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강
제9강 - 정부의 ‘노사관계로드맵’법제화 추진에 관한 문제점 검토 • 



정부의 ‘노사관계로드맵’법제화 추진에 관한 문제점 검토



권영국 / 민주노총 법률원장, 변호사



1. 들어가는 말
  - 노사관계로드맵의 법제화 재추진 의사 부활
2. 노사관계선진화방안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3. 노사관계선진화방안에 대한 항목별 검토
4. 맺는 말

1. 들어가는 말 - 노사관계로드맵의 법제화 재추진 의사 부활


2003. 5. 10. 노동부의 의뢰로 발족된 노사관계선진화연구위원회가 2003. 9. 4.
노동부에 중간보고를 하고 같은 해 12. 1.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노사관계제도선진화방안」의 추진문제가 일시 보류되는가 하였더니 다시 2005년
벽두부터 위 방안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사가 확인되고 있다. 그
추진시기는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으나 그 시기를 올 상반기로 당겨
추진하겠다는 소리도 심심잖게 들린다.

노사관계로드맵으로 회자되는 노사관계제도선진화방안의 법제화 추진은 그 범위에
있어서 노조법 전반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해고요건완화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이나 질적 측면에서 매우 방대하고 또한 복수노조와 교섭창구단일화,
공익사업에서의 대체근로의 허용, 쟁의행위의 최후수단의 원칙 명시 등 노사간의
지형을 흔들만한 중대한 사안들이 망라되어 있기 때문에 그 추진결과에 대해
노동계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비정규직개악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려는 정부와 집권당의 모습에서
현 정권이 노동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들은 신자유주의의 좌우명 하에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더욱 관심이 쏠려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OECD회원국가로서, ILO회원국가로서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수차
시정권고를 받고 있는 직권중재의 폐지, 공무원노조에 대한 단결권의 허용 등등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들은 직권중재의 폐지 대신에 대체근로허용을 고려하고
공무원노조에 대해 단체행동권의 전면금지는 말할 것도 없고 단결권에서조차 6급
이상의 공무원을 제외토록 하여 외형적으로는 위 기구들의 권고를 수용하여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 같아 보이나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시늉만 낼뿐 오히려
노동기본권의 실현에 심각한 저해를 가져올 요소들을 강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의 연두발표에서 비정규직개악법안의 입법화에 이어 노사관계로드맵의
법제화추진이 2차 해일이 되어 밀려올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확인케 한다. 우리
노동계는 다시 전선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 전선을 가다듬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사관계로드맵의 허와 실 그리고 진정한 저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일이요, 두 번째는 정부의 로드맵에 대항하여 노동기본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우리 노동자들의 대안을 연구하여 저들의 목전에 들이미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우선 정부가 2003년에 발표한 ‘노사관계선진화연구위원회의
노사관계선진화방안’내용을 소개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아래
내용은 2003년에 작성된 글인데 아직 선진화방안의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으므로
그대로 옮긴다). 



2. 노사관계선진화방안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노사관계선진화연구위원회는 노사관계선진화방안 서문에서 노사관계법·제도의
선진화 방안을 연구·제안함에 있어 우리나라 노사관계법과 제도를 보편적
노동기준에 부합하고, 노사관계에서 ‘자율성’과 ‘책임성’, 고용에서
‘안정성’과 ‘유연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노사관계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규칙을 정립하고, 법·제도에 대한 진단·분석 및
제도개선안을 마련함에 있어 중립적·공익적 입장을 견지하며, 기존의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존중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기로 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보편적 노동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지도
못한 채 몇몇 나라의 사례를 나열하고서는 보편적 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노사관계에서 자율성과
책임성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노사관계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규칙을 정립함에 있어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존중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여건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회적 논의의 한 당사자인
노동계의 의견은 거의 전적으로 배제하고 우리 노동현실과 그 발전과정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기준이라는 미명하에 노동부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거의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방향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애초의 기본방향과는 달리 정부는
기간제법안의 도입과 전업종에 대한 파견확대법안을 추진함으로써 고용의 안정성은
사라지고 유연성만을 전면화하려는 무서운 현실이 전개되고 있다.
. 

