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민영화 전면중단을"
재생가능에너지 위한 기구도
전력산업발전 국제심포
정부가 최근 노사정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해 한전의 배전 사업 부문 분할
추진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이미 진행되고 있는 발전 부문 분할 및
민영화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재검토해야 한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또
중장기적으로 에너지산업 체제를 ‘재생 가능 에너지’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범국민적 협의체 형태의 대통령 직속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김상곤 한신대 교수(경영학) 등은 23일 ‘전국 교수 공공부문 연구회’
주최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력산업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 등을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에너지·전력산업의 대안을 향하여’라는 기조
발제문에서 “정부는 2001년 4월 한전 발전 부문 분할 이후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의 용역보고서를 통해 발전 분할 덕분에 각각 1953억원과
803억의 비용 절감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으나, 이는 잘못된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차 보고서의 경우 분할과는 상관 없는 퇴직금제도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것이고, 2차 보고서 역시 퇴직금제도 개선 효과분
1523억원을 경비 절감액 803억원에서 빼면 오히려 비용이 719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인위적인 발전 부문 분할 및 매각은
이처럼 경쟁 도입에 따른 효율성 향상보다는 불필요한 거래비용 증가와
기간산업의 불안정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배전 분할이 중단된 현
시점에서 발전 부문 분할도 당연히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하고, 남동발전의
민영화는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자 한신대 교수(경제학)도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바람직한 전력망
산업의 발전을 위해 가스와 석유, 원자력, 재생 가능 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에너지정책 심의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고, 여기에
노동조합과 소비자, 공익단체, 전문가 등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에너지 컨설턴트인 유일 코일 박사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전력산업에서 자유 경쟁이 벌어지면 정책결정에 필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빠지게 된다”며 “전력산업은 반드시 발전·송전·배전을 하나로
묶어서 통합 체제로 계획, 건설,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석 기자 hgrh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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