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론(1896년). 「선동론」은 1893년 겨울부터 1894년 봄까지의 기간동안 빌나
사회민주주의자 중앙 서클이 참가한 매우 오랫동안의 자의식 적인 토론을 거쳐
아르카디 크레머가 작성한 것이다. 유태인 주거지역의 진보적이고 조직된
노동자들은, 그들이 긴밀히 접촉하고 있던 폴란드 사회민주주의자들의 직접적인
영향하에서 이 때에 이미 방어 기금을 조직하고, 잘 조직된 파업들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빌나 사회주의자들이 직면하고 있던 딜레마 는, 그 때까지 거의 무시해
왔던 이 운동(유태인 주거지역의 노동운동)을 수행하기 위해 그들의 역량을
재편해야 하는지, 아니면 노동자 서클에서의 선전을 매개로 소그룹의 노동자들을
복잡한 마르크스주의 이론으로 유도하는 시도를 참을성 있게 계속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유태인 속에서 소책자, 전단, 불만을 치유하는 조직된 파업을 통해서
현재의 불만을 일반화하는 대중 정치·경제적 선동으로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인가?
아니면, ‘선진적인’ 노동자에게 계속 힘을 기울여, 그들로 하여금 현대사상과
문화의 전 체계와 관련 속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에 도달하도록 해야
할 것인가? 그들은, 두 번째 방향은 지기들을 난국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결정하고, 아르카디 크레머가 ‘선동적인’ 접근을 위한 합의된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보고서는 S. 고잔스크의 생각을 약간 포함시키고, 마르토프가 쓴
두 페이지의 이론적 서문을 덧붙인 후 빌나 그룹의 강령으로 채택되었다. 18개월이
못 지나 빼쩨르스부르그 맑스주의자들에게 그 노선이 채택되었다. 「선동론」은
바로, 1890년대 후반 러시아 맑스주의자들의 전략·전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성명서였다. 그것은 수고 형태로 널리 배포되었고, 제네바의 노동자해방단에 의해
마지못해 1896년부로 처음 출판되었는데(악셀로드의 경고적인 후기를 달고)
실제로는 1897년 늦게 야 발행되었다.

A. 크레머, Yu.   마르토프

Ⅰ

이 논문의 의도는 러시아 사회민주주의자의 실천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명확히
하려는 데에 있다. 이들 문제의 올바른 해결이야말로 사회민주주의적 활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인 것이다. 우리 자신의 경험과
다른 그룹들의 활동에 관한 정보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즉 러시아 사회민주주의들의 첫 출발은 잘못된 것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대의에
비춰 볼 때 전술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이 논문에서
사회민주주의자의 활동이 시종일관 무기력하게 행해질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어떤 과제를 설정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이 논문은 지식인과 선진적 노동자를 독자층으로서 염두에 두고 쓰여졌다.
우리에게는 선진적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졌는데, 왜냐하면
사회민주주의적인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우리들이 무익하다고 단정한 실천 활동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이 문제는 부분적으로 이 논문 자체에서 밝혀질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대부분의
선진적 노동자들이 새롭게 제시된 방향으로 활동할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 노동운동의 미래는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로운
‘선동적인’ 전술이 토의되고 있던 기간동안 빌나의 사회민주주의자 중앙 서클의
지도자들은, 지식계급들은 선전써클에서 진보적인 노동자들을 방기함으로써,
자기들만이 교육과 문화를 배타적으로 장악하고 노동자 계급을 계속 노예 상태에
남겨 두려 한다고 주장하는 숙련 노동자 모이세이 고든이 주도한 적의에 찬 운동에
직면해 있었다. 이 논문이,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단 한 번의
논쟁이라도 이끌어 낸다면 우리는 만족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논쟁은
지금까지는 분산적이고 폐쇄적인 서클들에 의해 결정되어 왔던 문제를 검토해
보도록 하여 스스로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내재한 모순의 불가피한 결과다. 노동 대중에게
있어서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모순은 자본주의 체제에 의해 야기된 생활 조건의
변화와 인식 상의 변화에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노동 대중으로 하여금 착취에
대하여 점점 더 눈을 뜨게 만든다. 이 체제는 사람을 자동기계가 되도록 요구하고
자본의 의지에 확실하게 종속시켜 버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들 속에서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며 노동자들이 자기
자신의 이해관계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자본주의는 자본에 대한 투쟁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노동자의 원자화를 필요로 하는 반면 역으로 노동자들을
함께 모이게 하고 그들을 단일한 작업장, 거주지, 공업 중심지에 결집시킨다.
자본주의가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해의 대립을 의식하지 못하게
하려 할지라도 자본주의체제 자체는 자본의 집중을 통하여 자본가와 노동자의
지위의 차이를 더욱더 첨예하게 만든다. 노동자의 계층화는 원자화로 귀결된다는
면에서 자본주의에 적합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계층화를 파괴하여 대다수
노동자들을 미숙련 노동자의 차원으로 전락시킨다.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노동자의
가족이 노동자로 하여금 자본과의 격렬한 투쟁을 하지 못하게 할 만큼 강화되는
것이 좋지만, 오히려 자본 자체가 노동자를 그의 가정으로부터 해방시키며 그의
아내와 지식들을 똑같이 괴로운 공장 생활의 도가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한
마디로 말해서, 파멸의 위협에 직면한 자본은 노동자계급의 발전을 방해할 수밖에
없게 되지만 그 자신이 오히려 자신의 체제를 파괴하고 자신에게 적대적이며
위험한 세력을 조성하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가 일정한 발전 단계에 이르면 단결된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투쟁 무기를 준비하지만 그러나 이것은
양면의 날을 가진 무기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스스로가 만들어 내어 발전시켜
온 세력과 숨막히는 싸움을 하면서 자신의 파멸을 재촉한다. 맷돌처럼 노동 대중을
압박하고 투쟁의 성공을 무력화하는 산업예비군 문제를 보더라도 그렇다..
