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산주의운동과 러시아 공산주의운동의 
역사적 비교를 통한 반성

당, 노동자평의회, 그리고 노동조합 - 
역사적 비교 고찰을 통한 변증법적 관계와 세계혁명의 전망



사회주의정치연합(준)



1. 들어가면서 : 기본적 문제의식

  안톤 판네쿡은 그의 저서 「노동자평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러시아는 개혁적 사고와 실천의 테두리에 머물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무엇보다도 어떻게 산업 노동계급이 Wild Cat파업이라는 대중행동을
통해 견고한 국가 권력을 침식시키고 파괴했는지를 보여줬다. 다음으로는 그들은
어떻게 그러한 행동 속에서 파업위원회가 노동자평의회 즉 투쟁과 자주관리의
기관으로 발전했고 정치적 임무와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줬다.” 안톤
판네쿡, 「노동자평의회」, 125쪽 (미출간). 그러나 그는 독일에서의 혁명실패를
러시아 혁명의 올바른 계승을 왜곡, 변절시킨 중대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강력한 산업에 의해 훈련된 수많은 고도로 발전된 노동계급은
세상의 모든 자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강력한 자본가 계급에 맞서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당 독재와 그것에 대한 맹목적 복종이라는 교리는 여기에서는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만일 독일에서의 전후에 전개된 혁명운동에서 노동계급이
승리하고 러시아와 연대했다면 고도의 자본주의적 발전의 산물인 이 계급의
영향력은 곧바로 러시아의 성격을 능가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은 영국과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러시아가 새로운 길을 걷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혁명은 실패했다.” 윗책, 127쪽.
세계 역사를 돌이켜보면 프롤레타리아혁명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은 혁명사상과
프롤레타리아트의 조직, 그리고 그들의 올바른 변증법적 관계를 정립했는가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이 올바른 관계였는가는 역사적 보편과 특수의 관계,
세계혁명 전략과 전술의 원칙과 현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검토했을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첫째, 21세기 세계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와 연관되는 세계혁명의 주객관적
조건을 검토하는 작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혁명적 맑스주의자(혁명적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의 필수적인 연구과제인 동시에 실천적 과제임을
인식한다.
  둘째, 위의 과제는 필연적으로 혁명이념(맑스주의)과 혁명조직의 관계 및
혁명조직들(인터내셔날, 당, 평의회, 노동조합 등의 프롤레타리아트 조직)사이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특히 세계1차대전 전후시기에서 러시아 혁명, 독일혁명을 경과하는
1920년대 초까지의 세계혁명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혁명사상과 프롤레타리아트 조직,
그리고 프롤레타리아트 조직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넷째, 그 중에서도 레닌의 「좌익 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좌익유아성과
소부르주아적 심리」와 판네쿡의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자 전술」속에 나타난
러시아와 유럽의 혁명 전략의 차이(맑스주의 철학, 혁명사상에 대한 태도,
사회주의와 국가자본주의에 대한 태도, 의회주의와 노동조합주의에 대한 태도
등)를 핵심적으로 비교 검토하는 것은 세계 혁명을 위한 현재적 조건과 미래의
조건을 인식하는데 기본적인 준거가 된다.
  다섯째, 이 시기의 유럽공산주의운동(특히 독일)과 러시아 혁명과정에서의
러시아 공산주의 운동의 비교는 당과 평의회에 대한 편향된 시각과 이해(당주의자
또는 평의회주의자 같이 비맑스주의적인)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섯째, 세계혁명의 실패 이후 사회주의국가에서의 평의회운동의 쇠퇴,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평의회운동의 실패의 주객관적 원인을 역사적으로 비교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곱째, 한국(조선)의 공산주의 운동에서 당과 노동자평의회의 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혁명사상과 프롤레타리아트 조직의 관계로 살펴본다.(혁명적
상황으로 인식된 해방이후)
  여덟째, 21세기 들어서서 세계 공산주의 운동 세력이 혁명 사상과
프롤레타리아트 조직(인터내셔날, 당, 평의회 그리고 노동조합)에 대해 가지는
입장을 검토하면서 세계혁명전략의 과제와 한국에서의 혁명 전략의 과제를
모색한다.

2. 세계 혁명의 역사 속에서의 인터내셔날, 당, 평의회 그리고 노동조합

2-1. 파리코뮌

  자본주의의 위기(공황 등)와 혁명의 관계에 대해 엥겔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새로운 혁명은 새로운 공황의 결과로써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공황은 새로운 혁명만큼이나 확실하다.” 프리드리히 엥겔스, 〈칼
맑스의「1848에서 1950까지의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단행본〉서설, 1895년 3월
6일, 맑스-엥겔스 선집 제 6권, 박종철 출판사, 1997, 428쪽. “역사는 경제혁명을
통해 이를 입증하였는데, 이 경제혁명은 1848년이래로 대륙 전체를 사로잡았고,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최근에는 러시아의 대공업에 처음으로
진정한 시민권을 부여하는 한편, 독일을 그야말로 일급 산업국가로 만들었다.
…모든 것은 1848에는 아직 매우 팽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던 자본주의적
기초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산업혁명이 도처에서 처음으로 계급
관계를 명확히 하였다.” 윗글, 429쪽.
  노동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챠티즘으로부터 시작해 1848년 혁명 및 1871년
파리코뮌을 거쳐, 1917년부터 1918년 사이의 러시아와 독일혁명에 이르기까지
실패로 이어졌지만 역사의 진전과정에서 보다 높은 의식성과 노동계급의 힘을
보여주는 진보도 있었다. 노동계급의 혁명적 투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성장 발전과
관계가 있다. 유럽대륙에서의 1848년 혁명은 흉작과 연관된 극심한 경제침체였고
1867년 영국의 경기침체는 정치적 행동의 부활을 촉진시켰다. 극심한 실업을
동반한 1880년대의 장기간의 위기는 대중행동을 자극했다. 하지만 1850년부터
1870년, 1895년부터 1914년까지의 시기와 같이 자본주의 산업의 번영이 이루어졌던
시기에는 노동계급의 봉기가 사라졌다. 안톤 판네쿡, 윗책, 130쪽.
  역사 발전관계로 보면 중세 봉건제하에서의 해방을 위한 투쟁하는 억압된
계급으로서의 부르주아의 정치발전과 근대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프롤레타리아트의
발전 사이에는 역사적 발전의 비유가 나타나다. 1847-8년의 공산주의자선언이나
1864년 국제노동자협회 창립선언에서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프롤레타리아트를
말하고 있는데 1871년 파리코뮌의 경험은 노동계급이 단순히 국가 장치를 전유하고
그의 목적을 위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혁명적 방법으로 부르주아
국가장치를 분쇄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혁명적 코뮌의 구성은 특정역사조건
아래에서 발전과정의 정치적 형태를 취한다. 그 근본목적은 더 이상 국가규칙의
형식을 유지하거나 고도의 국가유형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모든
국가가 소멸되는 물질적 조건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지막 조건 없이 코뮌의
구성은 불가능하며 환상이다.D. Kellner(ed)「Karl Korsch: Revolutionary
Theory」 Austin, Univ of Taxas Press,1977. 206쪽.
  혁명사상의 측면에서 볼 때, 1871년 파리코뮌주의자의 혁명사상은 부분적으로
바쿠닌과 프르동의 연방주의계획,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블랑키주의에서 재생된
혁명적 쟈코뱅의 사상 이 두 흐름을 이루었고 맑스주의로부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엥겔스도 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코뮌은 분열된
투쟁파인 블랑키주의자들(다수파)과 프르동주의자들(소수파)의 결실 없는 싸움으로
쇠약해졌으며, 그 두 정파도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1871년 성사된
승리는 1848년의 기습과 꼭 마찬가지로 결실이 없었다.” 엥겔스, 윗글, 435쪽.
물론 파리코뮌에는 거의 공인된 노동자대표들 밖에 없었으므로 코뮌의 결정은
프롤레타리아 성격을 띠고 있었지만 다수파인 블랑키주의자는 프롤레타리아적인
본능만을 따랐고, 소농민과 수공업장인의 사회주의자인 프르동은 조합을 증오하고
경쟁, 분업, 사적소유를 경제적 힘으로 신봉하고 있었다. 특히 블랑키주의자는
“소수라 할지라도 결단성 있고 잘 조직화된 사람이면 어떤 유리한 시기에는
국가의 방향타를 장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하고 단호한 정력을
발휘함으로써 이를 유지하여 인민대중을 혁명에 끌어들이고 그들을 소수
지도자들의 주위에 집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엥겔스, <칼
맑스의「프랑스내전」독일어 3판 서설, 파리꼬뮌 20주년 기념일 1891, 3,18
맑스-엥겔스 선집 6권, 333쪽.
  1870/71년의 전쟁과 파리코뮌의 패배는 맑스가 예견했듯이 유럽 노동자운동의
중심을 당분간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전시켰다. 엥겔스, 앞글, 435쪽. 그 전까지
유럽 혁명의 중심지가 프랑스인 것에 대해서 엥겔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랑스는 역사적 계급투쟁들이 매번 다른 어느 곳보다도 더 종국에까지 철저히
진행되었던 나라다. 중세에는 봉건제의 중심이었고 르네상스 이후에는 통일적인
신분제적 군주제의 보루이었던 프랑스는, 대혁명으로 봉건제를 타파하였고,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고전적 형태로 부르주아지의 순수한 지배를
정초하였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지배하는 부르주아지에 대항한 프롤레타리아트의
투쟁 또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날카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엥겔스, 칼
맑스, 「루이 보나빠르뜨의 부뤼메르 18일」제 3편 서문(1885), 맑스-엥겔스 선집
2권, 285쪽.
  그러면 파리코뮌의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그것은 혁명적 코뮌, 혁명적 평의회체계로서의 노동계급의 정부는 가공적으로
고안된 정치 형식, 즉 특정 역사상황에서 실천된 특정기구에 있지 않고 그 사회적
내용에 있다는 것이다. 파리코뮌은 혁명 이후 사회에 대한 전형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그 후 자본주의 역사에서 끊임없는 쟁점이 되었고 국가, 당, 평의회의
관계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맑스와 엥겔스의
「공산주의자 선언」에서의 “공산주의자들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모든 나라
노동계급정당 가운데 가장 선진적이고 단호한 부분으로서 다른 모든 정당을 앞으로
밀고 나아가며, 이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 거대한 프롤레타리아 대중에 비해
프롤레타리아트운동의 진행경로와 조건 및 궁극적이고 전반적인 결과를 명료하게
인식한다.” 칽 맑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주의당 선언」,
맑스-엥겔스 선집 제 1권, 박종철 출판사, 413쪽.라는 말은 엥겔스가 현대
사회주의에 대해 칼 맑스와 함께 40년을 넘게 지켜온 전술이며, 도처에서 승리로
이끈 전술이라고 할 정도로 공산주의운동의 핵심이 되고 있지만 파리코뮌에서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맑스주의 혁명사상의 역사적 실현체가 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기습의 시대, 자각하지 못한 대중들의 선봉에서 자각한
소수가 수행하는 혁명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하면서 엥겔스는 공산주의자나
프롤레타리아대중의 관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사회조직의 완전한
개조가 문제인 곳에서는 대중 스스로 함께 거기에 있어야 하며,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그들이 신명을 바쳐 발을 들여 놓는지를 그들 스스로 이미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최근 50년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바였다. 그러나 대중에게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게 하는 데에는
장기간의 지속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작업이며, 게다가 이 작업은 적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엥겔스, 「칽 맑스의 1848에서 1950년까지의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
단행본, 서설, (1895, 3, 6), 442쪽.
  혁명적 코뮌으로서 파리코뮌은 국가소멸의 상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으며,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대해서도 그 개념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엥겔스는
말한다. “국가는 기껏해야 하나의 악에 불과하다. 계급적 지배를 위한 투쟁에서
승리를 쟁취한 프롤레타리아트는 이 악을 물려받는다. 그리고 승리한
프롤레타리아트는 코뮌과 마찬가지로, 새롭고 자유로운 사회상태에서 성장한 한
세대가 국가의 이 모든 폐물을 내다칠 수 있을 때까지 가능한 가장 신속하게 이
악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엥겔스, 「칼 맑스의 프랑스 내전」독일어
3판 서설, 1891. 3. 18. 선집 6권, 335쪽. “프롤레타리아 독재, 좋다. 시민
여러분, 이 독재가 어떠한 것인가를 알고 싶은가? 먼저 코뮌을 보라. 그것이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였다.” 윗글, 336쪽. 그런데 코르쉬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파리코뮌연구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맑스와 엥겔스의 개념을 묵시적으로
비판하고 반대로 ‘자유연합’이라는 그들의 초기 개념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였다. 즉 프롤레타리아 계급 투쟁의 진정한 궁극적 목적은 ‘더욱 민주적’,
‘더욱 공동체적’ 그리고 ‘더욱 소비에트적’ 국가가 아니라 계급 없고 국가
없는 공산주의 사회라는 것이며 그 형식은 더 이상 정치세력이 아니라 각각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든 사람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연합’이라고 말하고
있다. Karl Korsch, 앞책, 83쪽. 이러한 문제인식은 이행기로서의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상정하는 최근까지의 공산주의 운동과 직접공산주의를
내세우는 입장과를 비교할 수 있는 준거 틀이 되기도 한다.

