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려대 주현우 학생 글

조합원 2013.12.12 조회 수 2752 추천 수 0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0개의 댓글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871 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의 실태 2 동서조합원 2011.05.17 1705 0
4870 박종옥 위원장 뭐하고 있나? 3 허공 2011.05.17 1035 0
4869 위원장의 침묵 3 백담사 2011.05.17 1099 0
4868 동서발전노조 공고문 2 동서노조 2011.05.17 1587 0
4867 퇴직연금 추진하는 어용들은 보아라 4 미네르바 2011.05.17 1570 0
4866 동서발전에 가입안한 조합원은 어떻게 하죠 그럼 중간정산은 못 받나요 2 동서인 2011.05.17 1363 0
4865 음모론적 소설을 써보자6(부제 : 대화3) 7 이상봉 2011.05.17 1132 0
4864 새로운 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 발족식 새노추 2011.05.17 958 0
4863 <토론회> 검찰개혁,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인권연대 2011.05.17 811 0
4862 서부 그날 이후 진행은? 4 서부 2011.05.17 1254 0
4861 서부 모 조합원 요청(본인이 조합원에게 보낸 메일) 4 이상봉 2011.05.17 1490 0
4860 채결권 위임에 대한 조합원의 요구:사퇴하시라 3 조합원 2011.05.17 1103 0
4859 퇴직연금제 서부가 앞장서는 분위기 인데 ... 자운영 2011.05.17 1055 0
4858 멋진 남부 지부장님들.... 14 남부 2011.05.18 1586 0
4857 서부 집행부께 드리는글.. 4 서부 2011.05.18 1423 0
4856 산별 중앙의 입장 2 안테나 2011.05.18 1101 0
4855 산별중앙은 각성하라 7월복수노조 2011.05.18 905 0
4854 퇴직연금제는 끝났다. 7 지리산 2011.05.18 1729 0
4853 동서발전조합원 동서 2011.05.18 1407 0
4852 찬반투표 무효 소제기 3 노동현장 2011.05.18 1231 0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