마르토프(이 이론적 서문을 쓴 사람이 그였다)는, 맑스의 어법에 따르면
산업예비군이라 불리는 실업자 대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산업예비군의 증가는
국내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가 되는데, 이는 노동 대중이 간접세로부터
직접세로의 전화에 의해 생기는 과중한 조세부담을 더욱더 견디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노동자 군은(경찰, 사법부, 감옥에 대한 지출의 증가는 물론)
국가의 원조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경비지출의 증가로 귀결된다. 그 직접적
결과는 자본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도록 강요하는데, 이 시장개척은
갈수록 더 어려워져 빈번한 공황을 맞게 되고 결국은 항구적인 공황에 빠지게
된다. 이 공황은 이익 대신 손실을 빚어내며 자본가들의 일부를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위로 떨어뜨리고 일부 자본을 파멸시킨다. 산업예비군의 수적 증대로 인하여
야기된 조세제도의 변화와 지출의 증가는 전보다 더 많은 액수의 이익을 국가의
경비지출을 위해 사용하도록 요구하며, 이익이 줄기 때문에 당연히 축적도
줄어든다. 그러나 이 새로운 모순은 착취를 더욱 강화하고 기술발전을 재촉하며
더욱 극심한 경쟁과 기타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 귀결될 것인데,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자본주의의 목적에 기여하지 않는 결과, 즉 현존하는
질서에 대한 노동 대중의 힘과 적대감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발전의 일정 단계에 내재한 모순들은  노동 대중을 자본에
대항하도록 몰아간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러한 투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며 노동 대중의 의식과 요구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노동자 전사들을 훈련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교육시키고 그들에게
자본주의의 극도로 결합된 모순을 뚜렷하게 이해시켜 주는 하나의 학교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을 단결시킴으로써 노동 대중의 힘을 증대시켜 왔을 뿐만
아니라 보다 더 궁극적인 이념을 발전시키고 보급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가능한 것으로서의 사회주의 이념은 자본주의체제라는 기초 위에서만,
나아가 이 체제의 일정한 발전 단계에서만 창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라는 학교는 노동 대중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노동자들을
단지 결집시킨다는 것만으로는 아직 투쟁을 위해서 그들을 단결시킨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프롤레타리아트의 집중은 운동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다. 만약 자본주의가
노동자의 일상적 요구를 끊임없이 만족시킬 수 있다면 이러한 결속은 혁명적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경쟁과 생산의 무정부성에 의존하는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개별 사업가로 하여금 잉여가치의 증대. 맑스주의자에 의하면 잉여가치는
노동력이 창조하는 가치와 노동력이 시장에서 획득하는 가치의 차이다.와 생산물에
있어 노동의 몫의 감축을 추구하게 하며, 자신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자신의 행복에
대한 명백한 침해에 대항할 수밖에 없는 프롤레타리아트와의 지긋지긋한 싸움을
계속하게 만든다. 이러한 싸움은 필연적으로 노동 대중에게 주요한 교육적 요소로
작용하며, 일정한 발전 단계에서는 노동 대중을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주요한
세력의 하나로 만들 것이다. 이 싸움이 좀더 첨예하게 되고 심화되고 일반화되면
지금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계급투쟁의 성격을 띄게 되고
그에 상응하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의식을 발전시킨다. 자본가계급은 즉시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최후의 순간까지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패배했을지라도 재기를 시도하고 새로운 힘으로 싸우려고 할 것이다. 자본가계급의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이 싸움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며, 일정한 발전 단계에서
싸움은 이제 더 이상 높이 치켜올린 이념의 깃발 아래에서 수행될 수 없으며
자본가계급은 가면을 벗어 던지고, 자기 주머니의 이익을 위해 싸운다고
뻔뻔스럽게 공표 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자본가계급은 지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생존을 위해 싸울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붙잡듯이
자본가계급은 자본주의 체제의 정치형태를 움켜쥐려 한다. 국가권력만이 여전히
노동 대중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정치권력이 부르조아지의 손에
남아 있는 한 노동자 지위의 현격한 향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때문에
노동운동이 아무리 광범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자계급이 정치투쟁의
기반 위에 확고히 서지 않으면 노동운동은 선공할 수 없다. 정치권력의
획득이야말로 프롤레타리아 전사의 제1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이 이 과제에 직면하는 것은, 현재의 정치적 환경 속에서는
노동자의 운명의 개선이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경제투쟁이 명백하게 보여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프롤레타리아트가 열망하는 것들이 현존의 정치형태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노동운동의 물결이 정치권력과 맞부딪히는 바로 그 때, 계급투쟁이
의식적인 정치투쟁의 국면으로 전화하는 계기가 생긴다. 우리, 사회민주주의자의
임무는 프롤레타리아트의 폭넓은 발전을 위한 예비조건으로서의 정치적 자유의
필요성을 그들로 하여금 자각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정치적 자유라는 이념은 결코 단순하거나 명백한 것이 아니며, 특히 정치적
후진국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노동자계급이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에서
질식상태로 남아 있는 한, 또한 현존 정치적 조건의 한계 내에서 필수적 요구들의
만족이 불가능한 것인 한 노동자계급에게 이  이념을 불어넣기는 어렵다. 이해의
대립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 대립의 존재 자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끊임없는
투쟁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정치적 권리의 결핍을 인식하는 데도 권리의
결핍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그 사실이 노동 대중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상충될 때만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주는 증거를 영국의
역사에서 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산업의 번영에 힘입어 어느 시기에는 기존의
정치적 조건들 안에서 순전히 경제투쟁에 의하여 획득 가능한 개선만을 위해서,
국가의 조직된 힘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았던 자본가들과 싸울 필요가 있었다.