2-2. 러시아 혁명과 독일 혁명에서의 맑스주의와 프롤레타리아트의 조직들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운동의 역사적 흐름이 유럽(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1918년 독일혁명의 실패로 끝난 반면 1905년으로부터 1917년에
이르는 러시아 혁명은 성공했다. 그 당시 혁명적 맑스주의자나 공산주의자들은
세계혁명의 중심이 선진자본주의사회에서 성장한 프롤레타라이트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유형이라고 보았고 레닌을 포함한 러시아의 혁명가들도 그렇게 기대했으나
그 역사는 실현되지 않았다.
  유럽과 러시아의 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객관적 비교 고찰은 세계 1차대전
전후로부터 1920년까지, 연대, 갈등, 대립이라는 역동적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성공한 러시아혁명에 대한 찬양과 지지, 그리고 그것의 모방만으로 세계혁명과
공산주의 운동을 실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패한 유럽 혁명들의 역사적 교훈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러시아와의 대립 구조를 총체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올바른 세계 혁명을 일구어낼 수 없다. 지금까지  지 이러한 비교 고찰을 한
연구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레닌주의나 스탈린주의의 갇혀진 틀에서,
반대로 이에 대한 역반응으로서의 서구 맑스주의의 갇혀진 틀 속에서 해석된
입장이 담론을 지배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러시아와 유럽(주로 독일)의 공산주의 운동의 연대의 과정을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그 대립 과정을 개괄하고, 그 대립 과정 속에 담겨져 있는
철학의 차이, 국가자본주의 논쟁, 그리고 프롤레타리아트 조직들에 대한
태도(인터내셔날, 당, 평의회, 노동조합)의 차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2-2-1. 러시아와 유럽의 공산주의 운동의 연대와 대립에 대한 개관

  유럽 공산주의 운동의 정신적 지주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평의회운동의 대표적
지도자였던, 네델란드와 독일 공산주의자 안톤 판네쿡(1873-1960)은 제2
인터내셔날의 몰락과 제3 인터내셔날의 형성을 요구한 최초의 맑스주의 이론가인데
레닌은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몇 주 후에 “그의 말은 유일한 사회주의자의
말이다. 그것은 진실이다.”라고 했다. Gerber, J.P. 「Anton Pannekoek and The
Socialism of Workers' Self-Emancipation, 1873-1960」,Ph.D. Thesis Univ. of
Wisconsin-Madison, 1984, 제 8장.레닌은 1914년 9월 27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이태리와 스위스 사회주의자 대회에서, 국가 사이의 제국주의 전쟁을 계급
사이의 내전으로 돌리자는 9월 5일 테제를 제출하는 최초의 좌파 재조직화를
시도했고 혁명적 재조직화 전략의 핵심요소는 볼셰비끼와 네델란드 사민당 사이의
유대였다. 그 후 1915년 9월 5-8일에 스위스 찜머발트에서 열린 국제회의는
다수파와 소수파로 분리되고 반전소수파가 이기지 못했지만 레닌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직접혁명투쟁과 새로운 인터내셔날의 결성을 주창했다. 이를 계기로
베른에 「국제사회주의자 위원회」를 설립하였는데 레닌은 이를 새로운 인터내셔날
서기국으로 보았다. 판네쿡은 카우츠키의 「새 시대」에 대항하는 이론지를
구상하고 있었고 레닌과 협의한 후 독일어판을 네덜란드에서 출간하기로 하였다.
최초 편집위원은 라덱, 판네쿡, 홀스트, 레닌, 트로츠키, 메링, 보카르트, 그림,
제트킨, 프라니아였다.

  찜머발트 좌파모임에서 레닌과 판네쿡은 밀접하게 동맹을 맺었지만 전략적
분석은 몇 가지 점에서 달랐다. 판네쿡은 사회주의 좌파의 재조직화는 모든 국가의
지배 계급에 대한 끊임없는 반대에 기초한 “행동의 국제주의”에 기반 위에서만
가능하리라고 보았으며 회의나 대표 파견에 기초한 새로운 국제운동의 시도는
“지도자의 인터내셔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이것이 1920년 레닌과의 논쟁의
핵심이 된다. 윗글, 여러 곳.
  국제 이론지는 1916년 1월 「Vorbote」(선구자)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출간의 주요 목표를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을 이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서문에서 판네쿡은 밝히고 있으며, 사회민주주의와의 전면적 분리의 전제로서
“맑스 수정주의와 급진 사회주의의 부적절성에 대한 냉혹한 분석”이 우선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이 서문이 나가자 레닌은 이론지의 성격을
바꾸고 찜머발트 좌파의 대표로서의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난하고 「Vorbote」가
판네쿡과 홀스트의 개인적 기구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차이는 레닌과 라덱
사이의 더 깊은 갈등으로 이어졌다. 당면한 쟁점은 레닌이 수용하고 라덱이 거부한
민족자결권이었다. 또 다른 비판은 트로츠키로부터 나왔는데 그는 “러시아와
네덜란드의 극단주의자들”이 그들 자신의 인터내셔날을 거부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트로츠키 또한 노동자를 조직하고 좌파의 폭넓은 운동을 세우기 위하여
출판물을 이용하는 것은 “순수한 레닌주의의 이상”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차이를
해결하지 못 하자 「Vorbote」는 2호로 종간되었지만 찜머발트 좌파는 1916년 4월
스위스 키엔탈에서 2차 대회를 열었다. 윗글, 여러곳.
  판네쿡뿐만 아니라 유럽공산주의 운동의 좌파들은 대부분 열렬한 레닌주의자였고
볼셰비즘과 러시아혁명의 열광적 지원자였다. 그런데 그들은 볼셰비키의 강점을
조직구조에서 보지 않고 공격적 전투성과 맑스주의 원칙에의 확고한 헌신에 있다고
보았다. 찜머발트 좌파에 있어서 드러난 레닌과 판네쿡의 차이는 한 마디로
국제주의에 대한 인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919년 3월 코민테른이 결성되고
서유럽의 공격적 맑스주의자들은 암스텔담 서기국을 만든다. 판네쿡과 네덜란드,
브레멘(독일) 좌파는 새로운 인터내셔날의 건설에 열광적 주창자였지만
러시아에서의 볼셰비키 승리로 인해 코민테른이 러시아의 주도하에 결성되었다고
보았다. 레닌은 오래 전부터 네덜란드 좌파와 브레멘 좌파의 지도적 역할을
인식하고 암스텔담 서기국에 함께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판네쿡, 호르터(Gorter),
홀스트 등은 동의했으나 위즌쿱(Wijnkoop)과 반 라베스테즌(Van Ravesteijn)은
호르터와 함께하지 못 하겠다고 거절했다.
  1920년 2월 3-6일 대회에서 암스텔담 서기국은 서유럽 인터내셔날로서의 역할로
규정하고 의회주의, 노동조합주의에 대한 분명한 비판과 새로운 프롤레타리아트
조직으로서 노동자평의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은 코민테른 지도부와
네덜란드 좌파 사이의 전망의 차이의 첫 번째 표시였는데 암스텔담 서기국의
혁명적 전망은 대부분 서유럽 공산주의 개념의 반영이었지만 암스텔담과 모스크바
사이의 소통 부족도 큰 이유였다. 암스텔담 서기국은 독일 공산주의
노동자당(KAPD)의 입장을 채택했고 1920년 4월 30일 모스크바 지도부는 암스텔담
서기국을 폐쇄하고 베르린 서기에게 할당했다고 방송했다.
  레닌의 「좌익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가 나오기까지 판네쿡을 비롯한 서유럽
공산주의자들은 레닌의 이름이 세계혁명, 비타협적 계급투쟁, 전투적 반의회주의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1920년 3월 판네쿡은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자 저술」을
좌익공산주의의 교과서로 제출했다. 물론 레닌은 1918년 5월 5일 이미
「좌익유아성과 소부르주아적 심리」를 썼고 이는 주로 국가 자본주의에 관련한
경제논리논쟁이었고 1920년 5월 12일에 쓴 「좌익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는
오토바우어의 「세계혁명」에 대한 비판 글 이었다. 「세계혁명」은 호르터도
1918년 썼고 이를 레닌에게 헌정한 바 있다. 그런데 레닌의 이 글은 주로
의회주의, 노동조합주의, 타협등과 같은 공산주의자의 전술에 관련한 구체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번역할 때 좌익소아병으로 번역한 것은 오역이며
오히려 교조주의로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

