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신경영 전략 현황과 분석>


1. 신경영전략의 배경 및 본질

(1) 자본의 신경영전략 도입배경

- 90년대 들어 ‘경영혁신운동’, ‘신경영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합리화
운동이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독점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영혁신운동은 경영관리와 생산과정에서의 낭비를 제거하고 노동력을 최대한도로
동원하여 다변해가는 환경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적응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 그러나 제거돼야 할 불필요의 대상이 노동자에게 귀결되고 노동자의 자발적
동원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자본측의 의지에 주목할 때, 노동자에게 고통의
전담을 요구하는 경영혁신운동의 실체는 분명해진다.
  자본합리화 운동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 노동력 관리의 유연화 전략              
    
  자본합리화운동   󰠐                   => 신인사 노무관리로의 제도화
                   󰠌󰠏 기업문화전략
① 노동력관리의 유연화 전략 : 노동력에 대한 총량적 평가를 통한 고용의
유연화.
② 기업문화전략 : 의식의 개조 및 정서적 반응의 조형을 통해 노동자를 기업인간 
                  형으로 만들고자 하는 문화적 통제.
③ 신인사 노무관리 : 양 전략을 제도차원에서 안정화시키기 위해 직능자격 인사
   (=신인사제도)     제도로(신인사제도)의 직제개편.

1) 노동력관리의 유연화

- 노동력관리의 유연화 전략은 크게 수량적 유연성, 기능적 유연성, 임금의
유연성으로 나눌 수 있다.
  수량적 유연성이란 필요한 최소수준의 노동력만을 고용하고, 경기변동에 따라
주변부 노동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수량적 유연성의 달성을 위해
기업은 다양한 고용형태의 개발을 시도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고용불안이
야기되며 고용불안은 노동자들에게 협조적 노사관계로의 변형이 용이해질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형성한다.

- 기능적 유연성 기능적 유연성이란 다기능과 고숙련의 형성을 의미한다. 자본측이
기능적 유연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반복적 노동이 야기하는 노동능률의
저하 및 노동자 저항의 문제를 해결하고, 최소수준의 고용인력으로 다양한
수요변화에 적응해 가기 위한 것이다. 즉 자본에 의한 기능적 유연성의 추구는
단순 기능인력의 고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이미 고용된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함으로 초과이윤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 기능적 유연성은 노동의 인간화라는 미명하에 작업과정에서의 개선활동, QC활동,
제안제도 등을 통한 참여의식의 고취와 교육훈련을 통한 “능력” 개발의 문제로
집약되고 있다. 
  “능력”의 개발에 대한 자본의 주장은 다기능/고숙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보다는 노동자의 통제방식과 연동되는 직능자격 인사제도로의 직제개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능력적 요소의 강조는 근속과 비례하는 숙련향상을 보장하는 실질적 기술교육 및
직무순환 기회는 배제한 채, 개인적 능력여부를 평가함으로써 기술적 적응력이
떨어지는 중고령층의 노동력을 솎아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 임금의 유연성은 기업의 총인건비를 통제하려는 시도이다. 즉 임금의 유연성은
장기 근속에 따라 생산성과 무관하게 상승하는 노무비 통제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합리화하려는 시도이며, 구체적으로는 연공급체계를 직능급 임금체계로
변경시키려는 시도이다.
  직능급 임금체계는 제도자체의 주관성과 자본측의 인사고과에 의한 직능평가의
자의성으로 자본의 전제적 결정권만을 높이며, 노동자간의 경쟁을 야기하여
노동강도를 대폭적으로 강화시킨다.

- 결국 유연화전략은 노동력의 경제적 소비를 극대화 하는 것인 동시에, 광범위한
주변부 노동의 양산과 빈곤화, 고용불안 그리고 노동의 농밀화라   는 결과를 낳는
데 그 본질적 성격이 있다.