얼핏보아 그 결과들은 놀랄 만한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가장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노동운동이 있었지만 그 적극적인 정치투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주 최근에야 프롤레타리아트는 사회민주주의적인 경향을 지니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노동 대중이, 국가기관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는 실현될 수 없는 개혁들에 대한 필요성을 투쟁과정 속에서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갓 시작된 오스트리아의 경우를 보면
프롤레타리아 운동에서 정치적 요소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상대적으로 협소한 정치구조의 한계 내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본디의 투쟁이 행해져야 했던 데에 기인한 것이다. 아일랜드의 경우에도 이 점은
마찬가지다. 자본에 의해 분해된 소농의 투쟁이 오랫동안 정치적 성격을 지녀
왔는데, 이것은 자신들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투쟁이 아일랜드 민중을
영국의 조직된 권력과의 첨예한 갈등에 직면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실례들로부터 우리는, 순전한 경제투쟁이 충분한 규모로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는
정치적 강령을 가진 계급운동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따라서
러시아 노동 대중이 자신의 이해관계 속에서 충분한 확신을 가지고 정치투쟁의
필요성을 명확히 깨닫지 않는 한 그들이 정치투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 대중은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태의
객관적 논리와 그들을 싸움으로 몰아가는 사건의 진행과정에 의해 싸움에 참여하게
된다. 대중의 정치교육과 조직화를 스스로의 임무로 삼는 당의 역할은 이러한
점에서, 싸움이 정치투쟁으로 전화될 만큼 무르익고 또한 이러한 전화가 최소한의
자원 손실로써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할 요소들이 대중 자체 내에서 충분히
준비되는 순간을 정확하게 결정해 내는 데에 제한된다. 예를 들어,
프롤레타리아트는 어떻게 집회의 자유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보자. 대중은 순전히 논리적인 방식으로 이와 같은 요구에 이르지 않는다. 집회의
자유는 프롤레타리아트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한 투쟁의 수단으로서 인식되어야
하며 따라서 먼저 이 이해관계가 인식되어야 한다. 실천은 대중의 눈앞에서
노동자의 이해와 집회의 자유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이러한 실천은
그들 자신의 이해를 위한 싸움, 그들 스스로에게조차 터무니없게 여겨졌던
일반적인 종류의 문제에 맞설 필요가 있는 싸움에서 저절로 드러난다. 이제 비판적
사상이 해야 할 일은 생활자체에서 제기된, 삶에 필수적인 문제들에서 나온
결론들은 대중에게 제시하고 사물의 놀리, 투쟁 그 자체의 논리에서 나온 결과를
정식화해 내는 일, 즉 하나의 강령을 만들어 내는 일뿐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 18세기말의 프랑스와 19세기 전반기의 대부분의 유럽
지역에서의 프롤레타리아 운동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시기는, 절대주의와
귀족정치라는 정치형태로 인해 그 발전에 장애를 받고 있던 부르조아지가
정치적으로 종속되었던 시기다. 당시에 부르조아지는 이미 물질적으로는
강력했지만 물리적 힘을 결여하고 있었다. 사실, 도제나 공장노동자와 같은
근로인민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정치적 조건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다.
대중 속에서는 불만이 팽배했고 이것은 정치투쟁에 의해 고무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은 과거의 생산양식이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대치되어 가고 새로운
양식의 전체적인 중요성과 의미가 후진적인 일반 대중에게는 물론, 사회의 일부
교육받은 계층에게조차 충분히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던 때에 일어났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는 투쟁이, 프롤레타리아트에게 그들의 이해와 모든 다른 계급의
이해는 궁극적으로 대립한다는 것, 더 나아가 노동자계급의 불행의 근본원인은 현
사회의 경제질서의 기초에 있다는 사실에 대한 명료한 의식을 제공할 수 없었다.
반면에 상당한 정도로 억압을 받고 있던 부르조아지는 해방을 위해 싸우려는
강력한 욕구를 가졌으며, 거기에 그들의 이상주의적 열정과 이 계급이 이전에도
이후에도 가져 보지 못했던 풍부한 정치적 재사들이 뒤따랐다. 부르조아 진영에서
출현한 웅변가, 정치가, 작가, 법학자들은 자유와 평등의 이념으로 고무되었는데
이러한 이념은 선전가 자신의 의식 속에서는 부르조아지의 물질적 이해와는 거의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고한 부르조아지가 스스로 설정했던
불평의 한계를 뛰어넘고, 종종 온건하고 신중한 금융·산업 자유주의의
대표자들과의 공공연한 갈등을 겪으면서도 부르조아지만의 이익을 위해 일했던
것은 바로 정치적 불만과 대립 위에서 성장했던 그들 부르조아지의 후예들이었다.
