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들의 책

　

마르꼬스(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대변인) 지음

이원영(도서출판 갈무리 편집인, 정치철학 연구가) 옮김

　

목차

　

[제1권]

멕시코 : 밤의 거울들과 낮의 유리 사이의 달

거울들의 이야기

[Ⅰ]원한과 혼란의 밤 안에서

　

[제2권]

첫 번째 거울

삽화: 거울 이미지 속의 세부항목들

두 번째 거울

세 번째 거울

네 번째 거울

　

[제3권]

신자유주의와 당-국가 체제

민주주의로의 이행에 관한 사빠띠스따들의 견해

Ⅰ. 현재의 정치 상황: 당-국가 체제, 민주주의로의 이행의 주된 장애물

Ⅱ. 민주주의, 자유, 그리고 정의: 멕시코에서 새로운 정치 체제를 위한 기초

Ⅲ. 광범한 반대 전선?

[Ⅱ] 유리가 뒷면에서 보아져야 할 그날이 오다

　

　

　

[제1권]

　

멕시코 : 밤의 거울들과 낮의 유리 사이의 달

"나는 당신이 유리이길 원할 뿐, 결코 거울이기를 원치 않는다." 

뻬드로 살리나스(Pedro Salinas)

　

1985년 5월. 새벽. 달은 호수의 거울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 달은, 부러운
마음으로, 호수의 물결들로 자신의 얼굴을 주름살지게 한다. 호수 이쪽과 저쪽을
잇는 궤도 중앙에서,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카누를 탄다. 그 카누는 호수를
건너려는 나의 결심만큼이나 단단하다. 노인 안또니오는 나를 불러 자신의 카누가
단단한지 검사하게 했었다. 초승달이 만월이 되기까지 지난 스무 여드레 밤에
걸쳐, 노인 안또니오는 칼과 도끼로 커다란 삼나무 등걸을 다듬었다. 카누의
길이는 7 미터. 노인 안또니오는 참나무, 마호가니, 그리고 (그가 이름 붙인)
우아나까스뜰레, 바리이 따위의 나무들로 카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자기가 이름 붙인 그 여러 나무들을 가리킨다. 노인 안또니오는
그것들을 가리키려 했지만 나는 그것들을 따로따로 구별해서 말할 능력이 없다.
그것들은, 내가 아는 한에서는, 모두 커다란 나무들일 뿐이다. 그 일은 낮에
있었다. 지금은 새벽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노인
안또니오가 "말썽꾸러기"라고 세례명을 붙인 이 작은 참나무 배를 저어 가고 있다.
노인 안또니오는 크고 두툼한 막대로 노를 저으면서 "달에 경의를 표하며"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는 호수 한 가운데에 있다. 바람이 물위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카누는 솟았다 가라앉는다. 노인 안또니오는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는 배가 떠다니도록 그냥 내버려둔다. 그의 담배가, 마치
바람이 물결을 만드는 것처럼 나선형 연기를 만들 때, 그는 "이 물결들은 카누를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달은 가득 찼고 달빛 속에서 우리는 미라마르 호수를
점점이 표시하는 커다란 섬들을 분간할 수 있다. 나선형 담배 연기 때문에 노인
안또니오는 옛 이야기를 떠올린다. 

나는 배가 가라앉지나 않을까 더 걱정이 된다. 배가 곧 가라앉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나는 지겨워해야 하는지 무서워해야 하는지 마음을 정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우화나 전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이것은 노인
안또니오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벌써 그는, 카누 바닥에 드러누워
자기의 이야기를 엮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울들의 이야기

　

"아주 나이든 노인들은, 달이 바로 여기, 정글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그들의
말에 따르면, 아주 오래 전에, 신들은 놀이와 일에 너무 지쳐 늦잠을 잤던 거야.
세상은 매우 고요했어. 조용했지. 그런데 거기 산에서 어떤 부드러운 울음소리가
들렸어. 신들이 호수를 잊어버리고 호수를 남겨 둔 채 산 중턱으로 떠나버린
것처럼 말이야. 그들이 땅에 있는 여러 사물들을 분류했을 때, 그 작은 호수는
어느 쪽으로도 분류되지 못하고 그냥 남겨 졌어. 신들이 그 호수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을 거기, 그 많은 언덕들 한 가운데
남겨두었던 거야. 그래서 아무도 거기에서 그 호수를 찾아 낼 수 없었지. 그 작은
호수는 외로운 나머지 울고 있었어. 그런데 그 울음소리 때문에, 세상의 부양자인
어머니 참나무의 마음이 슬퍼졌지. 어머니 참나무는 커다랗고 하얀 속옷의 주름을
잡으면서 작은 호수 가까이로 왔단다.

　

-네게 지금 무슨 일이 있니?

그 그칠 새 없는 울음 때문에 웅덩이로 되고 있었던 호수물에게 참나무가 물었어.

-저는 외롭고 싶지 않아요.

작은 호수가 말했어.

-좋다. 그렇다면 내가 네 옆에 머무르마.

세상의 부양자인 참나무가 말했어.

-저는 여기 있고 싶지도 않아요.

작은 호수가 말했어.

-좋다. 그러면 나와 함께 가자.

참나무가 말했어.

-아뇨. 저는 저기 대지 가까이로 내려가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당신처럼 기가
크고 싶어요.

작은 호수가 말했어.

-좋다. 그러면 내가 너를 내 머리 높이로 들어 올려주마. 그렇지만 단지 잠시
동안만이다. 왜냐하면 바람은 장난을 좋아하고 그러면 내가 너를 떨어뜨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참나무가 말했다.

　

어머니 참나무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속치마를 모으고 몸을 구부려 그 작은
호수를 자신의 팔 속에 들어 올렸단다. 조심스럽게. 왜냐하면 참나무는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세상의 부양자 참나무는 작은 호수를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올려놓았지.
어머니 참나무는 호수의 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천천히 움직였어.
왜냐하면 어머니 참나무는 그 작은 호수가 매우 수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야.

　

머리 위에서 작은 호수가 외쳤어.

-여기 위에 있으니까 매우 즐거워요! 세상을 볼 수 있게 데려가 주세요! 세상
전부를 보고 싶어요!

참나무가 말했어.

-세상은 매우 크단다, 소녀야. 그리고 네가 거기 위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

-상관없어요! 데려가 주세요!

작은 호수는 이렇게 고집하면서 우는 척했어.

　

어머니 참나무는 작은 호수가 그렇게 울기를 원치 않았단다. 그래서 참나무는
그녀를 머리 위에 올려놓은 채 곧장 걷기 시작했지. 그때 이후로 여성들은 머리
위에 가득 찬 물주전자를 이고 한 방울의 물도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걷기를 배워왔단다. 정글의 여성들도 시내에서 물을 길어 올 때면 어머니
참나무처럼 걷지.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들어올리고, 발걸음은 여름의
구름처럼 하고. 그것이 바로, 산 속의 여성들이 병을 낫게 할 물을 가지고 올 때
걷는 방식이다.

어머니 참나무는 걷기에 능숙했어. 왜냐하면 그 당시에 나무들은 한 자리에 붙박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들은, 어린아이들을 만들고 세상을 나무들로 가득
채우면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걸었 다녔단다. 그런데 바람이 지겹도록 휘파람을
불어 대면서 그녀의 주위에 놀고 있었어. 그 바람은 어머니 참나무를 보았고
그녀의 속치마들 홱 들어올리면서 함께 놀기를 원했단다. 그렇지만 참나무는 화를
내면서 말했어.

　

-바람아, 조용히 있지 못해! 너는 내가 머리 위에 고집 세고 눈물 잘 흘리는
호수를 이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니?

　

그때서야 비로소 바람은 참나무의 곱슬곱슬한 머리 위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그 작은 호수를 보았단다. 바람은 그 작은 호수가 예쁘다고 생각했고 그녀와
장난을 치기로 마음먹었지. 그래서 바람은 참나무 머리 위로 올라가 작은 호수의
귀에 대고 예쁜 말들을 속삭이기 시작했어. 작은 호수는 빠르게 몸매를 가다듬고는
바람에게 말했지.