더욱이 정부의 노사관계선진화방안은 노동계에 복수노조와 초기업노조를 허용하고
일부 쟁의행위의 요건을 완화하는 대가로 ‘자율성’의 보장이라는 미명 하에
직장폐쇄의 확대, 공익사업에 대한 대체근로의 허용, 쟁의행위의 최후수단의 원칙
및 행위준칙의 명시 등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하고 파업권을 제약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도입해야 한다는 산업자원부와 재계의 요구를 상당부분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문제는 법적으로 강제할 사안이
아니라 산별노조의 정착과 함께 제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임에도
부당노동행위로 법제화한다는 것은 현재 기업별노조의 재정취약성을 도외시한 것일
뿐 아니라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조항을 신설한 것이고, 필수공익사업장의 파업시
외부인력에 의한 대체근로의 허용문제는 국내외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에 대체근로를 법적으로
도입하자는 것으로, 이는 파업을 무력화할 대항수단을 제공함과 동시에
파업참가자에 대한 고용의 불안정을 초래하여 도리어 필수공익사업장의
단체행동권을 더욱 무력화시킬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또한 사용자의 직장폐쇄란 헌법상 단체행동권에 대비되는 권리가 아니라 파업에
대하여 소극적·방어적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임에도 이를 불법·합법파업에
관계없이 전면화하도록 하여 사실상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자행하고 있는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고,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의 대상에서
권리분쟁을 제외함으로써 단체협약 불이행문제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이러한
불이행에 대한 마땅한 규제장치를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게다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겠다는 개정안은
사용자에 의한 부당노동행위가 다반사로 자행되고 있으나 그 입증의 문제 및
당국의 처벌의지문제로 인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비율이 10%
정도에도 이르지 못하고, 부당해고에 대하여도 처벌이 되는 예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그마저 처벌을 완화하겠다는 것은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에 대한
시정의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의지는 진정 대등한
노사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인임을 감안할 때 처벌완화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더욱 확대시킬 뿐이다. 

이미 우리나라 노동자의 57% 이상이 비정규직화되어 있는 노동시장에서 정리해고
요건을 더욱 완화하겠다는 것은 비정규직법안과 함께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여
노동자들을 사회안전망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절망의 현실로 내동댕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노동의 유연화에 대한 국제기준을 들먹이기 이전에 유연화를
흡수할 수 있는 사회보장책에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정부가 노동권을 강화한다며 내놓은 복수노조 및 초기업노조방안조차 이미
98년에 정리해고 도입에 따른 보완책으로 실시키로 했던 98년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며 노동3권을 보장하는 나라라면 의당 시행하여야 할 채무임에도 현
정부가 노동기본권의 보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홍보선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은 실제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시켜 대화와 협력을 유도하고 공정한 규칙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행하는 파업의 상당수가 불법화되고 있고,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의
법적보호가 외면되고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안정만이 구비되지 않은 왜곡된
법제도적 현실에 눈을 감은 채, 오히려 사용자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파업시
대체근로의 허용 및 직장폐쇄의 확대 그리고 나아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등 노사간의 불균형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노사관계선진화”방안은 우리 노동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을
찾기 어렵고 보편적인 국제노동기준이 무엇인지조차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위
선진화방안이 보편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라며 사실을 현혹하고 있다. 올바른
노동관계법의 정비가 필요한 시점에서 노사간의 불균형을 더욱 초래할 우려가 있는
선진화 방안을 또다시 재추진하겠다는 구상은 재고되어야 한다. 


3. 노사관계선진화방안에 대한 항목별 검토


3.1. 집단적 노사관계법 부문
 
3.1.1. 단결권

3.1.1.1. 조합원 인정범위 및 근로자의 개념

선진화방안은 실업자의 경우 초기업단위노조에 한해 조합원자격을 인정하고,
기업단위노조의 조합원자격은 해당기업 종업원으로 제한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 실업자 조합원 자격 

조합원자격은 노조가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이며 법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다.
외국에서도 일반적으로 법적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규약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선진화위원회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조합원자격은 노조규약으로
정하도록 하고 이에 관한 법규정을 삭제하면 될 것이다. 선진화방안에 포함된 내용
중에서 노동자에게 유리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는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를 법제화할 당시 함께 법제화하기로 합의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입법화되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서 하루빨리 
입법화되어야 하는 것으로 크게 생색낼 일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규약으로 정할
사항임을 인정하면서 다시 기업단위 노조에 대하여 재직근로자로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려는 것은 사족으로 보인다. 

● 근로자 개념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유사하게 재직근로자로
좁게 해석하려는 법원의 보수적인 판례 및 행정실무의 일반적 경향으로 인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을 입법적으로 보완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화위원회에서 제기한 1안과 같이 근로자 개념을 “근로자라 함은 …
임금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로 수정하여 명시적으로 실업자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3.1.1.2. 전임자급여

선진화방안은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을 금지하되, 법령이 정한 기준 내의
급여지원은 예외로 하고 기준초과시 부당노동행위롤 규정하여 제재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임자 인정 여부 및 급여지급문제는 노사자율교섭으로 정할 사항이다. ILO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의 금지는 입법적 관여사항이 아니므로 현행 노조법상의
관련규정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선진화위원회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부당노동행위로 설정하여 금지하고
처벌하려는 것은 입법권의 남용일 수 있다.  그러한 경비지원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선진화방안에서처럼 노조전임자의
급여지원을 중단하고 법령이 정한 기준내로 할 경우 중소영세사업장
단위노동조합은 유지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3.1.1.3. 유니온 숍

선진화방안은 유니온 숍 조항과 관련하여 1안으로 현행 유지하되 근로자의
단결선택권을 보장(다른 노조 조직·가입 가능)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안을, 
2안으로 유니온 숍을 금지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복수노조를 인정하는 경우 유니온 숍을 절대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단결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1안과 같이 유니온 숍 규정을 유지하되 다른
노조에 가입하거나 따로 노조를 조직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보완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3.1.1.4. 부당노동행위