2) 기업문화 전략

- 기업문화전략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기존의 전횡적이고 권위적인 기업내
명령, 지시체계가 상당정도로 침체, 손상되고 노자간의 힘의 관계가 형성되자
노동자들을 노조로부터 분리시키고 기업공동체로 통합시킴으로써 기업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기업이나 직무로의 몰입을 회복 증진시키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하였다.

-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은 경영합리화의 과정에서 생산방식과 제도적 장치의
변화효과를 보증해 주는 이데올로기적 기반조성, 즉 노사관계의 안정화와
작업자들의 의식변화 등의 문제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기업문화의 관심은
타부분의 합리화와는 달리 집중적으로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생산방식과 제도는 쉽게 수렴화, 평준화되는데 반해, 조직화과정에 대한 작업자의
자발적 참여와 몰입의 풍토는 지속적이고 중장기적인 변화과정을 통해서만 서서히
형성되는 문화특성상 그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문화전략은 현장 작업자들의 태도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기업문화에 대한 회사의 노력이기 보다는 과거
권위적이고 가부장적 관리관행속에서 작업자들의 소외감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따라서 기업문화개발에 따른 작업장문화의 변화는 관리적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있는 듯 보이나, 작업자들에 대한 기본적 처우와
노동조건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고 있어 그 효과는 향후 대단히 불투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합리화의 주요 성공요인으로서 자발적 참여와 몰입의 메카니즘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높아감에 따라 기업문화전략은 경영합리화 운동에 있어서
주요한 경영전략으로 부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 신인사 제도

- 현재 자본은 ‘비전실현’, ‘인간존중’, ‘능력개발’, ‘임금의 합리성’
등의 구호를 동원하여 일본식의 직능자격 인사제도(신인사제도)를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자본은 신인사제도가 승진정체를 해소할 수 있고, 능력에 따른 임금 보상,
젊은 층의 저임금에 대한 불만해소, 중장년층의 숙련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일부 노조에서는 사측의 이러한 논리를 수용하고 있는
것 같다.

- 신인사제도는 직급체계(직능자격제도), 급여체계(직능급), 승진급체계,
평가체계(인사고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시스템(TOTAL SYSTEM)이다.
신인사제도하에서는 직능자격기준을 배치, 이동과 능력개발 및 육성의 지표로
삼고, 다른 한편으로 직무수행능력의 신장도를 평가기준으로 승격, 승진, 임금,
처우를 연결시키는 시스템이다.

① 직능자격제도(직급체계)
- 직능자격제도에서는 직무의 곤란도, 복잡도, 책임도 및 직무수행 능력의 정도를
축으로 하여 직능자격의 단계를 구분하고, 각 자격등급에 해당하는 직무수행능력의
내용 및 기대수준을 담고 있는 직능자격등급 요건기준을 설계하여, 이
자격등급기준에 기초하여 인사·처우하는 직능지향의 능력주의 인사제도의 골간을
형성하고자 한다.

- 여기에서 “능력”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능자격제도에서 말하는 “능력”이란 기업의 목적달성에 공헌하는
직무수행능력이다. 직능은 지식, 기능요건만이 아니라, 능력 및 태도요건, 대인적
기능 그리고 업무책임이라는 기준으로 설계되어 전인격적인 인간평가로 결부된다.
따라서 실제로 고과는 기업에의 공헌도를 중심으로 하는 속인적 요소에 대한
자의적인 평가가 직능의 승격을 결정하게 된다. 

- 직능자격제도에서는 T/O제에 묶여 승진적체현상을 보이는 직위의 승진사다리와
직능자격등급상의 승격사다리를 분리하여 직위가 상승하지 않아도 자격요건에 따른
등급의 승격이 가능하다. 승진과 승격의 분리는 자본측이 선전하는 것처럼 직위의
부족문제를 해결한다기 보다는 승진과 승격이라는 이중의 장치를 통해 노동자들을
더욱 분할한다. 그리고 “개발된 직능에 따라 승격이 가능하다”는 미명하에
승격에서의 누락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장치로 기능한다.