　

-네가 나를 세상 여기저기로 데리고 간다면, 너와 함께 갈께! 

　

바람은 두 번 생각하지 않았어. 그것은 재빨리 한 마리의 구름 말을 만들어 그
작은 호수를 그 말의 엉덩이 위에 올리고는 그녀를 데리고 가버렸단다. 그것이
하도 빨랐던 나머지, 어머니 참나무는 그 작은 호수가 그녀의 머리에서 없어진
것조차 눈치 채지도 못했단다.

그 작은 호수는 바람과 함께 매우 오랜 시간을 여행했단다. 그리고 바람은 그 작은
호수에게, 그녀가 너무 예쁘고, 너무 귀여워서 그녀의 물로는 어떠한 목마름도
가라앉혀질 것이며 그녀 안에 가라앉으면서 누구나 그녀와 사랑을 나눌 것이라고
추켜세웠지. 그리고 바람은 그 작은 호수로 하여금 새벽의 한 구석에서 자기와
사랑을 나누도록 설득하기 위해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해 주었단다. 그리고
그 작은 호수는 바람이 자신에게 한 모든 말을 믿었어. 그래서 그들이 한 웅덩이의
물이나 호수 곁을 지날 때면 매번 그 작은 호수는 수면에 비친 영상을 이용해서
자신의 젖은 머리칼을 고치고 자신의 맑은 눈을 깜빡이면서 호수의 둥근 얼굴 위에
이는 작은 물결들로 들뜬 표정을 지었단다.

그러나 그 작은 호수는 세상의 이 끝에서 저 끝으로 가기를 원했을 뿐 새벽의 한
구석에서 사랑을 나눌 마음은 전혀 없었어. 바람은 그만 지치고 말았단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매우 높이 데리고 가 큰 소리로 울면서 그 작은 호수를 내 던져
버렸어. 그 작은 호수는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어. 그러나 그곳이 너무나 높아서
바닥에 떨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만약 몇 개의 별들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그 작은 호수를 그들이 있는 곳에 잡아 걸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는
분명히 큰 상처를 입었을 거야. 일곱 개의 별들이 옆에서 작은 호수를 붙잡고는
마치 한 장의 시트처럼 그녀를 하늘 위로 다시 들어 올렸단다. 그 작은 호수는
창백해 있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지. 그녀는 다시는
땅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별들에게 여기서 함께 머물면
안되냐고 물었단다.

　

별들이 말했어.

-좋아. 대신 너는 우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우리와 함께 가야만 해.

작은 호수가 대답했어.

-응. 너희들과 함께 갈게.

　

그러나 그 작은 호수는, 늘 똑 같은 길을 따라 다니는 것에 지쳐 다시 울기
시작했지. 그녀의 울음은 신들을 깨웠고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어디에서 그 울음소리가 들려 오는지를 알기 위해 가보았단다. 그들은 밤을
가로지르면서 일곱 개의 별들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작은 호수를 보았지. 신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화가 났단다. 왜냐하면 그들은 호수를 하늘에서 돌아다니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 땅 위에 머물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야. 그들은 가서 그 작은
호수를 보고는 그녀에게 말했단다.

　

-너는 더 이상 호수가 아닐 것이다. 호수들은 하늘에서 살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너를 아래로 데려갈 수 없기 때문에 너는 여기에 남아야 할 것이다. 대신
우리는 벌로서 너를 "달"이라고 부를 것이다. 너는 허영심 많은 바람둥이
여자라서, 빛이 땅 위에 떨어질 때 우물을 반사해야 할 것이다.

　

신들은 땅 안쪽으로 빛을 떨어뜨려 커다랗고 둥근 구멍을 만들었지. 별들이 빛과
원기가 쇠해질 때는 언제나 그곳에 와서 빛과 원기를 마실 수 있도록 말이야.
그래서 달은 빛을 갖고 있지 않으며 단지 거울 역할을 할 뿐이란다. 그리고 달이
가득 찬 것으로 보일 때 그것의 앞면은 (별들이 마실) 빛으로 가득 찬 커다란
구멍을 반사한단다. 말하자면 빛의 거울, 그것이 달의 정체인 셈이지. 그래서 달이
호수 앞을 거닐 때는 언제나, 거울이 거울 속에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달은 결코 행복하지도 성나 있지 않으며 단지 말썽꾸러기일 뿐이란다…

신들은 또 호수의 응석을 받아주었다는 이유로 어머니 참나무를 벌주었어. 그 벌로
신들은 어머니 참나무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걸어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단다.
그들은 어머니 참나무에게 이고 있을 세상을 주었고 그 껍질의 두께를 두 배로
만들어 그것이 들을 지도 모르는 어떤 울음소리에도 반응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지.
그때 이후로 참나무는 돌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졌고 움직임 없이 가만히 서 있을
뿐이야. 만약 참나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세상은 아래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노인 안또니오가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지. 그때 이후로 달은 땅 안쪽에 저장된 빛을 반사한단다. 그것이
바로, 달이 호수를 발견했을 때, 멈추어서 자신의 머리칼과 자신의 얼굴을 바로
고치는 이유야. 그것이 바로, 여성들이 거울 옆을 지날 때 멈추어서 자기자신을
바라보는 이유야. 그것은 신들이 내린 선물이지. 자신들의 머리칼과 얼굴을 바로
고칠 수 있도록 모든 여성들에게 달 한 조각씩이 주어졌어. 그래서 그들은
여행하기를 원치도 않고 하늘로 오르기를 원치도 않는 거야."

　

노인 안또니오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바람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물결은
작은 배를 계속 위험하게 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내가 노인
안또니오의 말들을 반사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입을 열면 달이 불장난을
연습하고 있는 흥분된 거울 위에 나의 간장을 엎지르고 말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Ⅰ]원한과 혼란의 밤 안에서

　

멕시코에서는 때때로 달이 찬란한 붉은 색으로 칠해진다. 그것은, 얼굴의 홍조도
피도 아니며, 자신의 진주 같은 얼굴을 비추는 분노와 원한이다. 멕시코의 밤을
통과하는 긴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달은 지겹도록 반복된 거울들의 길을
끝마치고 지친 걸음으로 되돌아간다. 달의 얼굴은 붉다 . 원한과 … 혼란
때문에…

왜? 그것은 무엇을 보았는가? 약이 올라, 마치 5월에 부는 바람의 소용돌이처럼
보이는 가느다랗고 힘없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면서, 달은 자신의 마지막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은 멕시코의 밤을 거닐었노라고. 그리고 자기가 우리들의
동시대 역사인 거울들의 거대한 미로 속에 굴러 떨어졌을 때, 자신이 하게 된
것은…

　

　

[제2권]

첫 번째 거울

거울로서의, 그리고 이미지로서의 권력

　

1장. 

이 장에서는 거울 앞에 놓인 거울의 불합리한 일관성, 그리고 권력의 이미지의
이중적 기만의 불합리한 일관성이 설명된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우리가 믿어야만
한다고 이야기되는 거창한 진리, 즉 권력은 존재하며 그것은 필연적이고 또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고 그것은 영원하다는 진리의 불합리한 일관성이 설명된다.

　

첫 번째 기만:

　

권력 속에서 거울은 이중의 이미지를 비춘다. 말해진 것과 행해진 것이 그것이다.
거울은 아무 것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의지할 수 있는 자원들이 사라지면
거울은 전과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의 표면은 곰팡이가 슬고 얼룩이 진다. 그것은
더 이상 현실을 "거꾸로 뒤집어" 보여줄 수 없다. 반대로 그것은 모순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모순을 분명히 나타나게 만드는 과정에서, 그것은 모순을 통제하며
그것이 자신에게 복무하도록 만든다. 이제 그것은 단순히, 저 모순적 이미지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증거"로, "의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도록 만든다. 