선진화방안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신설하지 않고 개별규정에서 행위준칙을
명시하며,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직접 형사처벌규정은 정비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용자에 의한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노동현실에서
형사처벌규정이 삭제된다면 노동기본권은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다. 여전히
노동조합을 불온시하고 배타적으로 보려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의 존재는 산업현장에서 그나마 부당노동행위를 억제시키는
견제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민·형사책임 및 징계책임이 뒤따르는 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한 책임이 뒤따라야만 노동현장에서의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격한 입증의
요구로 인해 부당노동행위의 처벌규정이 실제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바
입증책임을 완화하거나 입증책임을 전환시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당사자 화해절차와
긴급이행명령제도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보다
실효성있게 하기 위해서는 노동소송사건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구제를 위해
전문법원으로서 노동법원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므로 노동법원에
의한 신속한 결정이나 판결을 통해 구제하는 것이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2. 단체교섭

3.1.2.1. 단체교섭사항

선진화방안은 의무적 교섭사항에 관한 기준을 명시하도록 하면서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권리분쟁은 제외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법원의 판례 및 행정해석에서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의 대상을 임금,
근로시간, 복리후생 등 직접적인 근로조건의 결정사항으로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고 권리분쟁사항, 경영인사사항, 조합활동 등 집단적 노사관계사항을 의무적
교섭대상에서 배제함으로 인해 불법쟁의를 법원과 노동부가 오히려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업을 제도내적으로 유도하고 손해배상책임 및 형사처벌의 남용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단체교섭대상을 근로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상으로 그 기준을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리고 권리분쟁사항을 단체교섭사항에서 제외하여서는
아니된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의 사회적 협약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단체협약 불이행에 대한 제재수단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노조가 그나마 어렵게
싸워 체결한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조가 이를 강제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 선진화 방안에서 노사자율과 책임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한다고 하면서
권리분쟁사항을 단체교섭사항에서 제외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3.1.2.2.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선진화방안은 복수노조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경우에는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고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는 교섭을 거부할 수 있으며 단일화할 경우 사용자는 교섭의무를 부담하며,
일정기한까지 노조자율로 단일화하되 안될 경우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으로 1)안 자율적 단일화 → 과반수노조 → 과반수 득표노조,
2)안 자율적 단일화 → 조합원수에 비례하여 교섭위원단 구성을 제시하면서
교섭대표는 전 조합원을 공정하게 대표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와 관련된 분쟁은
노동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섭창구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노사자율로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교섭창구단일화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노사자치를 침해하는 것이 되며,
소수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교섭권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선진화위원회는 복수노조 허용시 교섭창구단일화가 마치 기정사실화된 것인양
창구단일화의 방안 이외에 대해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복수노조가 존재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이
우려스럽다면 기업별노조상태를 유지하여 노동자들의 힘을 분산시켜보려는 정부와
자본은 발상을 전환하여 우리 사회에서 산업별노조가 정착되도록 함께 중지를
모으고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선진화방안처럼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한다면 사용자가 친회사노조를 설립하고 그 노조로
하여금 교섭창구 단일화에 비협조토록 하여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경우
단체교섭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할 것이 아니라 노사자율원칙에 입각하여 자율적인 교섭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오히려 친회사노조에 편파적으로 이익을 주려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는 안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3.1.2.3. 단체협약 유효기간

선진화방안은 단체협약기간을 자율로 하되, 3년 초과하는 협약의 경우 3년 경과 후
일방이 6개월 이전 일방의 해지통지를 인정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경우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게 될 우려가 높다.
여전히 기업별노조가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망라하여 정하고 있는 우리 단체협약의 성격을 고려할 때 현행 2년의 규정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3.1.2.4. 제3자 지원신고제 폐지

선진화방안은 제3자 지원신고 및 처벌제도를 폐지하고 있다. 제3자 개입금지라는
독소조항을 폐지하면서 기형적으로 들어온 제3자 지원조항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3.1.3. 쟁의행위

3.1.3.1. 쟁의행위 찬반투표

선진화방안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및 재적과반수 의결요건은 현행규정과 같이
유지하되, 투표과정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표시기·유효기간 설정,
투표결과의 공개·보존과 열람 및 노동위원회의 행정지원, 투표결과의 사용자 및
노동위원회 통지 등의 조치를 마련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활동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한
그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은 노동조합의 규약에서 자율적으로 규정할
문제이지 이를 법률로 규정할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찬반투표도 노조가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를 집중하고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규약에서 자율적으로 규정할 사항이다. 투표시기·유효기간 설정,
투표결과의 공개·보존과 열람 및 노동위원회의 행정지원, 투표결과의 사용자 및
노동위원회 통지 등의 조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안은 오히려 파업에 대한 절차적인
제약으로 기능하게 되고 투표에 대한 행정기관의 개입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도록 하는 현행 노조법 규정은
대규모노조의 경우에는 파업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ILO의 견해이다. 따라서 법률로는 노조규약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파업의 경우 조합원찬반투표를 실시하도록 하는 정도의 규정으로 족하고, 구체적인
의결정족수나 투표방법 등에 대해서는 노조가 규약으로 자주적으로 정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찬반투표 위반 쟁의행위의 정당성여부는 규약위반
쟁의행위의 정당성문제로 판단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3.1.3.2. 직장폐쇄 요건완화 방안

