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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선제, 과연 정당정치인가?

숲나무 2017.03.01 조회 수 1332 추천 수 0
국민경선제, 과연 정당정치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의 대선후보를 국민경선제로 뽑기로 했다. 당원이 아니어도 국민 누구나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당원은 20여만 명에 불과한데 벌써 100여만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정당은 이념과 정책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무리이고, 그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그러나 당원이 아닌 사람들이 당원을 대신해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은 오직 집권에만 눈이 멀어 이념이고 정책이고 다 버리고 정당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까지 된 것은 당원제도가 무너진 현재 보수정당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당원들은 필요할 때만 동원되는 대상에 불과하고, 당의 이념과 정책에 동의해서 가입하고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다. 당 활동은 그저 소속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고 지역위원회는 필요할 때마다 동원할 사람을 관리하는 조직에 불과하다. 국민경선제가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더 좋은 방식이라면, 매일매일 발표되는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고, 국회의원도 당직자도 국민경선제로 선출하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더 민주적인 정당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진성당원제가 정착되어 있는 진보정당을 보라. 당의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당원들이 있다. 당원들이 자당의 대선후보와 국회의원후보를 선출한다. 그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정책에 동의해서 가입하고, 당비를 내고 권리행사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정당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이유에서든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정당은 엄격히 말해서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정당이 지녀야 할 정당으로서의 기본원칙인 진성당원제도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자 국민경선제라는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국민들을 현혹한다. 정당이 무너진 곳에서 정치란 있을 수 없고 정치의 부재는 곧 권력다툼이다. 보수정당들이 모두 국민경선제를 도입한다면, 그들 간의 이념과 정책 차이는 사라지고 정당은 그저 권력을 위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도 국민경선제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이런 사기가 또 어디 있을까?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이념과 정책에 동의해서 모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념과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후보를 선출하면 그만이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 선출권을 부여한다! 이는 당원 없는 정당, 이념과 정책이 필요 없는 정당임을 고백하는 것에 불과하다. 어떻게 미화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도입한 국민경선제는 이념과 정책으로 모이는 정당정치를 기본부터 부정하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불어민주당 간판의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곧 이념과 정책 중심의 정당정치의 사망선고이자 정당과 당원이 상시적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를 없애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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