만약 1994년의 초반이 놀라움과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채워졌다면, 1995년의
초반은, 신자유주의의 진행이 어떠한 방향도 갖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그것이 어떠한 방향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모순은
신자유주의의 즉흥성인데, 이 즉흥성은 정부의 정강(政綱)으로 개조된 새로운 민족
정치의 핵심을 구성한다.

신자유주의가 "당신 가족의 행복"을 말하는 곳에서, 그것은 결핍, 실업, 모든
경제적 지표들의 하락을 보여준다.

그것이 "정치적 협상을 통한 평화"를 말하는 곳에서, 그것은 탱크, 비행기,
헬리콥터, 수천의 군대와 같은 온갖 군사적 장치들을 보여준다. 그것이 "결정적인
정치 개혁"을 말하는 곳에서, 그것은 통치자들의 강제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다시
말해 자신의 땅에서 점령군의 성격을 언제나 더욱 더 많이 지니는 군대에 의해
유지되는 "민주주의들"을 보여준다. 

그것이 "민족적 주권의 방어"를 말하는 곳에서, 그것은 나라의 부에 특별 가격을
매긴 판매 티켓들을 보여준다.

그것이 "항상 진실되게 말하라"고 이야기하는 곳에서, 그것은 매스 미디어의
조작을 보여준다. 특히 그것은, 그 거짓말이 너무나 거칠어서 사람을 놀라게 하고
분개보다는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는 전자 미디어의 조작을 보여준다. 

그것이 "그는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를 안다"고 말하는 곳에서, 그것은 강조점을
바꾸어 "그가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라고 이야기한다.

권력의 거울은 "내가 아니면 파시즘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것은 억압과
박해를, 국가의 테러리즘을 증가시킨다. 권력의 거울은 "내가 아니면
무질서(anarchy)"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것의 정치 체제와 경제는 서로 손을
잡고 방향이나 질서도 없이 이리저리 비틀거린다. 권력의 거울은 "내가 아니면
혼란"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한 후 관료들은 행동과 말에서 발을 뺀다. 권력의
거울은 "내가 아니면 불확실성"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유일한 확실성은 미래가
도착할 때에 그것이 남모르게 익명으로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두 번째 기만:

　

권력의 거울에 의해 제공되는 이미지는 이중의 이미지다. 한편에서 그 이미지는
안으로 향하고 있는 이미지이며, 권력이 그 자신에게 부여한 이미지이다. 거만함은
그 자신 앞에서 자신의 탁월함을 증언한다. 그 이미지는 다음과 같은 말들로
대답한다.

　

"우리는 똑같은 이미지들이며 영원한 이미지들이다. 세상에는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보다 부유하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충분한 양의
과거를 끌어들임으로써만 보충되었다. 그리하여 어제는 오늘로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달러에 대한 적절한 투자, 그리고 적절한 공공 관계
캠페인이 전부다."

　

권력에게 있어서 현재는 뒤쪽을 향하고 있는, 그리고 재배치된 거울이다. 그것은
앞을 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낭떠러지는 현기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은 또한, 밖으로 향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외부의 소비, 국제적
소비를 위해 권력에 의해 제공되는 이미지다. 그것은 멕시코 민중에게 어떤
이미지를 제공하는가? 모든 것이 말해지고 행해진 후에도, 그것은 멕시코
정부이다. 아닌가? 하여튼 걱정할 것은 없다. 그 이미지는 해외의 매스 미디어를
통해 이 나라에 퍼질 것이다! 경제적 상황에 대한 보고들, 정부 계획에 관한
보고들, 국내 정치에 대한 보고들, 계류중인 암살에 대한 보고들, 이 모든 것들은
해외 통신사들을 통해 멕시코 민중에게 퍼질 것이다. 현재의 경제 상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보통의 멕시코인들은 자신의 월급에 대해, 자신의 구매력에 대해,
자신의 고용 안정성이나 자신의 재정 안정성에 대해 혹은 자신의 삶의 질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알기 위하여 그는 다른 나라의 관료들 혹은 여러
국제적 조직의 관료들의 선언에 의지해야만 한다!

흔히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는 권력은, 멕시코에서의 권력이 자신의 선거인들 앞에서
자신을 합법화하려는 노력을 끝내도록 만들었다. 이제 거울은 새로운 책략을 갖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불법의 이미지를 "뒤엎어" 그것을 합법성의 이미지로 "바꿀"
필요가 없다. 이제 그것은, 합법성이라고 불리는 첫 번째 이미지를 지워버리거나
혹은 그것을 두 번째 자리에 갖다 놓을 또 다른 이미지를 "부과해야"만 한다.
권력은 더 이상 합법성을 쟁취할 수 없고, 그것을 쟁취할 싸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합법성"으로 치장한다. 합법적 외피는, 위법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권력이 불법적이면서도 합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작동하는 방식이다. 

멕시코에서 보통의 모든 시민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행복을 지키려고 할
때, (아마도) 자신이 뽑았을 정부에 뭔가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오히려 그는,
법을-대표하는-정부를-대표하는-법을-대표하는-정부에, 다시 말해 하나의 거울에서
또 다른 거울로 끝없이 뛰어 다니는 이미지들의 무한 순열에 만족해야만 한다. 

권력은 동어반복적 거울이다. 그것은 자신의 이미지 속에서, 자신의 반영상 속에서
그 자신을 획득한다. 권력은 말한다: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필요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하며 또 필요하다."

　

권력은, 자기가 얻는 이미지가 자신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권력은
충분하며 또 거울 앞의 거울은 영원하다고 믿는다.

　

삽화: 거울 이미지 속의 세부들

(권력의 교체: 반영각의 변화, 그러나 동일한 거울)

　

인민주의와 신자유주의 사이에서, 공룡들과 테크노크라트들 사이에서,
PRI[제도혁명당]와 PAN[국민행동당] 사이에서, 권력의 이미지는 자신의 최상의
각도를,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각도를, 자신의 가장 효율적인 각도를 찾으면서
논다. 체제는 어제보다 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그것은 계속 자신의 모순 속에
머무르며, 똑같은 것으로 머물기 위하여, 똑같은 효과를 생산하기 위하여, 그리고
권력이 자신의 이미지를 재생산하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자신에게 그 자신의 변화를
계속하도록 준비시킨다. 우파는 늘 거울의 일부이다. 우파는, 자신들이 이미 권력
속에 있다는 그 단순한 이유만으로, 적법성에 의해 권력에 이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미지들이 거울에 비친 너무나 많은 반영상들 때문에
뭔가 결핍되어 가고 있고 또 나빠져 가고 있으며 닳아 없어져 가고 있음을,
그리하여 존경할 만한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들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게 되었고 또 쓸모 없고 범죄적인 것으로 되었다. 새로운
형상(그것은 새로운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세부들 중
하나의 전면으로의 이동이다)이 필요하다; 제의된 권력 교체는 실제로는 같은 거울
속에서의 이미지의 교체이다. 권력의 똑같은 거울, 똑같은 이미지의 첫 번째 면과
두 번째 면의 교환 …

어제의 살리나스주의자들(Salinastas)은 오늘의
국민행동당주의자들(Panistas)이다. 그리고 어제의 공룡들은 오늘의
테크노크라트들이다. 대학원 학위들을 가진 악어들은 해외에서 돈을 번다.

반영상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때는 2000년이 아니다. 현재의 이미지가
세기말까지 살아 남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속삭임들이 권력 내부에 존재한다.

꺼져가고 있는 것은 이미지이다. 거울, 즉 권력은 영원하다 …

악몽에서 깨어나자마자 그 악몽이 다시 돌아오리라는 것을 아는 어떤 사람처럼,
달은 혐오감과 공포감에 싸여서 자신의 얇은 가면을 흔든다. 달은, 그녀 자신이
거울이기 때문에, 마침내 그 거울 속에서 그녀 자신을 보게되었을 때, 하나의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 뛰어다닌 이야기를 하면서, 눈이 푹 꺼지고 수척해진
얼굴로, 환멸의 몸짓을 취한다. 