- 결국 직능자격제도는 자격등급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을 세분화시키고, 승격자체를
일상적 통제 수단으로 만들어 노동자들간의 경쟁을 신체화시키는 효과만을 낳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따라서 직능자격제도는 기술적 시스템의 유연성에
연동되는 기능적 유연성의 필요에서라기 보다는 중고령층의 임금을 통제하고,
노동자들간의 경쟁을 조직화하여 총노무비의 절감과 전제적 자본권력의 확립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직능급 도입
- 직능임금제도는 직책과 직무의 곤란도, 복잡도, 책임감 및 직능의 정도 등을
축으로 하여 직능자격의 등급을 나누고, 자격등급에 상응하는 처우를 통해서
직무수행능력의 실태에 기초한 임금배분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직능급은
기본급, 일시금, 퇴직금 등 모든 보상에 직능적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고,
인사고과, 승진,  승격, 교육훈련, 배치이동의 제도와 연동하는 것이다. 

- 자본측은 현재의 연공서열 임금제도가 근속에 따른 일률지급으로 동기부여가
미흡하며, 종속적인 근무태도를 낳고 또한 능력있는 젊은층의 사기저하, 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라는 명목하에 ‘능력과 업적에 의해 임금이 결정’된다는
직능급으로의 임금체개 개편을 실시하고자 한다.

- 그러나 직능급은 능력과 업적에 의해 임금이 결정된다고 하지만 결국은
업적임금이 커져 업적주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의 능력개발
향상은 결과적으로 업적을 나타내는 ‘발휘되는 능력’에 따라 좌우 됨으로
인해(아무리 직무수행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업적을 발휘하지 못하면 능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능력개발의 기준은 있을 수 없다), 급여수준의 불만 해소는
업적을 이룬 소수의 임금상승과 다수의 임금정체로 귀결된다. 

-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총인건비 차원에서 고연령자에 대한 인건비
증가를 인사고과와 직능등급의 정원관리를 통해서 막는다는 것이다. 또한 직능급은
노동자들의 생애임금에 있어서 차별지배를 낳고 승급경쟁을 야기하는 물질적 강화
수단으로 기능한다.         

③ 평가 제도 - 인사고과의 전면화  
- 직능자격 인사제도에서의 고과는 능력의 개발, 육성 그리고 목표달성도의 평가를
통해 직능과 처우를 결부시킴으로써 노동의욕 고취와 업적의 향상을 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미명하에 고과를 일상화, 전면화시킨다. 이러한 고과는 직능평가와
업적평가 그리고 성격 및 태도평가로 나누어 실시된다.

- 직능자격 인사제도에서의 인사고과는 승급, 승진, 승격, 상여 등의 처우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 직능개발의 의욕과 실천을 교육훈련 및
경력개발의 과정으로 결합시킨다. 즉 고과의 전면화와 일상화를 통해 능력를
일상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 그러나 처우, 승진, 교육훈련에 있어서 고과의 전면화 및 일상화는 노동자들
스스로가 자발성을 보이도록 포장한 강압적 노무관리의 노골화이다. 승진,
승격이라는 선별 기능을 통해 기업인간형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고, 승진,
승격으로 이중화된 사다리에 의해 더욱 계층적으로 차별화된 노동자들에게
자격등급의 상승을 통해 심리적 충만감을 유포하고 자신의 능력개발에 의한 승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강화시키는 자발성의 효과를 노린다. 또 감급, 감격이라는
강제와 승급(昇給)에 있어서 차별은 자본의 규율을 신체화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 인사고과는 직무수행실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능력에서 태도 및
성격에 이르기까지 평가하는 전인격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태도 및
성격평가의 요소는 “규율을 준수하는 정신(규율성)”, “책임을 완수하려는
의지(책임성)” 등 객관화하기 곤란한 것들이어서 노동조합의 규제력이 없는
직장에서는 인사고과의 전횡을 막을 수 없다. 


