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윤중천과 소돔·고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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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물건이나 수단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절대적 이성을 가진 존재, 목적 그 자체로 대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심에 의해 타인의 권리를 빼앗고 불행하게 만든다. 자신의 내부이성을 향해 반성 명령을 반복하며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다

 

근세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칸트의 정언명법(定言命法)에 대한 기자의 어설픈 해석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는 인간말종(Der letzte Mensch)’이란 개념이 나온다. 자신을 스스로 감옥에 가둔 채 쾌락에 빠진 하찮은 인간인 인간말종은 의지와 생명력을 상실한 존재로 묘사된다.

 

당초 인간말종은 창조와 발전을 거부하고 소소한 쾌락을 즐기는 소시민을 뜻했지만, 현대에서는 자신의 이성을 통제하지 못한 채 타인을 고통과 불행에 빠트리며 쾌락을 추구하는 인간의 통칭으로 사용된다. 학살자, 연쇄살인범, 패륜아, 강간범이란 이름으로 나타나는 인간말종 현상은 왜곡과 날조, 마녀사냥과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성서에는 타락한 인간들의 도시인 소돔과 고모라 얘기가 나온다. 성서에서도 이곳을 무법한 자의 음란한 행실로 인해 의로운 자들이 고통 받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성애를 뜻하는 남색(男色, sodomy)이란 말이 나올 만큼 성적(性的) 문란과 쾌락에 젖어있던 소돔과 고모라는 결국 절대자의 심판에 의해 파괴되고 만다.

 

이른바 원주별장 성접대 사건의 피해자 이 모 씨가 지난 2014년 전 법무부 차관 김학의 씨와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고소장 내용을 보면 차마 끌까지 읽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다. “윤중천은 내게 약을 탄 술을 강제로 먹이고 김학의는 내 뒤에 서서 나를 준강간 했으며 윤중천은 이를 촬영했다. 그다음 날 윤중천은 나를 방과 수영장에서 강간했고 (반항하자) ‘어제 너 뒤에서 X친 사람이 누군지 알아 이 X. 법조인인데 엄청 무서운 분이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내가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는 개가 되는 거야, 알았어?’라며 내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이 일을 발설하면 세상에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심지어 윤중천은 내게 별장에서 기르던 개와 수음(獸淫)’까지 하라고 강요했다

 

 

2013년 경찰수사 결과 윤중천의 성접대에 동원된 피해여성은 30명에 달했고 원주별장에서는 각종 음란비디오와 쇠사슬, 채찍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에 등장한 김학의 씨를 확인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학의 씨와 윤중천 씨에게 무혐의라는 어이없는 처분을 내렸고, 한 피해여성의 진술처럼 피해여성들은 권력의 협박속에 두려움에 떨며 지난 숨죽여 살아야 했다.

 

검찰이 확보한 윤중천 성접대 리스트에는 김학의 씨를 비롯해 검사, 판사, 정치인, 대선주자 친인척, 대기업 인사, 병원장, 언론사 사주, 국정원 직원, 대학교수 등 수십 명이 올라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들의 죄상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될수록 피해사실과 가해자들은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검찰은 타인의 권리를 빼앗고 불행한 삶을 강요한 이들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성역도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혹시라도 있을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반드시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

 

인간을 물건이나 쾌락의 대상으로 여기는 힘 있는 말종들이 모여 사는 소돔과 고모라가 다시는 우리의 대한민국에 발붙여서는 안 된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