선진화방안은 쟁의행위의 합법·불법을 불문하고 직장폐쇄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인정되고 있는 직장폐쇄는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자들의 파업권에
동등하게 대응하는 권리로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써
노사간의 세력균형이 파괴되고 사용자측이 현저히 불리한 압력을 받게 될 때 그
압력을 완화하여 세력균형을 회복하는 수단으로서 수동적·방어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처럼 직장폐쇄는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들이 취할 수
있는 수동적 대항권의 성격을 갖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사용자들이 파업을
파괴하기 위한 적극적 공격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즉 파업참가자에 한해서
부분적 직장폐쇄를 인정하거나 노동조합이 업무복귀의사를 표시한 때에도 의사의
진정성을 트집잡아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직장폐쇄를 빙자하여 사업장 내
조합사무실 출입을 방해하거나 퇴거명령을 하는 등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쟁의행위의
합법불법을 불문하고 직장폐쇄를 확대허용하겠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쟁의행위
파괴행위를 더욱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공격적 직장폐쇄가 끊임없이 논란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 비추어 현재
단순한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는 공격적 직장폐쇄에 대한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규정하고 위반했을 경우 그 시정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현재 불법파업의 경우에도 직장폐쇄가 인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선진화위원회의 직장폐쇄에 대한 규제의 방향은 공격적 직장폐쇄의 엄격한
금지에 맞추어져야 함에도 그 규제방향이 잘못 설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3.1.3.3. 대체근로 제한 완화방안

선진화방안은 공익사업에 대하여는 대체근로를 제한하지 아니하고 신규채용과
하도급을 허용하되 다만 근로자파견을 제한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를 저해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권리이다. 만약 파업기간 중 사용자에게
대체근로를 일반적이고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노조의 쟁의행위는 무력화되고 결국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유명무실해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특히
노조조직율이 대단히 낮고 기업별노조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현실로 인해 노동조합이 노동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거의 갖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것은 노조의 존립과도 직결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성급한 시도라 아니할 수 있다. 현행법도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를
완전히 금지한 것이 아니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동일 사업 또는 사업장내의
노동자들로 하여금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에도 사업장내의 노조활동
약화를 위해서 파업기간 중 사내하청 노동자 및 비정규직, 퇴직노동자 등의
대체인력을 업무에 투입하고 있는 실정인바, 이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규제가
오히려 필요한 것이다.

공익사업의 경우에만 대체근로를 허용한다고 하나, 공익사업의 경우에도
최소업무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여기에 더하여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것은
노사간의 힘의 균형관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 신규채용까지 허용하게 되면
파업이 종료된 이후 파업참가노동자와 신규채용노동자 사이의 갈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적극적 조합원들을
사업장에서 축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파업을 유도하고 신규채용을 하는 방법을
악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공익사업에서 대체근로를 허용할 경우 민간부문에서도
도입될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여진다. 노동조합에 의해 노동시장이 일정하게
통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섣부른 대체근로의 도입은
산업현장에 엄청난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고 한국사회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3.1.3.4.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범위 제한

선진화방안은 신원보증법 및 민사집행법을 개선하여 신원보증인의 책임제한을
설정하고, 가압류시 노조의 존립과 근로자의 생계보장을 위해 노조 조합비의
일정부분과 조합원의 최저임금 또는 최저생계비를 가압류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불법파업을 양산하고 있는 우리 노동법제를 올바르게 개정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문제이다. 파업의 절차와 목적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우리 노동법제를 전제로 손해배상책임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그 선후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서는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쟁의행위가 아닌 한 그 정당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손해배상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에 국한하여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가압류의 인권유린의 가혹한 측면과 노동기본권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결과를 고려할 때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 