Ⅱ. 데이콤의 신경영 전략 비판

1) 팀제
  
  사측은 94.10.25 제정된 팀조직 운영지침에서 팀제에 대해 환경변화에 유연한
조직운영, 능력에 따른 탄력적 인재활용, 수직적 의사결정 단계 축소에 의한
신속한 경영활동의 도모 및 직책과 직위의 분리에 따른 신인사제도의 기반조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측이 팀조직 운영지침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팀제는 기존 사람중심의
수직적인 과, 부의 조직에서 일을 중심으로 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팀제는 사측에게 다단계적인 결제라인을
대폭 줄임으로써 업무의 속도나 효율성을 높이고, 중간관리자의 수를 줄임으로써
인건비를 줄일수 있는 가능성을 형성해 준다.
  
  팀제에서 팀장은 권한에 대한 대폭적인 이양을 받게 돼 책임을 갖고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만 그에 따른 의무와 결과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
부담감은 여전하고 노동강도는 오히려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팀장은 회사가 보기에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맡게 되어 같은 직책이나 보다 높은
직책에 있는 사람이 동료나 하급자인 팀장의 지시를 받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데이콤은 팀조직의 유형을 세가지 경우로 나누어 놓고 있는데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세 유형 모두 직급이 낮은 직원이 팀장이 되어 직급이 높은 직원을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구    분  A형 팀조직  B형 팀조직  C형 팀조직   팀 장  1～3급 사원  1～3급
사원  2～3급 사원   팀 원  1급이하 사원  1급이하 사원  2급이하 사원
  
  노동조합이 힘이 약해지고 회사가 팀제를 악용할 경우에 팀제는 고연령,
고직급자에 대한 퇴직압력으로 악용될 수 있다. 
  
  팀장은 오로지 일의 성과에 따라 평가되며 따라서 팀장은 팀원들에 대한
생산성에 대한 압박을 전가하면서 팀원에 대한 관리를 고도화하게 된다. 
  
  팀제는 일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팀장이나 팀원의
노동강도가 강화되는데 데이콤의 팀제와 관련한 처우를 보면 팀장이나 팀원에 대해
기존 ‘본부’·‘부’·‘과’ 조직단위의 동일직급과 동일하게 처우한다고 되어
있다. 
  
  현재 팀제는 생산직과 사무직을 망라하고 확대되는 경향에 있는데 이는 자본측이
일정정도 참여의 공간을 넓혀주면서 노동자의 창의성과 노동강도를 강화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참여의 공간을 열어준다고는 하지만 자본측의 주도하에 참여의
폭과 깊이는 제한되며 항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수반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권한의 확대보다는 의무의 강요와 결과에 대한 통제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2) 연봉제
  
  데이콤 인사기획팀의 96년 4월 30일 ‘연봉제로 회사가 변한다’(석향 출판사)
출간과 아울러 사측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연봉제 도입에 대해 노동조합에 언급해
왔다. 시기가 다소 문제될 뿐 사측은 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듯 하다. 노동조합에서는 언제 공식화 될 지 모르는 연봉제 도입과 관련하여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사측이 연봉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WTO로 인한 제국주의
통신자본의 자유로운 국내진입과 자유경쟁이라는 정부의 통신정책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직원들의 능력 개발과 능력에 따른 노무관리 도입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사측은 직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능력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연공급 임금체계 탓으로 생각하고 이후 연봉제를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고 이후 데이콤의 활로 모색과 관련하여 뭔가 크게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 듯 보이는데 이는 한마디로 착각이다. 
  
  노동자의 능력과 생산성 향상은 노동자들이 경영참여와 작업의 통제권 확립을
통해 작업장내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이로써 노동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노동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이루어졌을때, 또한 근속에 따른 교육훈련을 통한
노동력의 고급화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연령에 따른 생활이 보장이
이루어짐으로써 노동자의 노동의욕이 북돋아졌을 때 가능한 것이지 연봉제의
도입과 이로인한 구성원간 경쟁강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연봉제는 그동안 프로야구나 외국계 기업 등에서 적용되었던 임금체계였으나
두산그룹, 포철, 삼성, 동양 그룹 등 한국 기업들도 점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고액 연봉의 노동자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접한 노동자들 중 일부는 연봉제를
하게 되면 마치 자신이 갑자기 능력을 발휘하여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되지만 연봉제가 보다 많은 임금을 줄 것이라는 언론과 자본의
주장은 보다 많은 착취와 경쟁을 통한 노동자의 분할 지배를 은폐하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이다. 
  