자신의 이상주의의 물질적 근원에 대해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의 모든 열정을 가지고
인민 속으로 들어간 이들 활동가들은 정치적으로 미숙하고 혼돈상태에 있었던
대중들에게서 비옥한 토양을 발견했다. 인민에게 그들의 모든 불행의 원인이
정치적 제약에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으며 상층의
계급이 비록 한 옥타브 낮은 음이지만 혁명적 선동가와 화음을 맞추고 있을 때 그
작업은 더욱더 쉬었다. 이러한 강력한 연합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웅변가들이
전단이나 회합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자기들의 이해와 기업가의 이해
사이에는 어떤 연결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자본가들을, 자신들의
보호자이며 동반자라고 생각한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에게 완전히 굴복하여,
자기들이 자본가들과 함께 갈 길은 잠시뿐이며 곧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갈라지게 될 것이라는 의심같은 것은 갖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부르조아지는
노동자계급의 지도자가 되었는데, 그들의 지도 방향은 ‘축복받은’ 절대주의의 단
하나의 요새도 파괴하지 않는 것이었다. 노동자계급은 전선으로 나가고,
부르조아지는 강령을 만들었고 승리 후에는 새로운 질서의 토대를 확립했으며,
전리품의 알짜를 죄다 차지하고 정치권력의 정점을 장악했다. 그러면서
프롤레타리아트에게 오히려 유용했던 것은 이 투쟁을 통하여 획득했던
정치교육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기여조차 그들의 훈련에 있어서 부정적인
점들을 초래했다. 오늘날까지도 노동자들은 말주변이 좋은 부르조아지를 자신들의
지배자로서 인정하고 정치적인 사건들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대표자로 생각해 왔다.
이 시대는 노동자계급의 정치교육을 지원하고 정치투쟁을 위해 그들을
훈련시켰지만 그러나 동시에 노동자계급의 독립된 계급으로서의 정치적 자각을
약화시킨 것이다. 이 시대의 역사는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으로서,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실천과 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여기에서 대중만이 정치적 자유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프롤레타리아트의 해방을 위한 투쟁의 시기를
부르조아지가 정치적 자유를 획득한 이후로 연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부르조아지가 정치적 자율을 획득할 것인가, 가까운 장래에 정부와 자본가 사이에
조직적인 투쟁이 벌어질 것인가 하는 점은 분명히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그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든지 간에 우리의 활동 방향에는 아무런 변화도 있을 수
없다. 노동자계급이, 부르조아지가 노동인민의 힘을 하나의 보호물―부르조아지는
승리를 얻은 후에는 이것을 불필요한 것으로서 배척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파괴하려고까지 할 것이다.―로써 이용하기를 원할 경우 그들이
부르조아지의 부속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점은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 부르조아지가 혁명적으로 될 수 없다면
우리는 그들을 우리 프롤레타리아트의 교사와 지도자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부르조아지에게서 받은 교육은 우리에게 계급적 자각의 상실이라는
너무나 비싼 대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부르조아지가 스스로
정치투쟁의 무대로 진출한다 해도 그것은 하나의 덤일 뿐이다.
노동자계급은 단지 하나의 동행인으로서만 연합군을 찾을 것이며 그렇지 못하면
완전한 해방을 위한 나머지 여정을 혼자서 헤쳐 나갈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여정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여정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Ⅱ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우리의 과제는 명백하다. 즉 노동자대중 속에 정치적
자각을 발전시켜야 하며 그들이 정치적 자유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그러나 정치적 자각이란 단지 현 정치체제에서의 하나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위한 변화도 또한 의미한다. 따라서 이해관계의
대립에 대한 인식이 정치적인 계급자각에 선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해관계의
대립은 그것이 프롤레타리아트의 생활 속에서 명확히 드러날 때 인식된다. 그것은
각각의 모든 단계에서 느껴질 것이며 노동자에게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고 모든
사소한 일 속에서도 저절로 느껴질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스스로 이러한 대립을
느끼고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며 자신의 이해관계를 계속해서
염두에 두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인가? 생활은 종종 단순 명쾌한 관계를 불투명하게
하며, 종종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적대적 위치가 순전히 자연적 환경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도 하는데 이것은 다만 노동자를 혼란스럽게
할뿐이다. 예를 들어 노동자를 혼란하게 하여 노동시간의 단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들에게 증명해 보이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특정 산업분야에서의
거래 침체가 증거로 인용되며 다른 자본가와의 경쟁, 소폭의 이윤, 대상점과의
쟁탈전 등이 또한 인용된다. 이런 것들은 어떤 특정한 경우에만 진위의 여부가
가려지는 것임에도, 제한된 이해력을 가진 노동자에게는 아주 결정적인 것으로
보이게 된다. 그들의 요구의 정당성을 느끼고 이해한다는 것과 이러한 요구들을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나가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기만과 계략으로부터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구들을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준비작업으로서 특별한 의의를 갖는―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제기해야
한다. 사소한 요구에 관한 한, 그러한 요구는 수락될 수 있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명백하게 보이기 때문에 자본가는 노동자들을 그런 식으로 혼동시키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개의 자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노동자에게는 단순히 자본가 자신이 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로 쉽게 받아들여지며,
이렇게 해서 그들의 이해가 자본가의 이해와 대립된다는 사실이 부분적으로
명확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소한 요구들은 특정한 지속적인 싸움을 거치지
않고도 쉽게 따낼 수 있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힘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 주고 투쟁의 실천적 의미를 가르쳐 준다. 또한 이제까지 대중
속에 매몰되어 있던 개개인을 고무하고 격려해 주며 다른 노동자들에게 자본가와의
성공적인 투쟁의 실례를 보여 준다. 사소한 요구를 위한 싸움에서조차 노동자들은
싫든 좋든 함께 결합하게 되고 실천 속에서 단결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다. 이러한 실천은 대중을 교육시키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책보다도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싸움 속에서, 대립하는 양편의 관계가 점차  첨예하게
되고 자본가들은 자기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즉, 아버지 같은
보호자로서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자기의 진ㅉ자 속셈과 야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싸움 속에서 노동자들은 자기의 동료와 적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며
자본가들, 즉 대부르조아와 소부르주아를 막론하고 모든 부르조아지들이
노동자들에 대항하여 한데 뭉쳐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노동자들은 싸움 속에서
깨우친 바를 기초로 해서 이전에는 자기에게 무의미하게 보였던 생각들을 점차
받아들이게 된다.