3.1.3.5. 쟁의행위 보호와 규제의 합리화

선진화방안은 조정전치주의를 폐지하는 대신 쟁의권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쟁의행위의 최후수단원칙을 명시하고, 안전보호시설 쟁의행위는 현행대로 금지하되
국제기준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중지명령제는 폐지하며, 쟁의행위 제한규정을
행위준칙으로 명시하고 벌칙조항은 일반형사법 규율과 관련하여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선진화방안은 쟁의행위 최후수단원칙과 쟁의행위 행위준칙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규정 여하에 따라서는 그 원칙규정 및 행위준칙이 쟁의행위를
크게 제한하는 원칙적인 제한규정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최후수단원칙이라는 표현자체가 매우 추상적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부나 법원에서는
이 원칙규정을 근거로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판단하는 잣대로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는 매우 역동적이어서 실제 단체교섭에
임하게 되는 당사자들이 교섭의 성립가능성 및 진행 정도등을 토대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건과 시점을 파악하고 결정할 수 있는 1차적
판단주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수단원칙을 규정하게 되면 파업시점 및
조건에 대한 법원이나 노동부의 해석에 의해 쟁의행위의 돌입여부 자체가 크게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최후수단원칙이라는 표현의 추상성으로
인해 최후성에 대한 판단이 노동부나 법원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는 노사자치주의의
대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 둘째, 쟁의행위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단체행동권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어 있는 취지는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들의 단체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파업권이란 도저히 탈출구가 없어 최후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라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그 교섭력을 조성하고 증대시키기 위해서 보장되는 권리인 것이다. 결국
파업권의 최후수단원칙은 노사교섭과정의 적절한 시점에서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고 오히려 노사간의 대립과정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에서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하며 이 경우 주장의
불일치라 함은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하여 노동쟁의 자체개념에서 이미
최후성을 내포하고 있고 동법 제45조에서 노동관계 당사자는 노동쟁의가 발생한
때에는 어느 일방이 이를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여 쟁의의 발생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도록 하고 있다. 조정절차를 원래의 취지에 맞게 임의적인
절차로 만든다고 하면 노동관계 당사자의 주장의 불일치로 쟁의행위 최후성의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더하여 쟁의행위의 최후수단원칙을
규정한다는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과도한 절차적
제한규정으로 해석되어 파업을 불법화를 초래하는 또 하나의 독소조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조정전치주의가 시행되는 과정에서도 교섭의 불충분을 이유로 노동위원회에서
행정지도라는 결정을 내리고 이에 무관하게 조정기간이 경과되어 파업에 돌입하면
이를 절차위반의 위법한 쟁의행위로 보아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고 노동조합
지도부를 형사처벌하는 사례들이 많았다는 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사항이다.


쟁의행위는 원칙적으로 근로자 개인의 헌법상 기본권의 행사라는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진화위원회가 과규제의 비난을 고려하여 쟁의행위에에
대한 벌칙규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한다고 하면서 쟁의행위에 대한 불필요한
원칙과 준칙을 또 다시 설정하려고 하는 것은 앞뒤가 서로 모순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현행 노조법상의 불필요한 금지 및 제한규정과 그에 대한 벌칙조항을
폐지하여 파업권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할
것인데 오히려 최후수단원칙과 행위준칙이라는 이름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원칙적
제한 규정을 추가하려는 태도는 선진화방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3.1.4. 분쟁조정절차

3.1.4.1. 조정대상 - “노동쟁의”개념의 재검토 : 조정대상과 단체교섭·쟁의행위
대상을 분리, 조정대상 확대

선진화방안은 조정대상을 단체교섭·쟁의행위 대상과 분리하여 권리분쟁 등 모든
분쟁사항으로 확대하고, 교섭미진 분쟁의 경우에도 조정의 대상으로 하되,
조정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쟁의행위가 목적·수단에 관계없이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조정대상을 확대하여 쟁의행위 예방 및 합리적 해결을 중시하는 조정서비스
제공하겠다는 선진화위원회의 구상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정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단체교섭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임을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단체교섭대상을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불법파업을 양산하고 있는 현행 법제도를 개선하여 단체교섭대상을 확대함으로써
조정대상과 단체교섭대상의 접근을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정의 실효성도
제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단체교섭대상과 조정대상의 지나친 분리는 조정의
형식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조정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단체교섭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3.1.4.2. 조정절차 보완, 조정기능 활성화

선진화방안은 조정신청 신청전후, 쟁의행위 개시여부에 관계없이 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현행 조정전치주의를 폐지하고 조정기간 동안 쟁의행위 중단의무도
삭제하되, 노사가 교섭을 개시한 경우 지체없이 이를 노동위원회에 통지케 하여
적기에 조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노동위원회 재량으로 간이조정(알선)을 실시하고,
일반조정은 현행과 같이 당사자 신청으로 개시하며, 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으로 조정과정에서 사실조사·공표절차(여론을 통한 합리적
해결유도)를 강화한 특별조정을 실시하고, 공익사업의 경우에는 7일 이상의
파업예고의무를 부과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위원회에 의한 공적 조정은 행정서비스이므로 이를 강제하는 조정전치제도를
폐지하고 노사자율로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선진화방안의 내용과 같이 조정전치제도를 폐지하고 조정절차를 정비하는 것도 그
하나의 가능한 방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재량에 의한
간이조정(알선)은 노사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진행됨으로 인해 당사자간의
의지를 끌어내기 어려운 면이 있고 오히려 노동위원회가 교섭에 개입하여 자율적인
교섭을 방해할 우려가 있고 또한 이미 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폐지되었던 것인데 이를 다시 부활한다고 해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공익사업의 경우 노동위원회의 직권으로 특별조정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조정과정에서 여론을 통한 합리적 해결을 유도하기 위한 공표절차를
강화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공익사업의 쟁의행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반적임을 감안할 때 국민의 여론을 빙자하여 공익사업장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조차 억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우려가 높다. 여론을 통한 합리적
해결원칙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합리적 해결원칙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3.1.4.3. 필수공익사업 개념 및 직권중재제도 폐지, 최소업무 유지의무 신설