　

두 번째 거울

　

2장.

그녀는 서로 대립하는 힘들인 수많은 진리들이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 권력이
자신의 냉소적인 시장-테크놀로지를 갖고서 자신에게 대항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타락시키는지에 대해, 그리고 현대의 거울 속에 있는 일그러진 이미지들에 대해
잡담을 한다.

두 번째 거울에는 반대당이 산다. 멕시코에서 반대당에 속한다는 것은 단순하다.
그것은 PRI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멕시코에는 반대당이 있고 또
그런 후에도 반대당이 있다. 멕시코에서 합법적 정치의 스펙트럼의 이미지는 20년
전만 해도 매우 단순했다: 중앙에 PRI가 있고 오른 쪽에 PAN이 있고 그리고 그것의
왼쪽에 다시 PRI가, 그리고 때로는 PPS[대중 사회당]가 있었다. PARM[진정한
멕시코 혁명당, 카톨릭 계열-역자]은 단지 몇몇 지역에서만 당으로 역할 할 수
있었을 뿐이다. 가장 왼쪽에는, 등록되지 않고 비합법 상태로 남아 있는 나머지
반대당들이 있었다.

10년 후, 다양한 좌파 조직들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선거 투쟁에 참여했다.
멕시코의 정치 기하학의 왼편을 놓고 다양한 당들이 그곳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였다. 중앙에 PRI가 아무런 두려움 없이 남아 있었다. PRI는 중앙에서
좌로 혹은 우로 이동할 수 있었다. 거울에게 그것은 손쉽고 편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 위기가 닥쳐왔다. 체제의 위기는 정치적 당들의 위기이기도 하다.
PRI의 위기만큼의 내적 위기들은 없었다. 그 위기들은 1988년 대통령 선거의
전야에는 산산조각이 난다. 국민 행동당[PAN]은 카리스마적인 마끼오[마누엘
끌로우티에르]에게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를 발견한다. 합법적 좌파는
분쇄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 사이의 내적 동맹이 나쁘지 않으리라는 것을
발견한다. 그 결과 성이 까르데나스이고 이름이 꾸아떼목인 사람을 중심으로
광범한 전선이 생겨난다. 그는 엄숙한 얼굴의 소유자다. 이후 매우 다양한 사회
부문들로부터 제기되는 불만이 폭발하여 신까르데나스주의(Neocardenism)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사회적 불만은 투표로 모아져 PRI는 대통령 선거 투표함에서는 처음으로 반대
세력에게 패배한다. 그러나 권력을 잃는 것과 그것을 인계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엄청난 인공 두뇌학이 사기를 만들어 내고 PRI는 법적으로 승리하며 자신의
합법성을 상실한다. 알모로야[멕시코의 감옥]로 갈 미래의 후보인 까를로스
살리나스 데 고르따리의 새로운 행정이 자신의 주위에 거대한 거짓말의 거울을
설치함에 따라 선거 후의 저항은 잦아들었다. 전자 미디어들은 그를 돕는다.
반동적 성직자들, 거대 자본, 법정의 깃발, 흐리멍덩한 스타들이 그를 돕는
것처럼. 권력은 말한다. "위기일발이었다!" "그런 일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
94년 선거를 준비하자!"

까르데나스 솔로르사노(Cardenas Solorzano)를 둘러싼 전선은 일차 타격을 받기
시작하고 늘 거기에 있었던 식객들은 흩어진다. 광범한 반대 전선은 정당이 되기
위한 예행연습을 한 후 민주혁명당(PRD)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자기가 흘린 피로
세례를 받았다. 선택적 암살이, 꾸아떼목 까르데나스와 PRD에 대항하는
살리나스주의 캠페인을 수반하면서, 치명적인 카운트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공격의 와중에 태어난 PRD는 때때로 전선의 불리함과 정당의 불리함을 모두
종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PRI의 이전 지도자들 중의 일부는, 당-국가 체제의
대안이 되려는 [PRD의-역자] 이 노력에 가담하여 다시 한 번 거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구도, PRD가 그 자신의 삶을 희생시켜 정치적 시민
참여를 위한 중요한 공간을 열어 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멕시코에 지금
존재하는 작은 민주적 공간의 상당 부분은 PRD에 기인한다.

PRD라는 반대 세력의 성격에 대한 최상의 찬사는, 그것이 권력으로부터 받는
수많은 공격 속에서 구성된다. 권력은 그것을 두려워하며 언제나, 그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것을 공격한다. 이제 위대한 반동 사상가들은 앞을 다투어
유일하게 등록된 당인 이 당의 죽음을 점친다. 그것은 반대당으로서 가치를
갖는다. 까르데나스에 따르면, 권력만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은 것으로 선언하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당의 당원들도 그를 쫓아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그가 대표하는 것, 즉 권위주의에 대한 비타협적인 반대를 제거하려고
애쓴다.

지금 PRD는 가장 널리 유행하는 거울, 즉 중심을 향한 투쟁에 갇힌
수인(囚人)이다. 합법적 좌파는 그 자신을 지워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움켜잡으려고 하고 있는 공간을 정복하려고 애쓴다. PRI도, PAN도,
마누엘 까마초 솔리스도, 모두 중심을 원한다. 그들은, 중심이 고통 없는 이행을,
안정된 교체를, "폭발 없는" 변화를 보장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적에게 포위된
공간 속에서, PRD에게 승산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주의자들"과
"비타협주의자들" 사이에서 확인되는 상호 숙청은실제로는 중심을 정복하기를
열망하는 사람들(그래서 국민행동당[PAN]의 선거적 "승리들"을 되풀이하는
사람들)과, 사명감 때문에…그리고 역사 때문에 좌파를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의
투쟁이다.

그리고 좌파는? 전혀 합법성을 갖지 못한 좌파는 PRD가 떠나고 싶어한 진공을
차지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좌파는 존재한다. 그것의
비합법적 성격(그것이 "비밀스러움"을 의미하지는 않지만)은 자신의 정치적 작업을
폐기하지 않으며 지역적 공간에서, 그리고 "결정적 국면"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렇지만 합법적 좌파와 비합법적 좌파는 사람을 잡아먹는 야만적 거울을, 다시
말해 가까이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면서도 심각한 소화 문제를 겪고 있는
거울을 공유한다. 그것은 자신이 먹은 것을 토해 낸다. 자신이 좌파라는 이름을
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좌파는 모두 전위이다. 이것은, 너무나 많은
전위들이 있어서 아무도 어디로 걸어 가야 할지를 모르며 이 전위들을 따르는
어떠한 "분견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 좌파는 구 좌파에 대한
신앙고백을 하며 그들의 목표는 멕시코에서의 반대당이라는 커다란 거울의 작은
거울들이 되는 것이다.

좌익 반대파는, 파편화되었고 또 스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항복하지
않았다는, 매번의 강풍이 지난 후에 다시 일어섰다는, (모든 사람들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자기자신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투쟁한다는, 그리고 혁명이 필요하며…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는 반박할 수 없는 영예를 갖는다.

　

노여움과 좌절을 지닌 채, 달은 이 반영 행위를 그만 두고 떠난다. 두 개의 거울
사이에서 섬광이 감지된다. 솜씨 좋은 발끝 회전으로, 구름과 태풍의 곡예로 달은
거울의 날카로운 날을 붙잡는다. 그리고는 돌진한다. …의 반영상을 향해…

　

　

세 번째 거울

　

3장.