2-2-2. 맑스주의에 대한 철학적 이해의 차이

  유럽공산주의 운동과 러시아 공산주의운동의 철학적, 사상적 기반을 비교하는
것이 이 글의 중심은 아니지만 상호 비판이 맑스주의 전통으로서 벗어난 것인가
아닌가로 극단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징적 비교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논의에서 살펴지겠지만 유럽공산주의자를 무정부주의자나 아나코-생디칼리스트로
규정하는 경향 등이 특히 그러한 경우이고 레닌의 철학을 자연주의 철학이나
자코뱅주의로 규정한 경우는 그 대립각이라고 볼 수 있다. 1918년 「좌익유아성과
소부르주아적 심리」에서 레닌은 유럽 좌익공산주의자들의 팜플렛 「소비에트
정부의 당면임무」(1918. 4. 20)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오류를 범하고 있는
사람들이 맑스주의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분석하는 것은 노동계급이 진정으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레닌,
「좌익유아성과 소부르주아적 심리」, 「좌우익기회주의 연구」, 이민희 편역,
아침, 280쪽. 그러나 그 후 「좌익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에서는
좌익교조주의로서 무정부주의와 아나코-생디칼리즘과 혼용하고 있다.

  레닌이 비판한 유럽의 좌익 공산주의자의 대표적인 인물인 판네쿡이 정의한
맑스주의를 살펴보자.

“맑스주의는 인간의 물질적 관계 특히 경제적 관계로 인간의 역사적, 정치적
행위를 설명한다. 맑스주의는 인간 마음의 내용은 그가 사는 물질세계의 산물
이상의 것이 아니며 경제적 관계는 마음에 대한 결과에 의해 행위를 결정하고
의지에 영향을 준다. 사회혁명은 오직 자본주의발전에 의해서만 진행되는데 이는
경제적 고양이 프롤레타리아트의 마음을 변혁시켜 새로운 내용으로 채우고 그의
의지를 지시한다… ‘인간의 행위는 전적으로 물질적 관계에 대해 결정되고’ ‘그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두 가지 명제는 총체로서의
맑스주의의 견해를 구성한다. 첫째, 혁명은 의지로 만들 수 있다는 독단적 견해를
제외시키고, 둘째, 발전의 완전한 성숙을 통하여 스스로 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단순히 기다려야 한다는 숙명론을 배재한다.” Anton Pannekoek, “Marxist Theory
and Revolutionary Tactic", Smart, D.A.(ed.) 「Pannekoek and Gorter's
Marxism」, Pluto, 1978, 30-71쪽. 경제적 결정론과 기계적 유물론에 빠져 있는
조야한 맑스주의를 극복하려는 유럽의 맑스주의의 특징은 주체성만 강조하는
주관주의로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매도되기도 했지만 판네쿡, 코르쉬, 루가치,
그람시 등에서 보여주는 맑스주의에 대한 해석은 이미 그 권위를 되찾은 지 오래
되었다.
  코르쉬는 카우츠키가 맑스의 역사 유물론을 활동주의적, 실천지향적, 혁명적
특성을 배제하고 역사 발전을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결정적 범주와 법칙으로
물상화했다고 비판하고 그 당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자연과학에 의해 채색된
유물론적 전망을 내세워 과학적 실증주의의 지배적 부르주아 태도를 반영했다고
보았다. 더구나 좌파 맑스주의자인 레닌과 룩셈브르크도 문제의 핵심에 침투하는
데 실패했고 소비에트 맑스주의와 사회민주주의적 개량주의는 사실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시켜, 개량주의 실천을 합법화시킨 이데올로기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과학적 사회주의는 객관주의적 물신주의(결정론적 체계로 경제법칙을
물상화한), 계급투쟁의 요소, 그리고 노동 계급의 주체적 행위를 배제했다고
말하고 정통 맑스주의 이론에 대항하는 세 가지 흐름이 프롤레타리아 계급 투쟁의
가장 중요한 살아있는 이론이 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조합주의에서
개량주의, 혁명적 생디칼리즘, 그리고 레닌주의적 볼세비즘이라는 것이다. Karl
Korsch, "Crisis of Marxism", 윗책, 76-80쪽. 철저한 레닌주의자였던 코르쉬의
이러한 결론은 1920년부터 1927년까지 독일과 소련의 레닌주의적 실천의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철학적 기반의 차이는 러시아와
독일의 공산주의 운동이 실천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형상화되었다.

2-2-3. 국가 자본주의를 둘러싼 논쟁

  러시아 혁명 이후의 소련 체제를 두고 가장 먼저 그 체제성격에 논쟁을 벌인
세력은 유럽의 좌익공산주의자들이었다. 물론 그들은 국가 사회주의라는 개념을
초기에 사용하다가 코민데른 2차 대회 이후, 그리고 레닌에 의한 신경제정책이
추구되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노동자평의회체제의 몰락을 목도하면서 소련을
국가자본주의로 규정하였고 그 이후 스탈린체제가 들어서면서 반혁명세력으로
비판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레닌의 입장을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레닌은 유럽의 좌익공산주의자들이 소비에트 공화국이 볼세비키의 우편향 하에서
「국가자본주의로의 이행」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놀랍게 받아들이면서
국가 자본주의가 일보 전진이라는 것, 6개월 내에 그것이 확립된다면 성공이며,
1년 이내에 사회주의가 영구적으로 굳건한 보루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역시 국가자본주의와 국가사회주의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이어서 그는
좌익공산주의자들의 경제학적 오류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레닌,
「좌익유아성과 소부르주아적 심리」, 윗책, 276쪽.
  첫째, 좌익 공산주의자들은 우리나라를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와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이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의 어떠한
종류의 이행인가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 둘째, 소부르주아적 요소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적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소부르주아적
심리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셋째, ‘국가자본주의’라는 도깨비를 만들어
내면서, 그들은 소비에트 국가가 경제적 기초에서 부르주아 국가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레닌은 국가자본주의가 소비에트
경제체제보다 우월하다는 것, 노동자와 무산대중의 권력이 보장되는 소비에트
권력에게 국가자본주의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독일의 국가자본주의를
연구하고 모방하여 그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독재적 방법을 채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몇 구절을 더 인용하기로 한다.
  “사회주의는 최소의 현대과학의 발전에 기반한 대규모 자본주의적 기술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동시에 프롤레타리아트가 국가의 지배자가 아니라면 사회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1918년 국제제국주의라는 하나의 알 껍질 속에, 아직 부화되지
않은 두 마리의 미래의 병아리들처럼 나란히 존재하고 있는 일관되지 못한
사회주의의 반쪽들을 낳았다. 1918년 독일과 러시아는 한 편으로 사회주의를 위한
경제적, 생산력적, 사회경제적 조건의, 다른 한편으로 정치적 조건의 물질적
현실화를 가장 두드러지게 갖추게 되었다.” 윗글, 281쪽. “현재 러시아에서는
소부르주아적 자본주의가 만연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규모 국가자본주의로 혹은
사회주의로 이끄는 것은 양자 모두 동일한 과정이며, 또한 이 과정은 생산과
분배에서의 국가적 계획과 통제라는 완전히 동일한 중간역을 거친다.” 윗글,
282쪽.
  우리는 레닌의 글 속에서 이미 정치혁명에 성공한 러시아가 국가를 통한 계획과
통제로 후진적 자본주의를 국가자본주의 체제로 재편하여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계론적 사고와 경제적 토대에 조응하지 않는 정치권력의
선도성에 기반하고 있으면서 결국 프롤레타리아트를 대상화시킬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국가 자본주의와 국가사회주의를 등치시킨 것은
국가에 공통점이 있을 뿐 경제적 토대의 강제적 변화와 혁명건설과 완성의
주체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를 국가라는 장치에 예속시킬 수밖에 없는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다. 물론 맑스의 견해대로 완전하게 발전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혁명의 전제 조건이라면 부르주아혁명과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두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 넘는 것은 후진 자본주의 러시아에서 가능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산업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닌 농민에 기반을 둔 혁명은 전통 부르주아지를
분쇄하지만 사회관계로서의 자본을 분쇄하지 못한다.
 폴 마틱은 국가자본주의를 자본의 집중, 독점, 소유와 직접 통제가 분리된 기업의
부상, 재정, 금융 조작 등의 혼합경제 속에 국가와 자본이 내키지 않은 통합을 한
체제로 보면서 자본주의적으로는 저 발전된 국가에서의 반봉건적 사회관계
아래에서는 착취와 억압이 영속화 된다고 보았으며 러시아와 중국의 혁명을
국가자본주의 혁명으로, 맑스주의는 수정된 자본주의 체제를 정당화시키는 단순한
이데올로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Paul Mattick, 「Anti-Bolshevik Communism」,
White Plains, 1978, Introduction 여러곳. 물론 마틱은 레닌 이후 50년간의 소련
체제에 대한 검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1918년, 1920년에 이루어진 논쟁의 틀
속에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러시아와 유럽의 비교의 종합토론으로
미루기로 한다.