한 사람 또는 몇몇의 자본가들의 착취로 인해 촉발된 이러한 사소한 요구를 내건
투쟁은 하나 혹은 몇 개의 사업장과 공장이라는 범위에 한정된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가장 직접적인 착취자에 대한 이러한 싸움은, 아직은 계급투쟁으로
인도되지 않은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에게 국민학교의 역할을 한다. 싸움은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를 교육시킬 것이고, 강화시킬 것이며, 몇 개의 공장이나 사업장의
노동자들과의 단결이 없더라도 훨씬 더 중요한 요구를 내건 싸움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계산에 따라―소유주에 의한 착취는 설명하기
쉬우므로―노동자들은 사소한 요구를 내건 투쟁이라는 첫 번째 국면을 향해
나아가는데, 이 국면은 노동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힘과 일사불란함을 요구한다.
정부가 즉각 도우려 달려들게 될, 전체 자본가계급에 대해 공동의 대의를 내세우는
것이 필요한 두 번째 국면에서는 훨씬 더 큰 끈기와 단결과 용기가 요구될 것이다.
게다가 일정 수준의 의식, 즉 자신의 이해를 동일 생산분야, 때로는 다른
생산분야의 다른 노동자들의 이해와도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체험을 통해 개별 공장에서의 개별적인
투쟁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발전될 수
있다. 바로 이 개별 자본가들과의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은 일정 정도의
안정감과 인내심, 통일성, 독립성과 계급적 자각을 발전시켜 갈 것이며, 이러한
자질들은 진정한 의미의 계급투쟁이 불가피하게 되었을 때 필요한 것들이다.
노동운동은 이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조금씩 정치적 색채를 띄기 시작할 것이다.
참으로 노동자들은 특정 공장이나 전체 산업 분야에서의 기존의 방법들에 대한
중요한 변화를 요구를 요구하게 되고, 그저 몇몇 자본가들이 아니라 명백히
상층계급 전체와 정부에 대항하게 되는 싸움에 참여한다. 그들의 요구가 전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 노동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편이며 그들에게 공감하리라고 확신하고 평화적으로 자제력 있게 행동한다. 결국,
그들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며 억압은 또한 너무나 부당한 것이다! 그들은 공장
감독관에게 대표를 보낸다. 그는 분명히 그들을 도와줄 것이고 그는 결국 그들의
보호자가 아닌가? 그는 모든 법률을 알고 있으며 법률은 분명히 그들의 편일
것이다. 그러나 감독관은 그들에게 찬물을 한 통 퍼붓는다―법이 우리를 위해
중재에 나서지 않는 것은 웬일일까, 우리의 작은아버지가 우리를 보호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그 감독관은 공장주에게 뇌물을 먹은 거야, 그는
거짓말을,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고 있어! 노동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는다.
그들은 모든 곳에서 거절을 당하며 때로는 곧 실제 행동을 취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공장부를 돕기 위해 군대가 파견된다. 노동자들은, 정의는 강한 자의 편이며
자본의 조직된 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노동자의 힘도 조직되어야 한다는
정치학의 첫 번째 교훈을 얻게 된다. 노동자들이 개별 공장들 대신에 전체
생산영역을 포괄하면서 점차 발전해 나감에 따라 운동은 더욱더 자주 국가권력과
충돌하게 되며 앞서의 정치적 교훈을 더욱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매번 마다
그들의 강력한 윤리가 노동자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새겨지며 계급적 자각, 즉
대중이 추구하는 모든 것은 대중 스스로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된다. 정치적 선동을 위한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선동은 이제, 생활
자체에 의해 조직되고, 강력하게 발전한 계급적 이기주의와 모든 노동자는 이해
공동체이며 그들의 이해는 다른 계급들의 이해와 대립된다는 의식을 가진 하나의
계급을 발견한다. 그럴 때 정치체제의 변혁은 다만 시간문제일 뿐이다. 축적된
연소물질은 단 하나의 불꽃으로도 폭발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민주주의자의 과제는 현존의 사소한 일상적 필요와 요구들을 기초로
한, 공장노동자들 속에서의 지속적인 선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동에
의하여 제기된 싸움은 자신의 이익을 방어하도록 노동자들을 훈련시킬 것이며,
용기를 길러 주고, 자신들의 힘에 대한 믿음과 단결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보다 중요한 문제를 그들에게
제기할 것이다. 그리하여 보다 중요한 싸움을 위한 준비가 갖춰지면 노동자계급은
이들 사활적인 문제들의 해결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데, 이러한 문제를 기초로 한
선동은 계급적 자각의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러한 보다 의식적인 형태의
계급투쟁은 정치적 선동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정치적 선동의 목표는 기존의
정치적 조건들을 노동자계급의 이익에 맞게 변화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그 뒤의
사회민주주의자의 나아갈 길은 자명한 것이다.