"당 없는 사람들"인 민중에 대해, "시민 사회"에 대해, "다수자"에 대해, "전위"를
찾으며 "기다리는 대중들"에 대해, 이름도 목소리도 얼굴도 없는 사람들에게
속하는 저 이름들, 기껏해야 우연 속의 한 자리이며 가능한 투표권이며, 시위 속의
외침이며, 연좌 데모의 호위대이며, 소비자, 텔레비전 시청자, 라디오 청취자,
독자, 적절한 셈에 더할 수 있는 수(數)인 사람들에게 속하는 저 이름들 모두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지난해의 가장 위대한 움직임의 주역들은 모든 것에 의해, 그리고 모든 사람에
의해 가장 심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다. 위기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자유주의적
테크노크라트들에 의해 수행된 "재기 넘치는" 위기 관리는 거의 어떤 혁명적
전위들도 결코 꿈꾸어 본 적이 없는 비상한 "정치화" 캠페인을 창출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완강한 경제적 현실은 사람들의 가슴과 심장 속에 변화에 대한
열렬한 열망을 심어 놓는다. 전자 미디어들은 무능함을 보여준다. 권력의 불법성이
그것을 따라잡는다. 일정한 정도의 회의(懷疑) 없이,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사블루도브스끼(Zabludovski), 반대파 페리스(Ferriz), 알바또레(Alatorre),
그리고 그와 같은 것들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것은 악취를 피워 올리고 있고 어떤 것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그것의
해체는 매일 극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자살이 증가한다. 경제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거대한 금융 중심들에서, 그리고 금융 분석 출판물들의 특별면에서
흘러나온다. 경제 위기는 "멕시코 민중"이라고 불리는 저 다수의 식탁 위에서 살아
나간다. 그들이 옷을 입을 때, 그들이 식사를 할 때, 그들이 살 때, 그들이 일할
때, 그들이 사랑을 할 때, 그리고 심지어는 그들이 죽을 때, 위기는 자신의 몫을
청구한다. 그들은 현찰로 그것을 지불해야만 한다. 위기는 모든 반대 전선이
꿈꾸어 온 것을 달성한다. 그것은, "호시절(bonanza)"이 분리시키고 종종 대립시켜
온, 여러 부문들과 사회 계급들을 통합한다. 

5월이, 이제 여기를 떠나서 다음해까지는 돌아오지 않으려고 짐을 꾸릴 때, 신문에
실렸던 기사 하나가 분실되었다.

　

이 나라에는 1,920만개 일자리가 부족하다. 1995년에는 120만명의 일자리 찾는
사람들이 실업자에 합류할 것이다.

그들은 600만명의 실업자와 1200만명 준실업자에 그들 자신을 더하게 된다.

PEA[경제적 활동인구]는 3600만(멕시코 전체 인구의 40%)으로 늘어난다.(SHCP)

1995년에는 적어도 62만 2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SHCP에 따르면
436,191명이 올해의 첫 3개월 동안에 해고되었다.

GEA(경제학자 연합 집단)에 따르면, 1995년에 PIB(국내 총생산)는 4.9%보다 낮은
비율로 성장할 것이다. 1994년에 최저 임금은 실질 지수로 그 구매력의 17.6%를
잃을 것이다.( 라 호르나다 , 1995년 5월)

　

그러나 경제가 통합하는 것을 정치는 분리시킨다. 1995년 5월 1일에, 지난
10년간에 걸쳐 가장 대규모의 독립적 전국 시위가 일어났다. 그것은 두 가지
성격을 갖는다. 하나는, 그것이 정부 정치에 대항하는 항의였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그것이 통일된 정치적 방향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규모 시위는
거대한 불만의 징후이다. 통일된 방향의 부재는 "뭔가"를 상실하고 있음의
징후이다…

새 이름을 얻은 "멕시코 민중"은 이야기를 하는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을
생성시킨다. "멕시코인들은 어떤 것도 참는다"는 구절 속에 집약된 희망에 대한
사형 선고는, 타당성을 잃기 시작한다. 희망은 재잘거리면서 그 자신의 말을
연습하며, 새로운 언어를 구축하고, 새로운 거울,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기
시작한다…

달은, 간신히 희망을 품으면서 새로운 거울에서 나온다. 그녀는 마지못해 떠난다.
새벽의 그 미묘한 거절 때문에 추워서 지치고 마비된 달은 서쪽으로 지면서
대양으로 자신을 감싼다.

그것은 파도의 거울을 들여다 본 후 소금기 머금은 물로 자신의 얼굴을 씻는다. 잠
때문에, 그리고 바다의 물보라 때문에 그녀는 멀리서 …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네 번째 거울

　

4장.

우리가 앓고 있는 것과 똑같은 만성병을, 희망이라는 병을 그들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한 유럽의 남녀들에게 동쪽 바다를 통해 인사를 전한다.

네 번째 거울을 보기 위한 가르침:

어떤 거울을 찾아내 그것을 당신의 앞에 놓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라. 깊게 숨을
쉬어라. 눈을 감고 당신 자신에게 다음처럼 세 번 말하라.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이며, 또 약간은, 있을 수 있는 나이다. 거울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며 유리는 있을 수 있는 나를 보여준다."

　

일단 이렇게 하고 나서 눈을 뜨고 거울을 바라보라. 아니,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지 마라. 당신의 눈길을 아래쪽으로, 왼쪽으로 돌려라.
준비되었는가? 좋다. 이제 주의를 기울이면 곧 또 다른 이미지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행진이다: 멕시코 남동부에서 온 남자, 여자, 어린아이, 노인들.
그렇다. 그것은 멕시코 시티로 가는 고속도로들 중의 하나이다. 당신은 그
여행자단의 왼쪽 측면에서 기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는가? 어디에?
거기 땅 위에! 그래, 저 조그맣고, 검은 것! 그것이 무엇인가? 한 마리의
딱정벌레! 자 주의를 기울여라. 왜냐하면 저 딱정벌레는…

　

　

　

[제3권]

신자유주의와 당-국가 체제

　

두리또는 고속도로를 걷는다. 따바스꼬에서 온 이 사람들은, 여러 날을 걷고
병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쳐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치 이 `존엄성과
민족적 주권을 위한 대행진'을 오늘 아침에 시작한 것처럼 걷는다. 전에
사빠띠스따들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왔던 것처럼, 모든 민족에게 바치는 호소가
멕시코의 남동부로부터 행진한다. 멕시코 남동부의 영웅적 광희(狂喜) 속에서,
희망은 따치깜(Tachicam)이라는 이름을 의미한다. 그것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욕구의 통일을 뜻한다. 헌법에 의해, 춤출 권리가 보장되어지는 장소에 대한 꿈.
두리또는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한다. 너무 더운 나머지, 그는 작은 수풀 아래에서
쉴 곳을 찾는다. 잠시 숨을 고른 후에 그는 종이와 연필을 꺼낸다. 바위는, 그가
정글 속에 두고 온 작은 책상을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두리또는 편지를 쓴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 두리또의 어깨 너머로 쳐다보니 이렇게
쓰여 있다.

　

수신: 멕시코 민족 자율 대학의 아무개 씨, 교수, 그리고 연구자

발신: 부사령관 마르꼬스가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는 무예(武藝) 수도자인,
라깡도나의 돈 두리또

　

선생님.