선진화방안은 필수공익사업 개념 및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고, 공익사업분야에서
파업시 최소업무 유지의무를 부과하되, 공익사업의 구체적인 범위는 재검토하며
최소업무 내용을 법령에 열거하고 구체적인 범위는 사업장별로 노사간협정으로
정하되 다툼이 있을 경우 노동위원회가 중재하고, 최소업무 수행자의 파업참여시
긴급복귀명령제도를 도입하고,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필수공익사업의 직권중재제도는 단체행동권의 사실상 박탈이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므로 마땅히 폐지되어야 할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아온
것이다. 이를 폐지하는 것은 그 위헌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익사업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도 ILO나 외국의 경우처럼 생명, 안전
또는 건강에 위험을 가져오는 필수서비스에 해당하는 범위로 엄격하게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공익사업의 파업시 최소업무유지의무을 부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신규채용을 포함한 대체근로를 허용하도록 하는 것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단체행동권을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파업종료이후에도 심각한 휴유증을 남긴다는 측면에서 검토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3.1.4.4. 긴급조정제도 개선

선진화방안은 긴급조정을 통한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긴급조정기간을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하고, 여론을 반영하는 사실조사 및 공표절차를 도입하고,
강제중재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긴급조정은 그동안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실제 사용한 바가 없으나 앞으로
직권중재제도가 폐지되면 긴급조정제도의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긴급조정이 갖는 강제성에 비추어 그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발동요건을 강화하고
발동권자도 대통령으로 격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선진화위원회에서
소개한 외국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구속력을 가지는 중재절차를
강제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임을 고려할 때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강제중재를 폐지하여야 한다. 따라서 발동권자 격상, 요건 강화 및 강제중재의
폐지 등 긴급조정의 남용과 쟁의권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한 진지한 검토없이
쟁의권의 제약만을 배가시키는 긴급조정기간만의 연장은 부당하다.



3.1.5. 노동위원회

선진화방안은 노동위원회를 집단적 노사관계를 총괄하는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근 전문인력 및 예산을 확충하고 사적 조정과의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안을 제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노동위원회 강화의 필요성과 방안에 동의하나, 부당해고구제신청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에 대한 심판은 사법적 기능에 속하는 것으로서 행정위원회인
노동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신속 공정한 구제라는
측면에서도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이러한 사법기능에
속하는 심판업무에 대해서는 노동법원을 설립하여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보다
바람직하다. 따라서 노동법원제도의 도입을 노사관계선진화의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이 요구된다.


3.1.6. 노사협의회  -  노사협의회 기능 강화 확대 방안에 대한 평가

선진화방안은 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동조합의 경영참가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기보다는 그 위상 및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이하 ‘근참법’)에 의한 노사협의회를 수정하고
강화하는 정도의 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선진화방안에서는 노사협의회의 기능을 확대·조정하기 위한 몇가지 내용이
제기되어 있데 근로자위원의 직접 선출방식, 근로자위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권 부여, 노사협의회 합의 또은 의결사항에 대해서는 취업규칙과 동일한
효력부여, 근로자위원의 편의제공 확대, 파견·사내하청근로자들의 의견개진기회
부여 등이 그 내용들이다. 단순하게 본다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일정부분 경영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우리 현실을 간과하고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먼저, 우리 노사협의회는 경영참가라는 미명하에 단지 노사협조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협의권만 부여하고 있고 실제 경영을 공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협의권이나마 협의된 사항의 이행을 강제할 수단을
마련하고 있지도 않고 쟁의행위로 강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도 않다. 현재
사용자의 단체협약 불이행이 심각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취업규칙 효력을
부여한다고 하여 이를 강제할 방법이 마땅하지도 않다. 둘째, 이처럼 노사협의회가
노동자 및 노동조합의 경영참가라는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구조임에도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의 위촉권을 폐지하고,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지도 않은 채 노사협의회의 형식적인 근로자대표권을
강화시킨다면 이는 헌법상 단결체인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를 약화시키거나 심지어
노동조합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대단히 높은 것이다. 특히
노동조합의 존재유무를 불문하고 종업원들의 직접 선거에 의한 근로자대표 선출
방안은 노동조합의 근로자대표 위촉권을 박탈시킴으로써 현장 내 노동자대표를
이원화하여 노동조합의 위상을 약화시키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명확해 보인다. 

노동자들의 올바른 경영참가를 보장하려면 실제 서구 선진국가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독일의 경영협의회법과 같은 내용을 진실로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즉 전국
규모로 산업별노조가 일반적인 형태로 조직화되도록 하여 산업별 단위로 통일된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고, 각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직되는 경영협의회를 통해
그 기업의 경영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의 그 기능과 조직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여 서로 보완관계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선진화방향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근참법상의 노사협의회에 의해
경영참가를 이룬 사례를 접한 바 없다. 실제 경영참가를 고려하여 
노사협의회제도를 가져온 것이라면 노사협의회제도를 완전히 대체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사업장에 전체 종업원으로 구성된 종업원평의회를 설치하고, 그리고
노사대표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중요사항에 대해 공동결정하도록 하고,
나아가 노동자이사 및 노동자감사제도 등 적극적인 형태의 경영참가제도를
도입하여 노동자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경영참가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는 노사협의회
기능확대강화방안은 오히려 노조의 위상과 그 기능을 약화시키고 배제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될 여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협의회에 대한 노조의
위촉권을 폐지하여서는 아니된다. 한계가 명백하고 그 위상도 의심스러운
노사협의회강화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전국적 규모의 산업별노조의 조직화와 함께
독일의 경영협의회법상의 경영위원회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여야 할 때인 것이다.