Ⅲ

사회민주주의는 그 행동 강령의 기초를 노동자계급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필요에
둘 때만 진정한 대중의 당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노동자계급의 조직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수적인 요구들과 노동자계급에게 가장 명확하며
가장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사소한 요구들을 기초로 한 선동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들의 결과로서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이르게 되었다. 즉, 노동자들
속에서 어떤 종류의 인자를 발굴해 내서 운동의 지도력을 가질 수 있도록 키워 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노동자들을 투쟁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가장 사소한 요구들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요구가 특정한 조건에서 노동자들에 가장 손쉽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싸움을 시작할 적절한
순간을 선택해야 하며 특정한 상황과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떤 투쟁 방법이 가장
적합한 것인가를 알아야만 한다. 이러한 것들을 잘 알기 위해서는 선동가들이
노동자 대중과 지속적인 접촉을 가져야 하며 또한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것의 발전을 추적해야만 한다. 모든 공장에는 억압이
팽배해 있고 노동자들은 많은 자질구레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노동자들이 생활 속에서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불만거리를 파악해 내고, 어떤
특정한 불만거리를 제기해야 할 순간을 포착하며, 모든 가능한 사태를 예측하는
것―이 모든 것들이 활동적 선동가의 진정한 임무다. 이러한 종류의 지식은 생활
속에서만 얻을 수 있으며, 이론은 다만 그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 뿐이며 또한
그래야만 한다. 끊임없이 대중 속에 파고들어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점들을 선정해 내며 군중의 기분을 파악하는 것―선동가는 이런 것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중의 생활 조건을 알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선동가는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어떤
환경에라도 뛰어들 수 있게 되며 군중과 구별되어 그들의 자연스러운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선동가의 사회민주주의적 관점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어떤 길로 군중을 인도할 것인가를 결정해 줄 것이다.
그는 제시된 각각의 방법들의 장단점을 대중에게 실명해 주고 또한 그들의 자각의
발전에 해가 될지도 모를 어떤 실수도 저지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만
한다. 나아가 선동가는 항상 대중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하며, 대중의 싸움에
방향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의 대립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 싸움의
의미를 설명해 줌으로써 대중들의 시야를 넓혀 주어야 한다.
동시에, 선동가 자신은 궁극적 목표를 잊어서는 안되며, 어떠한 불행이 닥치더라도
자신의 현재의 활동과 궁극적 목표 사이의 연관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론적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때, 이론적 무장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론적 무장은 지속적으로 실천적 작업을 통해 보강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검증과, 이론을 통해 이해되고 습득된 과제에 대한 지속적인
적용을 통해서만 선동가는 이론을 이해하고 이론에 정통할 수 있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실천활동은, 어떤 문제들이 보다 철저하게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하는
가를 드러낼 것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선동가는 어떻게 이론 자체의 기초를
확인하며 특정 조건들에 대해 이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천적 기반을 무시하면서 연구만을 하거나 이론에 대한 관심 없이
대중 속에서 선동하는 양극단을 동시에 거부한다. 두 가지를 겸비한 활동, 즉
실천과 이론이 서로 서로 보강되는 것만이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하며 굳은 신념을
낳는다. 대다수의 사회민주주의적 서클에서 선전이라는 개념은 지금까지 어떤
성격을 지녀 왔으며 지니고 있는가? 이론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려고 시도했던 이론적 신념들을 그들 스스로 시기에 맞게 산출해
냈다. 그러나 전체적 세계관, 심지어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세계관조차도  결코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될 수는 없다. 과학적 사회주의의 선전은 산업발전의 일정
단계에서만 일군의 추종 대중을 만나게 되는데 이 경우에 그 대중은 오랜 지속적인
투쟁을 통하여 무장이 되어 온 대중인 것이다. 그러므로 서클에 조직되어 있는
보다 유능한 노동자들이 선발되어 조금씩 조금씩 사회민주주의적 관점을 전수
받고(그것은 지도자를 자체가 이러한 관점을 이해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그
이후에 그 원자재들은 끝마무리를 받기 위해 지식인들에게로 보내졌다.
이러한 종류의 선전은 어떤 결과들을 낳았는가? 최고의 가장 유능한 사람들이 실제
생활, 즉 자기들의 생활조건과는 단지 매우 피상적으로만 연결되어 있는 이론적
증거들을 받아들였다. 지식에 대한, 그리고 무지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동자들의
욕구는 그들로 하여금 과학적 사회주의의 결론과 일반화된 명제들을 익히게 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과학적 사회주의는 의무적이고 불변한, 언제나 동일한 어떤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것이 대다수의 선전받은 노동자들이,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한 그들의 모든 열정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특징이었던
모든 속성들을(단 하나만 제외하고) 그대로 물려받은 이유다.
단 하나의 차이점이란,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새로운 복음의 설교가 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으며 일반 대중에 대한 설득은 그들 자신의 노력에만 달려
있다고 믿은 반면에, 우리 공상적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러시아 산업의 후진성
때문에 어떠한 사회주의적 운동도 커다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점인데, 따라서 그들은 선전 임무를 수행하는 데 힘을 기울이지
않고 다만 선진적인 노동자들의 작은 서클 범위에서만 활동한다. 우리의 선전받은
노동자들은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활동조건이 그들 자신의 활동조건보다 훨씬
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과학적 사회주의가 노동운동의 이론적 표현으로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그것은 추상적 이론으로 변형되었고 과학적 일반화라는 초월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틀 속에서 사회주의는 하나의 분파로 타락해 버리고, 시행되고
있었던 선전 체계는 또다른 더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첫째로, 이 선전체계에서
대중은 가능한 한 최대한 개발되어야 할 자원으로 간주되는 완전한 하나의
대상물이었다. 이러한 개발은 대중의 지적인 능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켜 버렸다.