2-2-4. 당, 평의회, 노동조합에 대한 레닌과 유럽 좌익 공산주의자의 논쟁

  러시아와 독일에서의 혁명과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당, 평의회, 노동조합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을 뒤로 미루고 여기서는 우선 유럽 좌익공산주의 운동의
입장을 밝힌 판네쿡의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자 전술」(1920.3.)과 좌익공산주의
운동을 비판한 레닌의 「좌익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의 총체적 비교를
개괄적으로 하고 쟁점이 되는 의회주의, 노동조합주의, 당관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로 한다.
  우선 판네쿡의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자 전술」에 나타난 그의 입장을
기술하기로 한다. Anton Pannekoek, 「World Revolution and Communist Tactics」,
윗글의 전체 발췌 요악.

대중이 지적으로 공산주의를 이해하기 전, 세계전쟁과 급속한 경제몰락은 혁명이
객관적으로 필요하게 만든다. 서유럽에서의 혁명의 발전은 주로 두 가지 힘에 의해
결정되었는데 하나는 자본주의 경제 몰락이고 다른 하나는 소련의 사례였다. 왜
러시아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빨리 그리고 쉽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는
부르주아지의 취약, 농민과의 동맹, 그리고 혁명이 전쟁 중에 일어난 사실
등이었다. 유럽에서는 혁명의 필요성과 분위기의 성장과 함께 공산주의자 전위가
발전할 수 있었고 그 전위는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고 코민테른에서 재집단화 되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명확히 구분된다.
  세계 프롤레타리아트 눈앞에 러시아 혁명은 새로운 질서의 원칙을 밝혀냈는데
그것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새로운 민주 형식으로서의 소비에트, 그리고 산업,
농업, 교육의 재 조직화였다. 독일 제국주의가 1918년 11월 무너졌을 때
노동계급은 권력 장악에 대한 완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독일 부르주아지는
프롤레타리아트보다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노동자 평의회는
자발적으로 사회민주당 지도자와 민주적 의회에 그들의 권력을 이양하였다. 병사로
무장된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장해제하였고 백군에
의해 분쇄되었으며 부르주아지는 무장된 시민군대로 편성되었다.
  유럽에서 혁명 발전의 느린 속도는 갈등하는 전술 흐름의 충돌을 가져왔다. 빠른
혁명 발전의 시기에는 전술적 차이는 행위로 재빠르게 극복된다. 공산당이 약하고
패배만을 경험할 때, 전망은 갈라지고, 새로운 행동경로, 새로운 전술적 방법이
모색된다. 이 때 두 가지 경향이 나타난다. 첫 번째는 말과 행동으로 인민의
마음을 혁명화하고 명확하게 하여 결국 옛날의 개념과 대조적인 새로운 원칙을
찾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중을 실천 행동의 변두리로 몰아넣고 차이보다는 동의의
장점을 강조하게 된다. 첫 번째는 대중 사이의 명확하고 날카로운 분리를 추구하게
되고 두 번째는 통일을 강조한다. 첫 번째가 급진적 경향이고 두 번째가
기회주의적 경향이다.
  제2 인터내셔날의 역사는 기회주의 정책의 보기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은
코민테른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사회주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비사회주의
노동자집단 또는 계급의 지원을 추구하는 것이다. 혁명은 소규모 혁명당에서 뿐만
아니라 대규모 대중정당 또는 노선이 다른 당의 담합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대중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당에 의해 촉발된 행위가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지만 결정적 힘은 대중의 무의식 속에 깊이 있는 심리적 요인, 그리고
세계 정치의 위대한 사건 속에 있다.
  혁명당의 기능은 앞장서서 명확한 이해를 선전하고 대중을 통하여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혁명의
과정에서 당은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대중이 올바른 것으로 인식하는 계획, 슬로건,
그리고 지시사항을 제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가장 적절한 형태로 그들
목적을 표현하고 그 목표를 가장 정확하게 성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명에서의
지도력은 분명한 원칙의 세계 혁명의 힘에 의해 공산당에게 주어진다.
  유럽에서의 혁명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왜냐하면 부르주아지가 러시아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대중이 부르주아 멘탈리티에 의해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제국주의가 몰락한 이후에도 그들 손으로
부르주아지의 헤게모니를 회복시켜주었다. 부르주아 문화의 지배를 경험하지 않은
동구(러시아 포함)의 경우 대중의 멘탈리티와 내적 성격은 전혀 다르다.
자본주의가 동구에 들어왔을 때, 전혀 다른 물질적 조건과 전통에 직면했다.
동구는 대규모 토지 자산, 가부장적 봉건제, 촌락 공산주의를 가진 원시적 농업
조건에 의해 결정되어 있었다.
  유럽의 주요 특징은 개인주의이다. 이는 노동의 초기 소부르주아와 농민유형의
기원을 가지고 점차 공동체의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감각을 갖고 그 규율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특성은 앵글로색슨 국가의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에서 현저하게 나타난다. 수 세기동안의 물질적, 지적 교류에 의해,
오락, 예술, 부르주아 문화는 프롤레타리아 대중에게 각인되었고 피상적
국제주의보다는 무의식 속에 깊이 박힌 민족 단결의 감성을 유발시킨다.
인텔리겐챠(목사, 교사, 문학인, 언론인, 예술가, 정치가)는 다수 계급을 형성하고
부르주아 문화를 선전하고 자본의 헤게모니와 대중의 이해 사이에서 중개자로
행동한다.
프롤레타리아트의 봉기가 부르주아지의 지배를 파괴하고 프롤레타리아트의 명확한
전위인 공산당이 정치적 통제를 승계하는 오직 한 가지 과업만이 남아 있다. 모든
가능한 수단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약점의 원천을 제거하고 그를 강화시켜
미래를 보장하는 혁명적 투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대중 스스로 주도권을 잡고
자신감을 증진시켜 활동하게 하여 그들 스스로 그들에게 주어진 과업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의회 활동과 노동조합운동은 제2 인터내셔날 시기의 투쟁의 두 가지 원칙이었다.
목소리를 높이고 정당사이의 갈등에 참여하기 위하여 프롤레타리아트의 대변인으로
부르주아지의 중심에 있는 의회에 들어가는 것은 중요하다. 의회 제도는 왜 그것이
대중을 위한 지배체제로 부적절하고 따라서 소비에트 체제로 나가야 하는가에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이고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한 투쟁 수단으로 의회를 활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대중이 그들 편에서 개입하고 행동하고 의사결정하자마자
의회 투쟁의 약점은 극복된다. 의회주의는 필연적으로 혁명이 요구하는 대중에
의한 자발적 활동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의회주의는 대중에 대한 지도자의
지배를 강화하는 반혁명적 효과를 지닐 뿐만 아니라 그 지도자들 스스로 부패하게
만든다.
  의회에서 당은, 혁명적 목적을 위하여 그 뒤에서 전 계급을 집단화하는 전위
대신에, 다른 당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지는 의회당이 되고 그들과의 싸움에
끼어들면서 새로운 깃발 아래 낡은 사회 민주주의라는 형식을 가지게 된다. 본질적
적대가 없을 경우 혁명적 노동계급과 공산당 사이에는 내부 갈등이 없다. 왜냐하면
당은 프롤레타리아트의 가장 명쾌한 계급의식과 그 통일 사이를 종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회 활동은 이러한 통일을 흔들고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계급의 통일을 이루는 대신 공산주의는 그들의 당 지도부를 가지는 의회당이
된다.
  러시아 혁명의 위대함과 공산주의적인 것은 대중 스스로의 활동을 일깨우고 새
사회를 건설하고 지향하는 정신적, 물질적 에너지를 점화시켰다는 점이다. 1918년
11월 새로 창건된 독일 공산당이 의회를 보이콧한 것은 빠르고 쉬운 승리에 대한
미성숙한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회대표에게 실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부터 프롤레타리아트 스스로 해방되어야 할 필요에 의해서이다. 자율적
활동의 길이야말로 평의회체제를 선언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의회 활동 속에서
프롤레타리아트는 민족으로 분할되고 진정한 국제주의적 개입이 불가능해지며 국제
자본에 대항하는 대중 행동에 있어서 민족 분할로 나아간다.
  의회 활동이 노동 대중에 대한 지도자의 심리적 장악을 구체화시키듯이 노동조합
활동은 그들의 물질적 권위를 실현시킨다. 자본주의의 아래에서 노동조합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재 조직화를 위한 자연스러운 조직을 형성한다. 맑스도 처음부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전된 자본주의, 나아가 제국주의 시대에서 노동조합은
이전의 부르주아 국가와 같이 동일한 발전 경향을 갖는 거대한 단체가 되었다.
그들 속에는 관료 계급이 생기고, 그 관료주의는 자금, 언론, 경영 등 모든 조직의
자원을 통제한다. 따라서 전체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 주인이
되었으며 그들과 조직을 동일시하게 되었다. 그래서 국가의 공개적 법적 지지자가
되고 국가에 의해 인정되며 ‘혁명전 경제 확장’이라는 구호를 만들고 결국
자본주의 유지에 복무하게 된다.
  국가가 조직하는 방식은 민주적 형식에 불과하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맑스와 레닌의 주장은 노동조합에게도 적용된다.
노동조합의 반혁명적 잠재성은 인사의 변화나 급진적, 혁명적 지도자로의 대체로
파괴될 수 없다. 혁명은 그 조직을 파괴함으로써만 성공할 수 있다. 소비에트는
국가 관료주의를 뿌리 뽑고 분쇄할 뿐만 아니라 노조 관료주의도 분쇄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의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정치조직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노조의
기초가 된다.  이러한 새로운 조직 형식을 혁명과정 속에서, 그리고 노동자들이
혁명적 개입을 함으로써만 수립될 수 있다.
  노동조합 안에서 혁명적 반대세력을 묶어세워 다수를 점하고 혁명화 시킬 수
있다는 가설은 공허하다. 왜냐하면 첫째, 사회민주당과 노동조합총연맹의 경우, 그
반대 세력이 뚜렷해지기 전에 그들을 다루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고 둘째, 혁명이
순조로운 계획에 따라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재건은 공산당의 주요 과제가 아니다. 프롤레타리아트 대중이 그들의 지적,
도덕적 잠재력을 개발할 때 그들 스스로 그것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공산당의 주요
임무는 이 잠재력을 일깨우고 촉진시키는 것이다. 공산주의 헤게모니는 생산이
완전하게 공산주의 질서에 기초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비교적
장기간의 과정 이후에 가능하다. 오히려 노동계급이 공산주의를 향하여 생산체제를
의식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혁명적 노동조합주의자인 생디칼리스트는 소비에트를 프롤레타리아 노동자의
가장 순수한 형태로 보지 않고 노동 계급에 기반 하여 건설된 정치가와 지식인의
체제로 본다. 그들의 목적은 공산주의의 목적과 다르다. 금융, 은행, 농업, 식민
자본으로 조직된 전체로서의 세계자본에 대항하지 않고 오직 산업 자본의 형태로만
인식된 노동조합 투쟁이라는 제한된 이념에 기초하고 있다. 착취기제로서의 생산을
바라보는 맑스주의 경제학에 기초하지만 더 깊은 맑스주의 이론인 역사유물론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서유럽의 경우, 정치경제적 구조는 부르주아지가 그 궁극적 쇠퇴의 이행기를
형성한 반면, 러시아는 공산주의의 방향으로 의식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이 다르다.
즉 서유럽의 경우,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투쟁의 시기를 형성한
반면, 러시아에서는 새로운 경제 확장의 시기로 나아갔다. 서유럽은 쇠퇴하는
문화이고 러시아는 새로운 문화이다. 러시아에서는 우호적 환경 때문에
프롤레타리아트의 권력 장악이 가능했지만, 프롤레타리아트는 약하고 통일되지
않았으며 농민 대중 속에 삼켜져버렸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러시아의
프롤레타리아트는 잠정적이고 전진만 할 뿐이다. 새로운 공산주의 세계의 심장과
힘은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전한 영국, 독일, 미국과 같이 새로운 생산 양식의
기초를 가지는 곳에 있다.
  새로운 나라, 대중이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오염되지 않고, 산업 발전의 시작이
공산주의의 단결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 원자재가 자본주의로부터 유래한 가장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억압이 투쟁에 의해 촉발된 새로운 길을
만드는 곳, 그러나 강력한 부르주아지의 힘이 약한 곳, 그 곳이 새로운 공산주의의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중국과 인도를 들 수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동쪽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서쪽이다. 지리적 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체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 혁명은 영국에 집중된 서유럽자본에 대항하는 아시아에 의한 위대한 혁명의
시작이다. 자본주의 폐절의 강고한 투쟁은 서유럽과 미국의 노동자가 아시아의
거대한 인민과 함께 손잡고 성취할 공동과업이다. 우리는 이 과정의 시발점에 서
있다.