 따라서 노사협의회에 관한 세부적인 안들에 대한 검토는 생략한다.


3.2. 개별적 근로관계법 부문 

3.2.1. 해고보호 관련규정

3.2.1.1.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의 다양화

선진화방안은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화해에 의한 우선적
해결 근거규정 마련 및 화해의 실효성 제고방안을 검토하고, 객관적으로
원직복직을 기대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금전보상제도를 도입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화해에 의한 우선적 해결은 법적 근거규정이 없어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므로 현재도 운영의 묘를 살려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원직복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한 금전보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자를 사업장으로부터 완전히 추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정의의 관념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도 부당해고구제신청이나
해고무효확인소송 등의 구제절차가 진행중인 단계에서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의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의 방법으로 화해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원직복직을 원칙으로 하고 운영의 묘를 살려서 당사자의 화해를
유도하는 것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현재 실정에서 금전보상제도가
도입되면 악의적인 사용자는 적극적인 노조활동가나 사용자의 눈밖에 난 노동자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또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작정 해고한 후에 결사적으로
원직복직을 반대하여 금전보상으로 해결하고자 할 것인바, 걷잡을 수 없는
산업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이는 악의적인 사용자가 특정노동자를 축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인바, 이러한 결과가 바람직하지 못함은 긴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3.2.1.2. 부당해고 구제명령 실효성 제고 방안

선진화방안은 신속한 처리, 확정된 구제명령 불이행시 제재 등을 구제명령 실효성
제고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절차 자체가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노동법원의
도입이 필요하다.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절차를 유지한다고 하면
긴급이행명령제도를 부당해고구제명령의 경우에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3.2.1.3. 부당해고에 대한 벌칙 삭제

선진화방안은 해고에 대한 형사처벌은 국제적으로 입법례를 찾을 수 없고,
부당해고 처벌규정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있으며,
사용자단체나 외국인투자기업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에 대한 벌칙의 삭제를 제시하고 있다.

벌칙조항이 있는 현재에도 벌칙조항에 따라 사용자를 형사처벌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고의를 요구하고 있어 남용의 여지가 없는바, 악의적인 사용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성이 엄연히 존재한다. 벌칙조항을 삭제하여 버리면
해고제한규정의 노동현장에서의 규범력이 현저하게 약화되어 버릴 것이다. 특히
악의적인 사용자가 양심적으로 법을 준수하는 사용자에 비해 아무런 불이익이 없어
결국 사용자들의 부당해고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형사처벌조항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악의적인 사용자에 대한 징벌적 위자료의 인정 등 강력한
규제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보완장치 없이 형사처벌조항을
삭제하게 되면 노동현장의 혼란과 대립은 격화되고 말 것이다.

3.2.1.4. 서면명시 및 해고사유 통지
 
선진화방안은 근로계약시 기본근로조건의 내용(임금, 근로시간 등)을 서면화하도록
하고, 해고시 해고사유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3.2.1.5. 정리해고 요건 완화

선진화방안은 정리해고시 노조와의 협의기간을 60일을 상한으로 해고규모·비율을
감안하여 법령으로 차등 설정하여 단축하고, 도산절차(회사정리절차, 파산절차)에
있는 기업에 대해 정리해고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완화방안을 강구하며,
정리해고시 재고용노력규정을 현행 유지하자는 1안과 의무화하자는 2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리해고는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상실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 요건은 엄격하여야 하고 특히 절차적 요건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재고용노력규정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산절차에 있는 기업의 경우
현행법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정리해고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용이할 것이므로
굳이 정리해고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완화할 필요성은 없다.


3.2.2. 기업변동에 따른 근로관계 명문화

3.2.2.1. 사업양도시 고용승계원칙 명문화

선진화방안은 사업양도시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고용승계
원칙을 명문화하고, 법률에 의한 사업이전의 경우에도 승계되는 것으로 하되
법률에서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 따르며, 다만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의 사업양도에 대하여는 승계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법원판례의 입장을 입법화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어 해고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달리 규정할 필요가 없다.

3.2.2.2. 고용승계시 근로관계상 채권보호 강화

선진화방안은 근로관계가 이전되기 전에 성립하고 이전 후 1년 이내에 이행기가
도달하는 근로관계 상의 채무는 양도인과 양수인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다만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의 사업양도에 대하여는 연대책임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양도인과 양수인의 연대책임을 통해 채권보호를 강화하는 것은 타당하나,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도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리하면 충분하므로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3.2.2.3. 사업양도·양수시 취업규칙, 단체협약의 효력 명문화

선진화방안은 양도인의 사업장에 적용되던 취업규칙의 양수인에 대한 효력을
일정기간(1년) 인정하되 양수인의 취업규칙과의 통합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양도인 사업장에 적용되던 단체협약은 양수인에 대하여 계속 유효하나
양도일로부터 6월 경과 후 6월의 해지통보기간으로 일방해지를 가능케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소수의견으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해석에
맡기자는 의견이 있었음을 첨부하고 있다.