　

무예 수도자라는 고상한 직업을 가진 한 마리의 딱정벌레인 제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어쩌면 당신에게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정신분석학자를 찾으러 달려가지도 마십시오. 왜냐하면 제가 당신에게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사태를 설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부사령관에게
민주주의로의 이행에 관한 책(혹은 그런 어떤 것)에 실을 논문 한 편을 청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책(혹은 그것이 무엇이든)은 UNAM[멕시코 민족
대학]에 의해 편집될 것이구요. (그런데 그 점은 아무도 그것을 읽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당신이 출판업의 위기나
종이값의 상승에 대해 책임질 의향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
거래는, UNAM이 그에 상당하는 달러나 이탈리아 리라로 또리노에 있는 피아뜨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주게될, 10만 신(新) 페소라는 엄청난 지불금을 포함합니다.
우리도, 유럽 노동자들의 운동을 위해 이탈리아의 COBAS[노동자 기초위원회]의
노동자들이 사빠띠스따들로부터 이만큼의 돈을 이미 받았다는 것을 들어
알았습니다. 당신은 이 요구에 응했고, 피아뜨의 노동자들도 이 요구에
응했습니다. 여기에서 그렇게 하지 못한 오직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부사령관입니다. 제가 기억키로는 마감 시한이 1995년 1월까지였음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부사령관은, 정부가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순진치 못한 생각을 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의 책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입니다. 2월의 배신은
그의 마음을 되돌려 놓았고 그로 하여금 제가 있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달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일단 그 기만에서 회복되자, 그는 제게 청탁 받은 글의 기고에
대해 말했고 이 음울한 상태에서 자신을 벗어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저는 한 사람의 무예 수도자이고 우리 무예 수도자들은 궁핍한
사람을 돕는 것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그의 코가 크고 또 그 직무
태만자가 아무리 흉악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적절한 때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제가 부사령관이 아니라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쩌면, 내가 2월에 그 청을 받았다면, 왜 5월이
되어서야 이 편지를 쓰는지 제게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기자가 지적했듯이, 이것은 "`반항하는 사람들'의 반란"입니다.

저는 또 당신에게, 제가 매애우 심각하게, 그리고 매애애우 공식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드려야 하겠습니다. 제가 늦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의 글의 문체가, 정부 대표자들을 몹시 분개하게 만든 부사령관의 글처럼 농담과
불경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격분하지도 마십시오. 그것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부사령관이
어느 날엔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리라고 기다려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어남직 하지 않은 행동은 분명히 기다릴만한 가치가 없지요. 그래서 여기에
제가, 당신이 제안한 그 주제에 관한 다음과 같은 수다를 보내드립니다. 그것은,
제 기억이 닿는 한에서 이렇게 불릴…

　

민주주의로의 이행에 관한 사빠띠스따들의 견해

　

혹자는 그것의 제목을 "사빠띠스따들의 견해"라고 달고 싶어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노인 안또니오가 문제들의 역사 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기에서 1994년의
사빠띠스따들과 1910년의 사빠띠스따들은 같습니다.

저는 오늘날의 정치 상황의 의미, 민주주의, 그리고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의
이행이라는 우리의 개념에 대해 계속해서 설명하겠습니다.

　

Ⅰ. 현재의 정치 상황: 당-국가 체제, 민주주의로의 이행의 주된 장애물

　

오늘날의 멕시코는, 자신이 멕시코 사회의 전 범위를 가로지르는 구조적 기형
상태에 처해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은 모든 사회 계급들, 도시나 농촌을 막론한
모든 지리적 "조직들"에 영향을 미친다. 이 "기형화"는 실제로는 20세기말의
야만적 자본주의의 결과이다. 그것은 "신자유주의"라는 말로 자신을 가리고 있으며
자신의 일체의 발전을 그러한 기형화의 영원함과 악화하는 조건 위에 구축한다.
동일한 권력으로부터는 이 기형을 "균형 잡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불가능하며
그것은 민족 차원에서 파시즘적 통제를 향한 더욱 세련된 기도(즉 민족 연대
프로그램)나 값싼 대중 선동을 결코 넘어 설 수 없다. 우리는 여기에서
멕시코에서의 사회적 "불균형"은 과도함의 산물도, 예산 조정의 문제도 아님을
말해 두고 싶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지배 체제의 동일한 본질이다. 이
불균형이 없이는 전체 체제가 몰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 사회적 "기형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정치적
기형들만을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언급할 것이다.

멕시코의 정치 체제는 "당-국가 체제"라고 불리는 이 기형 속에 역사적 기초를,
그것의 현재적 위기를, 그리고 그것의 필멸적 미래를 갖는다. 이 체제는 비단
정부와 국가-당(PRI)의 밀접한 결합에 관한 것만이 아니며 심지어는 정치적 반대
조직들에, 그리고 이른바 "시민 사회"에까지 침투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관계들의 전 체제의 밀접한 결합에 관한 것이다.

이 정치 세력들 사이에 균형을 잡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이 체제 내에서는, 그
최상의 경우라 할지라도, PRI 내부의 민주적 분파들과 반대당의 일부 당원들을
추동하려는 하나의 바램이기를 결코 그칠 수 없을 것이다. 이 정치 체제가 살아
남는 유일한 길은 지금까지는, 한편에 PRI 휘장 편에 서 있는 정부 기구의 모든
힘, 억압적 제도, 매스 미디어, 거대 자본과 반동적 성직자 등을 두고, 다른 편에
주로 내부적으로 대립하여 분열된 반대당을 두는, 저 잔인한 불균형의 유지에
의해서이다. 가운데에는,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멕시코 정치 체제의 복잡한
조직적 균형의 이 양극단들로부터 주변화된 곳에는 거대 다수의 멕시코 민중이
있다. 두 세력들, 즉 당-국가 체제와 조직된 반대당은 멕시코 민중이라고 하는 저
제3의 행위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불참하는가 참여하는가, 그들이 무관심한가
동원되는가를 놓고 내기를 한다. 그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체제의
메커니즘들 전체가 움직이며, 그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반대당의 정치적
제안들이 (합법적이건 비합법적이건, 공개적이건 비공개적이건 간에) 움직인다.

이 체제 내에서는 이 불균형을 바로 잡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불가능하다. 그것을
균형 잡기 위해서는 60년 전에 굳어진 멕시코 정치 체제 자체의 죽음이 필요하다.
체제의 "게임의 법칙" 내부에서는, 더욱 공정한 조직화의 새로운 사회적 모델에
도달하는 것이 물론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당들의 체제에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점차 독점체들에 의해 지배되는 경제 체제 내에서는 실현될 수 없는
꿈 즉 공급과 수요의 자유로운 놀이라는 꿈이 현실로 될 수 없듯이, 정치의 독점,
즉 당-국가 체제에 기초를 둔 체제에서는 당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게임은 현실로
될 수 없다.

이 점을 이런 식으로(나는 문제를 지적했지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강조하는 것을 허락해 주기 바란다. 정말 같지 않은 또 다른 달을 위해, 내가 이
이상의 설명을 미루는 것을 허락해 주기 바란다. 당-국가 체제에 대한 더욱 심오한
설명을 들으려면, 당신은 탁월한 분석가들에 의해 쓰여진 뛰어나고 설득력 있는
분석들(이 말에 나는 아무런 비꼼도 섞지 않았다)을 참조해야만 한다. 우리는 다른
견해들과 비교해서 우리의 견해가 갖는 단 한 가지의 차이만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십중팔구는 당신이 준비하고 있는 책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당-국가 체제 내에서는 이 기형을 "개혁하거나" "균형 잡으려는" 어떤
시도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절이 없이는 어떠한 변화도 있을 수 없다.
오늘날의 멕시코에서는 모든 사회 관계의 심원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혁명이 필요하다. 그것도 새로운 혁명이. 이 혁명은 오직 당-국가 체제
외부로부터만 가능하다.