  이제 레닌으로 가본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좌익공산주의 : 유아적
무질서」는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보다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을 빗겨가는 대응의
수단으로, 전략과 전술의 변증법적 관계를 은폐하고 잘못된 전술을 합리화하려는
수단으로, 유럽 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몰이해를 가리려는 수단으로 인용되어 왔다.
진정한 공산주의의 원칙에 서 있지도 않으면서 반대파를 종파주의로 몰아세우는
스탈린주의적 책략으로 사용되었다. 레닌의 글 가운데 유럽과 비교되는 몇 가지
중요한 전술을 인용하기로 한다. 레닌,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 김남섭
옮김, 돌베개, 1992. 이러한 레닌의 입장은 코민테른 제 2차 대회에서
공식화되었고 유럽의 공산주의 운동과 결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1. 어떤 의미에서 러시아 혁명의 국제적 의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
역사적 현시점에서, 모든 나라에 가깝고도 불가피한 그들 미래의 어떤 것, 그것도
무척 본질적인 어떤 것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러시아 모델이다.

  2. 볼세비키가 성공한 근본적인 한 조건
혁명적인 프롤레타리아트 당의 규율은 어떻게 되는가? 그 규율은 어떻게
검증되는가? 그것은 어떻게 강화되는가? 첫째, 그것은 프롤레타리아 전위의
의식성에 의해서, 그리고 혁명에 대한 그들의 헌신, 곧 전위의 끈기와 자기희생 및
영웅적 행동에 의해서다. 둘째, 일차적으로는 가장 광범한 프롤레타리아
근로인민대중들과, 뿐만 아니라 비 프롤레타리아 근로인민대중들과도 연결을 갖고
가장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며, 그리고 당신들이 원한다면 어느 정도 융합할 수
있는 전위의 능력에 의해서이다. 셋째, 이 전위가 발휘하는 정치지도력의 올바름에
의해서, 곧 전위의 정치전략 및 전술의 올바름에 의해서인 바, 이것은 가장 광범한
대중들이 자신들의 경험으로서 그 전략 및 전술의 올바름을 인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볼세비즘은 1903년 매우 굳건한 맑스 이론의 토대 위에서 생겨났다. …풍부한
경험이라는 면에서 세계의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15년간의 실천의
역사(1903-1917)를 거쳐 왔다. 왜냐하면 이 15년 동안 어떤 나라에서도 혁명적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갖가지 운동 형태들 - 합법형태와 비합법형태, 평화적인
형태와 폭풍적인 형태, 그리고 의회적 형태와 테러적 형태 - 이 그토록 급속하고
다양하게 교차하면서 나타났던 것과 엇비슷하기라도 한 것을 전해 없었기
때문이다.
  
4. 볼세비즘은 노동 운동내의 어떤 적들에 대한 투쟁에서 발전되고 강화되고
단결되었는가?
볼세비즘이 무정부주의의 냄새가 나거나 무정부주의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오며
그리고 모든 본질적 문제에 있어서 일관성 있게 프롤레타리아적인 계급투쟁의
조건들과 요구들에 부합하지 못하는 쁘띠브르주아 혁명주의에 대한 오랜 투쟁
속에서 모습을 갖추고 발전, 단련되었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20년 오늘 날, 모든 서유럽 정당들 중에서 독일의 혁명적 사회민주주의자들은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배출해내었고 다른 누구보다도 더 빨리 회복하여 새로운
힘을 얻어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스파르타쿠스단이나 독일
독립사회민주당의 좌익 프롤레타리아트의 경우에서 모두 보이며… 카우츠키파,
힐퍼링파, 레데부르파, 및 크리스핀파의 기회주의와 줏대 없음에 대해 줄기찬
투쟁을 벌이고 있다.

 5. 독일의 “좌익”공산주의, 지도자들 - 당 - 계급 - 대중
레닌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 지명 그룹”이 발간한
「독일공산당의 분열(스파르타쿠스 동맹)」이란 팜플렛을 비판에 대한 근거로 삼고
있다. 불행히도 아주 특권적이고 아주 안정된 합법성이라는 전통과 조건을 가진 한
조그만 나라에 태어나서 합법에서 비합법으로의 권한을 결코 본적이 없는 네덜란드
공산당의 몇몇 당원들이 혼란에 빠져서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두 개의 공산당(지도자당과 대중정당)의 대립을 당독재와 계급독재로
대비시킨 것)을 하도록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당원칙과 당규율의 거부 - 이것이 반대파가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위해 프롤레타리아트를 완전히 무장해제 시키는 것과
똑같다.… 공산주의 관점에서 볼 때, 당원칙을 거부하는 것은(독일의
경우)자본주의 붕괴의 전야로부터 공산주의의 낮은 단계가 중간 단계가 아니라
가장 높은 단계로 건너뛰는 것을 뜻한다.
  투쟁 속에서 단결된 철의 당 없이, 일정 계급의 모든 정확한 사람들의 신뢰를
누리는 당 없이, 대중의 분위기를 지켜보고 그것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당
없이, 그와 같은 투쟁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6. 혁명가들은 반동적인 노동조합들에서 활동해야 할 것인가.
오늘날의 러시아에서 지도자들-당-계급-대중들의 관계 및 노동조합에 대한
프롤레타리아트와 프롤레타리아트당 독재의 태도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곧
독재는 소비에트들로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가 수행하고 이 프롤레타리아트는
볼세비키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데 최근 당 대회(1920년 4월)의 자료에 따르면
볼세비키 공산당의 당원은 61만 천 명이다. 자신의 활동의 있어서 당은 직접적으로
노동조합들에 의존하는데 지난 대회(1920년 4월)의 자료에 따르면, 이
노동조합들은 지금 400만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형식적으로
비당파적이다.
  우리는 독일 좌익들의 거만하고 매우 박식하며 겁나게 혁명적인 지껄임, 곧
공산주의자들은 반동적 노동조합들에서 활동할 수 없고 활동해서도 안 되며,
그러한 활동을 거부해도 좋으며 노동조합으로부터 탈퇴하여 썩 쾌활한(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은 매우 젊은) 공산주의자들이 발명한 참신하고 순수한
“노동자동맹”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는 따위의 지껄임을 마찬가지로
우스꽝스럽고 유치한 허튼소리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당에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노동조합들이 필수불가결한 “공산주의 학교”이자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수행을 위한 예비 학교로서 나라의 전 경제생활의 운영을
(개별직종들이 아니라)노동계급에게, 다음에는 모든 근로인민에게 점진적으로
이양시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불가결한 조직이며 오랫동안 계속 그렇게 남으리라는
사실이다.
  노동조합들의 일정한 반동성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하에서는 불가피하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의 기본 조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였음을 뜻한다.
  서유럽에서는 노동조합적인, 편협한, 이기적인, 철면피 같은, 탐욕스런,
속물적인, 제국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제국주의에 매수당해 타락한 노동귀족층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력하게 형성되었다. …반동적인 노동조합들에서 활동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하거나 후진적인 노동자 대중들을 반항적인
지도자들, 부르주아지들의 앞잡이들, 노동귀족들, 또는 ‘부르주아화한
노동자들’의 영향력 하에 내버려둠을 뜻한다.