  자본은 임금체계를 연공급으로 하든 능력급의 한 형태인 연공급으로 하든 임금의
총액을 미리 정해놓은채 분배를 하게 되는데 연공급은 노동자들 사이에 분배의
차이를 두면서 사측의 입맛에 맞게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노동강도를 강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연봉제는 단순히 임금결정 기준이 월단위에서 연단위로 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인사제도를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회사가 기존의 연공급에서
연봉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은 임금체계를 능력급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는
신인사제도를 추진하고자 하는 사측의 의지가 임금체계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연봉제는 능력급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데 연봉제와
관련해서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은 목표관리와 인사고과와 관련해서이다.
  
  과거에도 목표의 설정은 있었지만 연봉제하에서는 목표와 성적평가간의 연계는
더욱더 분명해 진다. 가령 연초에 한 노동자가 상사와 목표를 설정하게 되면 그
노동자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상사와 지속적으로 면접을 수행하여야 하며
1년후에는 목표의 달성정도와 업무진척도에 관해 평가를 받게 되고 이를 기초로
연봉액수가 결정되게 된다. 
  
  목표관리의 문제점은 피평가자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마치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노동자로 하여금 목표량 달성에 더욱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게 하여 목표할당량에 스스로 규제를 당하게 된다는 것이며, 목표달성에 대해
상사가 평가에 의해 꼼꼼하고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목표의 설정은 자신의 능력과 조건에 맞게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상사의
생각과 무언의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상회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의 상사와의 지속적인 면담은 작업과정에서의 애로사항에
대한 조언을 받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는 상사에 의한 지속적인 관리, 통제와
노동착취 강화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목표관리는 작업량을 미리 설정하고 이를
차질없이 달성하자는 것이지만 이러한 목표관리는 결국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에
대한 관리로 둔갑하고 말 것이다. 
  
  사측은 항상 노동자의 역량에 비해 목표량을 높게 설정하려고 할 것이며
목표량은 매년 높아질 것이다. 목표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정된 목표를 달성한
노동자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
  
  목표관리는 노동자들이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자신의 관리와 통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여 마치 자율적이고 창의성을 보장하는 제도인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목표의 양과 방향은 간접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사측이
제시하고 노동자는 상사의 관리를 받으면서 목표달성을 위해 한눈 피우지 않고
질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목표관리는 한마디로 사측이 생산성의 향상을
극대화하기 위한, 말하자면 노동자의 노동착취와 관리, 통제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연봉제는 임금의 액수가 능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인사고과는 특히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인사고과는 자본의 구미에 맞게 노동자를 창출하고 효과적으로 노동자를 관리,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이다. 자본측은 인사고과를 임금이나 승진, 배치,
교육 등과 연결시키면서 노동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를
사측에 복종시키고 사측의 의도대로, 기대대로 움직이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연봉제 도입시 실시되는 인사고과 역시 평가를 통해 임금수준을 결정한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노동자를 관리, 통제하기 위한 장치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측은 연봉제의 도입과 인사고과의 강화를 통해 노동자간 경쟁을 강화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노동력을 극단적으로
짜낼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인사고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과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평가에 있어 고과자의 주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고 보고 배우고 느낀 테두리 안에서 타인을 평가할
뿐이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평가는 항상 자신의 경험과 세계관, 사고, 감정이
개입되게 마련이다. 
  
  현재 어떠한 개인이나 단체도 인사고과의 주관성을 해결할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이것이 인사고과의 가장 큰 맹점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연봉제가
도입되면 이러한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는 인사고과가 더욱 강화되게 된다.   
 