　

Ⅱ. 민주주의, 자유, 그리고 정의: 멕시코에서 새로운 정치 체제를 위한 기초

　

민주주의-자유-정의의 삼각대는 EZLN의 요구의 기초이다. 이 점은 주로 원주민적인
기반 내부에서도 사실이다. 이들 중의 하나는 다른 것들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말은, 그들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가(우리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이데올로기적 덫:
"민주주의를 연기하고 먼저 정의를 손에 넣자")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
그것은, 상이한 역사적 시기에 (1994년에 그랬던 것처럼 1995년에도 무망한) 이
요소들 중의 하나의 우세에 대한 강조, 표현의 위계에 관한 것이다. 정부군이 우리
군대에 대한 포위망을 조였으며, 지도부가 연방군의 의용대에 의해 "사냥당하던"
2월에, 우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멕시코에서의 혁명적 변화가 단 하나의 활동 무대에서 일어나는 행동의
산물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달리 말해,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무장 혁명
혹은 평화 혁명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갖가지의 사회적 전선들에서,
많은 방법들을 통하여, 갖가지의 사회적 형태들 내부에서, 상이한 수준의 책임과
참여 하에 이루어지는 투쟁의 결과인 그러한 혁명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과는
하나의 당, 하나의 조직 혹은 특유한 사회적 제안을 가진 승리한 조직들의 연합이
아니라 다양한 정치적 제안들 사이의 대립을 해결하기 위한 민주적 공간을 위한
기회일 것이다. 해결을 위한 이 민주적 공간은 역사적으로 분리 불가능한 세
가지의 기본적 전제를 갖는다. 지배적인 사회적 제안을 놓고 결정을 하기 위한
민주주의, 하나의 제안 혹은 다른 제안에 찬성할 자유, 그리고 모든 제안들을
에워싸야 할 정의가 그것이다.(1994년 2월 20일)"

　

단 하나의 단락 속에 담긴 세 가지의 논점들, 쓴맛의 뽀솔[pozol, 옥수수로 만든
음식]과 비슷한 세 가지의 농축된 논점들. 이것이 부사령관의 스타일이다: 음울한
개념들, 이해하기 어렵고 소화하기는 더 어려운 생각들. 그렇지만 나는, 그가
간신히 윤곽을 그려낸 것을 발전시키도록 할 것이다. 이 세 가지의 논점들 모두는
소문자 혁명[revolution](대문자 "혁명[Revolution]"의 다양한 전위들과
수호자들과의 논쟁을 피하기 위해 소문자로 쓴다)에 관한 구상을 담고 있다.

첫 번째 것[즉 민주주의-역자]은 혁명적 변화의 성격을 가리킨다. 그것은 상이한
방법들, 상이한 전선들, 상이하고 다양한 책임과 참여의 수준들을 통합하는 하나의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모든 방법들이 그들 나름의 자리를 갖고 있고,
투쟁의 모든 전선들이 필요하며, 모든 수준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반(反)전위적이고 집합적인 하나의 포괄적 과정에 관한 것이다.
혁명(revolution, 소문자임에 유의하라)에 관한 문제는 그러므로 유일의 조직,
유일의 방법, 유일의 까우디요(caudillo, 독재자 혹은 정치적 우두머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혁명이 필요하며 또 가능하다고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의 성취가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람들 모두에게 관련된 문제로 된다.


두 번째 논점[즉 자유-역자]은 그러한 혁명의 목표와 결과를 가리킨다. 이것은
권력의 장악이나 (평화적 수단들에 의한 혹은 폭력적 수단들에 의한) 새로운 사회
체제의 부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에 선행하는 그 무엇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로 가기 위한 대기실의 구축에 관한, 즉 다양한 정치 세력들
각각이 동등한 책임과 권리를 가지고 사회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싸울" 수
있는 공간의 구축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빠띠스따들이 "무장한
개량주의자들"이라는 가설을 확인시켜 주는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수의 지지 없이 강제로 부과된 혁명은 결국 자신에 반하는 것으로
뒤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것이 몇 페이지에 걸쳐
서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임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편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는 다른 기회에 전개되어 논쟁과 토론(이것들은 사빠띠스따 집단의 전공
분야로 볼 수 있다)을 불러일으킬 주제들을 지적만 해 두고 있다.

세 번째 논점[즉 정의-역자]은 혁명의 성격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결과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정치적 관계를 가져올 공간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민주주의, 자유, 그리고 정의. 요컨대, 우리는 정통적 혁명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어려운 어떤 것을, 즉 혁명을 가능하게 만들 혁명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Ⅲ. 광범한 반대 전선?

　

반대 세력의 파편화는 당-국가 체제로 하여금 공격을 격퇴하도록 허용할 뿐만
아니라 그 반대를 흡수하여 약화시킬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당-국가 체제는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급진주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그 세력들의
궁극적 통일에 대해 걱정할 뿐이다. 체제에 대항하는 정치 세력들을 분할함으로써,
당-국가 체제는 협상이나 "투쟁"을 통해 반대 속에서 형성되는 정치적 "섬들"을
정복할 수 있다. 그들은 적을 조그마한 핵들로 해체시키기 위해 전쟁의 법칙을,
"힘들의 경제"를 응용한다. 그리하여 그 조그마한 핵들은, 서로로부터 고립되면서,
각각의 핵들을 겨냥하여 집중되는 힘들에 의해 격파된다. 이 반대 핵들은 자신들이
하나의 적과 대결하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많은 적들과 대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해, 그들은 그들을 다르게 만드는 것(그들의 정치적 제안들)을
강조할 뿐 그들을 유사하게 만드는 것(그들이 대치하고 있는 공동의 적으로서의
당-국가 체제)를 강조하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여기에서 실질적이고 정직한
반대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지, 꼭두각시들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
세력의 이러한 분산은 체제로 하여금 각각의 "섬들"을 "포위하여" 정복하거나
(혹은 무력화시키는) 것을 허용한다.

이 "섬들"의 통일은 당-국가 체제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의 통일 그 자체만으로 자연히 체제를 패퇴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의 요소(third element)", 즉 멕시코 민중의 현존과 행동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이 말은 정의들이나 연상들을 피하기 위해 소문자로 쓰여진다. 이 제3의
요소는 사회 계급을 정의하는 특징을 갖는가? 그렇다. 하지만 그 특징은 처음에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의 회의주의, 정치 및
정지 조직들에 대한 믿음의 결여이다. 우리가 지금 "멕시코 민중"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즉 우리가
제시하는 것은, 고집스럽게 그 자신을 드러내면서 한편에서는 모든 이론적
기획들을 극복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집단적 통제들을 극복하는 하나의 문제이자
현실이다.

"섬들"의 통일은 많은 장애물에 직면한다. 그것들 중의 하나는, 유일한 것은
아니지만, 저 통일의 성격 속에서의 차이이다. 피착취 계급의 통일이나 조직화 대
다계급 통일. 하위 구분이 발생하는 것은 이것으로부터이다.

두 전선의 병행적 구축은 가능한가? 혹은 하나의 전선은 다른 전선에 대립하는가?
우리는 두 전의 병행적 구축이 가능하며 그것들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아무래도, "해방된" 혹은 "속신(贖身)된" 제3의 거울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겠다. 묻고, 대답하라. 말하고 경청하라. 그러면 대화가 이루어진다. 하나의
민족적 대화가. (글의 끝, 책임은 다함).

　

이게 전부입니다, 선생님. 저는 저의 문학적 표현법이, 비록 충성스럽고 정직하긴
하지만 삶이 마치 유리들과 거울들의 게임인 것처럼 보는 경향이 있는, 나의
방패지기의 표어로 새겨지기보다는 "나의 이성을 통해, 바위가 말한다"는 표어로
새겨질만 하다고 확신합니다… 

　

[Ⅱ] 유리가 뒷면에서 보아져야 할 그날이 오다

　

뒷면이 깍아지면 거울은 거울이기를 멈추고 유리가 됩니다. 그리고 거울들은
앞면에서 보게 되어 있고 유리는 뒷면에서 보게 되어 있습니다.

거울들은 깍아지기 위해 있습니다. 유리는 부서지기 위해…그리고 뒷면으로
가로지르기 위해 있습니다.

　

추신: 저것, 현실의 이미지와 상상의 이미지, 그들은 그토록 많은 거울들 중에서
부서지기 위한 유리를 찾습니다.