  7. 부르주아 의회에 참여할 것인가?
주지하듯이 로자 룩셈부르크와 칼 리프크네히트와 같은 탁월한 정치지도자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독일의 좌익들은 의회주의를 이미 1911년 1월에 “정치적으로
폐물”이 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 독일(과 네덜란드)의 좌익들은 자신들이 계급
정당이 아니라 서클이라는 것을, 대중정당이 아니라 지식인들과 지식인들의 가장
나쁜 속성을 흉내 내는 소수 노동자들의 집단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독일의 공산주의자들에게 의회주의는 “정치적으로 폐물”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 폐물이 된 것을 계급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대중들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르주아 의회들이 장기간 존재했느냐 아니면 단기간 존재했느냐가
아니라 광범한 대중들이 소비에트체제를 받아들이고, 부르주아민주주의 의회를
해체할(또는 해체를 허용할)준비가 얼마나(이념적으로, 정치적으로,
실천적으로)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유럽과 미국에서 의회는 노동계급의 선진적인 혁명가들에게 아주 가증스런 것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이 악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할 때 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범죄적 이기조차하다. …전술은 혁명운동의 경험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특정 나라의(그리고 이웃나라들과 전 세계 모든 나라의)모든 계급 세력에
대한 냉정하고 엄밀한 객관적 평가 위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모든 특정 조건들은 현대 서유럽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와 같은 또는 그와
유사한 조건들이 손쉽게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일련의 다른 원인들을
제쳐두고라도 바로 이 때문에 서유럽이 우리가 그랬던 것보다 사회주의혁명을
시작하는 것이 더 어렵다. 혁명적 목적을 위해 반동적 의회를 활용하는 어려운
과제를 뛰어넘음으로써 이 어려움을 피해보려고 하는 것은 정말 유치한 짓이다.
…무엇보다도 의회들 내에서 지도자들을 시험해보지 않고서는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 비판-그것도 가장 날카롭고 가차 없으며 비타협적인 비판-은 의회주의나
의회 활동에 대해서가 아니라 의회선거와 의회연단을 혁명적 공산주의적 방식으로
활용할지 모르는 그런 지도자들에 대해서-활용하지 않으려는 자들에 대해서는 더욱
더-가해져야 할 것이다.

  8. 어떤 타협도 안 된다?
순진하고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타협일면을 허용하면 우리가 불굴의 투쟁을
벌이고 있고 벌여야만 하는 시회주의와 혁명적인 맑스주의, 곧 공산주의 사이의
경계가 모두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쁘띠부르주아 민주주의자들(멘세비키를 포함하여)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소비에트체제, 개혁주의와 혁명주의,
노동자에 대한 사랑과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에 대한 공포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동요한다. 공산주의자들의 올바른 전술이란 이러한 동요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다. …어떠한 타협도 없고 어떠한 유연한 대응도 없다는 성급한
결정은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자신의 힘을
강화시키는데 방해가 될 따름이다.
  우리가 아니라 분명히 적에게 유리할 때 싸움을 거는 것은 죄악이며, 혁명적인
계급의 정치지도자가 분명히 불리한 싸움을 피하기 위해 “유연한 대응을 꾀하고
협조나 타협을 할” 수 없다면 그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다.

  10. 몇 가지 결론

이제 노동운동의 역사는 갓 태어났고 강력해지고 있으며 승리로 나아가는
공산주의가 주로 무엇보다도 자신들의(곧 각 나라의) “멘세비즘” 곧 기회주의와
사회배외주의에 맞서서, 둘째로는 이를테면 그것을 보충하는 형태로서의
좌익공산주의에 맞서 곧 싸움을 벌여야 한다. 첫 번째 투쟁은 제2 인터내셔날과
제3 인터내셔날의 싸움처럼 분명히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나라에서 전개되었다.
두 번째 투쟁은 독일, 영국, 이탈리아, 미국(적어도 세계 산업노동자조합과
무정부주의적 생디칼리즘적 역할의 일정부분은 거의 일반적이고 그리고 거의
공통적으로 소비에트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좌익공산주의의 오류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한때 생디칼리스트들이었던 한 분파가 역시 소비에트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해 보이는 태도)에서, 말하자면 의심할 바 없이
국제적 규모뿐만 아니라 세계적 규모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나라의 공산주의 노동운동의 국제적 전술을 종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양성의 제거나 민족적 차이의 소멸이 아니라 공산주의 기본 원칙들(소비에트
권력과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을 적용하되, 이런 원칙 하나하나를 올바로
변형시키고 민족 내지 민족적 국가적 차이에 맞게 올바르게 조정해서 적용하는
것이다. 각국이 동일한 국제적인 과제들, 곧 노동운동내의 기회주의와
좌익교조주의에 대한 승리, 부르주아지의 타도, 소비에트공화국과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수립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식에서 어느 것이 민족적으로 특이하고
민족적으로 차이 나는 것인가를 추적, 연구, 모색, 예측, 파악하는 것, 바로
이것이 모든 선진 나라들(물론 선진 나라들뿐만 아니라)이 겪고 있는 역사적
시기의 기본 과제이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들이 다만 방향이 다를 뿐인 똑같은 오류를 더 서둘러 바로
잡고 유기체에 고통이 덜 하도록 더 빨리 치유하기 위해 힘써야만 한다.
우익교조주의 뿐만 아니라 좌익교조주의 또한 오류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공산주의에서도 좌익교조주의의 오류가 우익교조주의(이를테면, 사회배의주의와
카우츠키주의)의 오류보다 천배나 덜 위험하고 덜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보다도 좌익공산주의가 아주 어린, 겨우 싹트고 있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독일과 영국의 좌익공산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 하나의, 똑바른 길만을
인정한다고 그리고 유연한 대응, 협조, 타협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보자.
그러면 이것은 공산주의에 아주 심각한 해독을 끼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이미
끼쳐왔고, 지금도 끼치고 있는 오류가 될 것이다. 우익교조주의는 오로지 옛
형식의 인정을 고집하였고 새로운 내용을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에 완전히
파산하였다. 좌익교조주의는 어떤 옛 형식을 무조건 거부할 것을 고집하고 있으며,
새로운 내용이 온갖 모든 형식을 헤치고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며,
또한 모든 형식에 통달하는 일, 최대한 빨리 한 형식을 다른 형식으로 보완하고 한
형식을 다른 형식으로 대체하며 우리 계급이나 우리 노력으로 생겨나지 않은 온갖
변화에 대해 자신의 전술을 적용시키는 것을 배우는 일이 우리 공산주의자들의
임무라는 것을 보지 못한다.
  
안톤 판네쿡은 레닌의 글과 코민테른 제2차 대회의 결과를 보고 자신의
글「세계혁명과 공산주의자 전술」의 후기를 덧붙였다. Anton Pannekoek, 윗글,
후기발췌

  모스크바의 상임위원회와 지도자들은 코민테른 2차 대회를 지배한 경향의 결과로
완전히 기회주의로 돌아섰다. 이러한 정책은 독일에서 처음 나타났는데 이는
라덱이 이념적, 물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의회주의 전술을 주창하고 독일
공산주의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였고 결국 독일 공산주의 운동을
분열시키고 약화시켰다.
  레닌은 영국 공산주의자들에게 의회선거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제2 인터내셔날의
성원과 반동적 노조지도자가 포함된 노동당에 참여할 것을 권고했다. 레닌의
팜플렛의 중요성은 내용에 있지 않고 저자에 있다. 왜냐하면 논쟁이 독창적이지
않고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이미 사용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은 그것을
시작한 것이 레닌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그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오류는 서유럽의 조건, 당, 조직 그리고 의회실천을 러시아와 동일시했다는 점이며
그것이 구체적 정책의 산물로 중대한 때에 나타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기본은 소비에트연방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었고 콜챡과
데니킨의 반동적 폭동이 러시아 철강산업의 기초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기계, 기차, 공구가 경제재건설을 위해 필요했으며 자본주의국가들의 파괴되지
않은 산업이 이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세계 국가들과 평화로운
교역이 필요했고 특히 협상국(영국)과 그러했다. 반대로 그들은 자본주의 붕괴를
막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원자재와 식료품이 필요했다.
  모든 나라에서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준비하는 공산당의 연합으로서의
코민테른은 러시아정부의 정책에 의해 공식적으로 묶여있지 않아야 하고 러시아와
독립적으로 자신의 과업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분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당면한 경제적 욕구뿐만 아니라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사이의 더 깊은 경제적 적대감이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미래의
혁명을 준비하는 급진적 공산당이 아니라 러시아편을 들고 정부에 의무를 다하는
조직화된 프롤레타리아트 세력이었다. 또한 모스크바는 그 영향력이 결정적인
대규모 노동조직의 전통적 관점과 방법에서 크게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서유럽의
공산주의자 전술을 강조해야만 했다. 그들은 KAPD(독일 공산주의 노동자당)의
급진적 전술을 바라지 않았고 독립파(카우츠키)와 KPD(독일 공산당), 그리고
노동조합에 의한 정부를 필요로 했다.
 구별 점은, 부르주아지의 헤게모니를 파괴하고 자본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외적혁명과, 대중을 내부적으로 혁명화 시키고 그 안에서 노동계급이 그
굴레로부터 해방되는 공산주의 가설을 굳건히 손에 움켜쥐는 공산주의 혁명 사이에
있다. 진정한 투쟁은 지도자 영향을 억제하고 지도자의 힘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기회주의는 지도자들과 동맹을 맺고 새로운 헤게모니를 갖게 된다. 코민테른은
옛날 조직과 그 지도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그 헤게모니를 강화하여 혁명의
진전을 가로막는 “공산주의 혁명”의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러시아와 비슷한 정치 체계가 소비에트 체제에 기반을 둔 노동자관료주의에 의해
통제되면서 다른 유럽국가에 존재한다면 세계 제국주의의 권력은 유럽에서
깨어지지만 보존될 것이다. 러시아의 정책에 반대하는 비판적 문제제기는 진정한
공산주의관점에서 비롯된다. 러시아가 서유럽 노동자관료주의와 연대하고, 대중에
대한 적대와 부르주아세계에 대한 적응을 한다면 러시아는 공산주의의 길로 가는
순간을 없어지게 할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노동자정부”는 공산주의 재건의
힘을 해방시킬 수 없으며, 10월혁명 이후의 러시아와 달리, 부르주아지와
소부르주아지 대중이 농민과 함께 막강한 힘을 형성하기 때문에 공산주의 재건의
실패는 반동을 쉽게 불러일으킬 것이고 프롤레타리아 대중은 그 체제를 폐절시키는
힘을 새롭게 키워야할 것이다.

