발전산업노조 노동자들께 드립니다

노동조합 2006.09.04 조회 수 3123 추천 수 0
고려대 미화노동자들이 발전산업노조 노동자들께 드립니다.

뜨거운 여름이 다 가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4시면 시계처럼 출근해서 청소하던 고려대학교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일은 조금 힘들어 지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깨끗하게 청소한
교실과 학교에서 학생들이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 마다 하루의 피곤함도 잊어버리곤 합니다.

우리는 고려대학교를 청소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처음에는 노동자라고 부르기가 어색했던 아주머니, 할머니 들이였지만 지금은 어엿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입니다.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청소하는 아줌마라고 무시하던
용역업체 사장들도 이제는 우리를 한 인간으로 바라봐 줍니다. 지난 9월 1일~2일 주말을 이용하여 조합원들과 조그맣게 수련회도 다녀왔습니다.

수련회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발전산업노조 조합원들이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파업 전야제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심 조금은 걱정했습니다. 3천명이 넘는 숫자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쓰레기가 엄청나오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그 예로 올 해 4월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4.18 행사를 진행하고 나서 그 다음날 새벽 2시에 출근해서도 아침까지 일을 마치지 못했고, 5월 대동제를 끝나고 나서도 하루 종일 쓰레기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중앙광장은 달랐습니다. 새벽부터 총학생회 집행부들과 고려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발전산업노조 노동자들이 중앙광장부터 민주광장까지 쓰레기를 다 치워주셨습니다. 담배꽁초까지 하나 남김없이 깨끗하게 치워 주셔서 오히려 우리의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물론, 모아두신 쓰레기를 하치장까지 운반하기 전에 분류하고 정리하는 잔일이 조금 많아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이 신경써주신 점에 대해 따뜻한 동지애를 느낍니다.

우리 서울경인공공서비스노동조합 고려대시설지부는 발전산업노조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매일 아침 학교 곳곳을 청소하는 우리들에게 전기는 매우 소중합니다. 중앙광장 대리석을 청소하는 청소차가 움직이지 못한다면 어깨가 빠지도록 걸레질을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또한, 한 달에 70여만원이 약간넘는 박봉으로 가계를 꾸려가다 보면 전기세, 가스비가 점점 비싸져서 걱정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발전 산업 구조조정 안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고려대학교의 정규직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99년 이후 용역업체 비정규직 직원으로 변하면서 이렇게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발전산업노조도 민영화가 되면 전기의 안정적인 공급에 어려움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쪼록 협상이 잘 타결되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발전산업노조 조합원 여러분들에게 고려대 미화 노동자들이 작은 힘이나마 마음을 모와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9월 4일
서울경인공공서비스노동조합 고려대 시설지부 미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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