  노동조합에서는 직능급의 한 형태인 연봉제에 대한 대안으로 성, 학력, 직종에
따른 차별이 없고 연령과 근속에 따른 생활이 보장되는연공급의 단일호봉제 도입을
모색해 봄직 하다.   

3) 차별성과급
  
  경영계획본부에서 96년 2월에 발표한 SI 전문화 경영계획중 인사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 사측은 차별성과급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자본측이 성과급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 성과급은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한 동기유발을 불러일으키고 노동자의
노동력을 최대한 지출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성과배분은 임금에 대한 유동성을
높임으로써 탄력적으로 임금수준을 관리하고 필요하다면 임금수준을 낮출수도
있다. 세째, 임금의 변동적 부분을 확대함으로써 노동력의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사측은 이러한 성과급에서 더 나아가 성과배분되는 액수를 또 다시 나누어
차별성과하고자 하고 있다. 성과급에 고과까지 도입하면서 노동자들에게 분할해서
지급하고자 하고 있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능력급과 고과권을 도입하여 노동강도와
노동통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노동자들을 더욱 분할
관리하고 노동력 착취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노동조합에서 수용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에서는 성과급과 관련하여 기본급의 비중을 일차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며,
성과급보다는 고정적인 지급을 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성과급은 마치 자본이 노동에 대한 대가 전체를 지불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자본측이 주장하는 성과급은 공정하고 엄밀한 의미에서의 성과급이 아니라
성과전체의 대다수는 자본이 챙겨가고 극히 일부분만을 노동측에 배분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성과급이다.
  
  실질적인 성과급의 가능성은 노사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노동자가 회사나
사회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등장하거나 최소한 노동자의 투쟁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영참가를 이루어 냈을때 열릴 수 있을 것이다. 

4) 직책과 직급 분리, 능력과 실력에 따라 직급에 관계없이 직책 부여
  
  사측은 96년 2월에 발표한 SI 전문화 경영계획 중 조직관리 부문에서 직책과
직급을 분리하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직급에 관계없이 직책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직책과 직급의 분리가 야기할 가장 큰 문제점은 승진사다리가 직급제도와
직책제도 두개로 늘어남에 따라 노동자가 회사로부터 받게되는 평가가 더 늘어나게
되고 이로인해 노동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분열이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사측은 능력과 실적에 따라 직급에 관계없이 직책을 부여하고자 하고 있는데
T/O에 의해 이러한 방식으로는 현재 데이콤이 안고 있는 승진적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능력과 실적에 따른 직책부여를 통해 자본이 노동에게 베풀수 있는
것이라고는 일정액의 직책수당과 성과급, 직급승진에의 가산점 등 뿐이다. 
  
  직책과 직급의 분리와 직급과 상관없는 능력과 실적에 따른 직책승진의 제시를
통해 사측이 노리는 바는 승진의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환상을 불어넣어
노동자간 경쟁을 강화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직급과 직책의 분리와 관련해서 노동조합은 직급과 직책의 분리와 능력과 실력에
따른 직책승진이 아니라 직급과 직책의 분리와 근속에 따른 자동적인 직급승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직급과 직책의 분리와 근속에 따른 자동적인 직급승진은 직책승진이 T/O에 의해
제한되고 임금인상이 억제되는 모순을 극복하고 근속과 연령에 따라 임금상승을
가능하게 하여 연령상승에 따른 생계비 확보의 가능성을 높여주며 노동자들로
하여금 임금안정과 노동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간의 인간관계는
경쟁관계가 아닌 협력관계가 형성되어 즐겁게 노동할 수 있고 노동생산성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직책부여는 사측이 주장하는 대로 능력과 성적에 따른 부여보다는 근속년수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민주적인 선출에 의한 직책자 선출, 직책의 임기제와 순번제,
직책수당의 최소화(현재도 직책수당은 거의 없지만) 등을 추진하면 될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조직구성원인 노동자들의 의사를 수렴하여 승진,
인사문제에의 개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5) 인력의 유연적 활용
  
  경영계획본부에서 96년 2월 작성한 SI 전문화 경영계획중 인력관리 및
인사제도(안)을 보면 인력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인력 Pool제 운영, 외주인력
적극 활용이라는 계획이 나와 있다. 
  