2-2-5. 러시아혁명 전후의 당, 평의회, 노동조합

  「공산주의자선언」에서 맑스와 엥겔스는 공산주의자가 전체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의 이해로부터 분리될 수 없고 그들 자신의 본래적 원칙을 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공산주의자가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조직하고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자발성이론”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레닌은
고전적 맑스주의 위치로부터의 전환을 나타내는 견해를 발전시켰으며 이는 당이
소비에트보다 더 중요한 혁명적 견인차라고 본 것뿐만 아니라 당이 폭넓은
계급조직의 존재 없이도 혁명적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완전히 발전된 계급투쟁은 더 이상 비당조직을 미래의 혁명발화의 중심에 놓지
않아도 된다는 점, 다시 말해서 소비에트를 통한 전략, 전술의 어떤 것도 유일당
국가, 권위주의적 혁명 이후 질서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지만 소비에트와 기타
비당계급조직을 당보다는 폄하하는 입장을 지녔다. Samuel Farber,「Before
Stalinism, the rise and fall of Soviet Democracy」, Polity Press, 1990.
35-37쪽
  본질적으로 고전적 맑스주의의 혁명적 접근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과
경제구조가 다수를 승리하게 하는 노동계급주도의 혁명운동의 실제적, 객관적
기초가 된다고 했는데 1917년의 러시아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다수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맑스주의 혁명적 접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는 유럽
공산주의자들이 러시아와 유럽을 비교하는 핵심적 논거가 되기도 한다. 물론
레닌과 볼세비키당이 10월 혁명 전 취한 전략, 전술은 민주적, 혁명적 관점에서
방어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혁명당이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대중
사이의 가장 선진적 부분으로 덜 선진된 대중을 지도하고 유인해야 하지만 바로
같은 당이 권력을 잡은 후 동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형태의 억압과 착취의
기관이 되는 것이다.
  1917년 2월에서 10월 사이에 러시아 노동계급의 현장에서의 민주적인
자유주의적인 조류는 볼세비키당에 의해 지지를 받았고 더구나 성공적인 10월
혁명은 처음에는 이러한 경향의 확장과 성장을 고무시켰지만 밑으로부터의 운동은
10월 이후 몇 달 이후에 역전되었다. 러시아 혁명에서 노동자 통제의 실재와 그를
위한 요구는 철저하고 구체적인 사상과 계획에 근거하지 않았다. 노동자 통제의
핵심 요인은 착취정도 보다는 경영권에 대한 침식과 작업과정과 조건의 통제에
국한되었다. 경영권에 대한 노동자의 침식의 확대는 순수하게 방어적이었고
노동계급속의 혁명적 이념의 강도에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발전에
기초하여 이중권력이 공장에 생겼다. 이는 이중권력이 전체로서의 소비에트에
나타난 것과 같았다. 그러나 소비에트는 특정 지역에 대한 관할이었고
공장위원회가 다루는 것보다 일반적인 정치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1917년 5월
볼세비키는 노동자통제와 공장위원회를 선동하였고 이는 멘세비키와 임시정부에
의한 ‘국가통제’를 강조하는 것에 대한 그들의 무기였다. 그러나 레닌과
볼세비키는 혁명전후에 노동자통제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가지지 못 했다.
10월 이전시기에는 볼세비키당은 임시 정부 분쇄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공장위원회보다 소비에트와 노동조합에 관심을 기울였다. 물론 공장위원회에 의한
노동자통제가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투쟁의 주요 부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노동계급의 주요 기관으로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레닌은 노동자의
주도권을 인정했지만 그들이 정치권력을 실질적으로 획득하기 전에 경제활동의
관리에 관여하면 혁명적 기질을 상실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윗글, 62-64쪽.
  1918년 산업조사에 따르면, 10월 혁명시기 전체 공장의 22.5%, 2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있는 공장의 68.7%가 공장위원회가 있었고 위원회의 3분의 2, 200명 이상
공장의 79%가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1917년말 까지, 경제위기와
공장위원회의 급진주의를 목도한 레닌과 볼세비키 지도자들은 통제를
국가기능으로, 국가에 종속되고 책임지는 노동자통제기관으로 규정하였다. 1917년
2월 혁명 이후 노동자운동에서 특기할 것은 공장위원회와 노동조합의 분열이었다.
노동조합은 도시 내에서 산업부문별로 조직되었는데 원래 1905년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일시적으로 합법화 되었으나 곧 이어 전제정의 反노조정책에 의해
탄압받으면서 1912년에는 그 존재가 거의 소멸되었다. 1917년 2월 혁명 이후
노조는 다시 부활하였으나 과거와 같이 노동자들로부터 별로 호응 받지 못 하였다.
이정희, 「볼세비키 사회주의와 ‘노동자관리’(workers' control)운동,
1917-1921」,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서양사학과, 1998, 33쪽.
  그러나 혁명이전과는 정반대의 특징이 나타났는데 노동조합은 주로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자들과 사무직 노동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리하여 노동조합은 점차
온건파 전략을 추종하면서 점진적 방법을 선호하여 대중을 설득하거나 합법적
절차에 따르는 단체 협상상의 방법만을 고수하려 하였다. 결국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조동조합이나 정당보다 소비에트에 접근하기가 더 쉬운
조직이었다. 윗글, 34쪽. 레닌은 노동자통제나 국유화는 그 자체가 사회주의가
아니며 경제파국에 직면한 러시아를 파멸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취하는 불가피한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자주적 노동자통제에 대한 노동조합의 태도는
공장위원회의 결의와 크게 달랐다. 노동조합은 공장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하면서 노동조합이 국가행정기구의 기능을 맡을 수 없다고 결의하였다.
노동조합과 공장위원회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볼세비키는 매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1917년 8월 12-14일 공장위원회 대표회의에서 노동자들과 레닌의
입장 차이가 조금씩 나타났다. 레닌은 완전한 자율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발언에 대해서 매우 당황하였다. 레닌은 부르주아적 자본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노동자통제’나 공동경영권이란 무의미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노동자통제’란
단지 소비에트권력 장악과 병행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에게 진정한
의미의 ‘자주적 노동자통제’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노동자 통제’라는 구호는 ‘소비에트 권력’이라는 구호보다 결코
선행할 수 없는 것이었다. 윗글, 74-75쪽. 공장위원회가 볼세비키보다 더 과격하게
나아가려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었는데 그 때마다 레닌은 언제나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공장위원회를 견제하려 하였고 ‘소비에트 권력’이라는 포괄적인 구호로
공장위원회의 독자적인 움직임을 통제하려고 하였다. 윗글, 90쪽.
  레닌은 ‘노동자 통제’를 회계나 사유재산의 몰수, 그리고 사보타지 감시
기능과 일치시키고 있을 뿐, 어디에서도 ‘노동자통제’를 생산에서의 직접
경영이나 노동자 결정권과 관련시키고 있지 않다. 레닌에게서 사회주의 생산의 또
다른 중요한 목표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 경제 구조를 수립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회주의 질서는 궁극적으로 공장위원회의 분권적 권력이나
자율권과 병행할 수 없었다. 1917년 11월 14일 법령은 중앙집권적 경제기구를
만들고 공장위원회와 노조를 통합하고 명령이나 감독 및 통제를 엄밀히 구분해서
경영은 중앙의 경제기구에 일임한다고 선포했는데 상당수 공장위원회가 실망했다.
1918년 1월 - 6월 사이에 ‘노동자통제’의 원칙을 둘러싸고 볼세비키와 노동조합,
공장위원회 및 여러 사회주의자들이 서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분열하였다.
공장위원회와 노동조합의 통합은 중앙집권적 국가 경제 규제의 임무에 더 적합한
것이 노동조합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통제 문제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지했는데, 이는 공장위원회와 달리 사회주의 정당들과 긴밀한 관련이 있었고
산업부문별로 조직화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즉 노조는 전체로서의 노동계급의
이해를 대표하고 공장위원회는 투쟁이해만을 대변한다고 분리시켰다.
  그 후 레닌이 1인 경영체제를 도입하도록 도운 것이 경제 혼란을 가져온
아나코-생디칼리즘의 공장위원회의 지방주의는 아니었다. 아나코-생디칼리스트는
공장위원회를 지지하고 참여했지만 그들은 소수였고 볼세비키 당원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지방주의의 진정한 문제는 이들의 이념적, 정치적 영향이 아니라 객관적
경제조건에 대한 반응이었다. 공장위원회가 지방수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서 이념적으로 중앙조정에 반대한 것은 아니다. Samuel Farber, 68쪽. 1918년
3월 레닌은 노동자통제로부터 후퇴하고 1인 경영체제를 확립한다. 1919년 기업의
10.8%가 1인 경영체제였고 1920년까지 급격히 증가하여 1922년에는 2483개 중
2183이 1인 경영체제로 전환되었다.
 레닌과 볼세비키당은 소비에트, 공장위원회, 노동조합의 관계,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전략에서의 각각의 역할에 대한 이론을 도출하지 않았다. 이는 레닌의 유사
