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수원 노조의 고민
[에너지경제 최석재 기자] 정부가 올해 1월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 추진을 하면서 공공기관의 노조는 결사의 의지로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기자가 만나본 한국수력원자력의 노조는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 중 성과연계에 대한 항목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반대하고 있었다.
노조가 반대하는 내용은 크게 두가지다. 정부는 2단계에서 성과에 따른 급여의 차등을 확대했다. 노조는 발전소의 경우 일반 회사와는 생리가 다르기 때문에 성과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하나의 발전소가 잘 운영이 되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갖고 각 분야에서 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부서가 더 잘했고 누가 더 잘했다는데 대한 순위를 매기는 것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협업이 중요한 발전소의 운영에 오히려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또 하나는 성과에 따라 최저 평점을 연속으로 받은 직원을 퇴출시킬 수 있도록 했다는 대목이다. 철밥통이라는 공무원의 안위가 위협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노조는 인사고과를 줄 수 있는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입맛대로 취향에 따라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퇴출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투쟁을 위해 상위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에 가입하려고 한다. 노조의 목소리를 내어 정부와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한수원 노조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이를 달가워할리 없다. 발전소는 파업이 용납되지 않는, 쉼없이 감시가 필요한 곳인데 민노총의 경우 2002년 연대파업을 주도하는 등 투쟁의 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협상의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이 한수원 노조가 2001년부터 민노총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입을 못(안)한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가 이번 민노총 가입을 협상의 카드로 사용할지 진정 향후 미래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입을 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노조입장에서는 갖고 있는 카드를 한 장 버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석재기자 c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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