　

새벽. 멕시코 시티. 두리또는 인접한 거리를 거쳐 소깔로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간다. 두리또는, 영화 <까사블랑까>에 나오는 미국 배우 험프리 보가트처럼
작은 방수외투와 각이 진 모자를 뽐내면서, 눈에 띄지 않고 지나가고 싶어한다.
그가 휘황찬란한 진열창을 새어나가는 그림자들에 달라붙어 있을 때에는 그의
이러한 차림새와 느린 포복이 필요가 없다. 그림자의 그림자, 조용한 걸음,
비뚤어진 모자, 방수외투를 질질 끌면서 두리또는 멕시코 시티의 새벽을 통과해
걷는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들은 그를 보지 못한다. 그것은, 그가
변장을 잘 했기 때문이 아니며 1950년대 이래의 저 작은 돈키호테식 탐정 차림
때문도 아니고 그가 쓰레기 더미에서는 거의 식별불가능하기 때문도 아니다.
두리또는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아니면 연방 구역의 새벽에 거주하고 있는
몇 줄기의 예측 불가능한 바람결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종이들 가까이로 걸어간다.
아무도 두리또를 보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도시에서는 아무도 그 어느
누구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도시는 병들었어." 두리또는 나에게 이렇게 쓴다. "이 도시는 고독과 공포로
병들었어. 그것은 외로움의 거대한 집적체야. 그것은 각각의 거주자들에게 하나씩
배정된 많은 도시들이야. 고뇌의 총계가 문제가 아니라 그 잠재력이 문제야.
각각의 고독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고독한 사람의 수에 의해 증폭되지. 각각의
고독은 다른 고독들을 반사하며 더 많은 고독을 다시 튀게 하는 거울과 같아."

두리또는 그가 낯선 곳에 있다는 것을, 그 도시는 그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마음 속 깊이, 그리고 이 새벽 속에서 두리또는 자신의 가방을
싼다. 그는 이 도로를 걷는다. 마치 그것이 사후에 발견된 재산목록인 것처럼,
마지막 애무인 것처럼, 마치 자기가 이것이 작별임을 알고 있는 애인을 두고
떠나는 것처럼. 어떤 순간에, 발자국 소리는 희미해지고 아웃사이더들을 놀라게
하는 사이렌 소리는 커진다. 그리고 두리또는 저 아웃사이더들 중의 하나다.
그래서 그는 빨간 신호등과 파란 신호등이 교차할 때마다 구석에 멈추어 선다.
두리또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기 위해 게릴라 수법으로 현관의 공모를 이용한다:
작은 불꽃, 깊은 호흡, 그리고 자신의 응시와 얼굴을 삼키는 연기. 두리또는
멈추어 선다. 그는 시선을 돌려 응시한다. 그의 앞에, 진열창이 그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두리또는 가까이 가서 커다란 유리를, 그리고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쳐다본다. 온갖 형태, 온갖 크기의 거울들, 자기(瓷器) 모양과 유리
모양, 깍아 다듬은 유리, 작은 음악 상자들. "말하는 상자는 없군." 두리또는
멕시코 남동부 정글에서 보낸 긴 세월을 잊지 않으면서 중얼거린다.

두리또는 멕시코 시티에 작별 인사를 하러 갔다. 그리고 그는, 누구나 다 불평을
하면서도 아무도 포기하지 않는 이 도시에 선물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선물.
이것이 두리또다. 멕시코 시티 중심부에 있는 라깡도나 정글의 한 마리 딱정벌레.

두리또는 선물을 주며 작별을 고한다.

그는 우아한 마술사의 몸짓을 취한다. 부드러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핥을 때, 모든
것은 멈추고, 촛불이 꺼지듯이 전등들이 꺼진다. 또 다른 몸짓이 있다. 그러자
반사경에서 나온 것 같은 빛이 진열창에 있는 음악 상자를 비춘다. 멋진 라일락
옷차림을 한 발레 무용수가 양손을 높이 올리고, 마치 발끝으로 균형을 잡듯이 두
다리를 모두면서 영구적인 자세를 취한다. 두리또는 그 자세를 흉내내려 애쓴다.
그러나 순식간에 그의 많은 팔들이 뒤엉켜 버린다. 또 다른 마법의 몸짓과 담배갑
크기의 피아노가 나타난다. 두리또는 그 피아노 앞에 앉아 덮개에 한 병의 맥주를
올려놓는다. 그가 그것을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누가 알랴. 하지만 그것은 이미
반이나 비었다. 두리또는 영화에서 피아니스트들이 하는 손가락 체조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자신의 손가락들을 구부린다. 두리또는 발레리나 쪽으로 방향을
돌리며 머리를 움직인다. 그 발레리나는 움직이기 시작하며 인사를 한다. 두리또는
알려지지 않은 곡조를 콧노래로 부르며 그의 작은 다리들로 리듬을 맞추고 눈을
감고서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첫 곡이 시작된다. 두리또는 네 손으로 피아노를 친다. 유리의 뒷면에서
발레리나가 회전을 시작하고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린다. 두리또는
건반에 기대어 열심히 연주를 한다. 발레리나는 감옥 같은 작은 음악 상자에 의해
허용된 한에서 최상의 스텝을 밟는다. 도시가 지워진다. 피아노 위에는 두리또
외에는 아무 것도 없고 발레리나는 그녀의 음악 상자 속에 있다. 두리또는 연주를
하고 발레리나는 춤을 춘다. 도시는 놀란다. 어떤 사람이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거나, 놀라우리만큼 유쾌하고 좋은 뉴스를 들었을 때 그런 것처럼 그것의 뺨이
붉어진다. 두리또는 자신의 최고의 선물들을 준다. 깨지지 않는 영원한 거울,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치유를 해 주며 깨끗이 씻어주는 작별 인사가 그것이다.
그 멋진 볼거리는 오직 잠시동안만 지속된다. 이 도시를 거주시키는 도시들이
모양을 갖추면서 마지막 곡이 끝난다. 발레리나는 그녀의 거북한 부동자세로
돌아간다. 두리또는 방수코트의 칼라를 세우고 진열창을 향해 부드러운 자세를
취한다.

　

"너는 언제나 유리 뒤에만 있을 것이니?" 두리또는 자기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너는 언제나 나의 저쪽의 뒷면에 있을 것이니? 그리고 나는 언제나 너의 저쪽의
뒷면에 있을 것이니? 영원히 건강을, 나의 사랑하는 말썽꾸러기야. 행복은 선물과
같은 거야. 그것은 잠시동안만 지속되지만 그러나 선물로서의 가치가 있어."

　

두리또는 모자를 고쳐 쓰고 거리를 가로질러서 계속 걷는다. 모퉁이를 돌기 전에,
그는 진열창으로 향한다. 별처럼 생긴 구멍이 유리를 장식하고 있다. 아무 쓸모
없이 자명종이 울리고 있다. 창문 뒤로 음악 상자 속의 발레리나가 사라지고…

　

"이 도시는 병들어 있다. 그 병이 위기가 될 때, 그것은 치유될 것이다. 부자들과
강자들에 의해 증폭된 이 집단적 고독은 그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그리고 자신의
무능력의 이유를 발견함으로써 끝날 것이다. 그때에, 그리고 오직 그때에만 이
도시는 자신의 회색 옷을 벗을 것이고 자신을 밝은 색 리본들로 꾸밀 것이다.

이 도시는 잔인한 거울들의 게임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거울들의 게임은, 만약
목표로서의 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낳지 못하는 불모의 것이며
무익한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무엇이 가치 있는 것인지를
아는 사람들이 말했듯이, 투쟁하라 그러면 행복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나는 돌아가고 있네. 담배와 불면을 준비해 두게. 자네에게 해줄 말이
많다네, 산초."

　

두리또는 이렇게 끝맺는다.

　

아침이다. 몇 곡의 피아노 소리가 밝아오는 날과 길 위에 있는 두리또를 동행한다.
태양은 마치 하나의 바위처럼 서쪽을 향해 아침의 유리를 산산히 부수고 있다.

다시 한 번 안녕! 건강을, 그리고 텅 빈 거울들에게는 휴식과 건강을. 

　

부사령관은 피아노에서 일어나 너무 많은 거울들 때문에 정신이 어지러워서 출구를
찾는다…아니, 그게 입구인가?

　

멕시코 남동부의 산악에서.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꼬스

1995년 1월에서 5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