  사측의 이러한 경영전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노동력의 유연적 활용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노동력은 자본에게 잉여가치를 낳아주어 자본을 계속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황금알이기에 자본은 항상 어떻게 하면 노동력을 적절하게
활용할까 하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자본이 노동력을 유연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규직 노동자를
최소화하고 노동강도는 최대화하며, 주변의 노동자를 많이 형성하여 이용하는
것이다. 활용할 수 있는 노동자가 많아질수록 자본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노동조건을 나쁘게 하면서 비용의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임시직, 파트타이머, 파견노동자, 외주 등 주변노동력의 활용은 자본에게
인건비의 절감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에 대한 위협을
통해서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강도 강화와 노동조건의 개선 저지, 노동조합 활동의
약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노동조합에서는 정규직 노동자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의 주변노동자 활용에 대해서
막아내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주변노동자 활용 업무의 종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하고, 주변노동자의 노동조건의 보장과 이들의 정규직원화,
주변노동자의 활용으로 인한 정직원의 노동조건 저하 등이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Ⅳ. 노동조합의 신경영 전략에 대한 인식

  노동조합에서는 신경영 전략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하고 대응해 나가고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현재 데이콤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문건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좀더 원칙적으로 철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들 때문이다.
  
  ① 현재 데이콤에서는 노사합의에 의해 팀제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팀제는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질 경우 노동통제와 노동강도 강화,
고직급·고연령 노동자에 대한 퇴직압력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팀은
팀장과 팀원이 모두 일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항상 수행되기 때문에 인사고과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노동조합이 팀제에 대해 쉽게 합의해 준 것은
노동조합이 자신의 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팀제도입이
야기할 문제에 대한 대안모색(예를 들어 팀제 구성과 운영에서의 민주성 확보와
관련, 팀을 구성할 때 사측이 일방적으로 팀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팀구성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수렴이나 팀장선출이나 팀운영과 평가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는 것 등과 팀의 성과에 대한 보수나 여타
혜택의 확보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아쉽게 느껴진다.
  
  ② 다음으로 차별성과급 제도와 관련된 것이다. 
  노동조합은 SI 전문화 경영계획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정리한 문건에서 “
… 차별성과급 제도는 집단적 성과배분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며 …” 이라는 표현으로 차별성과급 제도는 반대하되 집단적 성과배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성과급의 본질은 자본이 노동강도 강화와 노동통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에서는 성과배분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노동의 지출과 결과에 대한
논의를 위한 전략적인 의사결정과정에의 경영참여를 요구해야 하며, 임금과
관련해서는 850% 이상의 각종 명목의 상여금의 비중을 줄이고 이를 기본급화하고,
성과급보다는 고정적인 지급을 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③ 평가제도와 관련, 노동조합은 자본측의 일방적인 하향식 평가제에 대한
대안으로 상호평가제 도입을 관철하였다. 
  
  상호평가제는 하향식 고과에 의한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사측(상사)의 폭력을
저지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으나 상호평가는 상급자와 하급자
서로간 의식과 견제가 더욱 강화되고 서로의 강제에 의한 노동강도 강화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 상호평가제를 사측이 수용하는 것은 이것이 자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손해볼 만한 제도가 아니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평가제도는 하향식 평가제이든, 상호평가제이든 노동자에게 전권이
주어지지 않는 한 자본의 노동에 대한 통제역할을 할 뿐이다. 
  
  상호평가제에서 나아가 인사고과의 투명성 보장과 주관적 항목에 대한 축소를
모색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동승급이나 자동승진, 조직구성원의 민주적 선출에 의한
직책부여 등의 방식으로 인사과를 폐지 또는 무력화 시키는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