의식은 부족하지만 그들의 정신적·도덕적 우월성을 통해 생존을 위한 순전히
자발적인 투쟁의 지도자로서 최전선의 투사로서 기여했고 아직도 그럴 수 있는
사람들과 훌륭한 인자들을 대중들로부터 빼앗아 버렸던 것이다. 둘째로, 이들
프롤레타리아트의 최상의 인자들은 혁명적 인텔리겐챠들의 특징적인 성격을 모두
지닌 특별한 집단을 형성했는데, 이러한 집단은 그 성격의 필연적인 결과로서
끝없는 써클생활과 써클활동만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개인들을 더 이상 계발 육성해 내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이러한 순간은 반드시 올 것이다) 이 노동자 지식인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 원인에 대하여 숙고한 끝에 그들 자신의 미흡한 발전 수준
때문에 자신들의 활동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노동운동을 위한 조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전자의 경우는 더욱
열심히 학습을 한 후에 그들의 견해를 대중에게 전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대중의 문화적 수준이 그들의 도움 없이도 저절로 급격하게 향상되어 대중이
그들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게 될 바로 그 순간까지 자기 완결성을 가진
자신들의 서클 속에 더욱 깊이 숨어 버렸다. 두 경우 모두에 있어서 이러한 선전의
결과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적 자각의 제고라는
과제에 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노동자 사회주의자들의 정신적·도덕적 태도가
향상되면 될수록 그들의 더욱더 대중과 유리되고 현실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며, 어떤 사건이나 계기에 의해 노동자 대중이 운동으로 나아가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노동자 대중과 노동자 사회주의자는 서로 소외될 것이며 심지어는
적대적으로 되기까지 할 것이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예견하기는
어렵지만 유럽의 역사를 볼 때, 노동 대중의 운동을 위한 조건이 성숙되어 있고
그들의 이해의 진정한 대표자들은 그들과 분리되어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노동
대중 스스로 다른 지도자들―이론가들이 아니라 노동 대중의 계급적 발전을
저해하게 될 실천적인 사람들―을 찾아낼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은 사회민주주의자들에게 매우 위험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새로운 개인들을 충원하기 위한 노동자 속에서의 선전은 같은 목적의,
인텔리겐챠 속에서의 선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이러한 종류의 선전은 결국 대중의 지적인 힘을 약화시킨다는 직접적인 해악을
낳는 것이다. 대중과 유리된 노동자 사회주의 인텔리겐챠를 만들어 냄으로써
우리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발전이라는 대의, 즉 우리 자신의 대의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선전과 선동을 결합시키고 이론과 실천을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선진적 인자들과 대중 사이의 영원한 화합, 즉 대중이 모호하게 알고
있는 문제들을 노련한 선동가가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것과 같은 결합 속에서
선진적 인자들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지도자가 될 것이다. 동시에 대중과의 이러한
결합을 통하여 이루어진 모든 성공사례는 대중의 침체된 역량을 높이고 대중의
마음을 고양시키며 이전에는 소원하게 보였던 새로운 요구들을 제기하도록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대중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지며, 따라서 그들은 더욱더 선동가와
가깝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투쟁은 대중으로 하여금 생각하도록 자극할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투쟁은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선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개인들을 대중 속에서 발굴해 낼 것이며, 이러한 계기가 없다면 이들은 계속해서
대중 속에 매몰된 채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중이
침체되어 있을 때는 사회주의자로 변화될 수 있는 대중 부문이 다소 좁게 제한되어
있었던 반면에, 운동이 활발해질 때는 운동 그 자체가, 대열에서 떠나 버린 전선의
투사들의 빈자리를 끊임없이 다시 채울 것이다. 선동가의 임무는 노동자의
마음속에 새로운 사상들을 싹트게 하고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본가들이 그들에게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계급적 각성,
끝없는 불만과 자신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이와 더불어 이미
획득한 승리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 ―선동가는 이러한 방향으로 대중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서클들 속에서 선전하는 방식으로는, 별볼일 없는 결과들을 얻기 위해서도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대중 속에서 작업을 한다면 희생은 획득된 결과에
비해 줄어들 것이며, 운동이 넓어지고 깊어질수록 그에 대한(지배계급의-역주)
대처는 더욱 어렵게 될 것이고 사회주의적 요소들을 뿌리뽑는 것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가장 좋은 실례를 폴란드에서 볼 수 있다. 거기서는 파업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정부는 파업 참가자에게 현행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공개적인 운동이 법적 장치에 의해 장애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운동이 그 토양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만 한다. 스스로의 활동에 의하여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의식의 성장과 혁명적 요구들을 고무하지 않는 자는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순전히 경제적 이유로 운동대중을 분기시키는 작업만으로도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의식의 성장이나 혁명적 요구들을 지원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방향으로의 모든 진전은 남은  길을 단축시키며, 지금은 제거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며 본질적으로 문화적인 서클 작업조차도 방해하며 실제로도 그들이
제거할 수 없는 그러한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제거하여 운동의 진보를 용이하게
한다. 이 모든 것으로 볼 때 사회민주주의 서클들은 우릭 지금까지 개괄해 온
점들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그들의 활동이, 예를 들어 「문맹자교육 위원회」. 교육위원회는 대중교육의
증진을 위한 자선단체다. 이런 목적으로 그것은 특히 노동자들을 위해 도시 중심에
야간학교와 일요학교를 세웠다. 1890년대 초까지, 특히 뻬쩨르스부르그에서는
유능한 노동자를 사회민주주의 서클에 모집하기 위해 그 수업을 이용하고 있던
맑스주의자 여성 교사들이 이 학교들에 성공적으로 침투하고 있었다.의 활동보다
프롤레타리아트의 발전이라는 대의에 더 유용하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서클들에서 얻은 경험과 서클들을 통해 성공적으로 선전된
