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화 - 민영화를 되돌리는 과정


임금과 복지 문제 없다


협력업체 직원을 서부발전으로 직고용하더라도 기존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습니다. 총인건비의 경우, 일반직으로 전환되면 신규정원 인건비가 늘어나고 별도직군으로 전환되면 사업비 등이 인건비로 전환되어 문제가 없습니다. 복지기금의 경우, 인원이 늘어나면 1인당 누적기금이 줄어들지만 이로인해 출연금 기준구간도 상승하여(예를 들어 2%에서3%) 기금은 곧 원상회복됩니다. 오히려 출연금 증가로 목적사업비가 증가하여 유리한 측면도 있습니다.(목적사업비는 기금운용 수익 + 출연금의 80%까지)


현실


협력업체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의 권리 침해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바뀐 일자리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새로 공모하고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단 비정규직 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준생의 권리 침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일자리를 새로 공모하고 뽑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해보입니다. 정규직화는 정부 방침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방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정규직화 추진의 실질적 주체인 서부발전 경영진은 정부 가이드라인 조차 무시하고 왜곡하며 정규직화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누군가'가 없다면 정규직화는 물거품이 됩니다. 여기서 '누군가'는 당연히 정규직 전환대상자일 것입니다. 이들이 정규직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않는다면 정규직화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무엇이 우선인가?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투쟁에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땀과 시간을 쏟아야 됩니다. 관리자에게 찍힐 수 있고 심하면 해고될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싸워도 쟁취할까 말까 한 목표가 '공개채용'이라면, 더구나 그간 투쟁 상대였던 모기업 경영진의 무시할 수 없는 입김이 작동하는 '공개채용'이라면 어떤 누가 그것을 위해 싸우려 하겠습니까?
결국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기회의 공정성'을 주장하는 것은 그 의도와 무관하게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에 대한 반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고 개인의 땀이 정당하게 보상 받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자본이 줄여놓은 정규직일자리를 늘리는 실천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선후가 바뀌면 더 좁아 진 문을 통과하기 위해 더욱 발버둥치는 훨씬 더 가혹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민영화를 되돌리는 과정


지금 비정규직노동자의 일자리는 대부분 직고용 정규직자리였습니다. 수십 년 동안 조금씩 외주·용역화되면서 현재에 이른 것이고 이는 공기업을 민영화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협력업체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그동안 진행된 민영화를 되돌리는 것입니다. 이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실천할 뿐 아니라, 우리 발전노동자 스스로 민영화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2018년 5월 10일


발전노조 태안화력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