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원전에 2500명 감축…한수원 비정규직 자회사 형태로

적자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소·시설관리직종에 대해 '자회사형 정규직 전환' 내부 결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적자가 예상되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할 때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적은 자회사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회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비정규직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10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1000여명의 청소·시설관리 직종의 정규직 전환 방식을 자회사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비직 등 다른 직종은 아직 방침이 안 정해졌으나 청소·시설관리처럼 자회사 형태가 될 것이 유력하다.

한수원은 자회사 방식을 채택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그 근거로 탈원전 정책에 따른 효과를 명시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발주 예정인 원전 건설이 전면 취소되고, 총 26기의 원전 중 46%(12기)가 2030년까지 영구폐로돼 매출이 감소하고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올해 원전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앞으로 경영적자가 지속되고 최소 2500명의 직원을 줄여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직접고용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 5곳이 청소·시설관리직종을 자회사 형태로 전환하기로 노사 합의했다는 점도 참고했다.

한수원은 자회사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면서 정년은 65세로 정하고, 65세 초과자는 계약직으로 5년 더 정년을 보장해 70세까지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급여는 현재 연봉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지급한다. 파견직을 전환함에 따라 남는 용역비 재원을 이들의 처우개선에 활용하겠다는 내용도 비정규직과의 합의서에 명시한다. 기존 비정규직 경력도 100% 인정하기로 했다.

한수원의 자회사 방식 전환 방침이 발표될 경우 비정규직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수원 비정규직은 청소·시설관리를 포함해 경비·식당·발전운영·정비·방사선·정보통신 인력 등 7300여명 모두를 직고용하라는 요구를 해 왔다.

한수원의 자회사 방식 선택은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분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직고용 방식 정규직 전환은 급여 체계를 이원화하더라도 전환자들의 복리후생비 등을 기존 정규직과 같게 맞춰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정원을 늘려준다 해도 총액 인건비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전환자에 대한 처우개선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직접고용과 자회사 방식을 강제하는 조항은 없다”며 “각 공공기관별로 어떤 방식이 적합할지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수원의 자회사 방식 전환이 형식상 문제는 없다는 뜻이다.

한수원은 이 같은 청소·시설관리직종 정규직전환 방침이 회사 내부의 의견제시일 뿐이며 확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한수원의 경영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이 달라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