노동자들의 존재는 새로운 토대 위에서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투쟁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노동자의 가장 필수적인 요구들을 출발점으로 하여, 지식인과
노동자들은 일정한 산업 분야에서의 일정 시점에서 어떤 요구가 제시되어야 하며
또한 선동의 대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토론해야 한다. 나아가 싸움의
시작을 가장 용이하게 하는 수단(선동, 파업, 감독관에 대한 탄원서. 러시아에서
노동자의 항의는, 특히 그 초기에는 종종 주 장관이나 공장 감독관, 심지어는
경찰서장에게 불만 사항을 시정해 달라고 청원하는 형태를 취했다. 등)을 명확히
해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선동적 문건의 출판이 인텔리겐챠의 임무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문건은 주어진 생산분야, 주어진 산업 중심지의 조건에 적합해야
하며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말해 주며 구두 선동을 보충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식인들은 노동자들과의 학습 모임에 좀더 실천적인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은 그 모임에서
얻은 지식을 통하여 시야를 넓혀 나갈 것이며, 자신의 구체적 현실에서 벗어나
완전히 추상적이고 과학적인 영역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방향성을 지닌 선전 문건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의 활동 범위에 두어져야 할 몇 가지 제한에 대해 좀더 이야기해
보자. 가장 발달된 산업 중심지만이 선동활동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사실상 수공업이나 가내공업 노동자들은 통합되지 못하고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공통 이해의 기반 위에 그들을 결합시키는 것이 더욱 어려우며,
이러한 이해의 실제적인 공통성이 고용주와 노동자의 이해 대립이라는 점도 쉽사리
인식될 수 없다. 고용주와 노동자의 위치 차이가 명확하게ㅐ 구별되지 않는 것도
이에 덧붙여질 수 있다. 더욱이 노동자가 소유주가 되거나 독립적  생산자가
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노동자는 자신의 위치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투쟁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수공업과
가내공업(영세 규모의 공업)생산은 투쟁에 있어 몇 가지 유리한 점을 갖고 있다.
숙련 노동자들은 미숙련노동자들보다 문화적으로 진보되어 있으며 보다 희소하고
다른 사람들로 쉽게 대체될 수 없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할 수 있는 전망이
좋기 때문에 설사 그들이 작업하기를 거부해도 별로 잃을 것이 없다는 이점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 지역 내에 많은 소규모의 작업장이 있기 때문에 한
고용주에게서 다른 고용주로 옮겨가기가 쉽다. 결과적으로 소규모 생산은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투쟁의 발전을 방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들이
적극적인 투쟁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대규모 중심지에서는 생활 그 자체가 노동자들을 자본가들과 싸우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선동가들은 단지 길을 제시할 뿐이라고 한다면, 소규모 생산에서는
선동가들이 훨씬 더 열심히 노동자들을 분기시켜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일단
운동이 시작되면 어느 정도 성공할 가망이 있다. 이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리는 소규모 생산이 사실상 대규모 산업으로 전화할 때까지는
개별 노동자를 사회주의자로 만들기 위한 선전으로 족하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대중으로부터 분리된 노동자 인텔리겐챠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과 별도로, 제시된 전술과 상반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반론이 있다.  사실상 소규모 생산이 갑자기 공장제 산업분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행 매우 느리게 진행되며 한동안은 소규모, 가내 생산이
매뉴팩쳐 공업 상태로 이행한 것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
이행과정에서 가장 고통을 당하는 자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은 점차 대생산의 강철 이빨에 물리게 되며, 이 과정에
오직 수동적으로만 참여하게 된다면 그들에게는 불행스러운 일이 된다. 만약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이 감소되는 임금과 증가하는 불안정의 비탈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못하거나 그들 자신의 노력으로 좀더 나은
생활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지 않는다면 지독한 고통과 물질적 불안정, 실업,
끊임없는 수입감소와 타락……바로 이러한 일들이 매일같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들이 점차 상실해 가는 숙련노동이라는 장점에 대한 대가로 그들 자신의 이해에
대한 인식, 성공적 투쟁을 위해 서로가 굳게 밀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이해라는
또다른 무기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노동자들의 불행이다. 노동자를 짓누르고
있는 무서운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 속에서의 선동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가장 참담한
상태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일단 형성된 새로운 조건으로 보다 성공적인
투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운동의 진보가
너무나 명확하여 그 앞의 단계를 예견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행운이다.
이러한 진보를 깨닫고도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중대한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몇몇 중심지에서 강고한 노동운동이 실현
가능하다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초기 단계에서 실업 상태로 떨어진
지방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이동성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대중심지의 조직
노동자들에게는,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방에서 올라온 이주자군의 역할을 할
것이다. 때문에 소규모 생산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것은 대중심지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이라는 과제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오직 광범위한 선동을 통해서만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아직 산업자본에 통합되지 않은 대중의 문제를 생각할 때, 자본주의가 생산분야를
하나하나 정복해 가면서 그 뒤에 폐허만을 남기게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발뒤꿈치에 조직된 노동자군(軍)의 대열이 뒤따라 일어나게 하여, 비록 그들이
숙련기술을 박탈당하고 미숙련노동자로 되어 버렸지만 조직된 힘과 계급적 자각의
힘을 가지고 어떻게 착취에 대항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