자코뱅주의에 기인했다고 본다. 제 1차 대전동안 독일 산업의 트러스트에 깊은
인상을 받은 레닌은 러시아 혁명의 ‘국가자본주의 단계’가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대부분의 사회민주주의자들(개량적이건 혁명적이건 간에)과 같이 조직효율이
경제집중화의 정도에 직접비례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노동자는 ‘스스로의
국가’에 대항하는 독립적인 노동조합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노동자가 국가를
관리하는 한 테일러주의의 변형된 형태, 혹은 성과급이 러시아에서의 사회주의의
생존과 발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윗글, 73-75쪽.
  레닌에게서 ‘노동자통제’는 노동자 국가의 통제였기 때문에
국가자본주의체제하에서 노동자통제는 국가로부터 임명된 노동자대표가 자본가나
전문경영인에 대해서 감독권을 갖는 것이지 결코 경영에 대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레닌은 첫째, ‘노동자통제’를 폐지했을 경우에
일어날 노동자들의 지지율의 상실을 매우 우려했다는 점, 둘째, 생산력 향상을
우선시했다는 점, 셋째, ‘노동자통제’가 갖고 있는 혁명적 효과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으나 1918년 3-4월 모스크바에서의 수송, 수도, 가스
등의 생산력 회복을 보고 노동자통제가 시대적 소임을 다했으며 이것이
중앙행정기구에 통합되는 ‘노동자행정’의 방식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생산과 유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속출하자 레닌은 공장위원회의
노동자관리를 쁘띠부르주아적이며, 무정부주의적이고도 反혁명적인 생디칼리즘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정희, 앞글, 140-142쪽.
  러시아에서 노동조합의 대부분은 2월 혁명 이후 설립되었다. 1917년 7월
모스크바와 페트로그라드에 50만, 15-16만의 조합원이 있는 노동조합은 145개에
달했다. 제1차 전국노동조합 대회에 500명의 대표가 참석했는데 그 분포는 다음과
같다. 281명 볼세비키 66%, 67명 멘세비키 16%, 21명 사회혁명당좌파 5%, 10명
사회혁명당 우파 2%, 6명 사회혁명당 극대파 1%, 6명 아나코-생디칼리스트 1%,
무소속 9% 37명 이였다. 이 당시는 내전과 전시공산주의의 경험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볼세비키는 노동조합이 국가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멘세비키는
부르주아혁명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고용주에 대항하기 위해서 노동조합은
국가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19년 1월 제 2차 대회에서는 내전과
전시공산주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의 독립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트로츠키는 파업금지를, 레닌은 노동조합의 계층화의 불가피함을
주장했다. Samuel Farber, 80-83쪽.
  1918년 11월 30일, 노동군사화정책을 시행한 후 노동자들 사이에 혁명의식은
더욱 퇴조하고 당원의 수도 격감하였다. 그럴 때마다 볼세비키 정부는 불안해져서
인위적으로 백군의 위협을 너무 과장하거나 혁명을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게
되었다. 바로 이 무렵에 볼세비키 당원 사이에서는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세계관이 확산되면서 오직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유일한 대안으로 보는 인식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이정희,
177쪽. 1920년 3월 제 3차 당대회에서는 노동조합과 프롤레타리아트를 동일시하지
않았고 노동조합은 정치에서 중립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노동조합은 근본적 정치질서에 일치하는 입장을 취할 뿐, 구체적인
정책과정에서는 비정치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1921년 5월 17-25일 전 러시아
노동조합대회 제 4차 대회에서는 노조 간부를 당지도 아래에 선발하도록 했고,
당은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의 정상적 방법에 대한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1921년 3월 10차 당대회에서는 트로츠키와 부카린이 노조의 철저한 계층화에
찬성하고 노동자반대파의 쉬리아프니코프와 콜론타이는 1919년 당대회의 계획, 즉
“전체경제의 노조경영”을 지지했다. 레닌은 트로츠키와 부카린보다
노동자반대파를 더 반대했지만 노동조합이 노동자국가에 대항하여 반대할 것이
없다는 전자의 견해를 각하시켰다. 레닌은 소련이 노동자국가가 아니라 노동자
농민의 국가이며, ‘관료적으로 변형된 국가’라고 지적했으며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이러한 국가에 체계적으로 반대해서는 안 되고 방어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그들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S. Farber, 86쪽.
  1922년 1월 당 중앙위원회는 노동조합에 대해서 모순적 입장을 취한다. 첫째,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해를 방어해야 하지만 국가권력의 행사에 있어서는
참여자이다. 둘째,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하여 노동조합은 군대의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반면, 구체적인 군사적 방식은 노동조합에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신경제정책에 따르는 신노동법의 준비와 시행과정에 노동조합은
관여하지 못했다. 신노동법을 긍정적으로 보면 일일 8시간 노동, 42시간 연속노동
이후 일주일 휴식, 14세 이하 어린이 고용 금지 등이 있으나 부정적으로 보면
단체협약은 강제적이 아니고, 모든 채용은 국가고용국에서 하지만 고용주는 거절할
권리가 있으며, 위험스런 직업에 대한 근무연장과 실업보험의 삭감 등의
독소조항도 담겨져 있었다.윗책, 87-88쪽. 혁명 이후 노동자출신들이 대거 당,
산업중추부 등 국가기구에 선발되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부들은 노동자를
대표해서 노동자이익을 보호하기보다는 국가정책을 수행하거나 노동자를 감독하는
행정 관료로 변질하였다.
  공장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통제를 생산력증진이나 노동계급의 혁명적
투쟁의 도구로만 협소하게 이해한 레닌과 볼세비키는 결국 노동조합과의 통합을,
그리고 다시 노동조합을 국가행정기구에 통합시킴으로써 혁명 후 혁명사회의
기초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할 노동자통제는 당과 국가에 의해 억압되어
소멸되었다. 이는 대량생산체제와 국가자본주의에 대한 레닌의 집착이 불러온
필연적 결과였다. 또한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농산물, 연료와 원자재 수출국이었고
자본재의 수입국이었는데 혁명의 세계경제에서의 종속적 위치와 레버리지 형식을
변화시킬 수 없었다. 또한 내전과 혁명국가건설로 인한 노동계급의 탈숙련화는
고도로 발전된 서유럽의 기준과 합리화된 생산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고 다만
그것을 빌려와 복제할 수밖에 없었다. Sirianni, C, 「Workers Control and
Socialist Democray : the Soviet Experience」, Verso, 1982, 332쪽. 1913년에
비하여 공장에서의 기술력, 행정력, 조직력 경험이 더욱 희소하였다.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은 작업집단에 의한 직접통제를 할 만큼 적용되지 못 하였다. 작업장
민주주의는 산업문화가 고도로 발전된 곳에서 가능하고 이는 산업 민주주의를
장기적 목표로 보는 볼세비키의 견해이기도 하였다. 사실 농민문화를 이해하는데
무능력한 러시아 맑스주의는 1920년대에 가능하게 보였던 산업발전의 형식에
영향을 주었다. 전통적 프롤레타리아트에 비하여 새롭게 프롤레타리아화한 농민은
낙후하고 무식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농민에 대한 볼세비키의 견해와 노동자통제와
기술발전에 대한 지배적인 생산력주의적 담론 때문에 소비에트 정권이 당면한
산업화의 어려운 과제에 참여하는 문제에 있어서 생산력이 발휘될 수 없었다.
윗글, 326쪽.
  10월 혁명 전 노동자통제에 대한 볼세비키 이데올로기의 혼란, 모호성, 모순이
공장위원회 운동의 조직과 조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10월 이후
국가자본주의에 대한 본질적 이념적 몰입, 공장에서의 이중권력, 그리고
공장위원회 지도력의 실천적, 원칙적 논쟁에 대한 소홀은 자본가 사보타지에 대한
투쟁과 신속한 경제조정의 노력을 방해하게하고 결국 조직 와해로 치닫게 하였다.
노동자통제에 대한 레닌주의 이데올로기가 비교적 자율적인 역동성에 따라 작동한
정도는 좌익 공산주의자나 노동자반대파의 주요 비판의 그 어떤 것도 진지하게,
원칙적으로 다루지 않은 사실로도 입증된다. 레닌의 맑스주의에 내재한 생산주의적
논리의 구조에 의해 지지된 1918년의 이념적 반응 형성은 20년대와 그 이후 실천적
상상력과 제도적 개선을 속박하기 위하여 계속되었다. 윗글, 329-330쪽.

2-2-6. 독일혁명 전후의 당, 평의회, 노동조합

  1916년 6월 24일 판네쿡, 라덱 등은 독일 혁명적 공산주의 운동의 지도적 이론적
무기로 Arbeiter-Politik(노동자정치)를 창간하고 레닌의 민족자결권을 거부하는
입장을 발표한다. 계급투쟁의 목적은 새로운 국민국가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 조직과 의식의 새로운 양식이라고 주장했는데 레닌은 이를
“반(伴)무정부주의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브레멘 좌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혁명당의 기초를 다진다. 이때 스파르타쿠스 그룹의 다수가 중도주의자와 함께
독일 독립사회민주당을 결성했는데 브레멘좌파는 이를 “구식의 지도자정치”로
비난하였다. 그런데 스파르타쿠스 그룹은 독립사민당과 두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하나는 독립사민당에서 재생산되는 옛 형식과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세워지는 조직이어야 하고 전쟁 전 사민주의와 결별하고 투쟁 속에서 건설되는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당시 독일 혁명에 대한 두 가지 입장, 즉 에버트를 중심으로 한 사회민주당
주도의 임시정부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