현재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통합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각각 유효한 것으로 되고 단체협약의 경우 유효기간이 끝난 후에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인데(다만 이 경우에도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부분은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화체되어 여전히 효력을 유지한다), 그 유효기간을
법률로 제한하여 규정하는 것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기간제한을 설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근로조건의 통일을 위해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을 통합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나, 이는 노사가 성실하게
교섭하고 협의하여 처리할 문제이다.

3.2.2.4. 근로자의 승계거부권 인정여부

선진화방안은 근로자의 승계거부권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추후에 검토하는 것으로
하였다.

사업의 일부 양도의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승계거부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3.2.3. 임금체불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

선진화방안은 체불근로자의 실질적 권리구제방안으로서 경제적 제재로서
지연이자제 도입(부가금제도 도입여부는 추후 검토), 임금채권보장제도 개선,
처벌규정 유지하되 친고죄로 전환하는 안을 제시하고 소수의견으로
처벌조항폐지의견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임금은 노동자의 생존유지를 위한 원천으로서 제 때 지급되지 않으면 노동자는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므로 사용자의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의 제재가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 형사처벌조항을 친고죄로 전환할 경우 사용자가 합의를
위해 노동자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 친고죄로
하지 않는 현재에도 엄격한 고의를 요구하고 있고, 합의가 되면 양형의 단계에서
크게 참작되고 있으므로 굳이 친고죄로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임금지급보장을 위해 지연이자제 도입과 임금채권보장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타당하다. 


3.3. 추가검토사항

선진화방안은 추가검토사항으로 ① 상급단체, 대기업노조의 재정투명성 제고방안,
② 단위노조 지부·분회의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 ③ 변경해지제도(근로자가
사용자가 제안하는 근로조건의 변경을 거부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계약의 일방적
해지를 통지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여부, ④ 사적 조정 활성화 방안, ⑤
임금체계의 합리화 방안(평균임금과 통상임금 개념의 명확화, 성과주의 임금체계
등 도입, 취업규칙 변경절차 간소화 문제 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상급단체와 대기업노조의 재정투명성 제고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은 투쟁력 있는
노동조합을 견제하겠다는 것으로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노조는 자주적인 단체로서
자체적인 감사와 기타 절차에 의해 민주성을 담보하고 있는데, 법률로
재정투명성방안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단위노조 지부·분회의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제한 없이 인정하게 되면
산업별·업종별·지역별 단위노조의 지도력이 저해되고 통일단체협약 체결을
방해하는 책동이 가능하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고려와 노조민주주의
요청을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변경해지제도를 도입할 경우 정리해고규정이 형해화되고 말 것이며, 노동조합이
투쟁을 통해 획득한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탈법적 수단으로 활용되어
노동현장의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사적 조정활성화 방안은 노사의 신뢰에 기초하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것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을 할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이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함에도 불구하고 법규범적 효력이
인정되고 있으므로 불이익변경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며, 이를 간소화하는 것이 인정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할
것이다.


4. 맺는 말

2003년 선진화방안이 발표된 직후 양대 노총은 반대의사를 강력하게 천명하였고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에서의 탈퇴마저 검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2004년 하반기 비정규직개악법안 추진에 이어 2005년
벽두부터 또 다시 노사관계로드맵의 추진을 들먹이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 

노동3권 보장을 주장하면 하루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공무원 수십명을 구속하고
수천명을 징계하고야 마는 우리의 현실(공무원노조), 필수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도부 8명에게 2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하고 영어의 몸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리의 현실(엘지정유노동조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파업에 돌입하자 용역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퇴거불응을 이유로
구속하고(굿모닝신한증권 시설관리노조), 무노조경영방침을 여전히 고수하며
노조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하고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노조탈퇴를
거부하자 감금하고 이를 항의하자 도리어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중징계를
내리고 사업장 출입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신세계이마트 수지점분회),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근로조건개선투쟁을 하자 회사 주변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전면적으로 금하고 사내에서조차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는 현실(금호석유화학)!

OECD국가 중 유일하게 노동탄압국가로 감시되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아직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은 자유와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나라.

부르조아들에게 정치적 자유는 주어지되, 노동자들에게는 단결권조차 제대로
보장하는 것이 아까운 나라! 정치적 개혁을 외치건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산을
주도하는 나라! 

누구를 믿을 것인가? 대답은 하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노동자 자신을! 그리고
계급적 단결을! 절망하지 말자. 언제는 우리에게 노동해방이 존재하였는가?
준비해야한다. 우리의 대안을! 그리고 그 대안을 가지고 투쟁의 전선에 나서야
한다. 동지들이여, 힘을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